릭터(Rich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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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일
작품등록일 :
2018.08.27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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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12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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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25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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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4장 기만의 계절 7

연재 요일은 월요일 부터 금요일까지 입니다. 시간은 늦어도 오후 8시입니다. 좀 더 빠르게 올릴 수 있습니다




DUMMY

4장. 기만의 계절 7


선착장이 있는 섬의 반대편으로 숨어든 상우와 팀원들은 빠르게 움직였다. 잠식(蠶食)을 사용한 상우는 움직임에 거침이 없었다. 별장이 보이는 숲의 언저리에 도착하자 드론을 관제하던 해리에게서 연락이 들어왔다.


"정문 경비 2, 후문 경비 2, 본관 오른쪽 건물 경비 숙소로 보임."

"모두 방독면 착용."


상우의 명령에 팀원들이 모두 방독면을 착용했다. 방독면이 필요 없는 상우 역시 착용했다.


"시작해."


상우의 명령에 하늘위에 있던 드론에서 별장 정원으로 최루탄이 떨어졌다.


"펑! 펑! 펑! 펑!"


최루탄이 터지는 소리와 매캐한 연기가 마당을 가득 채웠다. 그 소리에 놀란 후문 경비원들이 후문을 열자 상우가 뛰쳐나갔다. 달려 나가는 상우의 손에서 은색 구체가 튀어나갔고 벌레는 후문 경비 둘의 어깨를 꽤 뚫었다.


"윽!"

"으악!"


경비 둘은 생전 겪어 보지 못한 고통에 무력화 되었고 상우는 그대로 후문을 지나 본관 쪽으로 달려갔다. 그 뒤를 이어 시다트의 팀원 4명이 뒤를 따랐고 남은 경계조가 쓰러진 경비를 구속했다.


잘 꾸며진 정원은 최루탄의 연기가 퍼져서 한치 앞도 보기 힘들었다. 다른 드론에서는 2차로 최루탄이 발사되었고 연기는 더욱 짙어지고 공기는 숨쉬기 힘들 정도였다.


달리는 상우의 눈에 놀라서 뛰어나오는 별관의 인물들이 보였다. 모두 총기를 휴대하고 나왔으나 최루가스의 영향으로 조준사격을 못하고 있었다.


"탕!"


정문서 뛰어 들어온 경비들이 상우를 향해 총을 발사했으나 빗나갔다. 상우는 총을 쏜 경비들에게 벌레를 던지고 더 속도를 내서 별관으로 내달렸다. 그리고 별관을 나온 인원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 뒤를 따라 속속 시다트의 팀원들이 진입하고 있었다.


*****


조광주는 필리핀 여성을 껴안은 체 잠이 들어 있었다. 벌거벗은 둘의 모습이 잠시 전의 광경을 연상시켰다. 선잠이든 조광주는 최루탄이 터지는 소리와 총소리에 잠을 깼다.


"뭐야?"


놀란 조광주가 창문 밖을 보자 정원은 연기에 보이지도 않았고 매캐한 공기가 열린 창문 틈으로 들어왔다.


"최루탄?"


그는 옷을 입을 생각도 못하고 호신용 권총을 탁자에서 꺼내들고 아버지, 조인태를 찾아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가 2층에서 내려올 때 조인태 역시 나체로 자신의 방에서 권총을 들고 나왔다.


"아버지, 뭔 일이에요?"

"습격이다. 2층으로 올라가 어서!"


두 부자가 다시 2층으로 올라가려 할 때 창문이 깨지고 최루탄이 날아들었다.


"쨍그랑! 펑!"


실내에는 매캐한 연기가 퍼지고 부자의 코와 입으로 최루가스가 날아들었다. 반사적으로 코와 입을 막았지만 오랜만(?)에 맡은 최루가스는 그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컥, 콜록! 콜록!"


부자가 정신없이 재채기를 하며 눈물, 콧물을 흘릴 때 현관문이 열리고 검은 인영이 들어섰다. 조인태는 눈물이 맺힌 눈으로 그 인영을 쳐다봤다. 방독면을 쓴 상우의 목소리가 기괴하게 들렸다.


"조인태?"

"컥, 넌 누구냐?"


반사적으로 상대의 정체를 묻는 조인태가 본 건 자신에게 날아드는 군화였다. 그렇게 조인태는 의식이 끊어졌다.


조인태 부자를 기절시킨 상우의 뒤로 시다트와 팀원들이 들어왔다. 집안으로 향하는 팀원들과 갈라진 시다트가 상우에게 보고를 해왔다.


"정문 2, 후문 2 별관 가드 6명 모두 구속했습니다."

"다친 사람은?"

"전원 무사합니다. 가드들도 무사합니다."


상우가 시다트의 보고를 받을 때 집안을 수색하던 팀원들이 어린 여성 두 명을 찾아서 내려오고 있었다. 둘 다 옷도 제대로 걸치지 못한 상태였다. 언 듯 봐도 10대 중후반이었다.


"옷 입히고 2층에 욕실 있으면 세수시켜. 그 뒤에 2층 한곳에 감금시키고."


상우의 지시에 팀원 둘 이 두려움에 떠는 그녀들을 2층으로 데리고 사라졌다. 상우는 자신의 발밑에 쓰러져 있는 부자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5조원을 사기치고 고작 도망간 곳이 필리핀의 외딴 섬, 그리고 와서 한일이 10대 여자애들하고 자는 거였냐?'


상우는 발밑에 쓰러진 조인태, 조광주 부자의 발목을 그대로 밟고 지나갔다.


"우두둑! 우두둑!"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리고 비명을 지르며 부자가 깨어났다.


"으아악!"

"저 둘 끌고 올라와."


상우가 2층으로 올라가자 시다트가 두 부자의 머리채를 잡고 뒤따르기 시작했다. 부러진 발목의 아픔과 우악스럽게 잡힌 머리의 고통으로 두 부자는 벌거벗은 체 개처럼 시다트가 이끄는 대로 움직였다.


*****


우성의 본사 대회의실에는 전면 스크린에 상우의 사진이 띄어져 있었다.


"나눠드린 자료는 개인 프로필과 TJ 자료 입니다."


우성의 전략기회본부장인 마상철의 주도로 상우에 대한 대책회의에 들어가 있는 상태였다. LA캐피탈이 가진 우성전자 주식과 TJ 모은 주식 5%를 합쳐서 TJ코리아는 우성전자의 지분 12%를 확보한 상태였다. TJ코리아가 지분 12%를 넘기면서 재계에서는 이런저런 소문이 돌고 있었다. TJ의 의도를 모르기에 이희연 회장은 상우와의 만남을 지시했으나 상우는 깨끗이 무시하고 필리핀으로 떠난 상태였다.


"마 본부장님. 이런 자료 말고 왜 갑자기 우리 주식을 인수했는지 의도를 파악하라고 말씀드렸습니다만."


건강이 안 좋은 이희연 회장을 대신해 그룹을 총괄하는 이진우 부회장이 마상철을 압박하고 있었다.


"아 그게 마리아나 베론 TJ코리아 사장은 단지 우리 우성이 국제 스탠스를 맞춰주길 바란다는 말만 하고 있습니다."

"마 본부장님, 감 떨어지셨습니까? TJ 코리아 사장은 이제 5년차로 고속 승진한 사람입니다. 그 큰돈 들여 우리 주식 인수하는 걸 그 사람이 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그 여자 직속상관은 쥴리 앤드류스 공동대표 아닙니까? 그럼 뉴욕으로 가서 물어봐도 되지 않습니까? 앉아서 지시만 하지 말고 움직이세요. 한상우가 안 만나주면 쥴리 앤드류스 찾아가세요. 이런 쓸데없는 자료가지고 회의 하시지 말고요."


이진우가 마 본부장을 타박하고 바로 회의실을 빠져 나갔다. 그룹의 승계 작업은 섬세하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작업이었다. 이희연 체제에서 이진우 체제로 넘어가는 시점에 외부의 개입이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몰라 이진우는 신경이 곤두서 있는 상태였다.


"젠장!"


부회장 수족들이 나가고 자신의 전략본부 인원만 남자 마상철의 입에서 욕이 튀어나온다. 회장 밑에서 승승장구 하던 자신이 이제는 어린 부회장에게 타박을 듣는 신세가 된 게 억울한 마상철 이었다.


"그 새끼 지금 필리핀 어디에 있데?"

"지금 다바오시에 있는 걸로 압니다."

"미행은?"

"그게 다바오시에서 가족과 있는 것까지 보고되었는데 그 뒤는 미행을 못하고 있습니다."

"왜?"

"필리핀 지사 인원들을 붙였는데 다바오시에서 한상우를 따라 다니다 경고를 받았습니다."

"뭔 경고야? 한상우가?"

"아니, DDS라고 다바오시 자경단인데 저희 지사 인원들을 협박했습니다. 한대표 미행하지 말라는 말이었습니다. 다음에는 말로 안한다는 협박도 있었습니다."

"이 무슨 마피아야 이 새끼는! 그럼 다른 애들 붙여야지."

"본부장님, 지사 인원들은 일반인입니다. DDS를 알아보니 시장 친위대 입니다. 다바오시 실종 사건의 80%는 그 놈들 짓입니다. 위험해 보여서 제가 철수시켰습니다."

"이야 김종택이 너도 나 무시하는 거냐! 네까짓 게 뭔데 내 지시를 네 마음대로 취소시켜!"


마상철의 손이 그대로 김종택의 뺨을 후려쳤다. 한대로는 성이 차지 않는지 연거푸 김종택에게 손찌검을 하는 마상철이었다.


"짝! 짝! 짝! 짝!"


김종택의 뺨은 벌겋게 멍들어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전략기획본부에서 마상철의 손과 발이 되어 주었던 김종택의 눈에서 눈물이 쏟아졌다. 수치심과 서글픔이 김종택의 마음을 죄어왔다.


"젠장! 으아악 한상우 이 새끼!"


자신의 밑바닥까지 보여준 게 꺼림직 한지 상우의 욕을 하며 회의실을 나가는 마상철이었다. 한 때 우성 신화라고 불리던 마상철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부하들의 눈은 차가웠다.


*****


추석 연휴가 지나고 한국 사회는 다시 한 번 요동쳤다. 필리핀 경찰이 조인태, 조광주 부자를 다바오시 인근 섬에서 체포했다는 기사였다. 다이아몬드 게이트가 추석 밥상머리를 달궜다면 5조원 사기범 검거는 밥상을 뒤엎을 정도로 관심을 모았다.


[5조원은 어디로 갔나? 회수 가능성은?]

[필리핀 경찰이 잡은 조인태를 우리는 왜 잡지 못했나?]

[조인태 부자는 어떻게 도주 할 수 있었나?]

[조인태 리스트 곧 공개된다]

[조인태 부자의 호화스런 도피행각]

[범죄를 뿌리 뽑은 다바오 시장]


온갖 기사가 쏟아졌다. 피해자들은 환호했고 두 부자의 송환을 요청하는 글이 외교부 게시판에 넘쳐났다. 단군 이래 최대 사기꾼이라는 거창한 호칭의 조인태는 다바오 구치소에서 엄중하게 감시를 받고 있었다. 그의 오른발은 깁스를 한 상태로 10년은 더 늙어 보였다. 그의 뇌리에는 한상우가 한 말이 계속 맴돌았다.


"조인태씨 한국 가면 조사 잘 받길 바랍니다. 리스트 있는 거 꼭 말하세요. 어차피 장부는 나도 가지고 있으니까 허튼 소리 하지 맙시다. 이거 풀리면 당신 죽이고자 하는 사람 넘쳐날텐데 살아남으려면 풀고 보호 받으세요. 입 다물고 있으면 내가 풀고 당신 찾아갈 겁니다. 죽지도 살지도 못하는 상태로 아까 받은 고통 받으려면 하셔도 됩니다. 참고로 생에 미련을 안두시면 당신 가족들에게 할 겁니다."


얼굴을 가린 상우의 협박에 조인태는 고개만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상우는 조인태에게 자신의 벌레를 주입해서 고문을 가했다. 벌레가 주입된 순간 조인태는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이 개미가 혈관을 갉아먹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 그런 고통이 더해질수록 정신은 더 맑아져서 기절도 할 수 없었다.


"으으!"


입을 벌려 말을 하려 해도 혀가 굳어 신음소리만 나왔다. 그렇게 신음만 흘리다 어느 순간 온몸의 신경이 풀어졌다. 벌거벗겨져서 눈물, 콧물, 다 흘리던 조인태는 결국 똥오줌을 지리고 말았다. 60먹은 나이에 똥오줌을 지렸지만 수치심도 안 들 정도로 고통이 강했다. 상우가 손을 뻗어 조인태의 얼굴에 가까이 대자 조인태의 콧속에서 은색의 구슬 2개가 빠져 나왔다.


"헉헉."


조인태의 가쁜 숨소리가 방을 가득 채웠다. 조광주는 아버지가 고통 받다 똥오줌을 지리는 광경에 겁에 질려 오줌을 지리고 있었다. 상우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그 눈이 웃는다고 조광주는 생각했다.


"겁먹지 마세요. 조광주씨 해치지 않아요. 아버지 쉴 때 당신도 경험해봐요. 평생가도 못 할 경험이니까."

"살려줘! 저리가! 으악!"


조광주 역시 조인태와 같은 꼴을 당했다. 상우는 두 부자가 경험을 골수에 새길 수 있게 번갈아 3번을 가했다. 그 부자는 결국 상우에게 자신들의 장부와 은닉한 자금을 다 불었다. 꿈에서도 그 목소리가 기억나서 눈물을 흘리는 조인태였다.


*****


상우는 다바오에서 일을 마무리 짓고 한국행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손에든 필리핀 영자 신문에는 다바오시 농업 지구에 대한 1억 달러 투자 기사가 헤드라인으로 잡혀 있었다. 자신과 다바오 시장이 악수하는 모습이 매우 친근해 보였다.


"사진이 잘 나왔습니다."

"그런가? 뭐 잘 나왔으면 되었지. 팀원들은?"

"시다트를 마지막으로 다 돌아갔습니다."

"다행이네. 거너 하고 헥터는 연락 없어?"

"이제 남미로 향한다고 합니다. 문제점이 너무 많아 뭘 지적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합니다."

"뭐, 자원개발이 마음먹은 대로 되는 건 아니니까, 그래도 의사결정과정은 투명해야지. 이건 심도 있게 조사해야겠어. 발표도 좀 늦추고 조인태 때문에 다이아몬드 게이트가 묻혔어. 이거 좀 더 화력을 키워야 하는데."


상우가 해리와 대화를 나눌 때 상우의 핸드폰이 울렸다. 발신자를 확인하니 쥴리가 떴다. 슬며시 핸드폰을 끄는 상우였다. 그리고 잠시 뒤 해리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핸드폰을 확인한 해리 역시 조용히 핸드폰을 껐다. 둘은 마주보고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비행기 탈 때는 핸드폰은 꺼야지."

"맞는 말입니다."


둘은 조용히 한국행 비행기를 기다렸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비문이나 오자, 탈자, 맞춤법 틀림 등은 지적해 주시면 고치도록 하겠습니다. 작중에 나오는 인물, 단체, 사건은 모두 허구입니다. 착오 없으시길 바랍니다.


작가의말

벌써 연휴가 다 끝나가고 있습니다. 

일주일은 그렇게 긴데 연휴는 빠르게 지나가네요.

고향서 돌아오시는 길 모두 평안하게 오시길 바랍니다.

읽어주신 모든 분들 감사드립니다.


 작중의 인물, 사건, 단체, 지명은 모두 허구이오니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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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14 김이섭
    작성일
    18.09.25 20:42
    No. 1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 답글
    작성자
    Lv.75 환상일
    작성일
    18.09.25 20:50
    No. 2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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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5장 나비효과 3 +2 18.09.28 263 5 13쪽
31 5장 나비효과 2 +2 18.09.27 227 5 13쪽
30 5장 나비효과 1 +2 18.09.26 266 5 12쪽
» 4장 기만의 계절 7 +2 18.09.25 251 5 13쪽
28 4장 기만의 계절 6 +2 18.09.24 279 5 13쪽
27 4장 기만의 계절 5-2 +3 18.09.19 322 7 8쪽
26 4장 기만의 계절 5-1 +2 18.09.19 234 6 7쪽
25 4장 기만의 계절 4 +4 18.09.18 311 6 13쪽
24 4장 기만의 계절 3 +4 18.09.17 284 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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