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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후작가의 차남은 스마트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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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丁柱)
작품등록일 :
2018.08.10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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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1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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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8.15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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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 제가 탈탈 털어드리겠습니다. (2)

DUMMY

008. 제가 탈탈 털어드리겠습니다. (2)



오스왈드 후작과 가신들이 칼리안을 돌아봤다.

‘네가?’하고 말만 나오지 않았다뿐이지, 모두의 시선은 누가 봐도 의심 어린 눈초리였다.

나는 이전의 칼리안이 아닌데...

울컥해진 칼리안은 저런 반응들을 박살 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는 지금 우리가 무엇 때문에 여기까지 와서 회의를 하고 있는지, 알고 하는 말이냐?”

“말씀을 안 해주셨으니까 자세하게는 모릅니다.”

“그러면서, 어찌 회의 도중에...”

“하지만!”

칼리안은 오스왈드 후작의 말을 끊으며 강하게 말했다.

“올해 추수가 늦어지는 통에 왕실로 보내야 하는 도정밀을 준비하는 게 늦어지고 있다는 것은 알겠습니다.”

“으음... 맞다. 너도 나름 영지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나보구나.”

짐작대로였다.

“그래서, 네게 뾰족한 수라도 있다는 말이냐?”

“아버지께서 조금 전 가신들에게 말씀하셨죠? 이와 비슷한 기계를 만들어내면 어떻겠냐고.”

“그랬지.”

“제가 만들어보겠습니다.”

“네가? 그게 사실이란 말이냐?”

오스왈드 후작이 눈을 커다랗게 뜨며 다가왔다.

“아니요. 저는 설계도만 그리고 직접 만드는 건 드워프들이죠.”

칼리안이 피식 웃으며 농담을 건넸지만, 농담이 통할 상황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아우...’

오스왈드 후작은 아들의 팔을 와락 붙잡더니, 진지한 눈으로 물어봤다.

“지금 네가 이것의 설계도를 그려낸 것처럼, 새로운 기계의 설계도를 그려낼 수 있다고 한 말이... 정말로 사실이냐?”

칼리안은 아버지의 손을 조심스럽게 뿌리치며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었다.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이 만져졌다.

“지금 당장 그릴까요?”


* * *


부욱!

칼리안은 설계도가 그려진 장부 뒷장을 찢어서 아버지에게 다가갔다.

“이건 탈곡기고요. 이건 도정기라는 겁니다. 하나는 곡물을 이삭에서 터는 것이고, 하나는 밀 껍질을 까주죠. 원리는 이렇습니다.”

설계도를 건넨 칼리안은 오스왈드 후작에게 원리를 설명했다.

하지만 설계도만 봐서는 후작도 다른 가신들도 믿을 수 없다는 눈치였다.

그러나 그가 설계도를 그려내는 것은 모두가 보는 와중에 진행된 일이었다.

지금까지 그가 직접 풍구의 설계도를 그렸다는 사실에도 반신반의하던 가신들은 설계도를 그가 직접 그렸다는 것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진짜 네 설명대로라면... 해볼만 하겠지만...”

“아버지, 일단 공방에 기계를 만들라고 의뢰부터 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탈곡기면 몰라도 도정기는 풍구보다 더 복잡한 물건이라서요.”

칼리안의 재촉에 오스왈드 후작은 설계도를 반슈타인에게 넘겼다.

반슈타인은 기사 중 하나로 하여금 직접 드워프에게 설계도를 건네고, 후작님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전하라 신신당부했다.

오스왈드 후작은 조금 후련한 표정이 되었다.

그를 따라다니던 가신들이 입을 열기 전까지.

“후작님, 과연 이 검증도 안 된 기계를 믿을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지금이라도 돌아가서 농민들을 만나보기로 한 일정을 소화하고, 그 뒤 본격적으로 의논해 보는 것이...”

“하긴, 만일 도련님이 말씀하신 것과 다르다면 인력과 자원, 드워프들에게 부탁할 수 있는 기회만 날린 꼴이 될 겁니다. 중요한 영지 업무를 어린애 장난에 맡길 수도 없고...”

두 사람의 말에 아버지 얼굴이 다시 심각해졌다.

칼리안의 얼굴은 와락 일그러졌다.

지금 입을 열어 흥을 깬 두 사람은 칼리안의 기억 속에도 있는 사람들이다.

“빌스키, 캐머클, 제가 장난이나 치고 있는 걸로 보입니까?”

처음 입 연 이는 세금을 걷는 세리의 동부 대표격인 빌스키.

한 명은 영지 동북부 치수 담당관인 캐머클이었다.

두 사람은 예전의 자신에게 몇 안 되는 우호적이던 가신들로 기억했다. 그래서 실망이 더했다.

“도련님, 저희 둘이 도련님께 악감정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평소 저희가 도련님을 어떻게 대하는지 잘 아시지 않습니까?”

“하지만 그것은 영지의 일이 아니고, 후작님의 아드님으로서 치기 어린 행동이었으니까 도와드렸던 겁니다.”

두 사람은 우연한 기회로 저택에서 도망 나가는 자신을 목격했었다.

그들은 아버지에게 이르는 대신 눈을 감아줬고, 이후로 밖에서 친 사고를 대신 수습해주기까지 했다.

그것을 계기로 사고를 치면 몇 번이든 이 두 사람을 찾아가 손을 빌렸다.

‘옛날 칼리안이란 새끼는 염치도 없지...’

그들이 자신의 사고를 가장 많이 수습했기에 어떤 사고를 치고 다니는 지, 가신들 중 가장 잘 알았고 그러니 두 사람이 특히나 의문을 표하는 것은 당연할지도 몰랐다.

“아버지, 많은 시간 뺏지 않겠습니다. 일단 기계가 도착하면 어떻게 하는 건지 직접 보여드릴 테니, 제게 기회를 주시죠.”

칼리안은 이번엔 자신이 아버지의 팔을 강하게 붙잡으며 진지하게 눈을 쳐다봤다.

오스왈드 후작은 망설였지만, 이내 입을 열었다.

“최근 밀 이삭을 올려보낸 곳이 있다지 않았나?”

“마쥬스 호수를 끼고 있던 서동부에서 호수 주변에서 소규모로 수확된 밀 이삭을 올려보냈습니다.”

“어디 있지?”

“제1 집하장입니다.”

“그곳을 맡기도록.”

가신들이 놀라는 표정이 됐지만, 칼리안은 아버지가 보내준 신뢰에 기분이 좋아져 웃음이 나오려고 했다.

“후작님! 그곳은 현재 농노들을 모두 투입해 도정 작업을 진행 중인 곳입니다. 담당자를 바꾸거나 기계를 도입하고 갑작스럽게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다간, 작업 전체를 방해할 수도 있습니다.”

“재고해주십시오. 제1 집하장에 모인 밀은 시험으로 쓰고 버리기에는 생각보다 많습니다.”

“그곳이 잘 못 되기라도 하는 날에는, 가뜩이나 시간도 밀도 부족한 판국에 낭비를 하게 될 수도...”

그런데 여러 가신들이 우려를 표하며 이쪽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봤다.

결국, 참았던 짜증이 머릿속에서 폭발했다.

짝짝!

칼리안은 박수를 치며 사람들의 이목을 주목시켰다.

“어이 들. 아버지가 이미 명령내리셨잖아. 내가 언제 작업장 통째로 말아먹겠대? 가서 시험 해보고 안 되면 나도 손 뗄 거야. 아니, 그리고 시간도 부족하다면서 여기서 이빨만 까고 있을 거야? 일단 가서 보자고. 실패하면 그때 지랄해도 되잖아?”

갑분싸, 그것은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의 상황이 그랬다.

저잣거리에서나 들을 것 같은 천박하고 공격적인 말투에, 모두가 입을 다물고 냉정하게 칼리안을 바라봤다.

“하, 역시 제 버릇 못 버린다는 건가...”

누군가 작게 한탄하며 중얼거렸다.

아버지 오스왈드 후작의 눈에 다시 의심이 자라났다.

하지만 칼리안은 자신의 행동을 결코 후회하지 않았다.

자주 하면 안 되지만, 가끔씩은 자신을 무시하고 막 대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화를 내줘야 할 필요가 있었다.

‘가만히 있으면 밥인 줄 알고 이용하려고만 들지...’

공사 현장과 회사에서 일할 때의 경험으로 얻은 생활 교훈이다.

“뭐해요? 갑시다.”

칼리안은 가신들을 어깨로 툭툭 밀치며 앞장서서 창고를 빠져나갔다.


* * *


가신들과 함께 도착한 제1 집하장, 서동부에서 갓 올라온 말려있는 밀 이삭 덩이가 건물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사람들은 낟알을 손으로 직접 분리하는 작업이 진행됐고 다른 한쪽에서는 분리된 낟알을 작은 칼로 긁어 껍질을 벗기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도구를 이용하고는 있지만, 저 정도면 맨손으로 작업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거다.

칼리안의 첫인상은?

이건 무슨, 노가다판보다 더 노가다판, 인력 집약의 끝을 보고 있는 느낌이다.

‘이 많은 양을 모두 수작업 한다니...’

칼리안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 사이 반트레인이 가까이 다가와 칼리안에게 귀띔해줬다.

“도련님, 기계가 먼저 도착했습니다.”

“벌써요?”

‘진짜 빠르네...’

칼리안은 드워프들의 솜씨에 감탄하고 말았다.

지난번 풍구를 만들 때는 1시간쯤 걸렸는데, 이번엔 제7 곡물저장고에서 이곳으로 이동하느라 고작 40분 정도 흘렀을 따름이다.

“후작님의 특별 지시인 탓에, 지난번보다 더 빨리 만든 것 같습니다.”

반트레인의 부연 설명에도 여전히 놀라울 따름이다.

지구에 있었어도 주문하면 며칠은 걸릴 것 같은 도구를 순식간에 뚝딱 만들어내다니...

‘드워프들은 대체 뭐 하는 사람들이야? 한 번 보고 싶은데?’

기억을 더듬어봤지만, 기억 속 드워프에 대한 이미지는 흐릿했다.

드워프들은 항상 공방에 틀어박혀서 인간들과의 교류도 자제하는 편이라, 보고 싶다고 해서 볼 수 있는 이들은 아니었다.

하나하나가 장인들이고 독자적인 성격이 강한 난쟁이들이라는데, 귀족에게 채굴권을 받는 대신 일정 기간 계약하고 물건을 만들어준다는 것만 들어서 알고 있을 뿐이다.

칼리안이 탈곡기와 도정기 앞으로 다가가자, 가신들이 그를 주목했다.

칼리안은 밀 이삭을 풀어놓은 곳으로 다가가, 한 주먹 정도 이삭이 달린 밀대를 말아쥐었다.

“일단 이 정도로 시험해보면 되겠네요. 실패한다고 해도, 이 정도 가지고 낭비라고 하시는 분은 없겠죠?”

질문에 호응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칼리안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탈곡기 앞으로 다가갔다.

발로 패드 밟자, 탈곡기의 원통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반트레인 경, 앞에 포대 하나만 펼쳐놓아 주겠습니까?”

반트레인이 탈곡기 앞에 포대를 펼치자, 칼리안은 돌아가고 있는 원통에 이삭을 가져다 댔다.

간혹 밀대가 말려 들어가 앞에 떨어지기도 했지만, 낟알은 무게 때문에 분리되면서 좀 더 멀리에 있는 포대 위로 정확히 떨어졌다.

“으음...”

탈곡기가 돌아가는 모습을 확인한 가신들은 놀란 표정이 되었다.

‘이쯤 되면 인정 하시지...’

하지만 다들 말을 아꼈다.

‘존심들 하곤...’

칼리안은 피식 웃으며 한데 모인 낟알을 들고 도정기 앞으로 다가갔다.

껍질과 분리되지 않은 밀을 통에 넣은 칼리안은 손잡이를 돌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갈갈거리는 소리가 나며 밑에 있는 구멍으로 누런 밀 겨가 나오기 시작했다.

가신들은 슬쩍 한 발씩 앞으로 다가와 눈을 부라리며 밑으로 떨어져 내리는 밀 겨를 확인했다.

혹시나 밀이 으깨지진 않는지, 아니면 껍질을 벗겨내지 못하고 그대로 떨어지진 않는지 확인하려고.

하지만 바닥으로 떨어져 내리는 것은 갈린 밀의 겨일 뿐이다.

계속 손잡이를 돌리자, 얼마지 않아 작은 알갱이가 쇠를 때리는 소리가 계속해서 들려왔다.

타당, 타다당, 타당...

“허...”

“진짜였네. 진짜였어...”

가신들은 허탈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보는 것이 믿는 것이라고, 이렇게 되니 다들 믿는 수밖에는 없었다.

“밀대를 가져와서 다들 직접 해보시겠습니까?”

가신들은 자기들이 한 말이 있어 슬슬 서로의 눈치를 봤다.

그러는 사이 오스왈드 후작이 먼저 몸을 움직였다.

“이렇게 발로 밟는 것이었던가?”

가장 먼저 기계를 사용해본 후작은 연신 허! 하고 감탄성을 내뱉었다.

그가 앞장서 두 기계를 사용하자, 다른 가신들도 기계로 달려왔다.

칼리안이 했던 만큼 들고 와 해보는 사람도 있었지만, 얼마까지 되는지 확인하려고 밀대를 팔로 감아서 들고 오는 사람도 있었다.

“와... 이거라면 분명히 되겠는데요?”

“기계를 더 만들어 놓는다면, 농노들을 모두 투입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남는 인력을 다른 마을로 돌리면, 더 빠른 수확도 가능하겠죠. 그러면 시간을 더 단축시킬 수 있습니다.”

“오오, 그렇다면 시간만 맞추는 것이 문제가 아니겠는데요?”

“아! 이건 주변 영주들에게 빚을 지어놓을 좋은 기회일지도 모릅니다!”

보고, 직접 만져서 확인까지 한 가신들은 밝은 얼굴이 되어 앞으로의 영지 문제에 대해 열띤 토론을 진행했다.

가신들이 그러는 사이, 한쪽에서는 아버지가 아들을 향해 다가가고 있었다.

눈에 잔뜩 신뢰를 담고서.

“이번 일은 너에게 전권을 위임하도록 하겠다.”

“맡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칼리안은 아버지에게 목례 하며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더 필요한 것이 있느냐? 기계를 만드는 것이 문제라면 걱정하지 말도록 해라. 우리 가문에서 드워프에게 지워둔 빚이 있으니, 수천 개도 넘게 만들 수 있다.”

“그것도 좋은 소식이네요. 그런데 제가 여쭤보고 싶은 건 그게 아닙니다.”

“그럼, 무엇이냐?”

“이번 일에 대해 전권을 위임하신다고 하셨는데, 그 전권의 범위는 어디까지입니까?”

칼리안은 후작에게 질문하면서도 뒤에서 회의하고 있는 가신들에게 날카로운 시선을 던지고 있었다.

“도정된 밀을 빌려주고 나중에 그들이 도정하면 다시 받는 거죠. 그러면 다른 영주들은 후작가의 은혜를 잊지 못할 겁니다.”

“돌려받을 때는 도정하지 않은 것으로 받아야지 않겠습니까?”

“하긴 그렇군요. 평소에도 당장 수도로 올려보낼 것만 도정하고, 보관은 이삭 상태로 하니까요.”

그들은 어느새 주변에 있는 영지에 남는 도정밀을 빌려준다는 내용으로 회의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하고 있는 말을 듣자니, 칼리안은 답답했다.

건설사에 다니면 가끔씩 남는 자재를 급하다는 공사판에 이리저리 돌리며 조금씩 남겨 먹을 때가 있었다.

지금이 딱 그래야 할 때인데...

‘은혜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자신이 경험하기로 집단과 집단과의 관계에서 사람은 그렇게까지 은혜를 기억하지 않는다.

원수로 갚지나 않으면 모를까.

고개를 돌려 칼리안이 어디를 보고 있나 확인한 오스왈드 후작은 신뢰를 담은 목소리로 물어왔다.

“뭔가, 또 다른 좋은 생각이라도 난 것이냐? 네가 바라는 전권은 어디까지냐? 한번 말 해보아라.”

“저는...”


작가의말

오늘 하루 편히 쉬셨습니까?

내일부터는 연재 시간을 고정할 까 합니다.

오후 7시 경 어떠신지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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