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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신선이 되어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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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막선생
작품등록일 :
2018.08.16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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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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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8.25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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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이 되어보렵니다. #10

DUMMY

여전히 도서관에서 책에 파묻혀 독서삼매경에 빠진 아론에게 사서가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하루도 빠짐없이 도서관을 찾는 아론에게 조금씩 호기심이 일었던 것이다.

처음엔 단순히 갈 곳이 없어 도서관을 이용하는 줄 알았는데, 진지하게 책을 정독하는 아론의 모습에서 그가 진심으로 지식을 탐구하는 아이라고 여겼다.

아론이 보고 있는 책들은 성인들도 건드리기 싫어할 정도로 두껍고 난해한 책들이었다.

그런 책들을 벌써 수백 권을 넘게 읽고 있었다.

아론의 옆에 슬쩍 붙은 사서가 아론이 읽는 책을 훔쳐보았다.

‘대마도사 에르체 콜라이드의 저서 분자학!’

저 도서는 워낙 이해하기 어려워 마법사들도 읽다가 포기하는 책이다.

분자학은 마나의 분자 구조를 세분화하여 4대 요소로 승화되는 과정을 그린 이론인데, 우스운 것이 저 이론을 안다고 해서 마법을 사용하는데 별 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정론이었다.

저자가 역대 몇 없는 대마도사가 아니었더라면 이미 폐기되고도 남았을 책.

옆에 놓아둔 책은 어떤가.

‘생태 독의 종류와 해독, 면역체계와 독성물질의 발견. 발라카스 대륙의 독충과 독성동식물.’

기초를 건너뛰고 심화된 전문 서적이었다.

관련 기초서적은 모두 이해를 했단 말인가?

이제 열 살 신입생.

글을 깨우치거나 교과과목 공부도 벅차할 나이에 저런 도서를 읽고 있으니 사서는 아론이 어떤 아이인지 궁금했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고 있구나.”

“안녕하세요.”

“그래. 매일같이 보는데 인사는 처음이네. 헬루아라고 해.”

“아론입니다. 인사가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아니야. 이렇게 인사를 나누면 된 거지. 아론은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는 거니?”

20대 후반 사서의 목소리는 차분하면서도 다정다감했다.

단정한 옷차림과 반듯한 자세.

전체적인 인상이 호감이 갈 정도로 선하면서도 또렷하게 생긴 여성이었다.

아론은 읽고 있던 책에 책갈피를 올려두고 대답했다.

“전 마법에 흥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알면 알수록 그 끝을 알 수 없는 것이 마치 검술과도 같아요.”

“검술과도 같다고? 음··· 어쩌면 네 말대로 하나의 본질을 두고 그 방향성만 달리할 수도 있겠구나. 아론.”

“네?”

“혹시나 해서 묻는 건데 넌 그 책들의 내용을 이해하면서 읽는 거니?”

“물론이죠. 뜻을 헤아리지 못하고 글만 탐독한다면 문맹과 다를 바가 있겠습니까.”

“맙소사.”

그때까지만 해도 사서는 아론의 말을 믿지 않았다.

“불편한 건 없니? 내가 도와줄 수 있으면 도와주마.”

“마법서요. 혹시 구할 수 없을까요?”

“마법서라면?”

“1서클부터 지금까지 확립된 고위급 마법까지 정리된 마법서를 말하는 겁니다.”

마법서는 당연히 마탑이나 마법연합의 지부에서만 취급한다. 혹은 다른 곳에 보관되어 있다면 일반인의 접근이 허락되지 않은 곳에 철저한 보안 속에 보관되어 있다.

그래도 일반인이 구할 수 있는 마법서는 존재한다.

마법학회에서 인정받지 못한 B급 비서.

학회가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은 것이라 신뢰도가 떨어지고 질이 떨어질 수도 있다. 어쩌면 완전 쓸모없는 것일 수도 있다.

“음... 있긴 한데 예전에 집필된 것이야. 물론 학회의 검증을 받지 못한 것이고.”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현재 개선된 사항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어. 도서관에 들어온 것이 아마 암시장에서 떠돌아다니던 걸 도서관장님이 가져 오신 거야. 그거라도 필요하면 구해 줄 수는 있어.”

“좋습니다.”

“근데 마법서는 왜 필요해?”

“마법 좀 써보려고요.”

“?”

헬루아는 신기한 신입생 하나가 입학한 것에 재미난 듯 피식 웃었다.


--


아카데미는 어느덧 1학기를 마무리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론의 생활은 여전했다.

수업은 튀지 않는 한도에서 딱 필요한 만큼만 하고, 나머지 시간은 도서관에서 보냈다.

필요했던 정보와 지식은 웬만큼 얻었다.

아론은 나태해지기는커녕 언제부턴가 전에 없는 진지한 눈빛으로 더욱 높은 집중력을 겸하며 책을 보고 있었다.

헬루아가 도서관장에게 허락을 받아 가져온 실전 마법서.

천부적으로 타고난 신체 외에 마나를 다루는 능력이 특출한 자만이 마법사가 될 수 있다. 마법사는 기사와는 다르게 마나홀의 위치가 심장에 위치하며 그 형태가 하나의 고리로 형성된다.

그에 맞추어 마법은 발전했고, 검술은 검술대로 발전하여 기사의 오러와 마법사의 마법은 공존할 수 없게 되었다.

까다로운 조건을 갖춘 자만이 마법을 현실에서 펼칠 수 있게 해주는 이론과 공식을 다룬 비법서.

출처를 알 수 없는 B급 마법서지만 아론은 그것을 충분히 감안하고 책을 읽고 있었다.

기초적인 마법이 담긴 1써클 마법서의 두께가 한 뼘 길이다.

이런 두께의 책 3권을 모두 이해하고 실전에서 발현할 수 있어야 1써클을 마스터했다고 할 수 있었다.

마법사들의 경우 2써클에 접어들면 심장의 고리가 하나 더 생성되며 마력도 덩달아 상승하게 된다.

단전의 내공을 중심으로 기운을 쏟아내는 아론의 경우 어쩌면 이 세상의 마법공식이 전혀 먹히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렇지만 기(氣)라는 것이 대자연에서 자연스럽게 흐르는 힘이고, 그 본질은 똑같다.

마법을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여기지 않았다.

가능성이 있기에 아론은 지금까지 도서관에서 비서를 보며 매달리고 있다.

아론의 책상에는 마법서가 키보다 높이 쌓여 있었고, 손에는 이미 3써클 마법서의 책장이 넘겨지고 있었다.

암시장에서 거래되던 마법서라 깊게 팔 이유가 없었다.

아론은 마법의 발현에 대한 전체적인 맥락만 짚고 그 기초만 알아낸다면 나머진 응용하여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할 참이었다.

전생에 생사경의 경지에 오른 후 스스로 무공을 창조한 것처럼.

‘기의 운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대자연의 힘을 이끌려면 복잡한 술식의 조합의 뒤따라야 하는데 그 술식이 너무도 복잡하고 마법사가 보유한 마나에만 특화되어 만들어져 있다. 협회의 공증 받은 마법서가 있으면 좋으련만. 어디까지 믿어야하는지 모르겠구나.’

아론은 손바닥을 폈다.

화르륵.

뜨거운 불길이 솟아오르고 주먹을 쥐자 공중으로 비산한 화염마법이 불꽃이 되어 흩어졌다.

다시 주먹을 펴자 손바닥 위로 뇌전이 번쩍인다.

누가 그런 아론의 모습을 보면 놀라 거품을 물고 쓰러질 광경이었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는 불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뭔가가 빠졌어.’

기존에 읽었던 역사서나 마법에 관련된 기록과 비교해 보면 정도의 차이가 극명하게 났다.

내공의 소모대비 위력이 너무 떨어진다.

자신이 수집한 정보와 확실히 다르다.

탁!

3써클 마법서를 덮어버린 아론은 고개를 저었다.

이 책으로는 더 이상 진전이 어렵다는 결론을 냈다.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어느 정도 마법의 원리에 대한 개념이 잡혔으니 깊이 있게 생각하고 진리를 따져보면 해답이 나오리라.

아론은 처음으로 도서관이 문을 닫기 전에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이제 1학기 기말시험을 치르면 방학시즌이 된다.

방학동안 던버에게 갈까했지만 아론은 아카데미에 온 목적을 조기에 이루기 위해 방학을 활용할 생각이었다.

도서관에서 더 이상 읽을 책이 없다는 것도 영향을 주었지만.

무슨 생각인지 외출증을 발급받은 아론은 씨스룬의 가장 번화한 시장으로 향했다.

그 중 대륙 각지에서 들여온 약초를 취급하는 상점에 들른 아론은 진열된 것들을 눈으로 보고, 만져도 보고, 냄새도 맡아보며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

중원과 달리 대부분 외상과 관련된 상처치료 약초들을 취급하고 있었고, 내상에 쓰이는 약재는 그 품목이 적었다.

마법이 발달한 곳이라 그런지 약초의 효용에 대해 발라카스 대륙은 중원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하는 지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다시 아카데미로 돌아온 아론이 찾은 곳은 1학년 교무실.

10여 명의 교관들과 교수들이 듬성듬성 자리를 잡고 사무를 보고 있었다.

아론은 담당 검술교관인 에슐리를 찾았다.

자신을 찾아온 아론의 모습에 의외인 듯 에슐리가 놀라 물었다.

“이게 누구야? 아론이 여긴 웬일이니?”

“물어 볼 게 있습니다.”

“상담은 언제든지 환영이야.”

“혹시 아카데미 학생들을 해치려는 세력들이 있습니까?”

검술에 대해 논의하려고 온 줄 알았는데 뜬금없는 질문에 에슐리는 한참 눈만 끔뻑거렸다.

“그런 일이 가당키나 하겠니? 아카데미는 왕실직속 기관이란다. 즉, 아카데미를 해하려는 자가 있다면 국왕폐하에게 검을 들이미는 것이나 마찬가지지. 무슨 말인지 알겠지?”

“······.”

그런 아카데미가 벌써 적의 암습에 녹아내리고 있는 것은 어찌 설명할 것인가.

교관들마저도 음식에 독이 흘러들어오고 있는 것을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다.

꽤 많은 시간이 흘렀는데도 눈치조차 채지 못했다는 것은 무능력의 극치다.


아론은 더 이상 이 일을 묵과할 수 없었다.

교무실을 찾은 이유도 이제 슬슬 조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함이다.

시간이 더 흐르면 걷잡을 수 없는 파장이 일어날 것이고, 그것은 곧 아론의 졸업이 미뤄질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지금이 적의 존재를 알리기 좋은 적기였다.


“교장님을 뵙고 싶습니다.”


교장은 말 그대로 아카데미의 최고 책임자이자 어른이라 할 수 있다.

에슐리 조차도 교장을 만나는 일이 쉽지 않았다.

“무슨 일이 있는지 나한테 먼저 설명해 줄래?”

아직 극소량의 독들이 체내에 쌓이는 중이라 눈으로 증명해주는 것은 어렵다. 다만 아론의 손에 들린 약초는 그것을 증명해 줄 것이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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