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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신선이 되어보렵니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판타지

까막선생
작품등록일 :
2018.08.16 20:50
최근연재일 :
2018.09.2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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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8.27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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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신선이 되어보렵니다. #12

DUMMY

다음날 새벽.

아론은 조용히 기숙사를 빠져나왔다.

기숙사 입구에 두 명의 검사가 마중 나와 있었다.

“네가 아론이야?”

“그렇습니다.”

“수석 교관님께서 기다리고 계신다. 따라와라.”

추적 팀에 아론이 합류했다.

호드 교장에게 몇 가지 요구를 한 아론은 거저 먹지 않겠다며 한 가지 제안을 했다.

독을 푼 암살자를 잡아 주겠다는 제안.

호드 교장은 아론이 날개 이야기를 꺼냈을 때 정신상태를 의심하긴 했지만 오랜 고심 끝에 허락했다.

대신 조건이 붙었다.

범인을 잡는데 일조한다면 마탑에서 1년간 정식 마법사들과 함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을 얻을 수 있게 힘을 써보겠으며, 다음 학기부터 A구역에서 수업을 받게 해주겠다는 것이다.

반대로 추적 팀에 합류하여 결과를 얻지 못하거나 방해가 되면 마탑 입문이나 마법서 열람 건은 없는 걸로 하기로 했다.

호드 입장에서는 손해 볼 것 없는 장사였다.


'마탑은 반드시 가 볼만한 곳이다.'


다른 건 몰라도 아론은 궁극의 경지에 이르기 위해선 마법의 비중이 크다고 믿고 있었다.

무림에서 도달한 생사경과 더불어 대마도사의 경지까지 더하면 어쩌면 신선이 되는 길이 보이지 않을까하는 그런 믿음.

마탑에서 생활할 수 있으면 더 빨리,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기 때문에 아론은 과감하게 결단을 내렸다.


아카데미 검문소 옆 정원에서 기척을 죽인 그림자들이 하나, 둘씩 모이기 시작했다.

A구역 수장이자 수석책임교관 플로닌 테이론과 B구역 수석 알버트 메도가 모습을 드러낸 것도 그때였다.

다른 기사들과 확연히 다른 기도가 느껴지는 두 사람.

이 대륙은 기사의 등급을 단순히 마나의 양이나 운용으로 측정하지 않는다.

검술을 비롯한 실제 전투능력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10개 등급 중 3등급과 4등급인 두 사람의 실력은 상당하다 할 수 있었다.

전반적인 전투능력. 즉 힘, 검속, 유연성, 민첩, 검술과 마나를 다루는 기술 등의 다양하고 복합적인 종합능력치를 측정한다는 점에서 완벽하진 않지만, 어느 정도 서열을 나누는데 아주 적합한 방식을 채택하고 있었다.

아론은 간단히 자신을 소개하며 추적 팀과 인사를 나눴다.

호드 교장에게 미리 언질을 받은 터라 추적 팀의 기사들이 아론을 받아들이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기초검술도 떼지 못한 열 살 신입생이 실전에 배치되는 것은 언감생심.

수색작업이 시작되면 격리시켜 놓을 생각이었다.

“교장께서 네가 범인 색출에 도움을 줄 것이라 했다. 어떻게 놈들을 찾을 생각이냐?”

알버트의 물음에 아론이 답했다.

“식자재를 공급하는 상인들을 살펴볼 생각입니다.”

추적 팀도 아카데미를 드나드는 자들 중 식자재를 공급하는 상단을 당연히 최우선 후보군에 넣어 놓고 있었다. 아론에게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뻔한 대답이라 그런지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기 힘들 터인데?”

“판단을 왜 제가 합니까? 수석 교관님이 하셔야죠. 어차피 모두 잡아다가 취조를 하고, 증거물을 확보하실 생각 아니었습니까?”

아론의 대답은 정곡을 찔러왔다.

추적 팀은 상단의 인물들을 모두 잡아서 탈탈 털어볼 작전 외에는 다른 방도는 생각지도 못하고 있었다.

“흠. 그렇긴 하지. 다른 의견은 없느냐?”

“전 식자재를 공급하는 상단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그게 전부입니다.”

호드 교장이 괜히 아론을 팀에 집어넣은 것이 아니라 생각했는데, 직접 만나보니 예의도 모를뿐더러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았다.

실망한 알버트가 말했다.

“네 의견은 잘 들었다. 위험할지 모르니 넌 기숙사로 돌아가 있도록 해.”

조용히 타일렀다.

하지만 아론은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전 작전 팀에 합류했습니다. 팀원으로 인정해주십시오.”

“아론 군! 아카데미의 사활이 걸린 아주 중대한 일이다. 네가 나설 자리가 아니야.”

“정녕 그리 생각하십니까?”

아론은 고개를 빳빳이 들고 알버트를 바라보았다.

사실 아론이 아니었다면 손 놓고 당했을 일.

당연히 공은 크나 현실은 냉정하게 봐야 하는 법이다. 신입생이 적의 색출작전에 들인다는 것은 오히려 방해만 된다.

“교관으로서의 명령이다. 팀원이긴 하나 작전에 합류할 순 없다.”

이제 조금 있으면 아침 요리에 쓰일 식자재가 들어 올 시간이다.

오늘이 아니면 상대가 눈치를 챌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반드시 현장에서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

지금으로서는 적의 규모도 모르고, 실력도 가늠할 수 없다.

한 치의 실수도 없어야 한다.

“전에 식당에서 수상한 남자를 봤습니다. 방해되지 않게 뒤에 물러나 있겠습니다. 분명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아론은 물러날 줄 몰랐다.

오히려 확신하며 큰 소리치고 있었다.

급격히 좁아진 알버트의 미간.

인내에 한계를 느낀 알버트가 나서려 할 때 그의 어깨를 잡은 플로닌이 웃으며 말했다.

“알버트. 수상한 자를 봤다니 목격자가 아닌가. 한 번 데려가 보자고.”

알버트가 한 발 물러섰다.

플로닌은 아론을 돌아보며 말했다.

“대신 네 안전은 책임 질 수 없다. 분명 우린 말렸고, 넌 거부했다.”

아론이 고개를 끄덕이자 플로닌은 못 말린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추적 팀을 모아 작전을 지시하기 시작했다.

--

말은 하지 않았지만 추적 팀 모두가 아론의 행동에 혀를 내둘렀다.

‘독한 놈.’

열 살짜리가 왜 이리 고집이 센지.

그것도 두려워하고 어려워해야 할 수석 교관들 앞에서 너무도 당당하고 거침없었다. 대부분 학생들이 잘 보이기 위해 굽실거리고 아부하며, 눈에 들려고 애쓰는 것에 비해 아론이라는 아이는 참으로 특이하다 할 수 있었다.

“상단의 마차가 막 정문을 통과했습니다. 마부를 포함해 모두 일곱입니다.”

척후병의 보고에 알버트 수석이 한쪽 눈을 버릇처럼 찡그렸다.

“상단에서 출입 허가를 받은 인원은 열 하나로 아는데? 나머지 넷은?”

“마차가 두 대라 합니다. 한 대가 늦나 봅니다.”

“흠. 그렇다면 두 대의 마차가 모두 도착하면 제압한다. 건너편 플로닌 수석에게도 알려라.”

“옛!”

척후병이 빠르게 사라졌다.

얼마 후, 물건이 잔뜩 실린 마차 한 대가 지나갔다.

아직 해가 뜨기 전, 으스름한 곳에서 마차에 탑승한 상인들과 일꾼들을 지켜보는 눈들이 매와 같이 빛나고 있었다.

마차 한 대가 통과한 후, 뒤늦게 도착한 또 한 대의 마차가 다시 검문소를 통과하며 매복한 추격 팀 앞을 지나고 있었다.

상단에서 보고한 네 명의 인영들이 보였다.

검문소에서 마차에 실린 식자재를 꼼꼼히 살피고 들어오기에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알버트는 순간 판단이 서질 않았다.

이대로 제압한다고 해도 과연 증거를 확보할 수 있을까?

독의 양으로 볼 때 손톱보다 작은 병에 보관해 어디든 숨길 수 있을 텐데 찾아낼 가능성은 희박하다.

알버트는 맨 뒤에서 상황을 지켜보는 아론에게 시선을 옮겼다.

아이답지 않은 착 가라앉은 얼굴과 느긋함이 묻어나는 표정.

언제 봐도 도무지 열 살짜리 신입생 같지가 않았다.


“아론 군. 수상한 남자를 보았나?”

알버트의 물음에 놀랍게도 아론이 고개를 끄덕였다.

“앞선 마차에 하나, 늦게 온 마차에 셋. 이곳 대륙 기준 역동의 폭우 ‘디모드’에 해당하는 5등급 기사 정도의 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뭐?”

도대체 무슨 근거로 저리 자신 있게 말한단 말인가.

4등급 기사인 알버트는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했다. 특별한 힘도 느껴지지 않은 그저 평범한 상인들이라고만 생각했다. 그것은 알버트 뿐만 아니라 이 자리에 있는 기사들 모두 마찬가지였다.

“꼭 두 번 설명해야 합니까?”

“농담할 때가 아니다. 아론 군.”

“저도 농담할 기분 아닙니다. 못 믿으시겠다면 직접 확인해 보시죠.”

감히 교관에게 꼬박꼬박 말대꾸하며 빈정거리는 아론의 태도에 결국 알버트는 이를 갈며 눈을 부릅떴다.

반드시 작전이 끝나면 아론을 혼내 주리라.


그때 두 번째 마차에 탄 자 중 한 명이 정원 쪽을 유심히 쳐다보더니 마차를 멈춰 세웠다.

“삼백이. 왜 그래?”

“저기에 뭔가 있는 거 같은데? 느낌이 싸한데?”

“의심되면 한 번 확인해보고 와.”

“알겠다. 삼백오.”

이름대신 번호로 상대를 호칭하는 그들의 대화에 정원에 숨은 기사들의 화들짝 놀랐다.

보통 신분을 감추기 위해 암흑조직에서 쓰이는 호칭이 아니던가.

남자가 마차에서 뛰어 내리더니 정원 쪽으로 걸어왔다.

평범한 상인이 아닌 듯 몸놀림이 가볍고, 일정하고 소음을 줄인 걸음걸이는 확실히 전문훈련을 받은 자였다.

알버트를 포함한 기사들이 조용히 정원에 있는 식목들 사이로 숨어들었고, 이를 꽉 다문 상태로 최대한 존재를 드러내지 않기 위해 숨까지 참았다.

상인이 정원 근처까지 오며 두리번거리다가 돌아서더니 마차로 돌아갔다.

다행히 들키지 않은 것 같았다.

그때 아론이 빠르게 알버트에게 다가가 말했다.

“지금 제압하세요. 놈은 눈치 챘습니다. 증거를 인멸하기 전에 생포해야 합니다.”

“눈치 채다니? 보면 몰라? 우린 들키지 않았다.”

“연기하는 것뿐입니다.”

“넌 도대체 뭘 믿고 그리 확신을 하는 것이냐. 도저히 안 되겠다. 지금부터...”


팟! 팟! 팟!


그때 마차로 돌아간 상인은 정상적으로 마차를 출발시키려 하는 가 싶더니 다른 상인들과 함께 발을 박차며 사방으로 흩어졌다. 그 동작이 얼마나 잽싸고 빠른지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질 정도였다.

뒤늦게 알버트가 벌떡 일어나 외쳤다.

“쫓아라! 반드시 생포하라. 한 놈이라도 놓쳐선 안 된다!”

추격 팀 기사들이 일제히 도망간 셋을 쫓았다. 반대편에 자리 잡은 플로닌 수석의 추적 팀도 동시에 정원의 수목들을 뚫고 나오며 뒤를 밟았다.

차분하게 가라앉은 눈으로 그 모습을 바라보던 아론이 챙겨온 목검을 꺼내들었다.

저들은 검술보다 경공술과 신법을 익힌 자들이다.

5등급이라 판단한 이유도 검술은 많이 부족하나 기척을 숨길 줄 알고, 무척이나 빠른 이동술로 작전을 수행하는 암살자에 가까운 인물들이라 후한 점수를 준 것이다.

상대의 눈을 속이는데 능하고 몸을 가볍게 하여 재빠르고 민첩한 동작으로 임무를 수행한다.

추격 팀의 기사들은 반대로 검술에 능한 자들이라 저들을 절대 속도로 따라잡을 수 없다.


모두가 떠난 자리.

아론이 크게 진각을 밟더니 공중으로 몸이 솟구쳤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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