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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회사원인데 자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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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붕괴
작품등록일 :
2018.08.26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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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2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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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03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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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회사원인데 자고 일어났더니 여자애가 되었다 (2)

DUMMY

정신이 돌아오는데는 또다시 10여분의 시간이 걸렸다.

몸을 일으키자 입고 있던 셔츠와 바지가 엄청나게 커져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그것이 사실은 옷이 커진 게 아니라 내 몸이 작아졌다는 걸 깨닫는데 얼마간의 시간이 필요했다.

나는 심호흡을 한 후 거울 앞에 서보았다. 현실인지 아닌지는 나중에 알아보고 일단 '나'라고 추정되는 여자가 어떤 모습인지가 무척 궁금했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작다'라는 사실이다. 어제까지 180이 조금 넘던 내 키가 아무리 봐도 160이 될까말까 정도로 작아져 있다. 더 작을지도 모르겠다.

평소 헬스장을 꾸준히 다니며 몸을 만들었기 때문에 다부지게 발달해있던 어깨도 확 줄어들어 빈약하기 그지 없었다.

나는 셔츠를 풀어 헤쳤다. 운동으로 열심히 만들었던 가슴 근육 역시 전부 사라져 있었다. 대신 어떻게 보아도 지방 덩어리라고 밖에는 할 수 없는 동그랗고 부드러워 보이는 주먹 크기의 살덩이가 달려 있었다.

나도 모르게 손이 갔다.

움찔 하고 몸이 떨렸다. 나는 급히 셔츠를 채웠다.

여지없는 여자의 몸이었다. 눈앞에 있는 건 굳이 성교육 따위를 듣지 않아도 될 만큼 완벽한 여자의 몸이었다.

그 여자의 목 위로 얼빠지고 새빨간 뺨이 도드라진 어린 소녀의 얼굴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귀를 살짝 덮는 갈색 머리카락의 숏컷. 커다란 눈, 긴 눈썹과 오똑한 코. 분홍빛의 입술 사이로 살짝 벌어진 입. 매끄렇고 새하얀 이마와 가지런한 눈썹, 그린 듯이 예쁜 호선을 그리는 귀까지 누가 보아도 '미인'이라고 할 만한 얼굴이다.

하지만 어렸다. 아무리 봐도 중학생 정도다. 여자의 나이를 가늠하긴 힘들지만 아무리 많이 쳐도 절대 성인은 아닌 얼굴이다.

성별이 바뀌는 건 그렇다쳐도 어째서 나이가 어려진 걸까. 이건 좋아해야 하는걸까? 싫어해야 하는 걸까?

"뭐야 이거? 이거 꿈?"

나는 거울을 바라보며 고개를 돌려보았다. 왼쪽으로 한번 그다음엔 오른쪽으로 한번. 팔도 들어보고 다리도 들어본다. 거울 속의 아름다운 소녀 역시 같은 행동을 따라했다.

확실하다. 거울 속의 소녀는 나다. 이 가설은 방금 전의 행위로 일단 검증이 되었다.

이제 남은 건 이것이 현실인가 꿈인가 하는 것이다. 꿈이라면 자극을 받는 순간 깰것이다.

나는 주위를 둘러본 후 잠시 고민하다가 주방으로 뛰어갔다.

주방은 우리의 일상 중 가장 위험한 도구가 많은 공간이다.

우선 나는 칼을 집어 들었다. 큰 칼을 들었다가 겁이 나 작은 과도를 집어 들었다. 하지만 이것도 쫄려서 그만 두었다.

다음엔 인덕션 앞에 서보았다. 우선 손잡이를 돌려 불을 켠다. 나는 심호흡을 하고 손을 살짝 갖다 대었다.

"우앗 시바알!"

뜨겁다. 겁나게 뜨겁다. 뜨거움을 넘어 통증이 느껴졌다. 다시 말해 아프다는 말이다.

이것으로 두가지 가설 전부 검증 완료. 어제까지 평범한 30살 남자 회사원이던 나는 오늘 돌연 중학생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은 여자애가 되어 있다. 그리고 이것은 꿈이 아니다.

잠깐!

잠시 생각해보자.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일은 꿈이 아니다. 현실이다. 실존하는 일이다. 가상 현실 따위가 아니다.

그렇다면 더 문제가 있다.

이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진 것이 현실이라면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또다시 벌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남아있는 것이다.

그리고 추측은 얼마 지나지 않아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주었다.


얼마간의 패닉 후 나는 우선 당장 내가 무엇을 해야하는지 생각해 보았다.

현재 시각은 오전 9시. 곧 회사에서 엄청나게 전화가 날아들 것이다.

하지만 전화를 받을 순 없다. 목소리가 변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와중에 예상에서 한치의 벗어남도 없이 정확히 9시 1분부터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나는 발신자를 먼저 확인했다.

-인력개발과 이준혁

같은 인력개발과에서 옆 부서인 교육관리팀에 소속된 친구 녀석이다. 다행히도 이 녀석이 먼저 전화를 걸어준 건 다행이다.

하지만 아무리 친하다고 해도 전화를 받을 순 없다. 여러가지로 일이 꼬이기 때문이다.

전화를 받지 않자 이번엔 카톡이 날아왔다.

-(수신) 야, 무슨 일 있어? 어제도 갑자기 오후 반가를 내더니 오늘도 출근 안했더라?

나는 잠깐 고민했다.

어제 일을 설명해주어야 하나. 그럴 순 없다. 무엇보다 지금 내가 출근하지 못하는 것은 어제 일과는 무관하다.

-(송신) 미안한데 나 갑자기 사정이 생겨서 오늘 출근 못할거 같아. 부탁인데 오늘 연가 신청 좀 해줘.

카톡을 보낸 후 조금 불안한 마음으로 기다렸다.

그 사이에 몇건의 전화가 왔지만 모두 무시했다. 내가 소속된 인력조정관리팀의 팀장과 막내에게서 온 전화였다. 그냥 문자나 카톡을 해라 이것들아 하고 속으로 욕을 했지만 문자나 카톡이 오지는 않았다.

-(수신)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너희 팀장한테도 얘기 안한거야? 지금 얼굴 완전 시뻘개져서 날뛰고 있다고.

-(송신) 나도 정신이 없어서 미처 말씀 못 드렸어. 암튼 지금 전화통화는 힘드니까 전할 말 있으면 카톡으로 할게. 좀 부탁 하자.

-(수신) 진짜 급한 일인가 보네. 알았다. 나중에 술한잔 사라.

나는 가볍게 알겠다는 이모티콘을 보낸 후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그 사이에 막내의 전화가 한 번 더 왔다가 이내 조용해졌다. 아마도 이준혁이 대충 설명을 해둔 것이겠지. 안그래도 평소 밥한번 같이 먹어야 하는데 하면서 서로 바쁜 탓에 술한잔 한지 꽤 되었으니 다음 주 쯤 시간을 내어 대접 한번 해주어야 겠다.

-(수신) 어떻게든 해결했다. 대충 너네 어른신들 때문이라고 해뒀다. 아마 팀장이 전화 걸텐데 그건 받아라.

-(송신) 고맙다. 다음주에 한턱 살게.

폭풍처럼 정신없이 카톡을 마친 후 나는 침대에 드러누웠다.

생각이라는 걸 하기가 싫어졌다. 그냥 아무 생각도 하기 싫었다.

하지만 그 작은 소망조차 곧바로 방해가 되었다. 휴대폰의 맹렬히 울렸고 발신자를 확인해 보니 팀장이었다.

일단 무시했다.

다시 울렸다. 또 무시했다.

이번엔 문자가 왔다. 진작 그럴 것이지 하고 나는 내용을 확인했다.

-(수신) 김대리, 도대체 얼마나 큰 일인거야? 오후에 한번 찾아갈테니까 일단 내일까지 쉬고 있게나.

나는 일단 우리 팀장의 인간 됨됨이를 다시 보게 되었다. 유능하고 합리적인 인간이라는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인간미도 있을 줄은 미처 몰랐다.

-(송신)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갑자기 자리를 비워 죄송합니다. 복귀하면 정규인사 건 바로 처리하겠습니다.

-(수신) 그 결재는 내가 오늘 아침 이사님까지 받아뒀다. 암튼 회사일은 어떻게든 해놓을테니 자네 일이나 신경써.

팀장이라는 사람, 이 정도의 인격자던가. 나는 다시 한번 감탄했다.

머리가 살짝 벗겨지고 배가 나온 40대 후반의 아저씨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그에 대한 호감도를 아무래도 상향 조정해야 겠다.

감사합니다 하고 문자를 보낸 후 나는 다시 침대에 쓰러지듯 누웠다.

일단 급한 불은 껐으니 조금 정리를 해볼 필요가 있다. 나는 천장을 바라보며 숫자를 매기기 시작했다. 인과관계는 무시하고 일의 발생 순서대로 적어보자.

1. 어제 오전 느닷없이 기술유출이라는 누명을 쓰고 감사실에서 취조를 받았다.

2. 이후 귀가하라는 명령을 받고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 소주와 안주꺼리를 샀다.

3. 귀가했다.

4. 거실에서 소주를 마셨다.

5. 정신을 잃었다.

6.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 눈을 떠보니 여자애가 되어 있다.

일의 순서대로 나열해 보니 조금은 윤곽이 드러나는 것 같...

"윤곽은 개뿔! 젠장, 전혀 인과관계가 없잖아! 전혀 모르겠다고, 제기랄! 어째서 자고 일어났을 뿐인데 성별이 바뀌냔 말이야!"

욕이 절로 튀어 나왔다. 평소 욕설은 최대한 안쓰는 편이지만 이번에는 어쩔 수 없이 쓰고 싶었다. 아니 써야만 했다. 그래야 내 기분이 조금이나마 풀릴 것 같다.

한참 난리를 피우고 나니 온몸의 기력이 전부 빠져나가는 듯 했다.

"꼬르륵"

이 집 안에는 나 혼자 밖에 없으니 이 괴상망측한 소리의 주인공은 틀림없이 나일 것이다. 즉, 나는 배가 고픈 모양이다.

그러고보니 아침에 일어나서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게다가 무지막지하게 정신력을 소모해왔다. 배가 고픈 게 당연하다.

나는 대충 아무 옷이나 주섬주섬 껴입고 현관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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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평범한 회사원인데 자고 일어났더니 여자애가 되었다(8) 18.09.22 28 0 11쪽
7 평범한 회사원인데 자고 일어났더니 여자애가 되었다(7) 18.09.14 35 0 10쪽
6 평범한 회사원인데 자고 일어났더니 여자애가 되었다 (6) +2 18.09.09 67 2 11쪽
5 평범한 회사원인데 자고 일어났더니 여자애가 되었다 (5) 18.09.07 69 1 14쪽
4 평범한 회사원인데 자고 일어났더니 여자애가 되었다 (4) 18.09.05 78 1 12쪽
3 평범한 회사원인데 자고 일어났더니 여자애가 되었다 (3) 18.09.04 98 2 7쪽
» 평범한 회사원인데 자고 일어났더니 여자애가 되었다 (2) 18.09.03 108 2 9쪽
1 평범한 회사원인데 자고 일어났더니 여자애가 되었다 (1) 18.09.02 129 2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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