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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丁柱)
작품등록일 :
2018.08.10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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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03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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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 내 딸은 ㄱr끔 정령을 다룬다.

DUMMY

021. 내 딸은 ㄱr끔 정령을 다룬다.



외치는 건 이미 늦었다.

“뭐가 안돼?”

“응?”

아슬라는 칼리안이 입 밖으로 말을 꺼내려는 순간 이미 처음의 모습으로 돌아가 있었다.

“조금 전에 하려던 그거... 이 아저씨는 나쁜 사람이 아니에요.”

“아라써. 아빠.”

아슬라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뒤를 힐끔 바라봤다.

그곳에는 달리는 마차 문을 열고 말에서 뛰려고 하는 반트레인이 있었다.

아슬라는 쪼르르 달려가 칼리안의 뒤로 숨어서 얼굴만 삐죽 내밀고 그를 계속 경계하며 쳐다봤다.

“도련님, 도련님을 아빠라고 부르다니요? 아니, 그리고 대체 언제부터 안에 아이가,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음... 지금은 마차가 달리는 중입니다. 마차 문을 닫고 들어오시든지, 아니면 나가시든지... 해주십시오.”

“일단,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마차 문을 닫은 반트레인이 기사를 불러 말을 맡기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사이, 칼리안은 아슬라에게 어떻게 된 영문인지를 물었다.

“아슬라, 아까는 왜 그렇게 몸이 변한 거에요?”

“누가 밖에서 공격할 것 가타써. 아슬라, 아빠 지켜.”

“그렇구나...”

‘수비형 용병이라더니...’

분명 문을 연 반트레인은 이쪽이 납치를 당하는 상황이라거나 했으면 바로 칼을 뽑고 달려들었을 것이다.

아슬라는 바로 그 공격 의사를 읽고 본능적으로 반응한 거다.

하지만 칼리안의 머릿속에는 상태설명서에 있는 글귀 하나가 멤돌았다.


-공격의 근원을 찾아 제거...


‘공격 의사를 느끼자마자 본능적으로 제거하려고 한 걸까?’

아주 귀엽기만 한 아인줄 알았는데, 아까 손톱이 날카롭게 튀어나오고 비늘이 옷을 찢고 나올 때는 살벌한 느낌이 강했다.

얼마나 강한진 모르겠지만, 왠지 본능적으로 말리지 않았으면 반트레인은 앞으로 볼 수 없게 되는 게 아닌가 싶은 느낌이 들었다.

“아까, 그 아저씨는 이 아빠 친구예요. 그러니까 그 아저씨는 아야 하게 하면 안 되는 거야. 알았지?”

“응응!”

똑똑.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들어와요.”

아슬라는 교육하는 사이 말을 맡긴 반트레인이 마차 안으로 들어왔다.

“도련님... 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입니까? 도련님을 아빠라고 부르다니요.”

“음... 숨겨둔 딸입니다.”

“딸이라고요? 숨겨둔?”

반트레인은 조금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칼리안과 아슬라를 번갈아가며 쳐다봤다.

아슬라는 대여섯 살 정도로 보이는 어린아이였다.

“이제 막 네 살이에요.”

칼리안은 변명하듯 아슬라의 나이를 최대한 낮췄다.

“그럼 적어도 도련님이 열네다섯 살에는...”

“아, 알잖아요? 제가 교육 겸 친목 겸 귀족들이 있는 아카데미로 간 게 12살 즈음이고, 그때부터 술도 하고 여자도 만나고 사고를 치고 다녔다는 건....”

칼리안이 변명하듯 말했다.

그러고 보면, 기억 속 칼리안이 처음으로 도박과 술, 여자를 접한 것은 열세네 살 근처.

완전히 거짓말도 아니었다.

“음... 사실 소문 중에 숨겨둔 자식 이야기가 있긴 했습니다. 하지만 그건 그냥 뜬소문이거나, 후계 구도 정리를 위해 가신들이 과잉충성으로 없는 소문을 만들어서 뿌리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하, 하하... 너무 뜬구름 잡는 소문은 아니었던 것 같군요. 과거의 저는 방탕했습니다. 지금은 그 생활을 청산하고 하나하나 바로잡아가는 과정입니다. 숨겨둔 자식이 있어서 놀라셨습니까?”

“아닙니다. 그것보다는 제가 거의 계속 붙어 다녔는데, 대체 언제 딸을 데리고 오신 건지... 혹시 아루스 도련님께서 들여보내신 겁니까?”

반트레인의 물음에 칼리안은 속이 뜨끔했다.

‘그러고 보니까, 형한테는 언제 데려왔다고 하지?’

형은 수송대의 안전 총책임자이기 때문에, 아슬라를 들키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숨겨둔 딸이 있다고 내가 혼나는 것은 괜찮은데, 애가 혼자서 몰래 들어왔다고 하면 경비 담당자들이 형한테 깨질 거고 그렇다고 반트레인이 숨겨줬다고 하면 반트레인이 깨질 거다.

“지난번에... 포가든 백작령에서부터 숨어 있었습니다.”

“그때요? 하지만, 그때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는데요?”

“아이에게 조금 특별한 능력이 있는데... 음... 그 부분은 자세하게 말씀드릴 수는 없겠군요.”

“특별한 능력이라니... 대체...”

실제로 특별한 능력들이 있긴 했지만, 이걸 보여줄 수도 없고 보여준다고 해서 설명이 될지는 모르겠다.

“능력? 이거?”

칼리안의 등 뒤에 숨어있던 아슬라가 빼꼼 고개를 내밀더니, 손가락을 위로 들어 올렸다.

출렁...

수통에 담겨있던 물이 천천히 허공으로 떠올랐다.

“헛? 이 능력은...”

반트레인이 깜짝 놀라며 허공에 떠 있는 물을 쳐다봤다.

하지만 칼리안은 이미 설명서를 봐서 알고 있었다.

‘저게 물 가지고 놀기라는 고유스킬인가?’

놀라기보다는 흥미가 생기는 칼리안이었다.

하지만 레벨 10에 MAX까지 붙어 있어서 이것보다는 뭔가 더 대단한 건 줄 알았는데, 물이 허공에 뜨는 것을 보니 조금 담담했다.

하지만 이것만 해도 대단한 거였다.

“설마, 선천 마법 능력자입니까? 아니면 정령? 물의 정령을 다루는 겁니까?”

“그 부분은 나도...”

“허... 확실히 선천마법 능력은 좀 늦게 발현하죠. 이런 능력을 어릴 때부터 가지고 있었다면, 역시 정령쪽... 태어날 때부터 정령사인 딸을 두시다니, 이거... 정말 대단하십니다.”

‘앞으로는 반트레인 말대로 태어날 때부터 정령사였다고 해야겠다.’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은 넘어가려고 했는데 반트레인이 알아서 지레짐작하고 변명거리를 만들어주니, 칼리안은 속으로 그에게 많이 고마워했다.

“그런데, 혹시 아이의 어머니는...”

“아이의 어머니는 죽었습니다. 더 이상은 묻지 말아 주세요.”

칼리안은 침울한 표정을 연기하며 고개를 푹 숙였다.

“음... 알겠습니다. 죄송했습니다. 좋은 곳으로 가셨을 겁니다. 그럼 저는 이만...”

반트레인은 고개를 숙여 사과하고는 있지도 않은 아이의 엄마에게 명복을 빌며, 조심스럽게 밖으로 빠져나갔다.

“휴우...”

이제 좀 한시름을 놓은 칼리안은 고개를 돌려 자신의 다리를 꼬옥 붙잡고 놔주지 않는 아슬라를 안심을 시켜주려고 했었다.

그런데...

“아빠... 엄마 죽었어?”

아슬라가 울먹거리는 표정으로 칼리안을 바라봤다.

“그게 아니라...”

“엄마, 엄마는... 우, 우엥... 우에에엥, 와아아앙!”

“아니야, 엄마 나중에 만날 수 있어. 나아중에 한 천 날 밤씩 천 번만 자면...”

갑자기 울기 시작하는 아슬라를 달래느라, 칼리안은 진땀을 흘렸다.

거기다 가급적이면 형님에게는 늦게 알리고 싶었지만...

똑똑똑.

“동생아. 안에서 이상한, 여자의 목소리가 난다는 보고가 있었다. 너 설마 혹시 아직도...”

여자 아이의 울음소리가 난다고 보고가 들어간 건지, 얼마지 않아 마차 밖에서 형님이 바로 문을 두들겼다.

“반트레인! 잠깐만 나 대신 형님께 설명해 드려요!”

“넵!”

설명을 반트레인에게 맡긴 사이, 칼리안은 아슬라의 눈물을 그치기 위한 최종단계에 들어가 있었다.

“아슬라 착하지? 우리 진주 먹을까? 이것 봐. 아이 맛있다. 냠냠. 아이 맛있어.”

“히끅, 히끅, 진주... 맛있어... 아빠...”

“그래그래. 아빠 여깄어. 아빠 어디 안 가, 착하지? 뚜욱. 눈물 뚝. 아이 착하다.”

“히끅, 힉, 히끅...”

눈물을 흘리다가 횡경막이 놀랐는지 아슬라는 계속 딸꾹질을 해댔다.

오도독, 오도독...

그래도 진주를 먹게 되자, 조금 조용해지는 아슬라였다.

“동생아...”

밖에서 아루스 형님의 아쉬운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가급적이면 문제는 한 번에 하나씩만 풀고 싶었다.

“후우... 형, 나중에 쉴 때 이야기 할게.”


* * *


밤이 되자 수송대가 멈추고 캠프를 시작했다.

칼리안은 따로 지어진 막사에 들어가 형에게 아슬라에 대한 설명을 시작했다.

“... 그렇게 해서, 정령의 말을 듣고 스스로 찾아왔데. 형도 알다시피, 나는 과거에 방황을 많이 했어. 하지만 지금은 그것들을 되잡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야. 이해해줬으면 좋겠어.”

“음...”

설명을 마치자 아루스가 고개를 돌리며 칼리안의 바짓가랑이를 꼭 붙잡고 있는 아슬라를 바라봤다.

계속 무표정하게 듣고 있던 형은 아슬라와 눈이 마주치자 어색하게 입꼬리를 움직였다.

그러자 아슬라는 쏙하고 칼리안의 뒤로 숨어버렸다.

아쉬운 표정의 아루스는 손을 들어 동생의 어깨를 가볍게 두들겨줬다.

“잘했다 동생아. 아버지가 애 엄마가 귀족이 아니라고 뭐라고 하시든, 나는 너를 지지하겠다. 아주 책임감 있는 행동이었다.”

아루스가 자신의 아빠를 칭찬하자, 아슬라는 힐끔 하고 다시 고개를 내밀고 그를 바라봤다.

“조카도 귀엽고.”

“형?”

아루스는 칼리안의 의문은 무시하고 허리를 숙이며 천천히 아슬라에게 다가갔다.

“나는 아루스라고 한다. 네 삼촌이지. 너도 네 아빠랑 이 삼촌처럼 눈이 파란색이구나. 머리에 붉은 기가 섞인 걸 보면, 할머니를 닮았고.”

‘형이 저런 표정도 지을 수 있었나?’

칼리안은 형의 얼굴을 보고 놀라고 말았다.

아루스의 표정은 가끔 자신을 흐뭇하게 바라볼 때보다 100배는 더 인자한 표정이었던 것이다.

“파래? 할머니 머리 빨개?”

“그래. 할머니는 머리 색이 빨간색이었단다. 머리는 한 대를 걸러서 전해진다더니, 그 붉은 머리가 네게 전달되었나 보구나.”

“그래? 나 할머니 볼래. 할머니 어딨어?”

“할머니는 하늘나라에 있어요.”

“진짜? 아빠가 우리 엄마도 거기 있댔어. 할머니도 천 날씩 천 번만 자면 만날 수 있는 거야?”

“그럼. 나중에 꼭 만날 수 있지. 그때 되면 이 삼촌이 할머니한테 아슬라를 소개시켜줄게.”

“힛. 그럼 나는 엄마한테 삼촌 소개시켜줘야지?”

“그래. 그래.”

아루스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아슬라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간지러운지 거북이처럼 목을 뒤로 움츠리면서도 기분 좋은지 눈을 감고 부르르 떠는 아슬라.

칼리안은 형과 아슬라가 친해지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눈을 반쯤 감고 기분 좋게 꿈틀거리던 아슬라가, 갑자기 움직임을 멈추며 칼리안을 올려봤다.

“아빠. 나 잠깐만 나갔다 와도 돼?”

“응? 아, 화장실 가게?”

“아니. 밖에 뭐가 있어.”

“밖에?”

아슬라는 마치 뭔가에 홀린 것처럼, 천막 너머의 먼 곳을 바라보며 밖으로 걸어나가기 시작했다.

칼리안과 아루스 두 사람은 영문을 모른 채 그런 아슬라의 뒤를 따라갔다.

막사 밖으로 나온 아슬라는 손가락을 들어 먼 곳 어딘가를 가리켰다.

“저어어기.”

거기 뭐가 있는가 보려고 하는데.

구구구구구구구...

갑자기 땅 밑이 빠르게 진동하는 느낌이 들었다.

“지진이다!”

아루스는 아슬라를 지키기 위해 몸을 날렸다.

하지만 지진이 아니었다.

촤아아아악!

캠프 바깥 먼 곳.

밤인데도 보일 정도로 커다랗고 높은 거대한 물줄기가, 하늘을 향해 끊임 없이 솟구쳐 올랐다.

지진처럼 느껴졌던 진동은 지하수가 발밑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통에 느껴진 것이다.

아루스는 멀리서 솟아오르는 물줄기를 보다가 아슬라에게 시선을 뒀다가, 다시 칼리안에게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칼리안... 어릴 때부터 정령과 계약하면 원래 저런 게 가능한 거냐?”

‘그건 나도 모르지 형...’

애초에 정령술이 아닌데, 대답을 해줄 수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칼리안은 서둘러 화제를 전환했다.

“형, 근데 저거 적습 아니야?”


작가의말

알고보니 원군이었다? 





***

기이사님 후원금 감사합니다.

현재 이벤트 정산 중입니다.

11시 전까지 이벤트 정산을 완료하고, 많은 공지를 하나로 통합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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