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금강불괴 : 잘 몰라서 영웅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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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os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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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23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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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1.3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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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전(2) - 해골부대

게임과 현실을 오가며 펼쳐지는 퓨전 무협판타지




DUMMY

도이라는 느긋하게 뒤에서 걸어가다가 재빨리 최전방으로 달려나갔다. 곰들이 변하기 시작했다. 우스꽝스럽던 얼굴은 어느새 화가 잔뜩 난 표정에 이를 드러내었고 몸은 붉게 물들었다. 왕국군도 급격한 변화에 잠시 당황하다가 방어태세를 갖추었다.

곰들이 일제히 포효하더니 달려들기 시작했다. 조금 전과는 180도 다른 돌격이었다. 두발로 귀엽게 뒤뚱거리던 곰들은, 곧 진짜 성난 곰처럼 네발로 돌진해왔다.

우두두둑. 밀리지 않기 위해 아래쪽에 땅에 박을 수 있는 지지대까지 있는 방패였지만 아까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충격을 받은 방패병들은 밀려나고 밟혔다. 뒤에 있던 창병들은 발이 묶인 곰들에게 마력을 두른 창으로 공격을 가했다. 그렇지만 미친 듯 달려드는 곰들을 모두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방어벽이 무너질 찰라 도이라가 뛰어들었다. 방패병의 어깨를 타고 뛰어 오른 도이라는 현재 내력으로 가능한 기술을 펼쳤다.


일도! 전선을 밀고 있는 곰들의 2열을 공격했다. 단 번에 몸통이 분리된 곰들은 땅바닥에서 버둥거렸다. 그리고 양단으로 그의 앞에 있는 대형 곰을 머리통부터 반으로 갈라 버렸다. 도이라의 뒤를 이어 삼백인대가 역시 방패병의 등을 타넘고 곰들을 직접 공격하기 시작했다. 또 그 뒤를 이어 요격부대가 속속 공격을 감행하자 밀렸던 전선은 역전되어 다시 전진하기 시작했다.

도이라는 간만에 기공 위주가 아닌 물리공격 위주의 무차별 공격을 시작했다. 태풍처럼 몰아치는 그가 지나가는 곳에는 기능을 잃은 곰들의 사지가 버둥거렸고 살짝 베인 곰들도 살람보의 화기에 불타 버렸다. 도이라를 중심으로 한 공격진들은 순식간에 퍼져나가며 곰들을 무력화시켰고 오래지 않아 모두 진압해버렸다.


도이라! 도이라!


함성이 천지를 진동시켰다. 최근의 상상초월의 퍼포먼스는 없었지만 그가 앞장서서 적들을 베어버리는 것만으로 왕국군의 사기는 비약적으로 올라가게 된 것이다.

하지만 승리감은 오래 가지 못했다. 병사들을 향해 몸을 돌리고서 사기를 북돋우던 도이라는 전방을 경계하던 몇몇 병사들의 표정이 바뀌는 걸 보고 그도 돌아보았다. 그리고 캐롤 쉐퍼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이번에는 누구의 입을 빌리는 것이 아니라 허공에서 목소리가 도이라 뿐 아니라 모두에게 들려왔다.


“잘 싸웠다. 도이라와 왕국군. 그대들은 괜찮은 적이라고 인정하겠다. 그런 점에서 이제부터 본론이 시작되니 함께 즐겨주길 바란다.”


왕국군은 발밑에서 진동을 느꼈다. 지진이라도 일으키려는 걸까? 드드드드. 그들은 곧 눈앞에 땅이 갈라지며 그 틈을 헤집고 나오는 해골 병사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수는 왕국군이 있는 곳에서부터 쾌락성까지, 끝도 없었고 계속해서 올라왔다. 해골병사들은 방패와 칼, 창을 모두 손에 쥐고 있었다.

새카맣게 깔린 해골병사들은 병사들에게 두려움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도이라의 삼백인대도 별 거 아니네. 뼈다귀들은 개한테나 줘버리자라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처음 보는 기괴하고 공포스러운 기운에 목소리에서 여유는 찾아볼 수 없었다.

도이라는 자신이 나서야 할 때라고 생각했지만 내력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게다가 흑마법으로 만든 적들에게는 북명신공이 무용지물이었다.

해골병사들은 곰들처럼 중구난방이 아니었다. 제대로 군으로서 오와 열을 맞추었고 방패병과 궁병, 창병 등을 모두 갖추었다. 그리고 진을 갖추자 진군을 시작했다. 뼈끼리 부딪히고 땅과 마찰하는 끔찍한 소리가 들판을 가득 메웠다. 왕국군의 사기는 눈에 띠게 저하되었다.

비스마르크의 구령 하에 왕국군은 단단한 방어진을 구축하며 적에게 다가가기 시작했지만 이대로라면 큰 피해가 불가피해 보였다. 쾌락성은 불과 군의 행군으로도 30분이면 도달할 거리에 있었지만 실제 그 거리는 엄청나게 멀어보였다.

절그럭. 절그럭. 음산한 소리는 곧 급박하게 변했고 앞열부터 해골병사들의 돌격이 시작되었다. 콰콰콰쾅. 엄청난 소리와 함께 뼈가 튀고 피가 튀었다. 해골병사들은 곰들 같이 귀여운 존재들이 아니었다. 몸이 가벼워서 인지 일반 병사들보다 더 날랬고 칼과 창도 제대로 썼다.

왕국군은 용감하게 맞섰지만 피해는 점점 늘어갔다. 1차 방어진이 무너졌다. 도이라가 있는 쪽은 도이라와 삼백인대의 활약으로 밀리지 않았지만 대부분의 전선이 급격하게 밀려나기 시작했다. 반전이 있지 않는 한 큰 피해가 예상되었다. 아직 적들의 본진쪽은 구경도 하지 못했는데 군 전체가 손상되면 도이라가 힘을 다 찾아도 승리는 요원해질 것이다.

도이라는 해골들을 베어내며, 정확히는 부숴버리며 중얼거렸다.


“젠장. 공청석유니 뭐니 생색은 그렇게 내놓고 왜 아직 이 모양인 거야? 환장 하겠네. 제발, 빨리 쫌!”


그런다고 힘이 돌아올 것 같진 않았다. 답답한 마음을 안고 고군분투하다 잠시 틈이 생겨 숨을 돌리는데 문득, 차고 있는 팔찌가 생각났다. 김이사가 준 팔찌는 게임 속에서는 팔목 아대와 같은 형태로 변해 있었다.


“이게 이기어검술 아이템이라고 했나? 내공을 불어넣으라고 했던가?”


도이라는 얼마 되지 않은 내공을 팔목으로 흘려보냈다. 그러자 갑자기 눈앞에 기능 선택 투명창이 후두둑 떴다. 응? 이 와중에 웃기게도 공격 기능 같은게 아니라 이기어검술 무장 디자인 선택창이었다. 장난 하나? 그래도 이왕 선택하는 김에 무협 영화 같은 데서 자주 나오는 형태, 등에 부챗살처럼 여러 개의 칼을 장착하는 형태를 선택했다.

스사사삭. 팔목 아대는 미세하게 부서지더니 그 조각들이 등쪽으로 이동해 선택했던 그 모양대로의 무장을 만들어냈다. 곁에 있던 병사들과 초아 부장도 갑자기 나타난 신기한 현상에 모여들었다.

우리 대장은 보면 신기한 짓을 잘 해. 대박 멋있다. 또 혼자 멋져보이려고 그런다. 저거 도움은 되려나? 무슨 코스프레 덕후같다. 또 모여 들어 빈정거리고 농담을 던졌다. 초아 부장도 눈을 동그랗게 뜨고 곁에 다가왔다.


“장군. 그게 뭡니까? 처음 봅니다.”

“끙. 나도 처음이야. 도움이 되야 할 텐데. 회장쪽에서 받은 건데. 어디 보자.”


급히 사용설명을 찾아서 여니 너무 간단한 문구 하나가 덜렁 있었다. ‘마음이 가는 곳에 길이 있다.’, 장난하나?


하지만 사용 설명서를 닫고 나자 도이라는 등에 꽂혀 있는 10개의 검 하나 하나가 모두 느껴졌다. 호오. 검 하나를 집중해서 공중으로 뽑아 올렸다. 되네! 그리고 앞에 왕국 병사를 하나 해하려는 해골병사를 향해 날렸다. 파창. 그의 의지가 향한 대로 해골의 머리가 박살났다.

그는 점점 둘, 셋을 뽑아 올리더니 마침내 검 열 개를 모두 뽑아 해골들을 파괴하기 시작했다. 적은 내공으로도 충분히 기동이 가능한 가성비 최고의 무기체계였다. 다음에 김이사를 만나면 한턱 크게 내리라 다짐했다.

자신감을 얻은 도이라는 다시 한 번 방어벽을 뛰어 넘어 빼곡하게 밀집해 있는 해골병사들 위에서 이기어검술을 펼쳤다.


촤촥, 크카칵, 카캉


순식간에 뼈무덤이 생겨났다. 그리고 때마침 내력이 조금 더 돌아오자 도이라는 더욱 넓은 범위로 이기어검술을 펼치며 1인 군대로서 적군의 진영을 망가뜨려 나갔다. 물론 그 뒤에는 또 혼자 잘난 채 한다며 투덜거리는 삼백인대가 멀찌감치 따라붙으며 검 폭풍에서 겨우 버텨낸 해골병사들을 무자비하게 박살내었다.

속절없이 밀리던 왕국군은 도이라가 적진을 파고들며 적진을 혼란시키자 다시 힘을 내며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비스마르크도 대책 없이 가만히 있을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이번 전투가 있기 전에 자체적으로 쾌락성에 대한 조사를 은밀히 해왔었다. 직접적인 위협은 없었기에 두고만 본 수준이었지만 쾌락성주가 엄청난 마법사이며 의심스러운 면이 굉장히 많았기에 이번 전쟁이 예상되자 마법에 대항하기 위한 준비를 했다.

비스마르크는 휘하에 마법부대를 두고 있는데 거기에는 마법 인챈트 전문가인 이고르와 몬스터 및 마법생물 전문가인 고르쵸프를 두고 있었다. 사실 두 사람은 사촌지간인데 사이가 좋지 않아 둘을 한꺼번에 기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상황이 상황인만큼 이번에는 둘을 모두 데리고 왔다. 이고르가 마법 인챈트 무기로 큰 역할을 하는 걸 못마땅한 얼굴로 보고 있던 고르쵸프는 비스마르크가 신호를 보내자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준비해온 것을 꺼내들었다.

그가 꺼내든 것은 몬스터 2종을 뒤섞어 만들어 낸 마법생물병기 로튼(Rotten)이었다. 용과 비슷한 모양새에 4개의 날개를 단 것으로 용처럼 브레스(Breath)를 뿜어내는데 로튼의 브레스는 강력한 부패를 일으킨다. 특히 해골병사 같은 생기가 없는 언데드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치명적인 피해를 입혀 급격한 부패를 일으켜 브레스에 당하는 즉시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로튼 부대가 구릉 너머에서 일제히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신경을 긁는 괴성을 내지르며 수백마리의 로튼들은 곧장 해골부대를 향했고 녹갈색의 보기에도 기분 나쁜 연기를 뿜어냈다. 그리고 놀랍게도 로튼의 브레스에 노출된 해골병사들은 염산 원액에 치즈라도 빠뜨린 것처럼 부글거리며 뼈 전부가 녹아내렸다.

해골병사들도 가만있지 않았다. 창과 칼을 던지고 화살을 날리며 저항했다. 로튼이 하나 떨어지기라도 하면 수백의 해골병사들이 몰려들어 로튼을 난도질했다. 그리고 그 위로 또 다른 로튼이 브레스를 뿜어내는 장면은 그야말로 현세에 펼쳐진 지옥도였다. 도이라도 그 장면들을 보며 다가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무시무시하네. 캐롤이란 사람의 취향도 끔찍하지만 우리 사령관의 취향도 만만치 않네.”

“그러게요. 저도 저런 장면은 처음 봅니다. 그래도 이제 이 게임 세계에 충분히 적응했다고 생각했는데 말아 나오질 않네요.”


라소니 장군이 나타났다. 그는 사령관의 명령으로 후방에서 예비부대로 대기하다가 전세가 바뀌자 밀고 올라와 전선을 급격하게 우세하게 바꾸고 있었다. 도이라는 반색했다.


“라소니 장군. 덕분에 한숨 돌리고 있습니다. 말씀 그대로 상상초월이네요. 극히 게임적이고요. 오! 저게 뭐지?”


쾌락성도 전세가 뒤집어지니 새로운 카드를 들고 나왔다. 해골병사들이 갑자기 부대별로 한곳으로 모두 모여들더니, 놀랍게도 한 덩어리로 뭉치더니 곧 거대한 해골 괴물로 일어서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일어서는데 작은 건 10m, 큰 놈들은 20m 이상 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저 멀리 쾌락성 근처에서는 계속해서 놈들이 크게 몰려들어 뭉치더니 정말 거대한, 뭐랄까 악신이라고 해야 할까, 비현실적인 크기의 괴물이 일어섰다. 해골도 아니었다. 부패한 시체가 일어섰다고나 할까, 아무튼 너무 거대해서 감이 오지 않았다.

라소니와 병사들의 마음은 하나 같았다. 이건 게임이라도 너무 한 거 아닌가? 반면 도이라는 활짝 웃었다. 신기한 장난감을 발견한 어린아이 같은 표정이었다.


“그래. 내 상대가 저 정도는 돼야지.”


반면 부하들은 말렸다. 아직 공력도 충분치 않은데다 아군인 로튼의 브레스에 당하기라도 하면 무슨 꼴이냐는 것이었다. 고집을 부리던 도이라는 로튼들이 거대 해골거인에게 일제히 달려들자 다시 주변의 해골병사들을 처리하기 시작했다.

로튼들이 브레스로 거대 해골거인을 공격했지만 끊임없이 솟아나는 해골병사들을 계속 흡수하는 해골거인은 쉽게 무너질 것 같지 않았다. 도이라는 우선 로튼이 쓸고 지나가서 와해된 해골군을 철저하게 유린했다. 군데군데 있는 해골거인들이 문제였다. 일반병사들의 공격으론 흠집내기도 힘들었기 때문에 도이라와 장수들의 몫이었다. 화기(火氣)는 별반 소용없었기 때문에 도법을 따라 강기를 쳘치는 도강으로 공격했다. 공력이 많이 돌아오기는 했지만 힐러들이 자랑했던 공청석유의 대단한 영능은 감감무소식이었다. 도강을 펼칠 때마다 적에게 확실히 피해를 주기는 했지만 그 자신도 무릎을 꿇을 정도로 힘들었다. 결국 힘들어서 주춤하다가 해골거인이 휘두르는 아름드리 나무 같은 뼈다귀에 맞아 골프공처럼 튕겼고 재수도 없게 물웅덩이에 빠져 진흙을 뒤집어 썼다. 그는 자신의 꼴에 분통을 터트렸다.


“아, 이 사기꾼 힐러놈들. 그렇게 아까워하더니 대체 그 잘난 효과는 언제 생기는 거냐?”

“네이. 사기꾼 대령이오.”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해골은 무력을 사용하는 조직이 애용하는 가장 손쉬운 위협 아이콘이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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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전(2) - 해골부대 18.11.30 98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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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바툼 18.11.16 113 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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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그녀를 구하라 18.11.14 197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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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음녀 18.11.02 171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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