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독점 후작가의 차남은 스마트폰 ...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새글

연재 주기
정주(丁柱)
작품등록일 :
2018.08.10 11:57
최근연재일 :
2018.10.17 19:00
연재수 :
50 회
조회수 :
1,346,293
추천수 :
35,725
글자수 :
314,585

작성
18.09.02 21:02
조회
30,387
추천
774
글자
19쪽

020. 너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까지, 너는 그저 R

DUMMY

020. 너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까지, 너는 그저 R



‘던전왕 신마용?’

어디선가 들어본 이름.

그때 칼리안의 머릿속을 스치는 구절이 하나 있었다.


-던전왕 신마용(神魔龍)의 던전을 해체하러 갔다가...


지난번 대여 용병을 고용할 때 특징 설명에서 잠시 스쳐 갔던 이름이다.

던전왕 신마용, 그의 부하가 ‘그 아발론’을 제압했다고.

‘그럼 대체 본인은 얼마나 강하다는 거야...’

문 뒤에 서 있는 사람은 강함이 짐작도 안 되는 끝판왕 같은 사람이었다.

칼리안은 꿀꺽, 마른 침을 삼키며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마자 빛이 새어 나왔고, 마치 후광처럼 던전왕을 감쌌다.

“안녕하십니까. 왕이시어...”

칼리안은 조심스럽게 이곳 예법에 맞게 한쪽 무릎을 꿇으며 고개를 들어 올렸다.

“과한 예를 차리실 필요가 없습니다. 던전왕은 다른 사람들이 부르는 직업 같은 거고요. 이름은 신마용이라고 합니다. 던전차원에서 작게 던전 하나 운영하는 자영업자입니다.”

자신을 신마용이라 불러달라는 던전왕은 문을 닫고 들어와 손을 내밀며 악수를 청했다.

후광처럼 눈부시게 뿜어나오던 빛이 사라지자, 칼리안은 사내의 얼굴을 그제야 확인할 수 있었다.

외모는 생각보다 친숙했다. 스포츠머리를 한 검은 머리의 전형적인 동양인.

이미 알고 있는 엄청난 배경 설명과는 좀 안 맞는 사람이다.

‘아니, 그렇기 때문에 더 무서운 거일 수 있어...’

“저는 칼리안 오스왈드라고 합니다. 칼리안이라고 불러주시면 됩니다.”

칼리안은 일어나며 조심스럽게 그의 손을 잡고 악수를 했다.

“근데...”

서로 손을 떼는데 던전왕이 놀란 표정을 하며 물어왔다.

“혹시 한국분이세요?”

“예?”

칼리안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사내를 쳐다봤다.

“한국어를 유창하시게 쓰시는 것 같아서요.”

‘잠깐. 그러고 보니까, 그냥 택밴 줄 알고 아까부터 한국어로 말했잖아...’

“이야. 이거 TV도 아닌 사람의 입에서 한국어를 듣는 건 참 오랜만이네요. 아, 아니면 이쪽 차원은 누가 이미 한국어를 전하기라도 한 건가? 흠...”

“저는... 원래 한국인이었습니다. 이렇게 되기 전에는 여동현이라고...”

“아! 역시나, 여동현 씨도 저처럼 차원 신의 변덕에 휘말린 분이군요.”

‘차원 신의 변덕?’

“반갑습니다. 이거 던전에 오고 나서 동향사람을 만나는 건 10년 만이군요. 진짜...”

던전왕 신마용은 왠지 과거를 회상하는 듯한 눈으로 칼리안을 바라봤다.

그의 정체에 대한 의문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한국인이라는 말에 친숙함이 생겨 처음보다는 안심이 되었다.

‘근데, 저 사람도 정신하고 스마트폰만 들고 온 걸까? 아니지, 저 모습은 한국인 그 자체야...’

칼리안은 조심스럽게 신마용의 눈치를 보며 물었다.

“그런데 한국분이 어떻게 던전왕이라는 직업을 갖게 되신 건가요?”

“하아... 우여곡절이 참... 많았죠. 처음부터 던전왕이었던 것은 아닙니다...”

신마용이 짓는 씁쓸한 표정에 칼리안은 더 궁금한 것이 있어도 쉽게 입을 떼 물어보지는 못했다.

“어쨌든 제가 직접 온 것은 이것만 게이트에 던져넣기 뭐해서였습니다.”

신마용이 왼손을 내밀었다.

“이것은...”

그의 손에는 작은 알이 들려 있었다. 상아색 껍질에 초록과 파랑색 무늬가 알록달록하게 박혀있는.

“이름을 지어주시면 부화할 겁니다. 그리고 이건 당부의 말씀인데, 절대 이름을 막 짓지 말아 주십시오. 이름에는 힘이 있기 때문에, 잘못하면 저처럼 이름 때문에 크게 고생할 겁니다.”

왠지 마지막 말을 할 때, 신마용의 표정은 조금 슬퍼 보였다.

“알겠습니다.”

칼리안은 조심스럽게 알을 받아들었다.

“두 손으로 받으셔야 할 거예요.”

“네?”

신마용의 말이 끝나는 순간, 갑자기 알의 쑥쑥 자라나 큰 수박통 만한 크기가 되었고 칼리안은 휘청거리며 간신히 알을 받쳤다.

그는 품속에 손을 넣어 두루마리를 마차 의자 위에 올려놨다.

“이것은 상태설명서입니다. 상단에 피로 이름을 써넣으면 그때부터 부화가 진행되고 설명이 채워질 겁니다. 더 궁금하신 건 없으시죠?”

없긴, 엄청 많았다.

하지만 신마용은 물어보라고 해놓고 바쁜듯한 표정으로 몸을 돌리고는 문고리를 향해 손을 가져가고 있었다.

거기다 아무리 동향 사람이라지만, ‘던전왕’이라는 이름이 주는 포스 때문인지 미주알고주알 모든 걸 물어보는 것은 조금 겁이 나기도 했다.

“음... 제가 유지비 지급 방법을 진주로 선택했는데요. 혹시... 그 진주가 꼭 천연진주여야만 하는 겁니까?”

칼리안의 질문에 신마용이 멈칫하더니 뒤를 돌아봤다.

“아...”

그의 시선이 문 옆에 있는 양식진주 택배박스를 거쳐서 다시 칼리안에게 꽂혔다.

“여동현 씨, 아니 칼리안 씨라고 하셨죠? 한국에서 오셨다더니, 역시 뭔가 특별한 걸 가지고 있으셨군요.”

그는 택배 상자를 한참 보다가 이내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습니다. 양식진주도 천연진주도 모두 진주니까요. 그리고 다른 세계에서 왔는데 그 정도 메리트는 있어야지 않겠어요?”

그는 피식 웃더니 문고리를 잡아당겼다.

이쪽에서는 열리지 않는 문이, 그가 잡아당기자 손쉽게 열렸다.

“던전의 보스라 자리를 오래 비우기가 그렇군요. 이만,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 자주 뵐 수 있으면 좋겠군요.”

“네. 살펴서 가십시오.”

묻고 싶은 것은 산더미 같았지만, 칼리안은 밝게 인사하며 신마용을 배웅했다.

쿵.

문이 닫히고.

“후우...”

잔뜩 긴장하고 있던 칼리안은 조심스럽게 숨을 내쉬며 문을 바라봤다.

왜 저 사람은 여는데, 나는 저 문을 못 여는 거지? 아까 던전에 온 지 10년 됐다고 했던가? 나보고 특별한 사람이라고? 메리트? 던전의 보스는 뭐지? 차원 신의 변덕은 뭐야? 앞으로 자주 보자고? 등 등...

그에게는 묻고 싶은 것이 많았지만, 그의 범접하기 힘든 분위기와 아발론과 그의 일행을 손쉽게 제압하는 부하를 가지고 있다는 사전 지식 때문에 무서워서 다른 건 하나도 물어보지 못했다.

그리고 다시 급하게 돌아가고 싶어하는 눈치였고.

‘일단 알에 집중하자. 이게... 육성 용병이라고?’

칼리안은 조심스럽게 알을 만져봤다.

그냥 만져보면 키위를 만지고 있는 것처럼 말랑말랑한데, 손으로 압력을 살짝만 주면 마치 골프공처럼 단단해진다.

크기도 나름 크고, 무게도 상당한 것이 안에 어린애 하나 정도는 들어 있다고 해도 믿을 정도다.

‘상태설명서에 이름을 적어주라고 했지...’

칼리안은 알을 내려놓고 마차 의자에 놓인 두루마리를 펼쳐 들었다.


-이름 : [ ]

종족 : ???

능력형태 : 수비형

특징 : ???

스탯 : ???, ???, ???, ???, ???

고유스킬 : ???

*잡식성이나 꼭 유아기에는 하루 진주 20알, 청년기에는 50알, 성년기 이후로 100알을 섭취해야 한다. 하루 이상 굶으면 강제 송환.


‘허...’

유지비로 진주가 왜 드나 했더니, 진주를 섭취한단다.

근데 분명 처음 살 때는 20개만 든다고 했는데, 지금 보니 나이를 먹으면 더 섭취해야 한단다.

‘양식 진주가 아니면 큰일 날 뻔했어...’

아직 이름을 입력하지 않은 상태라 그런지, 모든 게 다 물음표로 표시되고 있었고 얻은 정보라고는 유지비가 먹이라는 것과 유아기에서 시작해서 성년기까지 키워야 한다는 정도가 다였다.

‘진주를 먹는 것을 보니, 동물 같은 건가? 아니면 리자드맨 같은 해양 몬스터?’

칼리안은 상태 설명서를 내려놓고 다시 알을 만져봤다.

하지만 알을 만지는 것만으로는 더 이상 정보를 얻을 수 없었다.

‘이름을 지어줘야 부화한다고 했지?’

칼리안은 종이 자르기 용 칼을 꺼내 손가락 앞에 가져다 댔다.

그런데 막상 이름을 지어주려고 하자 뭘로 지어줘야 할지 망설여졌다.

‘게임에서 쓰던 아이디나, 알에서 나왔으니 그걸로 짓는다든가 하는 건 좀 그렇겠지?’

예전에 항상 스마트폰으로 게임 하면 쓰던 아이디는 v지존검사v였다. 그리고 알에서 나온 인물이라고는 무조건 박혁거세 밖에는 떠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앞에건 부르기도 어렵고, 뒤에 건 이쪽 사람들은 발음하기도 힘들 거다.

일단 그 두 개는 좀 아닌 것 같았다.

‘수비형이니까... 이지스로 할까?’

그것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의 방패의 이름이자, 해상 방공시스템을 장착한 구축함을 부를 때도 부르는 말이다.

확실히, 수비형이니까 방패 느낌이 떠오르는 이지스가 어울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너무 흔한 느낌이잖아. 이지스는...’

그냥 쉽게 이름을 지을 수 있을지 알았는데, 막상 해보니 이름 짓는 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두 글자로 비제.

제로 끝났으니까 제르엔.

아니, 진주를 먹는 수비니까 디펜시브펄로 할까? 아니 너무 긴데 디펜시펄? 시펄은 좀 아니네.

발터 카이저? 이건 너무 광오한데?

레알마드리드? 바르샤? 바이에른? 레바뮌? 아니야, 아무리 해축(해외 축구) 보는 걸 좋아한다고 해도 이건 축구잖아.

힐리온 히페리온 카리나 말락... 칼리안의 머릿속에 있는 역사상 이름이 가장 긴 왕의 이름을 붙일까 했는데 끝까지 다 기억도 안 나고 김수한무거북이와두루미삼천갑자동방삭... 이거랑 마찬가지다.

이름 부르고 지켜달라고 하다가 죽을 것 같아서 포기하고, 그럼...

‘음...’

게임캐릭터나 영화 속 캐릭터 이름도 생각나고 이곳에서 믿는 신들이나 전설 속 인물들의 이름도 다 생각해봤지만, 막상 마음에 드는 건 없었다.

머리에서 열이 뻗쳐 피곤해지려고 했다.

그냥 대충 고르고 싶었지만, 계속 신마용이라는 던전왕이 생각났다.

그가 굳이 여기까지 와서 알을 직접 건네주고 이름을 제대로 지으라고 당부한 까닭에 너무 고민이 되었다.

‘뭔가 속뜻은 알차면서도 부르기 편하고 좋은 이름 없을까?’

칼리안은 브레인스토밍을 계속했다.

그러다 갑자기 머릿속을 스치는 생각.

수비형 용병은 적을 막아주고 자신을 위험에서 구해준다. 구해준다> 세이브 > 라젠카 세이브 어스의 L?

“일단 L키핑...”

브레인스토밍해 이미지 속에서 알파벳 하나씩을 찾아내는 방법.

여기에 갑자기 꽂힌 칼리안이었다.

이렇게 하나를 하고 나자, 이런 식으로 알파벳 몇 개를 따서 조합하면 비슷하게 이름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수비형이니까 방어를 한다는 말이잖아. 방어... 방어... 공격은 최소한의 방어라는 말이 있지? 그럼 공격(Attack)의 A?

“LA?"

이 이름은 너무 도시적이다.

좀 더.

뭔가, 나를 지켜준다면 조금 더 완벽하게, 절대적으로, 압도적으로 나를 지켜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완벽, 절대적, 압도적, 영어 단어가 Absolute였던가? 그럼 또 A를 하나 써서...

“ALA?”

이건 너무 신 이름 같다. 이 용병의 이름은 좀 특별했으면 좋겠다. 특별... Special의 S. S... S면 슈펴맨 할 때 S도 되고 Supreme(최고의) 할 때 S도 되는구나...

“ALAS(알라스)? SALA(살라)? ASLA(아슬라)?”

‘아슬라, 왠지 어감이 좋은데?’

그렇게 이름이 정해졌다.

아슬라, 나를 구해주고, 최소한의 방어로, 절대적인 안전을 지켜주는 특별한 최고의 슈퍼맨 같은 존재.

칼로 손가락을 찔렀다.

뚝.

손을 따라 한 방울, 피가 흘러내리자 그 위에 손을 가져다 덴 칼리안은 천천히 이름을 적어넣었다.


-이름 : [ 아슬라 ]


투둑...

손을 떼자마자, 뭔가가 갈라지는 소리.

고개를 돌리자 알 표면에 금이 가 있었다.

‘벌써 부화하는 건가?’

투툭, 툭, 콰지직!

깨지는 소리가 나다가 갑자기 와르르 부서지는 소리가 났고, 알에서 머리와 팔다리가 튀어나왔다.

“이게 아슬라...”

칼리안은 넋을 잃고 알에서 튀어나온 용병, 아슬라를 바라봤다.

막 부화한 용병은 동물이나 몬스터 같은 게 아니었다.

팔다리는 작고 앙증맞은 인간의 손이었고 얼굴은 아주 귀여운 여아의 그것이다.

머리카락은 촉촉하게 젖어있었는데, 맑고 푸르른 머리에 붉은색 브릿지 한 줄이 선명하게 있는 게 특징이다.

그런데 인간과 조금 다른 게 있었다.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아슬라의 파란색 눈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마치 고양이나 파충류처럼 좁은 일자형 눈동자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아슬라가 칼리안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로 눈을 몇 번 깜빡거리자, 이내 일자형 눈동자는 칼리안처럼 동그랗게 변해 있었다.

착각인가 싶어 고개를 갸웃하는데, 아슬라도 이쪽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몸을 부르르 떨며 묻은 껍데기를 털어냈다.

‘비늘이...’

껍데기를 털어내자 드러나는 아슬라의 등과 배꼽, 어깨와 쇄골 부분에는 파란색 비늘이 돋아나 있었다.

확실히 인간과는 뭔가 다른 것 같았다.

칼리안은 손에 들고 있는 상태 설명서를 확인했다.


종족 : 돌연변이 수룡족

능력형태 : 수비형

특징 : 수룡족에게 수비란 것은 공격을 막아내는 것이 아니다. 공격의 근원을 찾아 제거하는 것, 그것이 바로 수룡족의 수비이다.

용족은 원래 강한데, 그중 수룡은 물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며 강하다.

유아기의 수룡은 강하지만, 부모의 곁을 떠나려고 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

청년기가 되면 ???하거나 ???하는 게 특징이다. 특히 ???한데, 그때 ???를 조심해야 한다.

성년기가 되면 ???, ???, ??? 한 특징을 가진다. 하지만 키우기에 따라 ???하고 ???하게 될 수도 있다.

돌연변이 용족은 누군가의 출산이 아닌 자연 속에서 어느 순간부터 알의 상태로 자연히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져있다.

그 외로 돌연변이 용족의 특징은 아직 밝혀진 바 없다.

스탯 : 수속성-MAX, 피지컬-340, 학습능력-680, 지혜-20, 부모의존도-100%, 자립심-0% (청년기 개방)???, ???, (성년기 개방)???, ???

고유스킬 : 물 가지고 놀기 Lv. 10MAX, 한 번 본 마법 따라하기 Lv.3, ???, ???, ??? (조건 충족 시 개방)


*잡식성이나 꼭 유아기에는 하루 진주 20알, 청년기에는 50알, 성년기 이후로 100알을 섭취해야 한다. 하루 이상 굶으면 강제 송환.


정보가 공개되었지만, 아직도 ???가 많았다.

그래도 일단 종족은 돌연변이 수룡족이라고 한다.

하지만 애초에 수룡족이 뭔지도 잘 모르는 칼리안이, 돌연변이 수룡족을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물을 사용한다는 건, 지난번 아발론이 빛을 사용하는 것처럼 뭔가 대단한 걸 사용한다는 거겠지?’

그래도 일단 능력 면에서는 기대가 되는 칼리안이었다.

물론 기대만 되는 건 아니었다.

몇 가지 의문이 가는 사항들도 있었다.

‘유아기에는 부모의 곁을 떠나려고 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든가, 자립심이 0퍼센트고 의존도가 100퍼센트라든가... 애초에 자연발생한다면서, 부모 곁은 떠나지 않는다고 하면 어쩌라는 거야?’

칼리안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상태설명서에서 눈을 떼고 아슬라쪽으로 몸을 돌렸다.

쪽, 쪽...

아슬라는 입에 넣은 엄지를 소리 내며 빨면서 이쪽의 뒷모습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에그, 손가락 지지에요. 지지.”

그 모습을 본 칼리안은 손가락을 입에서 빼내며, 대신 박스에 있는 양식 진주 한 알을 입에 가져다 데었다.

호롭.

입바람으로 진주를 빨아들인 아슬라는 혀로 입 안에서 진주를 굴리더니, 이내 헤에 웃으면서 턱을 움직였다.

아작, 아작. 꿀꺽.

혹시나 못 먹으면 어떻게 하나 걱정했지만, 아슬라는 아무렇지도 않게 두 번만 씹고 진주를 목구멍으로 넘겼다.

“아슬라. 내 말 알아들을 수 있어?”

아슬라는 칼리안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이리 와서 앉아볼래?”

의자를 가리키자, 아슬라는 쪼르르 달려와 앉았다.

“아이 잘했다.”

칼리안은 아슬라의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축축하네... 날도 추운데 감기 들겠다.’

예전에 친척 집에서 얹혀살 때, 아주 어린 조카들을 돌봤던 경험이 있는 칼리안인지라 애를 돌보는 건 어렵지 않았다.

그는 짐가방을 열어 수건을 꺼내 아슬라의 머리에 묻은 물기를 닦아주고 몸에 아직 남아있는 껍질을 조심스럽게 치웠다.

‘비늘은 조심해야 하나? 용린이었던가, 역린이었던가... 소설이나 게임을 보면 그런 게 있다고 하던데. 설명에는 없지만, 조심하는 게 좋겠지?’

“자, 이렇게 씩씩하게 팔을 양쪽으로 드세요. 옳지.”

아슬라가 팔을 벌리자, 칼리안은 짐가방에서 셔츠를 꺼내 아슬라에게 입혀줬다.

“지금은 이거밖에 없지만, 나중에 내가 예쁜 아동복 사서 입혀줄 테니까, 그때까지만 참아. 알았지?”

칼리안의 말에 아슬라는 밝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어? 우리 아슬라 말도 할 줄 알아요?”

“응! 말도 해!”

“어이구. 우리 아슬라 장하네.”

말도 잘 듣고 씩씩한 게, 보고 있으니 아빠 미소가 절로 지어지는 칼리안이었다.

만약, 사회에 나가 일찍 사고 쳐서 결혼했으면 이런 딸이 하나 있지 않았었을까?

‘그랬다면, 이곳으로도 오지 않았겠지...’

칼리안은 쓰게 웃으면서 진주 상자로 다가갔다.

“아슬라, 진주 하나 더 먹을래요?”

“응!”

아슬라가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끄덕이자, 칼리안은 웃으면서 진주를 건네줬다.

“뭐든 먹을 때는 천천히 여러 번 꼭꼭 씹어서 먹어야 한다. 알았지?”

“알아써. 아빠.”

아드득, 아드득, 아드득...

아슬라는 칼리안의 말대로 아주 천천히 오랫동안 진주를 씹어서 먹었다.

아슬라가 만족스러워하는 표정으로 칼리안을 바라보는데, 칼리안은 진주를 건네줬던 자세 그대로 살짝 얼어 있었다.

‘나보고 아빠라고?’

똑똑똑.

잠시 칼리안의 머리에 혼란이 찾아온 사이, 마차 밖에서 누군가 문을 두들겼다.

“도련님, 괜찮으십니까? 아까부터 안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서, 걱정돼서 그럽니다. 대답을 안 하시면 들어가겠습니다.”

목소리는 반트레인의 것이었다.

‘지금? 지금은 좀 곤란한데...’

칼리안의 얼굴은 곤란함으로 물드는 순간, 찰라의 시간에 아슬라의 눈동자가 다시 좁은 일자 모양으로 바뀌었다.

‘어?’

그리고 그것만 바뀐 게 아니었다.

아슬라가 손날을 세우는데 백옥빛 피부가 푸르게 물들더니 셔츠의 안쪽부터 팔목까지 비늘이 돋아나면서 손톱이...

칼리안의 머리를 순간 스치는 구절이 있었다.


-특징 : 수룡족에게 수비란 것은 공격을 막아내는 것이 아니다. 공격의 근원을 찾아 제거하는 것, 그것이 바로...


“그럼, 들어가겠습니다.”

“아슬라! 안돼!”

칼리안이 다급히 외쳤다.


작가의말

이벤트 2000G 당첨자는 아슬란, 아틀라 라고 대답해주신 두 분입니다.

이름의 글자수를 맞추는 이벤트는 3글자 이름으로 하신 분 중 선착순 9분입니다.

중복 답변을 하신 분은 가장 먼저 답변한 단어만으로 치고, 없으면 돌아가서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24시간 안에요.


***


주말 잘 보내시고, 내일은 좋은 월요일 되세요.

그럼, 연참대전 완주까지 달리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후작가의 차남은 스마트폰 중독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유료 연재 안내. NEW +1 35분 전 77 0 -
공지 [통합공지](를 가장한 작가물) 002. 지옥을 탈출하라! +11 18.09.18 6,329 0 -
공지 [통합공지](를 가장한 작가물) 001. 연재의 역사 그리고 이벤트와 정산 +33 18.09.03 47,189 0 -
50 (무료마지막)050. 또 하나의 가족. NEW +39 33분 전 846 56 15쪽
49 049. 언어패키지의 효능과 신의 시련(?) +63 18.10.16 7,194 399 15쪽
48 048. 교주 하실? ㅎ +50 18.10.15 9,825 466 12쪽
47 047. 갓톡. +62 18.10.13 11,718 502 14쪽
46 046. OOO 처음 먹어본 네이더왕국인들 반응은? +41 18.10.12 12,524 489 17쪽
45 045. 이 할아버지는 강하단다. +33 18.10.11 13,080 474 13쪽
44 044. 그랜드 슬램! +54 18.10.10 14,021 483 17쪽
43 (선착순이벤마지막) 043. 돌림 빌런 +179 18.10.08 15,131 534 15쪽
42 (선착순 이벤트) 042. 왜, 왜 몸이 멋대로... +175 18.10.07 16,000 560 14쪽
41 (선착순 이벤트)041. 어서 와. 이런 신원조회는 처음이지? +208 18.10.06 17,598 540 15쪽
40 040. 붕대를 벗고 +27 18.10.02 18,110 587 14쪽
39 039. 칼리안의 순발력 +28 18.10.01 19,046 569 14쪽
38 038. 악마의 신부 II +103 18.09.28 19,817 695 19쪽
37 037. 악마의 신부 I +52 18.09.26 19,847 686 19쪽
36 036. 농부 후안은 +25 18.09.26 20,178 643 12쪽
35 035. 뉴스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 +35 18.09.25 21,113 623 18쪽
34 034. 전시장에 가면 오러마스터도 있고 +54 18.09.23 21,627 670 19쪽
33 033. 다 큰 어른이 아이 장난감에 관심을 가지면 벌어지는 일. +39 18.09.23 21,719 655 13쪽
32 032. 월척이구나. +24 18.09.18 23,760 632 17쪽
31 031. 아티팩트몰 상술 오지고요. +53 18.09.17 23,684 727 14쪽
30 030. 짜잔 페이론이 왔어요. +68 18.09.16 24,234 685 14쪽
29 [선착순 댓글 이벤트] 029. 속전속결. +225 18.09.15 24,518 698 15쪽
28 028. 칼리안, 거래를 하러 왔다. +20 18.09.15 23,967 668 12쪽
27 027. 맛집 무쌍! +36 18.09.09 26,875 743 13쪽
26 026. 어려운 상대였다. +33 18.09.09 27,199 743 17쪽
25 025. 아아, 이것은 지구의 마케팅이라는 것이다. +25 18.09.08 26,782 790 14쪽
24 024. 상업지구 속의 진주 +35 18.09.06 27,913 788 16쪽
23 023. 수도 도착 +20 18.09.05 28,091 708 8쪽
22 022. 위대한 물의 정령사 탄생 +25 18.09.04 28,801 769 12쪽
21 021. 내 딸은 ㄱr끔 정령을 다룬다. +33 18.09.03 29,477 791 12쪽
» 020. 너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까지, 너는 그저 R +42 18.09.02 30,388 774 19쪽
19 (이벤트) 019. 유지비, 너로 정했다! +120 18.09.01 31,216 781 16쪽
18 018. 말이 통하는 사람. +56 18.08.31 30,889 788 13쪽
17 (이벤트) 017. 알게 되다. +96 18.08.31 31,243 737 14쪽
16 016. 뒷수습 +34 18.08.23 35,183 808 14쪽
15 015. 무엇을 도와드리면 됩니까? +61 18.08.22 34,355 839 18쪽
14 014. 이게 우리 형이다! +24 18.08.21 34,291 827 13쪽
13 013. 내가 전설의 ○○○라고? +20 18.08.20 35,088 840 11쪽
12 012. 여행의 시작 +29 18.08.19 35,929 869 12쪽
11 011. 작업의 정석 +34 18.08.18 36,319 897 10쪽
10 010. 먹는 거냐? +46 18.08.17 37,568 929 14쪽
9 009. 그건 말도 안 됩니다. +40 18.08.16 38,238 949 9쪽
8 008. 제가 탈탈 털어드리겠습니다. (2) +29 18.08.15 38,618 900 14쪽
7 007. 제가 탈탈 털어드리겠습니다. (1) +6 18.08.15 38,514 896 10쪽
6 006. 보여줄게 완전히 달라진 나 +37 18.08.14 39,404 982 14쪽
5 005. 새로운 지식이 등록되었습니다. +45 18.08.13 40,551 935 15쪽
4 004. 열려라! 참깨! +11 18.08.12 41,820 927 10쪽
3 003. 똑똑똑. +19 18.08.11 42,637 904 9쪽
2 002.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 하고... +40 18.08.10 46,516 967 11쪽
1 001. 프롤로그 +47 18.08.10 52,085 803 6쪽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정주(丁柱)'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