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독점 신선이 되어보렵니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판타지

까막선생
작품등록일 :
2018.08.16 20:50
최근연재일 :
2018.09.26 20:00
연재수 :
39 회
조회수 :
943,421
추천수 :
21,655
글자수 :
179,599

작성
18.08.28 20:05
조회
27,748
추천
614
글자
10쪽

신선이 되어보렵니다. #13

DUMMY

“하아. 하아. 지독한 놈!”

삼백이는 숨이 턱까지 차올랐다.

어느새 따라붙은 그림자 하나가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아카데미에 이토록 날렵한 자가 있었던가?

수년 간 철저하게 조사하였다.

자신의 몸놀림과 이동속도를 따라올 자는 없었다.

일급 암살자만이 배울 수 있는 경신술은 조직에서만 내려오는 검증된 비전(秘典)으로 익힌 것이다.

수십, 수백 번의 의뢰를 맡아왔었다.

적 진영을 침투, 기습하여 적장의 목을 따고 후퇴하는데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경신술이었다.

임무에 실패한 것이 10년 암살자 생활에서 손에 꼽을 정도.

헌데 아카데미에 숨은 고수가 있을 줄이야.

이런 경우 꼬리를 감추고 흔적을 지우며 물러나면 된다.

그런데 상대는 지금껏 만난 무인들과 궤를 달리했다.

삼백일과 삼백오, 둘을 해치우고 완벽하게 은신한 자신을 귀신같이 찾아냈다.

지형지물을 이용해 최고 속도를 냈지만 자신 옆을 유유히 지나 앞서가는 그림자를 보는 순간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상대는 순식간에 앞서 길목을 틀어막았다.

삼백이는 자리에 멈추며 숨을 골랐다.

피할 수 없으면 부딪칠 수밖에.

팔꿈치 길이의 검을 꺼내들었다.

'뭐지?'

삼백이는 자신 앞에 나타난 그림자의 정체를 보고서는 또 다시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가슴에도 미치지 않는 키에 목검을 들고 서 있는 꼬마.

복장을 보아하니 아카데미에 재학 중인 학생이 틀림없다.

그것도 B구역 평민출신.

어금니 뒤에 숨겨둔 독액을 삼켜 증거를 인멸하려던 삼백이의 생각은 순식간에 바뀌었다.

‘없앤다.’

만에 하나 정도 나타나는 경공술을 익힌 특출한 학생이라 결론을 내린 것이다.

진검 앞에서 고작 목검이라니.

실력 차가 크지 않으면 절대 진검을 이길 수 없는 법.

팟!

삼백이는 발을 박차고 앞으로 뻗어나갔다.

희미하게 오러가 서린 검은 새벽공기를 가르며 꼬마의 전신을 덮쳤다.

가히 거목도 벨 수 있는 위력.

퍽!

살이 갈라지는 소리가 아닌 둔탁한 소리가 들려왔다.

의문을 가지기도 전에 삼백이는 복부에서 밀려오는 통증에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어떻게?”

꼬마의 몸놀림이 보이지도 않았다.

언제 자신의 검을 피하고 목검을 휘둘렀단 말인가.

통증은 그렇다 치고 이상하게 굽혀진 허리가 펴지지 않았다.

그런 와중에 다가온 꼬마는 손바닥을 펼치더니 등을 한 번 탁! 하고 쳤다.

벌어진 입에서 독주머니가 바닥에 툭 떨어졌다.

‘도...독이...안 돼.’

몸이 화강암처럼 굳어 버린 후, 손가락 하나 까딱 할 수 없었다.

밀려드는 통증은 어떤가.

배속 장기가 다 녹아내린 듯하다.

고함조차 지르지 못하고 삼백이는 바닥에 고목처럼 쓰러졌다.


꼬마.

아론은 바닥에 떨어진 독주머니를 챙기고선 쓰러진 암살자 발목을 쥐었다.

뿌드득!

섬뜩한 소리와 함께 발목이 반대로 돌아갔다.

빠직! 꽈드득!

다리 뿐만 아니라 팔을 비롯한 관절 곳곳을 비틀어 버린 아론.

잡은 사냥감은 놓쳐서는 안 되는 법이다.

아론은 내공을 발산해 기망지감(氣網地感)을 펼쳤다.

10리 안에 있는 생명체를 손바닥을 들여다보듯 감지할 수 있다.

아론이 넓게 펼친 기운은 그것을 오차 없이 전달해준다.

천라지망과는 비교할 정도는 안 되지만 은신한 존재를 찾기에는 이만한 무공도 없었다.

날카롭게 빛나던 눈이 한 지점을 응시하더니 아론은 다시 한 번 바닥을 박차고 튀어 올랐다.

---


교장실.

보고서를 받은 호드 교장은 생각할 것도 없다는 듯 자리를 일어났다.

“드렉!”

비서가 문을 열고 고개를 숙여보였다.

“부르셨습니까.”

“자백은 받아냈는가?”

“네. 아론이라는 학생이 몇 번 묻더니 바로 사실을 고하고 범행을 인정했다고 합니다.”

“아론 군이? 교관들이 아니라?”

“저.. 저도 자세히는 모르겠습니다. 올라온 보고는 학생의 물음에 죄인들이 자백을 했다고 합니다.”

“일단 알았네. 그래. 어디 소속이라던가?”

“그... 그게.”

“말해보게.”

“슈게르츠 백작가의 의뢰였다고 합니다.”

“슈게르츠 백작이면?”

“헬렌 제국입니다.”

“허! 내일 아침 수도로 갈 것이니 준비해.”

“알겠습니다.”


호드는 행정관 건물의 지하실로 곧장 향했다.

학생들의 체벌이 아닌 오늘과 같은 사태를 대비해 만들어놓은 감옥이 보였다.

오래도록 사용하지 않은 곳이라 퀴퀴한 곰팡이 냄새가 가장 먼저 코끝으로 전해졌다.

총 다섯을 잡아 들였는데 취조를 하기 위해 각기 다른 방에 가둬놓았다.

복도에 창을 세우고 경계근무 선 병사들을 지나 호드는 그 중 취조가 막 끝난 감옥으로 들어섰다.

쇠사슬에 손발이 묶인 채 의자에 앉아 있는 자는 모든 것을 내려놓은 듯한 모습이다.

독살자 다섯 중 넷은 하나 같이 다리와 팔의 관절이 기이하게 꺾여 있었다.

아론에게 잡힌 자들이었다.

아론은 그들이 도망가지 못하게 아주 손발을 못 쓰게 만들어버린 것이다.

물론 죽어 마땅한 자들이지만 열 살 아이가 한 행위치고는 잔혹하지 않을 수 없었다.

“충!”

플로닌 테이론 수석이 예를 표한 후 독살자 맞은편에 의자를 마련해 주었다.

호드는 의자에 앉지 않고 일어선 채로 독살자의 전신을 눈으로 한 번 훑어보더니 입을 열었다.

“보고서의 내용이 모두 사실인가?”

“믿기 힘드시겠지만 한 치의 거짓도 없는 보고서입니다.”

고개를 끄덕인 호드는 플로닌을 데리고 조용한 곳으로 장소를 이동했다.

호드는 주위를 모두 물리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아론 군은?”

“기숙사로 돌려보냈습니다.”

“그 아이를 폐하께 소개하려 하네.”

발카라스 대륙 역사에 전례 없는 천재가 나타났다.

라오니 왕국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지키고 보살피며 육성해야 하는 인재였다.

국왕에게 직접 소개시켜 준다는 것은 성장을 위해서라면 어떤 지원도 아끼지 않을 것이며, 국왕과 가까운 곳에서 머물 수 있다는 말과 같다.

왕국 최고의 실력자로 성장한다면 그야 말로 엄청난 대우를 받으며 라오니 왕국을 위해 일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중앙귀족이나 왕실기사단장의 자리를 꿰차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호드 교장의 말에 플로닌은 잠시 망설이다 입을 열었다.

“아론 군이 부탁을 해왔습니다.”

“무슨 부탁 말인가?”

“오늘 새벽에 있었던 일에 대해 모른 채 해달라고 합니다. 아론군은 특별한 대우를 받고 싶지 않답니다. 교장님과 한 약속만 지켜 달라하며 아카데미는 정상적으로 졸업하고 싶으니 방해하지 말라고 하더군요.”

“허허허.”

정말이지 당돌한 놈이 아닐 수 없었다.

그의 재능은 특출하다 못해 가히 경이적이라 할 수 있다.

광활하게 펼쳐진 모래사막 속에서 진주를 찾은 격이다.

더구나 고작 열 살의 나이라 앞으로 성장가능성은 무궁무진하며 어림잡을 수조차 없다.

마음만 먹는다면 부와 권력을 한 번에 누릴 기회도 가졌다.

그런데 아론은 남달랐다.

쉽게 걸어갈 수 있는 길을 뿌리치고 자신이 가려는 길만을 묵묵히 고집하고 있었다.

호드는 어쩌면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제자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뜻대로 해줘야지. 아론 군에 대한 편견은 이제 다 접어두어야겠군.”

플로닌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이다.

주변의 욕심으로 깨져서는 안 된다.

조금씩 다듬어 빛이 나는 보석이 되어야 하는 아이였다.

플로닌은 새벽에 현장에 있었던 만큼 그때 일이 아직도 눈앞에 아른거렸다.

“아론이 독살자 넷을 단신으로 잡아 저희들에게 알렸을 땐 솔직히··· 우습지만 드래곤이 인간 세상에 온 것이 아닐까하고 착각을 했을 정도였습니다.”

상식을 통째로 뒤엎은 결과물 냈으니 누구라도 그리 여겼을 것이다.

전대미문의 인재.

라오니 왕국에 또 하나의 로얄 나이트가 추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수도 있다.

호드는 플로닌을 지그시 바라보며 물었다.

“그 아이, 자네가 뒤에서 후원해 줄 생각은 없는가?”

플로닌이 고개를 저었다.

“감당할 수 없습니다. 그럴 능력도 없고요. 아론은 5등급 독살자 넷을 쓰러트렸습니다. 신동이라는 소리를 들은 제가 열 살 때 어땠는지 아십니까? 8등급인 디올라(솟아나는 샘물) 기사와 대등할 정도였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장래에 촉망받는 인재라며 사람들이 떠받들었는데 아론은 차원이 다릅니다.”

“역시 그 분 뿐인가?”

“아론군이 졸업을 하면 그때 결정해도 늦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음... 다음 학기부터 아론군은 A구역에서 수업을 받게 될 거야. 뒤에서 잘 지켜보게.”

“명심하겠습니다.”


--


2학기 과정을 A구역에서 받게 된 아론은, 2학년에 진급하게 되면 수도의 마탑으로 이동해 1년간 정식으로 마법수업을 받을 수 있다는 호드 교장의 연락을 받았다.

아론의 얼굴엔 만족감이 서렸다.

자신의 무공을 어느 정도 노출함으로써 확실히 눈도장을 찍은 것이다.

꽉 막힌 고정관념을 깨트려 버리는 것은 처음이 힘들다.

일단 뚫어놓으면 봇물 터지 듯 물은 콸콸 흘러들어가 광활한 바다에 도달하게 된다.

열 살을 먹은 아이가 약하다는 인식 또한 마찬가지다. 그 열 살짜리가 정식 상위기사만큼의 힘을 가졌다면 그 힘에 집중하지 열 살이라는 나이는 어느덧 사라지게 된다.

강하게 존재감을 인식시켜 놓으면 어른이라는 이유로, 혹은 지위를 가졌다는 이유로 다시는 기어오르지 못한다.

그것이 힘의 논리다.

과하다 생각지 않았다.

애매하고 미적거리는 것보다는 확실한 게 좋지 않은가.

결국 결과는 좋았다.

호드 교장과 기사들이 자신을 지켜봐주는 것만으로도 당분간 편안한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으리라.


다음날, 식당에는 이상한 것이 학생들의 식탁에 올라왔다.

아론이 말해준 해독약을 대량 제조해 나눈 것인데 그 냄새가 너무 독했다.


작가의말

재밌게 읽고 계시다면 추천, 선작, 댓글~~부탁드려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9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신선이 되어보렵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중단하게 됐습니다. +12 18.10.02 3,742 0 -
공지 수정 공지.(34화, 35화.) +12 18.09.21 9,608 0 -
39 신선이 되어보렵니다. #39 +26 18.09.26 9,067 274 13쪽
38 신선이 되어보렵니다. #38 +14 18.09.25 9,029 286 12쪽
37 신선이 되어보렵니다. #37 +16 18.09.24 10,105 291 12쪽
36 신선이 되어보렵니다. #36 +14 18.09.23 11,063 311 12쪽
35 신선이 되어보렵니다. #35(수정) +12 18.09.22 11,811 302 12쪽
34 신선이 되어보렵니다. #34 (수정) +40 18.09.21 13,220 312 12쪽
33 신선이 되어보렵니다. #33 +16 18.09.18 17,729 459 11쪽
32 신선이 되어보렵니다. #32 +43 18.09.17 17,196 482 12쪽
31 신선이 되어보렵니다. #31 +20 18.09.16 18,176 506 11쪽
30 신선이 되어보렵니다. #30 +24 18.09.15 19,049 541 11쪽
29 신선이 되어보렵니다. #29 +25 18.09.14 20,154 531 12쪽
28 신선이 되어보렵니다. #28 +22 18.09.12 21,107 596 11쪽
27 신선이 되어보렵니다. #27 +16 18.09.11 21,140 547 12쪽
26 신선이 되어보렵니다. #26 +22 18.09.10 21,599 559 11쪽
25 신선이 되어보렵니다. #25 +30 18.09.09 22,143 602 11쪽
24 신선이 되어보렵니다. #24 +23 18.09.08 22,188 582 10쪽
23 신선이 되어보렵니다. #23 +25 18.09.07 23,249 600 11쪽
22 신선이 되어보렵니다. #22 +25 18.09.06 24,073 567 10쪽
21 신선이 되어보렵니다. #21 +14 18.09.05 23,939 595 10쪽
20 신선이 되어보렵니다. #20 +24 18.09.04 24,530 613 10쪽
19 신선이 되어보렵니다. #19 +33 18.09.03 24,950 655 9쪽
18 신선이 되어보렵니다. #18 +17 18.09.02 25,430 626 11쪽
17 신선이 되어보렵니다. #17 +16 18.09.01 26,147 575 11쪽
16 신선이 되어보렵니다. #16 +26 18.08.31 26,671 598 10쪽
15 신선이 되어보렵니다. #15 +18 18.08.30 27,123 634 11쪽
14 신선이 되어보렵니다. #14 +19 18.08.29 27,321 602 9쪽
» 신선이 되어보렵니다. #13 +19 18.08.28 27,749 614 10쪽
12 신선이 되어보렵니다. #12 +23 18.08.27 28,239 587 11쪽
11 신선이 되어보렵니다. #11 +18 18.08.26 28,663 646 11쪽
10 신선이 되어보렵니다. #10 +12 18.08.25 29,076 612 10쪽
9 신선이 되어보렵니다. #9 +14 18.08.24 29,705 591 10쪽
8 신선이 되어보렵니다. #8 +15 18.08.23 30,452 616 10쪽
7 신선이 되어보렵니다. #7 +21 18.08.22 31,002 641 11쪽
6 신선이 되어보렵니다. #6 +22 18.08.21 31,752 631 13쪽
5 신선이 되어보렵니다. #5 +27 18.08.20 32,998 679 10쪽
4 신선이 되어보렵니다. #4 +19 18.08.19 33,834 679 11쪽
3 신선이 되어보렵니다. #3 +42 18.08.18 36,769 675 11쪽
2 신선이 되어보렵니다. #2 +39 18.08.17 39,264 691 10쪽
1 신선이 되어보렵니다. #1 +34 18.08.16 45,410 747 11쪽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까막선생'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