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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丁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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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10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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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04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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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 위대한 물의 정령사 탄생

DUMMY

022. 위대한 물의 정령사 탄생



“선발과 적들의 거리는?”

“말씀하신 대로 1보병거리(보병이 1시간 행진해야 도달할 수 있는 거리. 약 4.5km) 만큼 떨어져 있습니다.”

“쓰레기 같은 놈들. 쓸데 없이 은엄폐에 신경 쓰는군. 이제 슬슬 들켜야 하는 시간이 아닌가?”

부관의 말에 가임가너 백작은 인상을 찌푸리며 눈에 오러를 모아 전방을 바라봤다.

그가 보고 있는 곳은 2보병거리(9km)가 떨어진 곳, 그곳에는 오스왈드 후작가의 세금 수송대가 캠핑을 하고 있었다.

‘저들이 경계하는 모습을 보면 분명 지난번 나의 책략이 먹혔다는 소리인데...’

이해가 안 가는 게 있었다.

지난번 그는 오스왈드 후작가의 수송대를 영지로 불러들여 은밀하게 약을 타둔 음식을 먹였다.

그리고 영지 내에서 그들과 합류하는 마부들에게 또 다른 약을 건네 식사에 섞게 했다.

그때 사용한 약품은 이종족의 땅에서만 자란다는 백일침(白日寢)의 이파리와 꽃잎.

언제 먹었든, 일단 먹기만 한다면 두 약효가 합쳐지는 순간 아무리 독극물에 강한 기사라고 해도 10시간 동안은 잠들 수밖에 없는 극강의 수면초였다.

비겁하지만, 분명 성공할 수밖에 없는 조합이었고 저렇게 경계하는 것을 보면 자신의 계책은 제대로 먹혔다.

하지만 결과적으론 실패한 것 같다. 저들이 저렇게 멀쩡히 살아있는 것을 보면.

‘만일 식사를 걸렀더라 하더라도, 그 정도 인원이 새벽 야습을 걸었으면 수송대 놈들이라도 멀쩡하지는 못할 것이다.’

지난번 작전에 투입한 용병은 2천, 그중 기사급 용병만 200이고 거기다, 산적들도 6천 정도를 투입했었다.

약효가 전혀 들지 않았더라 하더라도, 수송대의 인원 정도는 충분히 제압할 수 있는 인원이다.

‘하지만...’

잔금을 받아야 하는 용병들이 아무도 오지 않았고, 거기다 그들을 미행하던 이쪽의 사람들까지 모두 잠적하는 바람에 실패했다는 것을 알게 된 것도 이틀이나 지나서였다.

오스왈드 후작가의 전력이 자신이 조사했던 것보다 강하다는 소리.

그래서 이번엔 자신이 직접 왔다.

왜 영웅담을 보면 그런 것이 있지 않은가? 마왕이 주인공에게 약한 부하들을 차례로 보내 일행을 강하게 만들어주고 끝내 당하는 것 말이다.

비록 지난 작전에서 꼬리 밟힐 짓을 한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저들이 살아서 다시 오스왈드 후작가로 돌아가면 당하는 것은 자신이 될 수 있다.

“그럼 작전을 시작하지.”

가임가너 백작의 말에 부관이 고개를 끄덕이며 품속에서 호루라기처럼 생긴 작은 물건을 꺼내 들었다.

그것은 마법사의 왕국 레마르시아까지 가서 5천 골드나 주고 사온 신호석이었다.

너무도 값비싼 마도구지만, 신호를 불화살 같은 것으로 줬다가 이쪽이 들켰다간 작전은 완벽하게 실패할 거다.

‘급하게 끌어모았지만, 7천이다. 한 시간 정도는 걸리겠지...’

작전은 이렇다.

7천이라는 선발대는 거의 대부분 산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그들은 모두 미끼다. 수준차이가 너무 난다.

그들은 저기서 모두 죽을 거다.

하지만 적들은 산적을 잡고 승리에 취해 있을 것이고, 자신을 습격한 적의 정보를 얻기 위해 잠시 그곳에 머물 거다.

그때, 반대편에서 그들의 캠프를 습격할거다.

그럼 병력이 급하게 돌아가려고 할 것텐데, 그때 불을 질러서 그들의 퇴로를 막고서 각개 격파를 할 것이다.

화공도 준비가 끝나 있었다.

이번에 사용할 마도구는 무려 1만2천 골드짜리.

돈이 아깝지는 않았다.

‘이번에 세금을 제대로 내지 못하면, 가더 왕이 충성서약서를 돌려보낼지도 모른다는 소리가 있어...’

네이더 왕국은 기사들이 세운 왕국이다.

처음에는 왕도 귀족도 모두 기사들로 원래 둘의 권리는 거의 대등했다.

하지만 왕이 귀족보다 높고, 귀족들에게 세금을 받는 이유는 건국 당시 귀족들이 왕에게 건넨 충성서약서 때문이다.

건국왕이 다른 기사들보다 강했으니까. 귀족이 된 기사들은 당신이 우리보다 강한 것을 알기에 충성을 서약하겠다. 그러니 나와 나의 영토를 포함하여 왕국으로 선포하라. 그 증거로 우리는 당신에게 일정한 양의 세금을 바치겠다는 내용이 담긴 충성서약서를 일괄적으로 왕에게 보냈다.

귀족은 얼마든지 왕에게 자신의 충성서약서를 돌려 달라 요구할 수 있었다. 실제로 건국 이후, 왕국 외곽에 살던 기사들은 충성서약서를 몇 번이나 돌려받아 다른 나라로 망명을 했었고.

하지만, 왕은 귀족이 충성서약서의 내용을 배신하지 않는 한 충성 서약서를 돌려줄 수 없었다.

그것은 왕에게 명분이자, 세금을 받을 수 있는 권리증서였기에 귀족들에게 돌려줄 생각도 하지 않았고.

가더 왕이 왕위에 오르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 미친놈은 호시탐탐 명분만 노리고 있는 놈이야. 오러 마스터, 아니 어쩌면 그랜드 오러 마스터일 지도 모르는 놈이 대법률까지 딱딱 지키니 숨이 막혀서 살 수가 있어야지...’

자신이 이렇게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도 다 가더왕 때문이다... 라고 가더왕 핑계를 대고는 잇지만, 사실 돈 계산을 해보니 뺏는 게 더 이득일 것 같아 이번 작전을 진행시키는 가임가너였다.

결국 이것도 다 자신의 탐욕을 위해서라는 뜻.

구구구구구구...

‘음? 지진이?’

그때 갑작스러운 땅의 울림을 느낀 가임가너 백작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주변을 둘러봤다.

혹시 자신만 느끼는 건가 했는데, 부관도 조금 당황하는 것을 보니 전체적으로 지진이 느껴지나 보다.

“부관, 근처에 화산이 있던가?”

“왕국의 북동쪽이 아닌 이상에야...”

그때였다.

촤아아아아아악!

멀리서 넓고 거대한 물줄기가 하늘 높이 솟아올랐다.

그곳은 딱 1보병거리 떨어진 곳.

산적들이 매복하고 있는 곳이었다.

“저긴?”

“헉! 백작님, 저 정도의 물줄기라면 산적놈들이 매복하고 있는 장소를 모두 커버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뭐?”

“마법 기운이 느껴지십니까?”

놀란 가임가너 백작은 부관의 말에 고개를 저었다.

“저도 느낄 수 없습니다. 그 말은 즉, 정령사가 개입했다는 말. 저 정도로 거대한 물줄기라면 상급 이상의 정령과 계약한 사람이 개입한 겁니다!”

부관의 보충 설명에 가임가너 백작은 놀라서 소리쳤다.

“아니! 오스왈드 후작가에 상급 정령사가 왜 있는데?”

하지만 그는 너무 일찍 놀라고 말았다.

놀랄 건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까.

구구구구구구구...

땅밑이 심상치 않게 흔들렸다.

“배, 백작님! 느껴지십니까? 이거, 어쩌면 상급 정령이 아니라 최상급 정령사일수도 있습니다.”

“이 멍청아! 지금 그걸 말해서 무슨 소용이 있다는 것이냐!”

촤아아아아아아악!

부관에게 소리 지르던 가임가너 백작의 목소리는, 땅 밑에서 솟아오른 거대한 물줄기의 습격에 넓게 전달될 수 없었다.

물은 거의 100미터를 떴다가 사라졌다.

후두두두두...


* * *


날이 밝은 뒤, 가임가너 백작이 있던 잠복지.

“음... 이것은 확실히 가임가너 백작가의 문장입니다.”

한 기사가 바닥에 떨어진 갑옷의 파편을 주워 들며 새겨져 있는 고유 문장을 확인했다.

주변에서 다른 기사들도 파편을 확인하고 있었다.

“아주 급하게 도망쳤군요. 온 사방에 가임가너 백작가의 표식이 널브러져 있습니다.”

“병사들의 경우에는 시체도 그대로 두고 갔군요.”

“병사들이 옷 속에 왼쪽 어깨에서 오른쪽 허리로 가게 가죽끈을 매고 있는 것을 보니 가임가너 백작가의 시체확인용 매듭이 확실합니다.”

조사를 하면 할수록 드러나는 가임가너 백작가의 정체.

“이거, 마치 누가 가임가너 백작가에서 했다고 하기 위해 일부러 늘어놓은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증거가 너무 많이 널려 있습니다. 더 조사할 것도 없습니다.”

기사들의 선임은 조사대를 책임지는 최종 책임자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사상자 수가 어떻게 되는지 확실하게 알아내십시오.”

“알겠습니다. 칼리안 도련님.”

조사대를 책임지는 자는 칼리안이었다.

이미 적들이 도망간 것을 알지만, 적들이 남아 있을 수 있는 위험성이 있는 상황에서 가문의 후계자인 형을 보낼 수는 없었다.

자신은 아슬라가 옆에서 떨어지려고 하질 않으니 어쨌든 안전할 테니까.

형의 만류에도 책임대를 따라왔다.

사실, 형의 안전 때문도 있었지만 아슬라의 위력을 직접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무지막지 하군...’

물 때문에 생긴 거대한 구멍은 끝이 보이지 않았고, 물이 주변을 휩쓰는 바람에 뾰족했던 언덕이 둔덕이 되며 지형이 바뀌었다.

위력적이고 무서웠지만, 이런 힘을 직접 확인하니 한편으로는 안도가 되는 칼리안이었다.

‘그나저나, 혼란을 주기 위해 퇴각하면서 마치 꾸며진 것처럼 증거를 더 부각시켜 놓은 것을 생각하면 가임가너 백작이 직접 온 게 확실해...’

칼리안은 주변에 널린 증거물들을 바라보며 가임가너 백작의 용의주도함에 속으로 놀랐다.

‘최대한 많이 죽고, 적게 돌아가야 할텐데...’

“사상자 집계는 어느 정도입니까?”

칼리안은 선임 기사가 돌아오자마자 사상자의 수부터 물었다.

“현재 보이는 바로는 약 이천 명 정도의 병사가 죽었지 않나, 추정하고 있습니다.”

“기사들은요?”

“기사들은 잘 모르겠습니다. 부서진 갑옷의 파편만 있어서.”

“음... 그럼, 처음에 이곳에 온 전력은 어느정도 되는 지 알 수 있을까요?”

“그것은 어렵습니다. 흔적이 물에 씻겨나서, 기껏해야 5천 이상 정도는 될 것이라고 밖에는...”

“가임가너 백작가의 전력이 어느 정도죠?”

“병력은 평상시 1만2천 정도 보유하고 있고, 기사들은 900명이지만 거의 1천 명 정도를 유지하는 중으로 알고 있습니다.”

‘단순히 죽은 병사들의 수를 생각하면 기사들은 150 정도 준 건가...’

이 정도로 당했으면 당분간은 움직이지 못할 거다.

형이 예측하건대 아버지께서 보낸 원군이 2, 3일 안에 당도한다고 했으니, 온다고 해도 쉽게 당하지는 않을 거다.

거기다...

“아빠, 나 졸려...”

자신의 다리를 잡아당기며 자고 싶다고 보채는 아슬라.

아슬라가 있는 한, 이런 위협이 다시 온다고 해도 그렇게 무섭지는 않았다.

“전 이만 가겠습니다. 그럼, 카나페리 경에게 이곳의 정리와 증거물 수집을 부탁드립니다. 그럼, 돌아갈까?”

칼리안은 선임 기사에게 현장을 맡기고, 웃으면서 돌아서서 아슬라를 말에 태우고 캠프로 돌아갔다.

그 뒤를 반트레인이 그림자처럼 따랐다.

현장을 맡은 카나페리는 칼리안이 사라질 때까지 그의 뒷모습을 한참을 바라봤다.

그가 시야에서 사라지자, 카나페리는 다른 기사들을 보며 외쳤다.

“다들 돈 가져와. 지난번 말로 오거를 물리칠 때, 내가 죽다 깨어나면서 정령사로 각성 한 거라고 했었지? 물의 정령사 맞잖아. 내가 맞췄어.”

“쳇... 불이나 물이나 한 끗 차인데...”

“이거나 가지슈...”

“운 좋게 찍었는데, 맞춰서 좋겠습니다? 선배?”

지난번 오거를 말로 물리쳤을 때, 기사들 사이에서는 여러 가지 소문이 돌았었고 그것으로 내기까지 벌어졌었다.

마법사다. 네크로맨서다, 흑마법사다, 테이머다, 정령사다 등 등...

카나페리는 그중 정령사, 그것도 물의 정령사일 거라는 것에 자신의 한 달 월급을 걸었다.

“흐흐흐.”

두둑해지는 지갑을 보며 카나페리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가임가너 백작이 후작가를 노린다고 했을 때, 불안한 마음에 정찰을 나갔다 적을 만난 척 꾸며서 잠시 피해 있을까도 생각했지만 이제는 그런 생각을 할 필요가 없었다.

첫째 도련님은 강한 기사고, 둘째 도련님은 강한 물의 정령사니까.

그렇게, 칼리안이 물의 정령사라는 소문은 확정적이 되었고, 많은 사람들에게 넓게 퍼져나갔다.


작가의말

9시 경에 올린 공지대로, 많이 늦었습니다.

어제 두통이 있었는데, 회복 과정에서 쓴 글을 지우고 다시 쓰다보니 늦어졌습니다.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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