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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신선이 되어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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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막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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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이 되어보렵니다. #29

DUMMY

삼일 차 경합전 과제를 전하기 위해 아카데미 행정관들이 부지런히 움직였다.

벌써 해가 지기 시작하니 서둘러야했다.

그들의 손에 든 문서는 경합전 최우수 학생을 가를 중요한 정보이기에 사전유출을 막기 위해 교장의 직인이 찍힌 채 봉인되어 있었다.

문서를 펼치면 직인이 사라짐과 동시에 문서의 글씨도 망가져 버린다.

특수한 잉크를 사용한 것이다.

이 특수 잉크는 연금술로 개발된 것으로 대륙의 모든 국가들이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성능은 검증됐다.


각 조의 감독관에게 문서가 전달될 시점에 분주히 움직이는 무리들이 있었다.

아카데미에서 급파된 교관과 경비 병력들이 경합전이 벌어지는 야산을 넘고 있었다.

미리 테드라 절벽 인근에 자리 잡아 안전사고에 대비하기 위함이었다.


병력이 이동하는 대열에는 호드 교장과 플로닌 수석도 있었다.

플로닌 수석이 멀리 시선을 두었다.

어렴풋이 보이는 테드라 절벽 지역을 바라보던 그가 걱정스레 물었다.

“테드라 절벽까지 가야 몬스터를 사냥할 수 있는 건 이해하겠습니다. 그런데 비교적 안전한 칼라발 부대에서 최종전이 치러지는데 굳이 이런 과제를 시행할 이유가 있을까요? 테드라는 왕실에서도 포기 했을 만큼 불완전하고 위험한 지역입니다. 위험성으로 볼 때 역대 경합전 중 최고 난이도가 아닐까합니다.”

“이해하네. 나도 밤잠을 설치면서 고민해서 내린 결과야.”

“일주일간 병사들을 데리고 생존하는 것으로도 아이들은 벅차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3일차에 들어선 39인에 관련된 상황을 대략적으로 파악하고 있었다.

대여섯 조만 빼면 제대로 먹을 것도 구하지 못하는 실정.

확실히 일주일간 생존하는 것만으로 버거운 조들이 많았다.


“다 생각이 있네.”

“······.”

호드 교장이 의미모를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자네말대로 먹을 것도 제대로 구하지 못하는 아이들이야. 테드라 절벽까지는 장성들도 넘어오기 힘든 산을 수차례 넘고 험지를 돌파해야 하네. 그 애들이 테드라 절벽까지 도착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그 말씀은?”

“테드라 절벽 초소까지 도착도 하기 전에 제 풀에 쓰러져 경합전을 포기할 거란 말일세.”

“아!”

“그러니 자네가 생각했던 것만큼 위험하진 않네. 난 지금 오랜만에 젊음을 되찾은 것 같아. 가슴이 불타오르고 있다고 설명하면 되나? 반드시 내 눈으로 확인해 보고 싶네.”

“아론 군을 말씀하시는군요.”


호드 교장은 이미 경합전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최우수 학생은 이미 정해진 것이나 마찬가지니까.

아론은 플로닌 수석에게 검법을 가르쳤다.

그것은 아론이 이미 1급 혹은 그것을 넘어 로얄 나이트의 경지에 들어섰다는 것이다.

그런 아이가 참가한 경합전의 결과보다는 아론이 드래곤인지에 대한 사실 확인이 더 중요했다.


“손님도 모셔왔으니 이번 기회에 그 아이의 진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걸세.”

“누구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마침 그 분이 영주성에 머물고 계시더군. 영주님과 함께 내일쯤이면 도착하실 거야.”

“영주성에 머물고 있는 손님이라면··· 아! 혹시 왕실 마법대 부단주님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그렇다네. 아론 군은 내년에 마탑으로 가지. 부단주께서 이곳에 볼 일이 있어 왔는데, 겸사겸사 아론 군을 미리 만나보고 싶어 하시더군. 그 분이라면 한 눈에 알아보시겠지.”


마법대 부단주면 교장과 절친한 사이라 알고 있었다.

플로닌은 아카데미에서 3년을 근무했지만, 교장이 어떤 사람인지 파악할 수 없었다.

그는 속내를 알 수 없는 사람이었다.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지켜볼 일이었다.

--

아론은 더 이상 혼자 야영지를 이탈해 수련하지 않았다.

갈망하던 정령소환에 성공했기에 일단은 일차적인 목표를 이뤘기 때문이다.

기대했던 4대 원소의 정령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없지 않았다.

뜬금없는 어둠의 정령이라니.

4대 정령에 대한 정보는 어느 정도 공개된 반면 어둠의 정령에 대한 정보는 전무했다.

둘 사이에서 힘 차이는 모르겠으나 분명한 것은 마공을 익히지 않으면 하급 정령조차도 자신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리고 자신의 몸에 옅게 배긴 마기 때문인지 몰라도 4대 원소 정령을 부르기엔 무리가 따른다는 결론을 냈다.

아마도 몸에 있는 티끌만한 마기까지 없애버리지 않는 이상 4대 원소 정령을 소환하는 것은 힘들 것 같았다.

정령술을 대성할 유일한 길은 어둠의 정령과 함께 하는 것인데, 아직은 마공을 익힐 생각이 없었으니 당분간 정령술법에 대한 수련은 그만 두기로 했다.


네 명의 학급 대표들이 약속대로 경합전을 포기했다.

경쟁자를 줄일 수 있었다.

바지에 오줌을 지린 만체스는 끝까지 버티려다가 주변의 싸늘해진 시선들을 인식하고서야 고개를 들지 못하고 짐을 쌌다.


‘음. 다음 과제가 꽤 위험한가 보군.’


아론은 야산 주위로 수십의 병력이 이동하는 것을 감지했다.

그것은 곧 과제 지역이 불완전하거나 위태하다는 것이다.


마침 드쿤과 듀란이 삼일차 과제를 들고 아론을 찾아왔다.

봉인된 편지를 건네받은 아론은 과감하게 찢어 내용을 확인했다.


‘테드라 절벽에서 몬스터를 사냥한 만큼 가산 점수를 주는 군. 나머지 십인장들이 눈에 불을 켜고 사냥에 나서겠어.’


생존과 동시에 사냥까지 해야 한다.

더구나 테드라 절벽 지역까지는 굉장히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한다.

산봉우리를 몇 개를 넘어야 할지도 모를 험준한 여정이 될 것이다.

식량 확보가 되지 않으면 경합전이 끝나는 날까지 도착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중도에 대부분 조들이 경합전을 포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써 병사들이 목책까지 세우고 방금 네 명을 탈락시켰는데, 크게 도움은 안 될 것 같았다.

그래도 모두 기록이 되고 있으니 가산 점수는 받겠지.


‘그런데 이상해. 내가 아는 테드라 절벽은 인간이 접근하지 못하는 곳인데.’


감독관에게 직접 과제를 전달받은 아론은 병사들에게 오늘 밤까지 푹 쉬고 새벽 일찍 떠날 채비를 하라 일렀다.

그리고 내일부터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에 대해 깊이 고민했다.

--

“모두 준비됐나?”

“다 됐습니다.”

남은 식량을 챙겼고, 허리에는 물주머니까지 든든하게 매여 있었다.

병사들의 상태는 최상에 가까웠다.

“다음 과제를 위해 테드라 절벽으로 향한다. 목표는 그곳에 서식하는 몬스터 사냥이다.”

그 당당해 보이던 병사들의 표정이 조금씩 흔들렸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위험해 보였던 것이다.

가보지 않은 자들은 모른다.

왜 테드라 절벽 지역이 아직 미개척지역으로 남았는지를.


“설마 테드라 지역으로 들어가는 건 아니겠죠? 절벽을 건너지도 못할 것 아닙니까?”

병사의 질문에 아론은 수긍했다.

“그렇다. 내가 알기론 불가능하다. "

"왜 그곳까지 가야 합니까?"

"아카데미에서 충분히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가봐야 알겠지만 그 전에 몬스터를 만난다면 굳이 안쪽으로 들어갈 이유는 없겠지. 너희들이 위험한 상황에 놓일 일은 없을 테니 안심해."

그제야 병사들의 불안감이 사그라들었다.


아론이 선두에 서서 산행을 했다.

아직 해가 뜨기 전이라 으스름한 가운데서도 아론은 가장 가깝고 좋은 길로 십인 병사를 이끌었다.

그렇게 체력이 다하면 쉬었다가 이동하기를 몇 차례.

해가 뜨고, 다시 산 너머로 질 때서야 경계 초소가 보였다.

이동하는 데만 하루가 꼬박 소비된 것이다.

미리 먹을 것과 마실 것을 준비하지 않았다면 험준하고 가파른, 그리고 이토록 먼 거리를 단숨에 돌파하지 못했을 것이다.

병사들이 잘 따라와 준 것이 천만 다행이었다.

그곳엔 미리 도착한 아카데미 병력이 보였다.

테드라 절벽을 앞에 두고 세워진 초소는 혹시 모를 절벽 너머의 존재들을 감시하기 위해 존재하는 곳이었다.

초소는 통신을 담당하는 마법사 한 명과 병사 다섯이 한 팀이 되어 경계근무를 하고 있는데, 오늘은 아카데미 병력들이 합류해서 주변이 꽤나 혼잡했다.


“이 넓은 지역을 감시하는 게 저 초소 하나라고?”

아론이 의아해 묻자 병사 하나가 재빨리 대답했다.

“어차피 절벽 뒤에 서식하는 몬스터나 야만인들도 건너오지 못하니 왕국에서도 괜한 인력과 예산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고 본 것입니다.”

아론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아무리 미개한 몬스터고, 야만인이라고 하더라도 그들 중 절정의 고수들이 여럿 있다면 단번에 왕국의 뒤를 칠 수 있는 위치였다.

방심은 화를 부르는 법인데, 부대나 왕국의 대처가 참으로 어리석다.

자신 같았으면 왕국의 실력 좋은 기사들을 보내 절벽 너머의 존재들을 쓸어버리고 후환이 될 만한 것을 제거했으리라.


까마득히 펼쳐진 절벽지대를 눈에 담은 아론.

책에 나온 내용대로 신이 거대한 도끼로 평평한 땅을 장작 패듯 찍어버린 것 같았다. 절벽 아래는 심연의 공간이라 한 번 빠지면 절대 다시 올라올 수 없을 정도의 깊이라고 전해진다.

“재미난 곳이군.”

신비스러운 곳.

직접 들어가 보면 재미난 것들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초소에 도착하니 교장이 마중 나와 있었다.

“역시 가장 먼저 도착했군. 아론 군, 이쪽으로 오게.”

교장은 초소 건물로 아론을 불러 둘만의 자리를 가졌다.

“교장님께서 어찌 여기까지 오셨습니까?”

“명색이 아카데미의 큰 행사라 할 수 있는데 최종 경합전의 끝을 지켜보는 건 당연하지 않은가.”

“그렇군요.”

“여기까지 오는데 힘들었을 텐데 좀 쉬고 이야기 할 텐가?”

“전 괜찮습니다. 하실 말씀이 있습니까?”

“내일 마탑에서 손님이 방문하시네. 자네가 내년에 입문할 마탑의 부의장이자 왕실 마법부대의 부단주님 시기도 하지. 카느제드 앙게츠 6서클 마법사님이시다. 시간이 되면 잠시 만나 볼 수 있겠느냐?”

“경합전 중이라 힘들겠습니다.”

호드는 그냥 예의상 물어 본 것이었다.

왕실 마법사단을 이끄는 부단주인데 당연히 영광스러워해야 할 일이 아니던가. 거절할 줄은 눈곱만치도 생각지 않았다.

“정말 어디로 튈지 모르겠구먼. 경합전 때문이라면 이미 자네의 승리가 확실해 보이는데?”

“아직 경쟁자가 남았습니다.”

“누구 말인가?”

“서너 조 정도는 반나절 후면 여기까지 도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몬스터를 충분히 잡아 점수를 확보해놓고 테드라 절벽 지역 구경 좀 하려면 시간이 빠듯합니다.”

“테드라로 들어간다고? 그건 자살 행위일세. 인간의 몸으로는 저 절벽들을 넘을.....”


말을 하던 호드가 자신이 실수를 했다는 것을 깨닫고 말을 잇지 못했다.

아론이라면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괜히 허튼소리를 할 아이는 아니니까.

자신을 지그시 바라보는 아론과 눈을 마주치며 호드가 물었다.

“테드라 지역은 절벽이 형성된 곳만 수천 개에 이르지. 정말 등에 날개라도 돋았나?”


테드라는 날개가 없다면 불가능하지만, 있다면 너무도 쉽게 통과할 수 있는 지대이기도 했다.

전에 아론이 언급했던 날개.

인간이 등에 날개가 돋을 수 있다는 것은 인간으로 변신한 드래곤이라면 가능하다. 그것은 곧 아론이 스스로를 드래곤이라 인정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 호드였다.


“그게 언제가 될지 저도 장담 못합니다.”

사람 말이라는 것이 해석하기 나름이었다.

호드는 단단히 착각하고 있었다.

드래곤으로서의 정체를 드러내는 시기가 언제인지 모른다는 말로 들린 것이다.


‘역시 내 예감이 맞았어.’


낭중지추라 하지 않았는가.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은 눈에 띌 수밖에 없었다.

--


아카데미측은 몬스터 사냥의 허용범위를 테드라 지역의 초입과 그 인근으로 범위를 한정했다.

그 안쪽으로는 진입하지 못하게 아카데미 병력들이 배치되었다.

이해하지 못하는바 아니지만 아론은 그런 결정이 못마땅했다.

‘교장이 내린 지시겠지.’

그의 속내를 대략이나마 짐작은 하고 있었다.

6서클에 이른 고위급 마법사로부터 자신의 정체를 알아보고 싶어 했을 터.

그 이유가 아니라면 높으신 양반이 이런 험한 지역까지 직접 걸음을 할 이유가 없었다.

‘교장을 잘만 이용하면 괜찮은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겠어.’

교장은 최근 자꾸 드래곤을 언급하며 자신과 비교하고 있었다.

처음엔 흘려들었는데 황당무계하게도 그게 진심이라는 것을 오늘 제대로 느꼈다.


작가의말

재미난 일이 벌어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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