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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신선이 되어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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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막선생
작품등록일 :
2018.08.16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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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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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2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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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이 되어보렵니다. #37

DUMMY

자질을 갖춘 자와 그렇지 않는 자를 구분하는데 삼 개월이면 충분했다.

아론이 말을 이었다.


“마나홀을 생성한 병사들은 그 다음 단계의 심법을 익히게 하고, 따로 검술도 가르쳐 정예 중에 정예로 성장하게 하십시오. 그리되면 그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백작님만의 힘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아론이 그렇다면 그런 것이다.

드래곤이 괜히 헛소리를 하며 자신을 속이겠는가.

“황공하옵니다! 죽어 혼이 되더라도 입은 은혜를 잊지 않고 갚겠습니다.”

백작은 본능이 앞섰는지 자신도 모르게 바닥에 납작 엎드려 이마를 바닥에 박았다.

드래곤의 은총.

감개무량하여 눈물이 앞을 가리고, 그 은혜에 몸 둘 바를 몰랐다.

“아. 진짜! 또 이러시네. 저 갑니다?”

“아.. 아닙니다.”

백작은 서둘러 몸을 일으켰다.

아론은 그런 백작을 보며 넌지시 웃어보였다.

블로이드 백작은 가진 것이 많은 자이다.

가진 자들은 자신의 것을 지키려 한다.

그래서 그의 것을 가지려면 뭔가를 내놓아야 할 때도 있다.

아론은 중원의 무공을 전수해주고 결국 백작이 키운 병력은 자신의 것이 될 것이다.


“헌데...”

블로이드 백작이 뭔가 번뜩 생각이 났는지 얼버무리는 모습이다.

“편하게 말씀하세요.”

블로이드 백작은 죽을 각오를 하고 물음을 던졌다.

“스스로 드래곤이 아니라하셨는데 어찌 이리 귀한 비급을 구할 수 있었습니까? 그리고 저에게 주시는 이유는 무엇이옵니까?”

드래곤이라면 평생 모아둔 보물들이 레어나 아공간에 쌓여 있어 언제든 꺼내 사용할 수 있다고 알고 있었다.

스스로 드래곤이 아니라 했으니, 보물의 출처와 의도를 설명하길 바라는 눈치였다.

아론은 그런 질문을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다.

그냥 둘러대면 된다.

“싫으면 그냥 주시던가요. 이 비서가 필요한 사람은 세상에 아~주 많답니다. 조금 섭섭하네요. 전 백작님을 돕기 위해서 여기까지 달려왔는데, 절 의심하고 계시는 군요.”

블로이드는 괜한 물음을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평생에 한 번 올까 말까한 천운을 놓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죽...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다시는 의심하지 않는다고 몇 번이나 다짐했건만! 이 주둥이를 당장에 잘라버리겠습니다.”

“됐고. 의도를 물으시니 답하겠습니다. 전 아무 대가없이 제 것을 베풀 만큼 성자가 아닙니다. 세상엔 공짜가 없는 법입니다. 이 비서를 받으시려면 그만한 대가를 치르셔야 합니다.”

“말씀만 하십시오.”

“나중에 알게 되실 겁니다.”


---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것이 세월이었다.

시간은 흘렀고, 아카데미는 어느 덧 새로운 해를 맞이하고 있었다.

교장 호드의 책상에는 아직도 많은 편지들을 쌓여 있었다.

아론과 연결을 해달라는 부탁.

왕국의 귀족들이 보낸 것이었다.

십 수 년 만에 1학년에서 우승자가 탄생했고, 그것도 명문가가 아닌 하급 단승귀족의 자제라는 점에서 사람들의 호기심을 사기엔 충분했다.

당연히 그의 재능을 높이 샀다. 그리고 어떤 인물인지 궁금했다.

많은 왕국의 실세들이 아카데미와 물밑 접촉을 시도한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아카데미 우승자는 열에 하나는 로얄 나이트가 되었으니, 누가 욕심이 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런데 그 누구도 우승자인 아론을 만날 수 없었다.

아카데미 측에서 강력하게 모든 접선을 차단해 버렸기 때문이다.

마법사로부터 오는 통신수정구 연락은 아예 받지도 않았다.


호드는 일일이 불가하다는 답장을 써줘야 했다.

그러나 딱 하나.

금박으로 입혀진 왕실의 초대장.

국왕의 직인과 왕실의 관인이 나란히 찍힌 친필 서신만큼은 거부할 수 없었다.

국왕 아리아스온 레오제타.

350년 간 왕국의 주인으로 군림한 레오제타 가문의 일곱 번째 인물이었다.

특히 아리아스온 국왕이 즉위하기 전 왕자의 난은 왕가에서 가장 치열했던 싸움으로 기록되고 있다.

끝을 모를 전쟁 끝에 형제들의 목을 베고 오른 자리.

그래서인지 현 국왕은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보존하는 정책을 우선적으로 시행하고 있었다.

그가 옥좌에 앉은 첫해에 쇄국정책을 펼친 것은 유명한 일화였다.

호드 교장은 일다경 동안 초대장을 바라보더니 답장을 작성했다.

내용은 놀라웠다.

‘불가(不可).’

지금 이 순간.

호드는 자신의 주군을 선택했다.

여생의 인생관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었다.

나라와 국왕에 대한 충성보다 아론을 선택한 것이다.

교장이라는 직책을 버리지 않고 지금껏 이어왔던 것은 좀 더 부강한 왕국을 위함이지 않았던가.

작은 힘이라도 보태기 위한 과거의 시간들을 던져버린 것이다.


호드 교장은 조용히 자리에 일어나 창밖을 내다보았다.

A구역과 B구역의 경계지점에 자리한 곳이라 두 곳의 연무장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30년간 교장생활을 하면서 처음 보는 광경에 흐뭇한 미소가 그의 얼굴에 그려졌다.

A구역과 B구역 학생들이 똑같은 수업을 받고 있었던 것이다.

똑. 똑.

노크를 한 후 비서 드렉이 문을 열고 들어오며 말했다.

“지시하신 내용은 모두 처리했습니다.”

“수고했네.”

“아론 군이 지금 출발한다고 합니다. ”

아론.

오늘 그 분은 수도의 마탑으로 떠난다.

마탑은 독립적인 구역이라 그가 지낼 1년 동안은 얼굴을 마주하기 힘들 것이다.

왜 인간 따위의 마법을 탐구하려는지 의도는 모르지만, 의문은 달지 않기로 했다.

더 이상 의심하지 않기로 약조했고, 믿었기에.

학생들에게 가르치라며 드래곤의 지식이 담긴 비서들을 남기고 간 것만으로도 채울 수 없는 은덕을 입은 것이다.

“문제는 없었나?”

“지시하신 대로 가장 좋은 마차와 말을 준비했습니다. 영주님이 지원한 기마검병들도 도착을 하였고, 카느제드 부단주께서도 마법사들을 이끌고 직접 걸음 하셨습니다.”

학생 하나가 이동하는데 너무도 과한 호위였음에도 호드는 오히려 아론이 불편해 할 것이 있는지 걱정했다.

“그림자들은?”

“위치에서 대기하고 있습니다. 헌데 아가씨는 왜 굳이 거기에 동승시키는 겁니까?”

사서 헬루아.

그녀를 아론과 같은 마차에 동승시켰다.

“마침 수도에 볼 일이 있는데 같은 방향이니 보내는 것뿐이야.”

호드는 자신의 딸 헬루아가 드디어 자유롭게 헤엄칠 대해를 만났다고 생각했다.

“알겠습니다. 교장님께서는 나가시지 않으실 겁니까?”

“난 됐네. 요란한 것을 좋아하지 않는 분이 계시니까.”

호드의 말은 모순당착이었다.

요란한 것을 좋아하지 않는데 호위는 너무도 호화찬란하다 못해 분에 넘치는 정도였다. 더구나 비밀조직인 그림자를 학생 하나 때문에 동원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비서인 드렉은 이 모든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다.

왕국차원에서 자신이 모르는 특별한 작전을 수행하는 것으로만 여겼다.


드렉이 교장실을 나가자 호드의 얼굴이 살짝 어두워졌다.

‘아드레안 왕국으로 가신다니....어째서?’

아론은 마탑으로 가기 전 아드레안 왕국에 들린다고 하였다.

그래서 카느제드와 블레이드 백작까지 나서서 최고의 정예를 호위로 선발해 모시게 한 것이다.

아드레안 왕국은 아직도 패잔병들이 도적떼처럼 설치고 다니는 위험지역이다.

무엇보다 아론이 그곳에 가는 이유를 모르겠으니 괜한 불안감이 밀려왔다.

눈에 차지 않는 수하들로 인해 혹시 여기를 영영 떠나버리는 것이 아닐까.

딱 하나 짐작 가는 것은, 그곳이 아론의 고향으로 기록되어 있다는 것이다.


--

세 대의 마차가 아카데미 정문을 나서고 있었다.

카느제드 마법사 측의 마차 한 대와, 아론이 탄 마차, 그리고 각종 식량과 물품을 실은 짐마차로 이뤄진 행렬이었다.

선두에는 플로닌 수석을 포함한 검기병 다섯, 뒤로는 기사들과 마법사들이 탄 서른 필의 전마들이 뒤 따랐다.

누가 본다면 고위 귀족의 행차라 착각할 만큼 화려했다.

수년이 흘렀지만 지배지는 아직도 불완전하고 위험한 곳이다.

그래서 호드 교장과 카느제드, 블로이드 백작이 적극 나서며 지금과 같은 병력들을 붙여주었다.

어쩐 일인지 아론이 반대하지 않았다.

그래서 더욱 신경을 썼다.

창가에 몸을 기댄 아론의 얼굴이 오늘따라 영 편치 못해 보였다.

무슨 상념에 잠겨 있는지 눈동자는 멍하고, 그렇게 크게 보이던 아론의 어깨가 축 처져 있었다.

헬루아가 뒤늦게 마차에 몸을 실었는데도 누가 탔는지 확인조차도 하지 않았다.

헬루아가 슬쩍 눈치를 보며 인사했다.

“아론 군. 안녕. 오랜만에 보네?”

“네. 잘 지내셨어요?”

아론이 대답하며 고개를 돌렸다.

역시나 뭔가 근심을 잔뜩 안고 있는 얼굴.

“요즘 도서관 발길이 뜸해져서 아론 군 보고 싶었지. 자주 놀러와.”

“볼 게 있어야죠.”

“그런가?”

“잠깐 눈 좀 붙일게요.”

“많이 피곤한가 보구나. 그래. 쉬어.”

아론은 다시 창문으로 고개를 돌렸다.

자겠다는 아론은 빈 허공만 주시할 뿐이었다.


‘뭔 일이 있긴 있나보네. 도대체 지금 무슨 상황이람.’

헬루아는 아버지 호드가 아론을 따라가라 해서 마차에 탑승하긴 했다.

어떤 설명도 듣지 못하고, 아론을 지켜보라고만 했기에 지금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앞뒤 현상을 파악할 수 없어 혼란스럽기만 했다.

이 화려한 병력들이 아론을 호위를 하는 것도 이해되지 않았고, 아카데미의 비밀 조직인 그림자까지 동원된 것도 영 마땅치 않았다.

헬렌 제국 슈게르츠 백작이라는 자가 아카데미에 독을 풀어 해하려 했을 때도 그림자 조직 ‘델타’는 움직이지 않았다.

델타.

헬루아는 비밀조직 ‘델타’를 이끄는 수장이었다.

비록 열다섯으로 이뤄진 작은 조직이고, 우수한 인재들은 아니지만 전문훈련으로 키워낸 어쌔신들이 아카데미를 위해 남모르게 움직이고 있다.

평소 신중한 아버지 호드의 지시였으니 뭔가 이유는 있을 것이다.

헬루아는 몸을 돌려 푹신한 마차 등받이에 기댔다. 그리고 독서를 즐겨하는 그녀답게 가지고 온 책 한권을 펼쳤다.

“아론 군. 혹시 고민 같은 게 있으면 말해. 언제든 상담 해 줄 게.”

그리 말한 그녀는 책을 읽으며 아론을 방해하지 않았다.


“출발!”

마차가 플로닌의 우렁찬 구호와 함께 덜커덕 소리를 내며 바퀴를 굴렸다.

씨스루를 시작으로 동쪽으로 이어진 그레이도 대로를 따라 마차는 거침없이 달리기 시작했다.

반 시진 정도 달리고 있을 때 아론이 밖에 두었던 시선을 거두었다.

“헬루아님.”

“응?”

“기억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요?”

“글쎄다. 어떤 기억이냐에 따라 다르겠지. 꾸준히 기억하고, 익숙한 것이라면 평생을 잊지 않을 것이고, 특별한 계기로 잊고 있던 것이 떠오를 수도 있어. 본인은 모르겠지만 하루에도 사라지는 기억들이 더 많을 거야.”

아론은 나흘 전 일어난 일에 큰 충격을 받은 상태였다.

“얼마 전이었습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응. 말해 봐.”

“눈을 떴을 때 잠시나마 기억이 나지 않았습니다.”

“무엇이 기억나지 않았니?”

“부모님 얼굴이 바로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는 것을 잘 안다.

그래서 매일같이 부모님의 얼굴을 떠올리며 악착같이 붙들고 있지 않았던가.

그런데 평상시처럼 명상을 하고 조용히 눈을 떴을 때 지구의 그 분들 얼굴이 기억이 나지 않았다. 얼마 후에 기억이 되살아나긴 했지만, 단 한 번도 그날과 같은 적이 없었다.

영영 머리에서 지워지는 날이 올까봐 화가남과 동시에 무서웠던 것이다.

“아!”

헬루아는 당연히 아론이 아드레안 왕국의 부모를 말하는 것인 줄 알았다.

그의 부모는 전쟁 때 변을 당했을 것이다.

아니면 노예로 팔려갔거나.

원수지간인 라오니 왕국에 아론이 노예로 팔려와 정착한 것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랬구나... 5년도 더 지난 일이지? 그땐 네 나이도 어렸고, 5년이라는 시간이 어떻게 보면 굉장히 긴 시간일지도 몰라. 기억하지 못하는 것에 자책하지 않아도 돼.”

5년이 아니라 200년이다.

헬루아의 목소리가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아론은 진심으로 슬픈 눈을 하고 있었다.


작가의말

추석 잘 보내시고 계신지요~

스트레스 받지 마시고 즐거운 한가위 되시길~!


재밌게 읽고 계시다면 추천 많이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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