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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신선이 되어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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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막선생
작품등록일 :
2018.08.16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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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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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8.22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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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이 되어보렵니다. #7

DUMMY

늦은 밤 던버는 얼큰하게 취한 채 귀가했다.

술 냄새를 풀풀 풍기며 그는 아론을 찾았다.

“아론! 내 아들 어디 있느냐!”

아론이 물 한 사발 들고 던버에게 내밀었다.

“많이 드셨네요.”

“그래. 우리 아들 자랑 좀 한다고 기분이 좋았다. 근데! 사람들이 왜 내 말을 안 믿는 거지?”

“무슨 일 있었습니까?”

“내 아들이 혼자서 곰도 잡고 늑대도 사냥했다고 말했더니 뭐? 여덟 살짜리가 무슨 힘이 있냐고 헛소리 하지 말랜다. 하하하... 아무리 설명을 해도 귓구멍을 막더라고. 내가 늙었다고 무시하는 게야. 썩을 놈들.”

“늙기는요. 아버지처럼 건장한 자가 마을에 몇이나 있겠어요.”

“그렇지? 흐흐흐. 자식들, 배가 아픈 거지. 어떤 놈이 널 납치해서 키우고 있다느니, 부려먹고 있다느니 하는데 너 그런 소리 들으면 바로 아버지한테 알려라. 당장 찾아가서 면상을 후려 갈겨 버릴 테니까. 하하하하.”

던버는 그렇게 푸념을 해대고, 혼자 웃으면서 술집에서 있었던 일들을 쏟아내더니 침대에서 결국 골아 떨어졌다.

아론은 애잔한 눈으로 던버의 얼굴을 바라보고서는 그를 바르게 눕히고 이불을 덮어주었다.

“아론... 냠냠... 넌 반드시 성공해라. 기사가 되어 떵떵 거리며 살아야 한다...”

그의 잠꼬대에 아론이 씁쓸하게 웃었다.


던버가 마을에서 떨어진 곳에 외롭게 사는 것도 다 이유가 있었다.

누군가가 이간질을 했는데 그 소문이 사실인 것처럼 사람들에게 인식되었다.

사람들은 던버에게 손가락질 했고, 던버는 억울하게 도망쳐야 했다.

용병시절 상단의 수송 호위 의뢰를 맡은 적이 있다고 한다.

산맥을 넘어가는 도중 애석하게도 꽤 많은 몬스터 떼를 만났는데 호위가 감당할 수준을 넘어 전멸의 지경까지 이르렀다.

던버는 동료를 배신하고 혼자서 살아 돌아왔다고 한다.

동료들을 몬스터의 미끼로 던져놓고 그 사이 빠져나왔다는 소문이 돌았던 것이다. 그 이후 의리를 저버린 배신자로 살게 된 던버는 의뢰가 더 이상 들어오지 않아 용병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산맥과 가까우면서 마을과 그리 떨어지지 않은 이곳에 손수 집을 지어 사냥을 업으로 삼고 생활한다.

그런 소문으로 인해 기사시험조차 치르지 못하게 된 것이 지금까지 한이 된 듯하다.

아론은 던버가 동료를 방패막이 삼을 정도로 냉정한 인물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억울한 누명을 아직도 벗기지 못하고 혼자 쓸쓸히 이곳에서 지냈으니 얼마나 외롭고 힘들었을까.

그가 아론에게 정을 많이 주는 이유를 알 것 같기도 했다.


--


아론이 열 살이 되던 해.

유년시절은 전생과는 다르게 큰 고비 없이 물 흐르듯 순조로웠다.

단전엔 1갑자 반의 내공이 잠들어 있고, 이미 절정의 문턱을 넘긴 아론은 이례 없는 성장을 기록 중이었다.

아론은 약속대로 씨스룬의 검술 아카데미에 입학을 했다.

사실 원서를 내고 아카데미 입학 합격통보서를 받기 전 까지 던버는 꽤나 초조한 나날을 보냈다.

평민들은 왕국의 하나 뿐인 검술 아카데미에 자식들을 못 집어넣어서 난리법석을 떠니 입학에도 경쟁률이 상당했다.

한정된 정원을 한참 넘은 입학원서가 접수되어 불가피하게 피 말리는 경쟁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같은 평민이라고 할지라도 대부분 있는 집안 자식들이고, 조기교육을 받고 왔기 때문에 자칫 아론이 입학을 못할 수도 있었다.

그런 걱정이 기우였다는 듯 아론은 합격증을 들고 찾아온 것이다.

평범한 열 살짜리 아이라면 몰라도 사실 아론에게는 자격시험 범위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시험관과 대륙의 역사, 전투와 전술에 관해 문답을 하고, 검술에 대한 이해도에 대한 필기시험을 거친 후, 실전 테스트에서는 무거운 중검을 들고 짚으로 만든 허수아비를 베는 것으로 자격시험을 마칠 수 있었다.

합격통지서를 받아든 날, 던버는 술집으로 달려갔고 마을 사람들에게 자랑을 늘어놓았다.

최초 아카데미는 순수하게 귀족 자제들을 육성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관이라 그들이 최우선 선발 대상이었다.

근래에 들어서야 아카데미는 평민도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신분계층이 뚜렷한 곳이라 귀족과 평민은 각기 다른 건물과 장소에서 교육을 받게 된다.

가르치는 교관과 선생도 실력차이가 났고, 학습의 질과 대우도 차별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민이 신분상승을 꾀할 수 있는 몇 없는 길이기에 매년 수많은 아이들이 아카데미에 몰리곤 한다.


던버 때문도 있지만 아론은 아카데미에 입학을 결심하게 된 이유가 따로 있었다.

이곳은 왕국의 권력자라 일컫는 왕족과 귀족들의 자제들이 모이는 곳이다.

그들을 구워먹든 삶아먹든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기 위함이다.

물론 그 지위가 높을수록 아론의 먹잇감으로 확고히 찍힐 것이다.

무조건적으로 힘으로 누르는 것은 많은 반발을 불러오고 뒷수습을 하는 것도 고단한 법이다. 그렇지만 권력을 가진 자들이 뒤를 봐주면 손발이 편하고 몸이 자유로워진다.


중원에서 교주의 자리에 올랐을 때가 그랬다.

부교주를 비롯해 다섯 장로들과 서열 100위 안에 드는 마교의 실세들이 잡스런 일을 처리해준 덕분에 아무 생각 없이 수련하고 싸우기만 해도 자연스럽게 천하는 손안에 들어왔다.

일반 평민이 언제 귀족의 얼굴을 보겠으며, 대화를 나눌 기회는 평생 몇 번이나 되겠는가.

장차 성인이 되어 가문을 세습할 어린 양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었다.

그런 친분과 인맥을 이용해 빠르게 자리를 잡을 것이고, 나아가 대륙을 평정하고 그 누구도 자신을 건드리지 못하게 만드는 것을 아론은 일차적인 목표로 삼았다.

모든 것을 이룬 후, 여생은 신선이 되기 위한 수련에 전념하기로 했다.


그렇다.

선한 사람이 되어 천국에 가는 것보다 화경, 현경, 생사경을 넘어 신화경의 경지에 이르는 것이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아카데미는 기본 6년간의 과정을 기준으로 두고 성취에 따라 일찍 졸업할 수도 있고 늦게 졸업할 수도 있다.

6년은 시간 낭비였다.

3년 안에 몇 가지 생각해둔 목적을 이루고 졸업할 것이다.



정문을 넘어 검문소를 거친 후, 아카데미로 첫 발을 디디는 날.

직접 눈으로 바라보는 아카데미의 정경은 깔끔하다는 느낌을 가장 먼저 받았다.

정원이나 잔디밭, 그리고 각종 조형물과 시설이 티 하나 없이 각이 잡히고 손질되어 있었다.

아카데미.

학생들이 마나와 검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수준에 이르게 하고, 역사와 교양, 전쟁과 정치, 경제와 외교 등의 다양한 학문을 습득하여 지식인으로 거듭나게 하는 것이 아카데미의 존재 이유였다.

1학년은 기초 검술과 마나에 대한 개념을 이해하고 느끼는 단계.

2학년은 중급 검술과 마나를 체내에 축적하고 제어하는 단계.

3학년은 상급 검술과 마나를 실전 활용하는 단계.

학문 수업은 전 학년 공통적으로 적용된다.

1년 과정마다 한 단계씩 진급하는데 만약 요구하는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진급이 보류된다.

성취가 빠르면 3년 안에 졸업이 가능하고 10년 안에 졸업하지 못하면 강제퇴출 당하게 된다.

겉으로는 이렇게 나뉘었지만, 아론의 입장에서는 수준미달이었다.

건질 것이라고는 학문수업.

발카라스 대륙의 전반적인 이해도를 높이기에는 좋았다.

듣자하니 왕국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규모의 도서관이 있다고 하니 책을 통해 많은 것을 습득하리라.


“신입생 여러분, 절 따라오세요.”

지적으로 보이는 여검사가 관계자 다섯과 함께 십일기 평민 신입생들을 인도했다.

백년 역사에 평민이 아카데미에 입학할 수 있었던 것이 고작 십일 년 전부터였다.

입학식인데 아직까지 귀족들 얼굴도 보지 못했다.

태양광이 반사되어 번쩍번쩍 대는 고층 대리석 건물들이 건너편으로 보였다. 하지만 중간에 울타리가 쳐져 있었다.

울타리 너머는 귀족들이 머무는 A 구역.

평민과 귀족이 따로 수업을 받는다는 것이 실감나는 순간이었다.

아카데미는 크게 귀족들이 교육 받는 A구역과 기타 평민들이 교육 받는 B구역으로 나뉜다.

졸업을 할 때까지 두 집단이 만나는 일은 거의 없다고 알고 있다.

기숙사를 배정 받은 신입생들은 첫날은 각자의 방에서 휴식을 취했다.

기숙사 방은 침대와 개인 책상, 옷장과 서랍장이 전부인 단조로운 방이었다. 다른 건 몰라도 1인실이라 아론은 흡족해했다.


다음날 기본 교과 서적을 지급받은 신입생들은 교장의 인사와 함께 간단한 신입생 환영회에 참석했다.

클래스가 높은 학생들이 아카데미의 이곳저곳을 데리고 다니며 지리를 익히는데 도움을 주었고, 학기를 책임질 교관과 교수들과 인사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으며, 지켜야할 학칙을 교육받는 것으로 오전 일과를 마쳤다.

신입생들은 하나같이 초롱초롱한 눈으로 배우려는 자세에 임했는데 아론은 이렇게 무의미하게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답답하기만 했다.

오후가 되어서는 신입생들을 위해 준비한 상급자들의 장기자랑도 있었다.

상급검술을 선보이기도 하고, 여러 명이 협공하는 진법을 보여주기도 한다. 명궁으로 알려진 자가 20미터 거리의 콩알 크기의 열매를 맞추기도 했다.

아론의 관심을 끈 것은 초빙된 마법사가 마법을 시현할 때였다.

그의 손위로 불덩어리 2개가 생성되었을 땐 아론의 두 눈도 함께 크게 떠졌다.

마나를 이용해 발현한 다양한 결과물은 신선한 충격 그 자체였다.

불과 얼음, 대지와 바람.

마법은 자신이 생각지도 못한 대자연의 본질을 끌어내고 있었다.

마지막 무대는 이곳 검술학교 B구역의 최고의 실력자라 알려진 알버트 메도 경.

그는 서른일곱이라는 나이에 붉은 달 ‘체이드’라 일컫는 4등급 기사로, B구역 수석 책임교관직에 앉아 있는 자였다.

신입생들이 모두 모인자리에서 알버트는 검에 검기를 일으키는 오러 블레이드를 선보이며 검술을 펼쳐 보였는데, 모두가 환호하고 난리가 아니었다.

조명이 꺼진 상태에서 푸르게 빛이 이는 알버트의 검이 춤을 추듯 무대를 장악하니 흥분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아론만이 알버트의 검술을 조용히 바라보며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있을 뿐이었다.


‘무게가 실린 공격이긴 하나 검술의 완성도가 떨어진다. 실초와 허초가 구분이 되지 않고, 특히 찌르기 후엔 온 몸이 허점투성이다. 저 정도라면 이합 안에 제압 가능하다.’


아론은 혼자서 그렇게 분석하고 있었다.


작가의말

제 글이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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