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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후작가의 차남은 스마트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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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丁柱)
작품등록일 :
2018.08.10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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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4. 전시장에 가면 오러마스터도 있고

DUMMY

034. 전시장에 가면 오러마스터도 있고



페이론 대공은 좋게 말하면 왕실의 일원으로 돈 걱정하지 않고 사는 사람이었지만, 나쁘게 말하면 형에게 얹혀살면서 직접 돈을 번 적도 모은 적도 없는... 직책만 화려한 거지였다.

그는 렉오를 사고는 싶어 했지만, 돈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 이렇게 하는 건 어떨까요?”

페이론 대공은 가더 왕의 명령 때문에 여기 와 있었다.

원래라면 무료로 봉사해야 했지만, 칼리안은 앞으로 그에게 제공하는 노동력의 대가로 월급을 주는 것으로 했다.

기본급은 400골드, 일의 성과에 따라 추가 성과금을 주는 것으로 하고 계약금으로 다섯 개의 렉오 세트를 줬다.

그래도 준 렉오 세트는 최소 가격이 30만 원이었다.

‘생각해보면 불쌍한 사람이야. 형에게 눌려 사느라, 경제 관념도 없고...’

덕분에 양심의 가책 없이 마음대로 부릴 수도 있고 내 편도 만들 수 있어 좋으니 모든 것은 계획대로...

페이론과의 대화 도중에 시장 조사의 중요성을 깨달은 칼리안은 밤새 폭풍 쇼핑을 하고 천막 하나를 개조 해 일단 가지고 있는 지구 물건을 전시하기로 했다.

전시장을 만들고 첫째 날.

원래는 약속된 시간이 된 귀족들만 캠프로 들였지만, 이번엔 미리 온 귀족들을 캠프 내로 받아들여 전시장으로 개조한 천막에서 대기하게 했다.

전시장이라지만 첫 날이라 물건은 거의 없었다.

칼리안이 지구 몰에서 사둔 것은 팔려고 가지고 있는 물건이 아니라 대부분 생활할 때 쓰려고 사둔 거라서, 간간이 장난감 같은 것이 놓여 있는 것을 제외하면 먹거리들만 준비되어 있었다.

그래도 아슬라가 생긴 이후로는 아이들이 좋아할 간식들도 많이 사놔서 음식을 대접하는 데는 여유가 있었다.

과자, 사탕, 초콜렛 같은 것들이었는데 귀족들은 그중 초콜렛에 큰 관심을 가졌다.

사탕은 이곳에도 있는데, 초콜렛은 그들도 처음 보는 거였으니까.

하지만 초콜렛이 섞여 있더라도 오예 파이, 초코렛 파이처럼 안에 빵이 들어 있으면, 귀족들은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한 입 베어먹던 그대로 내려놨다.

이곳 귀족들에게는 과한 육식 사랑 기조가 있었는데, 그 때문에 빵이 맛있는데도 사람들이 많으니 체면을 차린다며 안 먹는 거였다.

그래도 자유타임이나 뻬레레로쉐같은 캬라멜이나 초콜렛류는 순식간에 동이났다.

뿐만 아니었다.

“혹시 죄송하지만, 금박으로 포장한 검은색 간식을 따로 구할 수 있습니까?”

“뻬레레로쉐요?”

“특이한 이름이군요. 포장도 고급스럽고 맛도 있는 것이, 파티에 내놓으면 좋지 않을까 해서 말입니다.”

거래를 마치며 귀족들은 간혹 칼리안에게 뻬레레로쉐를 구할 수 있냐고 물어왔다.

다른 것들은 다 포장을 벗겨서 냈지만, 뻬레레로쉐는 포장이 고급스러워서 그대로 내놨더니 귀족들이 더 찾는 것 같았다.

“죄송하지만, 지금은 충분한 물량을 구할 수 없습니다. 나중에 다시 와주신다면 구해놓긴 할테지만, 단가가 비싸서...”

둘째 날.

소문을 들은 귀족들이 다음날 찾아와 뻬레레로쉐를 찾았지만, 첫 째 날 온 귀족들에게 찾는 대로 주다 보니 둘째 날에는 하나씩 맛보게 하는 것도 어려웠다.

칼리안은 이날은 일과를 오후 경에 일찍 끝냈다.

지구에서 물건이 도착하기 때문이었다.

똑똑.

“네. 갑니다.”

끼이익...

“어우, 이번에 물건 정말 많이 시키셨던데요? 차를 두 대를 동원해야 했습니다.”

“물건이 너무 많지요. 죄송하게 됐습니다.”

“아닙니다. 어차피 택배비를 그대로 받으면 한 집에서 양이 많은 게 더 좋긴 합니다. 근데 물건이 워낙 다양하니 취급법도 다르고 애를 많이 먹었습니다.”

다행히 택배 기사님은 한 번에 많은 물건을 주문했다고 싫어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덕분에 다음번에는 많이 시키더라도 한 번에 한 종류로만 시키자는 팁을 얻었다.

택배 상자가 끊임없이 문 안으로 밀려들었다.

한 택배 회사의 운송이 끝나자 뒤이어 다른 택배사에서 들이닥치고, 또 다른 택배 회사가 들이닥치고...

택배 기사님들 증언들을 모으니, 오늘 온 물량은 트럭으로 11트럭이나 된다고 했다.

덕분에 따로 창고를 만들어 물건을 정리한 칼리안은 본격적으로 각종 물건을 전시실에 배치하기 시작했다.

“나는 뭘 하면 되는가?”

“제가 물건을 배치하며 설명해 드릴 테니 내일부터는 여기서 대기하시면서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것이 있으면 설명해 주십시오. 그리고 그들이 어떤 것에 관심을 두는지 제게 알려주시면 됩니다.”

“알겠네. 그런데 대체, 이런 물건이 갑자기 어디서 나온 건가?”

이곳의 담당자로 내정된 페이론은 산더미 같이 쌓인 물건을 보며 출처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아슬라의 엄마가 누구라고 이야기를 했었죠?”

“아... 드...”

출처가 드래곤이라는 말에 페이론은 더 이상 아무것도 묻지 않고 공손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칼리안은 직접 물품을 세팅하면서 페이론에게 물품이 뭔지 설명해 주었다.

“이 그림들은 차원을 건너온 예술품입니다.”

중국에서 싼 인력을 사용해 만들어진 공장제 값싼 미술품은 어느새 차원을 넘어온 다른 차원의 장인이 만든 물건으로 둔갑 되었다.

물론, 차원을 건너온 예술 품이란 소리는 거짓말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대로 설명하기에는 너무 어마어마한 느낌이라, 사람들이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해야 하는 페이론은 난감한 기색을 내비쳤다.

“확실히 차원을 넘어왔다는 건... 받아들이기 어렵지 않겠는가?”

“그렇죠. 어떻게 차원을 넘어왔는지 설명하려면 아슬라 엄마 이야기도 해야 하고...”

“그냥... 우리가 잘 모르는 이종족이 만들었다고 하는 것은 어떻겠는가?”

“이종족이요?”

“어떤 이종족은 인간이 가본 적 없는 미지의 땅에 살고 있다네. 그곳에서 왔다고 하면 충분히 신비감을 가질 거네. 물론 차원을 넘어온 것만은 못하겠지만...”

칼리안은 페이론의 조언을 들어 몸의 절반 이상이 식물로 이뤄진, 아직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이종족에게 구한 물건이라는 설명을 붙이기로 했다.

‘동양화 그리기를 좋아하는 식물성 이종족이라니... 설마 그런 이종족이 진짜 있진 않겠지?’

괜한 상상에 칼리안은 피식 웃었다.

이후로 나오는 물건의 출처는 대부분 이종족이나 드워프가 만드는 것으로 돌리기로 합의를 봤다.

드워프를 출처로 돌린 것은 소재만 대처하면 이곳에서도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공산품들이 대부분이었다.

앞으로 지구에서 오는 택배로 물품을 공수하는 것은 한계가 있을 것이다.

거기다, 환전률에 따른 단가의 차이도 있고 지구산 물품의 소재를 설명하는 것도 일일 테니, 가급적이면 이곳에서 만들어도 단가가 나오는 물건은 여기서도 드워프 형들과 따로 계약해서 주문할 생각인 칼리안이었다.

중국산 예술품과 도자기, 골동품 같은 것부터 장난감, 옷, 가구, 화장품과 주방용품, 생필품 계열의 것들과 자전거, 각종 공이나 스포츠를 즐기기 위한 장비, 악기 같은 취미생활을 즐길만한 것들까지.

하나하나 전시하다보니 어느새 전시실에는 더 이상 전시할 공간이 없을 정도로 다양하게 전시품이 채워졌다.

그것 뿐만 아니라 어제까지 준비했던 먹거리보다 더 다양한 음식도 준비되어 있었다.

다양한 간식뿐만 아니라 지구에서 공수한 차까지.

그리고 내일부터는 육식 위주인 네이더 왕국의 귀족들을 위해 햄이나 참치, 베이컨, 각종 육가공 식품도 조리해서 내놓을 예정이었다.

고기에 어울릴만한 소스도 따로 준비하고.

창고에 있는 다 전시하지 못한 물건들은 나중에 기회가 되면 따로 선보일 예정이었다.

“이상... 오늘 설명한 것은 내일까지 써서 드리겠습니다.”

“그럴 필요 없네. 오러 마스터가 되면 머리가 좋아지진 않지만, 단순히 암기하는 것은 잘할 수 있게 되지. 이미 다 외웠네.”

페이론 대공은 여유롭게 자신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두들기며 자신의 오러 마스터로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아, 그렇군요...”

하지만 칼리안의 머릿속에는 그저 렉오 좋아하는 순박한 아저씨다.

전시장을 만든 지 3일째.

페이론은 전시장 출입구 앞에 앉아 귀족들을 맞이해주었다.

“페, 페이론 대공 아니십니까?”

“그대는 나를 아는 것 같은데, 나는 그대를 잘 모르는군. 소개부터 해주겠는가?”

“아, 죄송합니다. 저는...”

귀족들은 입구에서부터 환영해주는 페이론 대공에 당황하는 듯했으나, 이미 그가 합류했다는 소문이 들었던 관계로 빠르게 신색을 회복했다.

인사를 마친 페이론은 다시 무관심한 상태로 돌아가 자리에 앉았다.

귀족들이 자리에 앉자, 우바의 식구들이 조리한 간단한 요리와 간식, 차를 내와 귀족들을 대접해주었다.

귀족들이 새로운 형태의 음식에 관심을 가지며 맛을 보는 사이, 입구 쪽에 있는 페이론 대공은 오러 마스터로의 감각을 십분 활용하여 그들이 어떤 음식을 맛있어 하는 지 관찰했다.

그러다 식사가 끝나고 전시된 물건을 궁금해하며 둘러보는 귀족들이 있으면 자발적으로 다가가 어떤 물건인지 알려줬다.

특히나 귀족들이 관심을 가졌던 것은 입구 옆에 설치해둔 전신 거울이었다.

“이 거울은, 정말 선명하군요. 대체 어떤 드워프가 만든 겁니까? 어떤 광물을 사용해야 이렇게 선명하게 모습이 드러나는 거죠?”

입구 옆에 설치해져 있었기에 귀족들은 들어올 때나, 나갈 때 자신의 모습을 한참이나 그 앞에서 비춰봤다.

“유리라는 광물로 만들었다고 하는군.”

“유리요?”

“여러 광물을 적절한 비율로 섞은 후 높은 온도에서 녹인 뒤 냉각하면 나오는 물질이라고 하오. 크리스털과 비슷하면서 다르다고 하더군.”

“허, 확실히 비슷하지만 다르군요. 특히나 이런 선명함이라니...”

이 세계에는 유리가 없었다.

거울은 광물로 만들었는데, 인간들이 구리를 닦아 만든 거울은 진한 안개가 낀 것처럼 모습이 흐리게 보였다.

그래서 귀족들은 드워프들이 만든 거울을 사용했는데 구리를 닦아 만든 거울보다 선명하긴 했지만, 닦다 보면 흠이 나기 쉬웠고 눈앞에 있는 거울보다 선명도가 떨어졌다.

“그런데 혹시... 어떤 광물을 녹인 건지도 아십니까?”

“그런 걸 내가 알리도 없고 그대에게 알려줄 리도 없지 않은가? 자네는 내가 누구라고 생각하는 건가?”

“죄, 죄송합니다.”

자기가 먼저 와서 설명했으면서, 페이론 대공은 간혹가다 다소 과한 궁금증을 나타내는 귀족이 있으면 화를 버럭 내버리며 오러 포스를 쏘아 보냈다.

그는 가더 왕의 동생이자 오러 마스터였다.

애초에 백작 이상쯤은 되는 귀족들이 간신이 그에게 말은 붙이는데, 화를 내고 오러 포스까지 쏘아 보내면 귀족들의 반응은 어떻겠는가?

그들은 합죽이가 되었고, 덕분에 페이론 대공은 곤란한 질문에 답변하지 않아도 됐다.

가끔 다음 귀족과 거래하기 위해 칼리안은 직접 전시실에 들러 귀족들을 픽업해가며 분위기를 살폈다.

다소 강압적인 분위기가 연출되었고 귀족들은 억눌려 있는 티를 팍팍 냈다.

하지만 칼리안은 그 모습에 만족스러워했다.

오러 마스터인 페이론 대공이 먼저 설명하면서 기를 죽여놓은 탓에 거래 도중에 자신이 관심 갖는 물건에 대해 꼬치꼬치 캐묻는 귀족은 없던 탓이다.

간혹 구매 의향을 내비친 사람도 있었는데, 아직 물품들을 정식으로 판매할 생각은 없었던 칼리안이었다.

구매 의사가 있으면 페이론 대공과 상담하라고 하면 귀족들은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아꼈다.

‘역시, 페이론 대공으로 하길 잘했어...’

그날 저녁.

칼리안은 페이론을 불러 귀족들이 어떤 물건에 관심 가졌는지를 물었다.

“거울을 비롯한 유리 제품이 인기 있고, 먹을 것으로는 초콜렛과 커피가 많이 나갔다고요?”

“그렇네. 예술품에도 큰 관심을 표현하는 이들이 있었지만, 보편적으로는 거울과 유리 제품에 관심을 가지더군.”

“예술품은 원래 취향을 많이 타죠.”

“먹을 건 반응이 그럭저럭이더군. 하지만 디저트로 내온 초콜렛과 달달한 커피는 많이 나갔네. 자네 말대로 소수긴 하지만 간혹 쓴 커피도 맛보겠다는 사람들이 있었지.”

“그렇군요.”

유리나 초콜렛을 만드는 법, 초콜렛의 주원료인 카카오를 재배하는 법과 커피, 헤이즐넛 등을 재배하는 법 등은 아카식 위키에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역시나, 이곳과는 기후와 토양이 달라서 아티팩트 몰의 소모품을 사용해야만 재배가 가능했다.

‘그럼 유리그릇과 거울, 카카오랑 커피를 다음 상품으로 해야겠다. 나중에 가더 왕이나 귀족들이 출처를 물을 수도 있으니, 가급적이면 이렇게 현지에서 만들 수 있는 것들이 좋지...’

“아, 그런데 다음부터는 귀족들이 어떤 것에 관심을 가졌는지 수치화해서 가져다주실 수 있겠습니까?”

“어떻게 해야 하는가? 평생 검만을 갈고닦다 보니, 그런 것에는 익숙치가 않아서 말이네.”

“제가 항목표를 작성해드릴 테니, 사람들의 관심 정도를 1에서 10으로 페이론 대공의 판단대로 숫자로 표시해서 한 칸씩 채워 넣으시면 됩니다.”

“알겠네.”

다른 귀족들에게는 어렵기만 한 페이론 대공이었지만, 그는 칼리안 앞에서 순한 어린양처럼 반발 없이 명령을 따랐다.

처음에는 형의 명령으로 와 하기 싫은 일을 하는 거였다.

하지만 서로 비밀을 공유하고 그 비싼(?) 렉오를 챙겨주면서 앞으로 보수까지 준다는 칼리안의 태도에 페이론은 그를 향해 크게 마음을 연 상태였다.

그리고 실적이 좋으면 돈을 더 준다는 말에, 렉오를 더 살 수 있다고 들뜨기도 했고.

“그런데, 종이도 아낄 겸 내가 기억해뒀다가 마지막에 따로 몇 명이 어느 정도 반응이었다고 정리만 해서 주면 되지 않겠는가?”

“그렇게 하셔도 되기는 하는데, 일일이 기억하시기 어렵지 않겠습니까?.”

“잊었는가? 나는 오러 마스터라네.”

페이론은 자신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두들기며 칼리안을 향해 웃어줬다.

자발적으로 일을 찾아서 한다는 그를 보면 칼리안은 조금 다른 오해를 하게 된다.

‘설마, 아슬라가 자기보다 더 세니까 아빠인 내게 잘 보이려는 건가? 아니면 있지도 않은 드래곤 마누라가 신기한 물건을 가져다주는 걸 보고는 내게 붙어먹으려고 아부를?’

칼리안이 생각하는 것처럼 불손한 이유는 아니었지만, 페이론 대공은 칼리안에게 잘 보이고 친해지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그런데 자네... 이후로 바쁜가?”

“별로 바쁘지는 않습니다. 장부만 정리하면 되거든요.”

“그럼... 내가 자네에게 지난번 받았던 죽음의 별 세트를 어제 완성했는데, 어디 한 번 보겠는가?”

페이론은 눈을 반짝이며 칼리안을 바라봤다.

“와? 그걸 벌써 완성하셨어요? 조립하기 되게 까다롭다고 들었는데...”

“후훗. 이래 봬도 신체의 극한에 도달했다는 소리를 듣는 오러 마스터가 아닌가. 그 정도는 갓 구운 스테이크 한 점 씹는 정도지. 그럼, 잠시만 기다리고 있게.”

그는 해맑게 미소를 짓더니 눈에 보이지 않을 빠른 속도로 밖으로 뛰어나갔다.

그리고 시간이 좀 걸리더니...

“미안한데 문 좀 열어주겠는가?”

칼리안이 입구의 천을 걷어주자, 페이론 대공은 몸조심하며 천천히 안으로 걸어들어왔다.

그의 손에는 회색 빛깔을 띠는 둥근 구조물이 들려있었다.

영화 ‘별들의 전쟁’에 나왔던 ‘죽음의 별’을 렉오로 재현한 작품의 완성본이었다.

“그런데 이 구조물은 참 신기하군. 의미 모를 아티팩트들이 잔뜩 있는 마법적인 요새같다고 할까? 파괴적인 강함과 동시에 아름다움이 느껴져. 허허. 참 좋은 작품 아닌가?”

“확실히 그런 느낌이네요... 그런데 정말 대단하시네요. 최근 바쁘셨을 텐데 시간을 쪼개서 이걸 완성하셨다니.”

“이 정도는 해줘야 오러 마스터 아니겠는가?”

칼리안의 칭찬에 페이론은 쑥스럽다는 듯이 머리를 긁적였다.

하지만 칭찬은 진짜다.

특히 ‘별들의 전쟁’이나 SF 장르에 대한 이해가 없는 상태로 처음보는 설명서를 글도 읽을 수 없는 상태로 그림만 보고서 만들었다는 소리다.

아무리 장난감이라지만, 이것은 페이론이 공간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미적 감각이 뛰어나다는 것을 의미했다.

‘원래 오러 마스터는 다 그런가?’

“그런데 말일세. 문제가 안 된다면, 내일부터는 전시장에 이것을 전시할까 하는데... 괜찮겠는가?”

“저는 상관은 없습니다만, 전시장에는 사람이 많이 들락거려서, 잘못하면 부서질 수도 있습니다.”

칼리안의 우려에 페이론은 인상을 찌푸리며 흉악하게 허공을 노려봤다.

“그렇게 되면, 그놈은 나의 분노를 맛봐야 할 것이네.”

“그건 좀...”

사람들에게 힘을 과시해 질서를 잡는 건 상관없지만, 그가 다른 귀족들과 싸우게 되면 장사에 지장이 될 큰 문제였다.

칼리안이 사색이 돼서 쳐다보자, 페이론은 이내 그를 돌아보며 씨익 웃었다.

“하하. 농담이네. 부서지면 다시 조립하면 되지. 만일 정말 그런 일이 생긴다면... 그때는 좀 더 다른 걸 시도해 보고 싶은 생각도 있고.”

“하하... 그렇군요.”

페이론 대공의 살벌한 농담에 칼리안은 속을 쓸어내리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각...

그때였다.

다그닥, 다그닥...

멀리서 빠른 말발굽 소리가 들려온다 싶더니, 어느새 캠프 안에 말발굽 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밖에 경비들이 없는 것도 아닌데.

페이론 대공은 조심스럽게 죽음의 별을 책상 위에 내려놓으며 언제라도 칼을 뽑을 수 있게 손잡이로 손을 가져갔다.

“아무 제재 없이 급하게 들어오는 것을 보면, 전장에서 오는 전령인 것 같습니다.”

칼리안은 페이론 대공을 지나쳐 천막 밖으로 나갔다.

그의 표정은 굳어있었다.

‘전쟁이 시작된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전령이 왔다는 것은, 전장에서 큰 변화가 있기 때문이라는 소리였다.

‘가문의 전쟁 기조가 솔선수범이라 아버지나 형이라면 앞에 나서서 전쟁을 이끌었을 텐데, 설마 그것 때문에...’

전령이 도달하길 기다리는 동안 칼리안은 어쩌면 가족에게 변고가 생긴 것은 아닐까 걱정을 했다.

“워워워!”

이히히히힝! 푸르르르...

가문의 문장을 달고 있는 말이 지휘소 막사 앞에서 멈춰섰고, 말에 타고 있던 전령은 땅으로 뛰어내려 바로 칼리안의 앞에 착지해 한쪽 무릎을 꿇었다.

“헉, 헉, 전장에서, 헉, 왔습니다!”

“무슨... 일인가.”

숨이 벅찼는지, 전령은 대답하는 대신 전서통에서 서신을 꺼내 칼리안에게 건넸다.

서신에는 아버지의 인장이 찍혀 봉인되어 있었다.

칼리안은 다급히 봉인을 뜯어 조심스럽게 첫 줄부터 읽어나갔다.


「아들아. 우리가 이겼다.」


분명 아버지의 필체였다.

“우리가... 이겼다고요?”

“후우... 그렇습니다. 오러 마스터이신 아루스 공자님께서 가임가너 백작의 목을 직접 베셨습니다.”

크게 심호흡한 전령이 자신이 직접 목격한 전장의 상황을 기쁘게 설명했다.

“형이 오러 마스터가 됐다고요?”

칼리안이 놀라서 소리쳤다.

“넵!”

전령은 어깨에 힘을 잔뜩 주며 자부심 어린 표정으로 크게 대답했다.

그런 전령의 말에 놀라는 건 칼리안 만이 아니었다.

“허, 무슨 이 가족은 정령사에 오러 마스터만 둘, 거기다 드래...”

페이론 대공은 끝말을 잇지 않고 다급히 얼버무렸다.


작가의말

오스왈드 가문 가계 및 전투력 현황.

가장 : 오스왈드 후작_전투력 26,550.

큰 아들 : 아루스_전투력 18,302

손녀 : 아슬라_전투력 87,451

막내 아들 : 칼리안_전투력 3.(한 달 전 전투력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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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033. 다 큰 어른이 아이 장난감에 관심을 가지면 벌어지는 일. +39 18.09.23 21,720 655 13쪽
32 032. 월척이구나. +24 18.09.18 23,763 632 17쪽
31 031. 아티팩트몰 상술 오지고요. +53 18.09.17 23,685 727 14쪽
30 030. 짜잔 페이론이 왔어요. +68 18.09.16 24,237 685 14쪽
29 [선착순 댓글 이벤트] 029. 속전속결. +225 18.09.15 24,522 698 15쪽
28 028. 칼리안, 거래를 하러 왔다. +20 18.09.15 23,973 668 12쪽
27 027. 맛집 무쌍! +36 18.09.09 26,880 745 13쪽
26 026. 어려운 상대였다. +33 18.09.09 27,200 744 17쪽
25 025. 아아, 이것은 지구의 마케팅이라는 것이다. +25 18.09.08 26,782 790 14쪽
24 024. 상업지구 속의 진주 +35 18.09.06 27,916 788 16쪽
23 023. 수도 도착 +20 18.09.05 28,094 708 8쪽
22 022. 위대한 물의 정령사 탄생 +25 18.09.04 28,804 769 12쪽
21 021. 내 딸은 ㄱr끔 정령을 다룬다. +33 18.09.03 29,480 791 12쪽
20 020. 너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까지, 너는 그저 R +42 18.09.02 30,390 774 19쪽
19 (이벤트) 019. 유지비, 너로 정했다! +120 18.09.01 31,221 781 16쪽
18 018. 말이 통하는 사람. +56 18.08.31 30,891 788 13쪽
17 (이벤트) 017. 알게 되다. +96 18.08.31 31,246 738 14쪽
16 016. 뒷수습 +34 18.08.23 35,185 809 14쪽
15 015. 무엇을 도와드리면 됩니까? +61 18.08.22 34,357 839 18쪽
14 014. 이게 우리 형이다! +24 18.08.21 34,291 827 13쪽
13 013. 내가 전설의 ○○○라고? +20 18.08.20 35,089 840 11쪽
12 012. 여행의 시작 +29 18.08.19 35,929 869 12쪽
11 011. 작업의 정석 +34 18.08.18 36,320 897 10쪽
10 010. 먹는 거냐? +46 18.08.17 37,572 929 14쪽
9 009. 그건 말도 안 됩니다. +40 18.08.16 38,246 949 9쪽
8 008. 제가 탈탈 털어드리겠습니다. (2) +29 18.08.15 38,623 900 14쪽
7 007. 제가 탈탈 털어드리겠습니다. (1) +6 18.08.15 38,517 896 10쪽
6 006. 보여줄게 완전히 달라진 나 +37 18.08.14 39,405 982 14쪽
5 005. 새로운 지식이 등록되었습니다. +45 18.08.13 40,559 935 15쪽
4 004. 열려라! 참깨! +11 18.08.12 41,824 927 10쪽
3 003. 똑똑똑. +19 18.08.11 42,641 904 9쪽
2 002.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 하고... +40 18.08.10 46,522 967 11쪽
1 001. 프롤로그 +47 18.08.10 52,088 803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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