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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신선이 되어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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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막선생
작품등록일 :
2018.08.16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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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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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0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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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신선이 되어보렵니다. #22

DUMMY

“승복하시죠.”

플로닌은 복잡한 심경으로 아론을 바라보았다.

아론이 자신을 가지고 놀았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다.

도대체 숨긴 힘이 어느 정도란 말인가.

완벽한 패배다.

훨씬 경지가 높지 않고서는 이런 결투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기사로써, 아카데미의 수석 교관으로서 결과는 받아들였다.

“인정하마. 내가졌다.”

아론이 그런 플로닌을 보더니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만약 부정했다면 그는 아무것도 건지지 못하고 개망신만 당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을 돌아볼 줄 알고, 상대를 인정한다면 검을 쓰는 자의 기본적인 마음 가짐을 갖추고 있는 자라 할 수 있다.

“자신만 수련한다고 강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적을 재고 읽을 줄 아는 것도 능력입니다.”

아론은 그리 말하며 목검을 다시 고쳐 잡았다.

적을 많이 만들어서 스스로 피곤해 질 필요는 없다.

때론 약으로 쓰일 재료를 입맛대로 고르는 것도 중요한 법이다.

전과는 다른 눈빛으로 아론은 플로닌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싱겁게 내기가 끝났으니 제가 하나 보여드리겠습니다. 검을 드시죠.”

“무슨 말이냐?”

“교관님의 부족한 이해를 돕고자 합니다. 몸소 체험해 보십시오. 검을 든 이상 얻어가는 게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아론의 목검이 부르르 떨렸다.


--

경합전에 참가할 학급대표 39인이 확정되었다.

아론도 그 중 한 명이었다.

1, 2, 3차 학급 대표 선발 시험에서 성적이 제일 우수했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사소한 사고가 있었다 해도 부상에서 회복해 돌아온 담임인 알드바란 교관이 대표로 아론을 내세웠기에 문제의 소지는 없었다.

올해의 경합은 아카데미 계획대로라면 국경 최전방 수비부대 정규병들과 함께 과제를 해결하여 최종 우승자를 뽑기로 되어 있었다.

하지만 독살 사건이 있은 후, 아직은 안심할 수 없는 시기라 여긴 교장 호드는 올해의 계획을 모두 바꾸었다.

먼 국경까지 아이들을 보낼 수 없었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교관들과 회의 끝에 가까운 씨스룬의 왕국 직할 부대에서 경합전을 벌이기로 결정을 내렸다.

최종 경합전의 과제는 대부분은 통솔력과 지휘력, 무력과 통찰력에 대한 것들이 지금껏 주를 이루었다.

기사로서의 역량을 언제라도 발휘할 수 있게 아카데미에서는 철저히 가르친다.

대부분 아카데미 졸업자는 갓 피어난 꽃이라 불리는 ’파라다’ 10등급 수습 기사의 자격을 갖추게 된다.

서임 받은 정식기사까지는 아직 먼 길을 걸어야 하지만 어쨌든 전쟁이 나면 군사들을 이끌어야 하는 위치에 있다.

군부의 상황과 현실을 직접 눈으로 보고 체험하는 것은 큰 경험이 된다.

2학년부터 배우는 기마술도 그렇고, 3학년에 검술 이외에 활과 창, 체술을 비롯한 다양한 무기를 다루는 것도 실전에서 즉시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끔 준비하기 위해서다.

다양한 지식과 경험, 그리고 검술까지 배우고 아카데미를 졸업하니 그 누가 아카데미 출신의 졸업생을 원하지 아니하겠는가.

평민들이 자신의 자식들을 왜 그렇게 아카데미에 보내고 싶어 하는지 그만한 이유가 다 있었다.


군부대의 일원이 되어 실전처럼 지휘관으로서의 능력을 발휘해야 하는 것이 경합전에 선발된 학급 대표 39인이 치러야 할 올해의 과제로 선정되었다.

과거 경합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주제였다.

씨스룬의 북쪽에 주둔한 ‘칼라발 부대’가 바로 최종 경합전이 치러질 장소였다.

총 이천 병력을 보유한 칼라발 부대는 후방지원과 군수물품을 보급하는 지원부대로서 최근 아드레안 왕국과의 전쟁에서도 활약을 했다.

총 일주일간의 일정으로 진행되는 실습과제가 발표되자 학급 대표 39인의 얼굴엔 벌써부터 긴장한 티가 역력했다.

칼라발 부대에 대해 미리 사전조사를 하느라 바쁜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귀족들도 자치군을 보유하고 있지만, 정규훈련을 마치고 실전에서 뒹군 왕국군을 대하는 것은 또 다른 것이었다.

내일 칼라발 부대의 출발을 앞두고 아론은 평소와 같이 역사 수업을 듣고 있었다.

물론 역사 교과서는 통째로 외우고 있는 터라, 펼쳐만 놓고 아론은 머릿속엔 술법에 대한 생각들로만 가득 했다.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입니다. 아론 하베츠? 아론 군이 내일 치러질 경합전에 학급 대표로 뽑혔죠? 좋은 결과 있길 바랄 게요.”

“감사합니다.”

“그럼 모두들 다음 시간에 뵙도록 할게요.”

역사 교수가 아론을 응원해주고 교실을 나가자 아이들은 그제야 따분한 수업이 끝난 것에 기뻐하며 기지개도 켜고, 하품도 하며, 책상에 엎드리기도 했다.

그때 누군가가 아론에게 다가와 물었다.

“아론. 너 정말 플로닌 수석님이랑 한 내기 어떻게 된 건지 얘기 안 해 줄 거야? 누가 이긴 거야? 응? 제발 알려주라. 궁금해 미치겠단 말야. 그날 이후 플로닌 수석 교관님은 외근 나가시고, 넌 입만 꾹 닫고 있고. 궁금해서 환장하겠어!”

“몰라.”

“진짜 이러기냐! 알려주면 3골드 줄게. 어때?”

반 아이들 뿐만 아니라 옆 반에서도 소문을 듣고 수석 교관과의 내기에 대해 궁금해 했다.

아론은 말해 줄 수 없다고 했지만,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아이들이 자꾸 생겨나고 있었다.

이럴 때마다 도와주는 이가 있었다.

셀린 쥬디안.

“야! 푸킨. 내일 경합전인데 학급 대표한테 자꾸 부담 줄래? 당연히 수석님이 이겼겠지. 빨리 자리로 돌아가.”

푸킨은 신분도 그렇지만 셀린의 성격을 잘 알기에 꼬리를 내리고 제자리로 돌아갔다.

그녀한테 찍히면 서부의 패권을 거머쥔 백작령에 얼씬도 못하리라.

아론이 셀린을 쳐다보자 셀린은 슬그머니 눈길을 피하며 공부하는 척했다.

그녀는 똑똑히 보았다.

그날 실내 수련장에서 아론이 플로닌 수석을 박살내는 것을.

비등하게 싸웠다면 모르겠는데 놀랍게도 플로닌은 아론의 털끝도 건드리지 못했다.

태어나 처음으로 그렇게 유려하고 강맹한 검은 처음 보았다.

플로닌 수석은 막기에만 급급하더니 결국 온 몸을 두들겨 맞았다.

쓰러지기를 십 수 차례.

온 몸이 시퍼렇게 멍이 들고, 팅팅 부은 얼굴을 한 플로닌이 칠전팔기로 아론에게 달려들었지만 신기에 가까운 아론의 목검은 플로닌의 접근을 결코 허락하지 않았다.

마지막엔 알드바란 교관처럼 꼴사납게 날아가 벽에 꼬라박히며 기절해 버린 것으로 내기가 끝이 났었다.

대외적으로 플로닌 수석은 외근을 나갔다고 알려졌지만, 사실 치료를 받기 위해 씨스룬 영주성으로 갔다. 그곳에서 비밀리에 마법사의 도움을 받아 회복 중일 것이다.

셀린은 아론의 검술을 지켜보며 몸이 전율했고, 머리는 섬광을 맞은 것처럼 충격을 받았다. 가슴이 미칠 듯이 뛰었고, 피가 거꾸로 솟는 듯했다.

상대는 플로닌 수석이었고, 그는 목검에 선명한 오러까지 휘감은 상태에서 패배했다.

뇌리에 깊이 박힌 아론의 움직임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지금껏 봐왔던 그 어떤 검술보다 아름답고 완벽했다.

아론은 무식하게 힘을 과시하고, 부수다시피하는 검법이 아닌 상대를 읽을 줄 알고, 부드럽고 섬세하면서도 강한 파괴력을 가진 완벽한 그런 검술을 선보였다.

셀린이 꿈꾸던, 또 원하던 그런 검술이었다.

가문에서 배운 것 따위와는 비교도 안 되는, 부녀자, 노약자라 해도 강해질 수 있는 희망을 보았다.

“왜 나서는 것이냐?”

아론이 말을 걸어오자 셀린은 화들짝 놀라며 얼굴을 붉혔다.

“그냥. 도와주면 고맙다는 말부터 해야 하는 거 아냐?”

“넌 다 봤잖아.”

“···알고 있었어?”

고개를 살짝 끄덕인 아론이 말했다.

“의도가 뭐야?”

“의도라니! 그.. 그냥 지나가다 우연히 본 것뿐이야.”

“그렇군.”

아론이 무심하게 고개를 돌리자 셀린이 소리쳤다.

“진짜라니까!”

아론이 피식 웃어보였다.

“솔직히 말해봐.”

“뭘?”

“내게 하고 싶은 말이 있지?”

셀린은 용기를 냈다.

지금이 아니라면 자존심 때문에 영영 입을 열지 못할 것 같았다.

“배우고 싶어. 네가 수석교관님이랑 상대했을 때 보여줬던 검법.”

“난 또 뭐라고.”

어렵게 말을 꺼낸 것치곤 아론의 반응이 너무 성의 없었다.

“우습게 보지 마. 진지하니까.”

“우습게 안 봤는데?”

“네 눈빛이 날 무시하고 있잖아.”

“오해도 참 제 멋대로 하는 군. 난 함부로 누굴 가르치지 않아.”

“그럼 누구한테 배웠는지 알려줄 수 있어?”

셀린의 아버지 프로이드 쥬디안 백작이라면 돈이든 인맥이든 모두 동원해 아론을 가르친 스승을 데려올 수 있기에 그리 물은 것이다.

레이피어에 특화된 빠르고, 가벼우면서 섬세한 검술을 본 적이 없기에 셀린은 욕심이 나지 않을 수 없었다.

“스승은 없다. 한 때 있긴 했지만 이 세상 사람은 아니지.”

“아!”

셀린은 안타까움에 저도 모르게 탄성을 질러버렸다.

“아가씨. 뭐하십니까? 식사하러 가셔야죠.”

좀 더 아론을 구슬려 보고 싶었지만 마침 호만이 다가오는 바람에 아론과의 대화는 거기서 끝낼 수밖에 없었다.

--

총 일주일간의 일정.

39인의 학급대표는 씨스룬 북부에 위치한 칼라발 부대를 찾았다.

대표 학생들의 얼굴엔 비장함이 서려 있었다.

이곳에서 최종 과제가 시행된다는 것은 전날까지 아카데미 수뇌부 외엔 철저하게 비밀로 유지했다.

학급 대표들의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이다.

부대와 은밀히 협조를 구해 최종전 평가를 치르게 된 것이다.

부대의 위관급 장교가 나와 마차에서 내리는 학생들을 반겨주었다.

“학도님들 어서 오십시요. 경합전이 저희 부대에서 치러지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귀하신 분들을 모시게 되어 영광입니다.”


급하게 바뀐 일정이지만 칼라발 부대 측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준비해주었다.

지금 보이는 39인이 앞으로 어떤 인물이 될지 아무도 모르는 일.

최소한 부대에 대한 좋은 인상을 심어줘야 했다.


작가의말

오늘은 하루 쉴려고 했는데 올리고 말았습니다.

최종 경합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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