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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투마 - 귀신을 패는 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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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하네비
작품등록일 :
2018.08.29 14:10
최근연재일 :
2019.02.14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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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2.20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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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제11장 마지막 장계 #3

DUMMY

애경과 판수를 수련굴에 집어넣은 후, 판수는 임시 집무실에서 쌓여있는 서류들을 검토하고 있었다.


“단장님, 본교에서 천목사님이 오셨습니다.”

“들어오시라고 해”


본교라면 강남에 위치한 성금교회를 말했다.

제2선교단 소속은 아니지만, 본래 고고학 교수였던 천목사는 본교에서 묵묵히 치구를 지원하는 사람 중 하나였다.


“아이구, 여까지 어쩐 일이신 겨?”

“황단장이 워낙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니, 연락이 되길 하나, 만날 수가 있나. 간만에 수련원 왔다는 얘기 듣고 바로 달려왔지.”


그제야 생각난 듯 치구가 핸드폰을 열어보자 수신불가지역 표시가 되어 있었다.

수련에 방해되지 않도록 수련원 내부는 전파방해 중이었다.


간만에 얼굴이나 보자고 여기로 달려온 건 아닐 터고, 인편이나 유선상으로 전하지 못할 말이 있단 얘기였다.

천목사가 눈짓하자 동행한 부목사 둘이 집무실 밖으로 나갔다.


“귀신릉에 대한 얘긴 거쥬?”


천목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천목사는 황석엄의 자료에 나온 인물 쪽을 주로 연구 중이었다. 그런데 지난 번 마지막 장계에 기록되어 있던 단서들을 토대로 뭔가 알아온 모양이었다.


“이번에 부산포쪽을 내려갔다 왔는데... 거기서 새로운 기록이 나와서 말야.”

“부산포믄 거 우두머리 왜귀 잡았다는데 아녀유?”


치구가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몇 달 동안 일본 쪽의 사료들과 사료들을 다 뒤져봐도 나오지 않던 마지막 전투장소가, 이번 마지막 장계와 함께 발견된 서류들 중에 나와 있었다.


“거기서 우두머리 귀신이 몸에 들렸다던 그 남자 있잖아...”

“거 까만 옷 둘렀다는 놈?”


마지막 전투에서 패퇴하는 왜선 후미에 서 있던 온통 검은옷의 사내를 뜻하는 것이었다.

황석엄의 일기에서 그 사내에게는 우두머리 귀신이 쓰여 있었고, 반판수가 그 귀신을 대접전 끝에 잡아넣자 기절한 검은옷의 사내는 그대로 왜선을 타고 사라졌다고 기록되어 있었다.


이어 천목사가 가져온 서류들을 뒤적이더니 그림 한 장을 꺼냈다.

사진 속에는 매부리코에 눈매가 강렬한 백인 사내 하나가 그려져 있었다.


“카... 사스?....”


그림 구석에 쓰여 있던 단어였다.


“맞아. 스페인 신부 카사스. 그가 우두머리 왜귀를 몸 안에 품고 조선땅을 밟은 자였어.”

“이 자가 왜유?”

“생각해봐. 그의 영적그릇이 얼만했을까?”


‘영적그릇’이야기는 천목사의 대표 연구주제 중 하나였다.

신내림 현상은 대부분 유전을 통해 나타났고, 이는 귀신과의 소통이나 귀신들림 현상을 설명하는데 매우 중요한 지표였다.


“일반 무당에게 강신되는 신령들이 끽해야 9급, 8급이야. 그런데 카사스에게 들어앉았던 그 우두머리 귀신은 몇 급이었겠어?”

“흠...”


현재 판수가 애경과 함께 수련굴에서 구르는 이유는 ‘6급 신장’ 이상을 불러낼만한 영력을 수련하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지난번 우두머리 귀신의 부하로 추정되는 필로타누스가 5급이었으니, 우두머리 귀신은 그보다 높은 등급의 악마로 추정할 수 있었다.


“4급? 3급? 그만한 대악마를 품을 만한 영적그릇을 가진 인간이 지구상에 몇 명이나 있을까? 10억분의 1? 30억분의 1? 어쩌면 더 할지도 모르지”

“그래서 그 놈이 아직 살아있단 말이유?”

“그럴 리가 있나! 벌써 오백년도 더 전의 사람인걸... 하지만 그 후손의 흔적은 찾아냈지”

“후손???”

“그래, 임진왜란이 끝난 후 카사스는 이름을 바꾼 후 선교사로 히로시마에 정착해. 그리고 다시 조선땅을 밟을 기회를 계속 노렸지.”

“왜? 우두머리 귀신은 귀신릉에 봉인되어 있었잖아유”

“애초에 그가 스페인에서부터 일본으로 온 이유가, 동북아시아 선교를 위해서였거든. 그러기 위해서 조선땅은 꼭 거쳐 가야 하는 길목이었고... 아마 그것 때문이었을 거야.”

“그래서, 다시 조선으로 왔대유?”


치구의 말에 천목사가 고개를 저었다.


“히로시마에서 일본여자와 결혼한 그는 마흔 살에 산에서 떨어져 죽었고, 그의 자손들이 계속 히로시마의 작은 마을에 모여 살았다더군... 그러다가 1945년에...”


천목사가 손으로 폭발하는 모양을 그렸다.

1945년이면 히로시마에 원폭이 떨어진 해였다.


“그때 생존자 명단에 그 가족 이름이 어디에도 없더라구...”

“아...”


흥미진진하게 듣던 치구의 눈빛이 실망감으로 바뀌었다.


“근데 말야...”


천목사가 품에서 비닐로 포장된 낡은 종이봉투 하나를 꺼내놓았다.


“뭐여유? 이게?”


온통 누렇게 바랜 봉투를 조심스레 열어봤지만, 온통 치구는 읽을 수 없는 일본어였다.


“조선에서 일본으로 보낸 편진데 내용이...”


천목사가 두꺼운 안경을 치켜 올리며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어머니,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떨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우리 마을은 산 속에 있으니까, 단단한 화강암 산이 둘러싸고 있으니까 별 일 없겠지요?

몇 달이 지났지만, 일본의 다른 친척들과도 연락이 닿질 않습니다.

매일매일 기도하며 속이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부디 이 편지를 받으시면 답장을 주세요.

만삭의 몸이라 당장 고향에 갈 수가 없습니다.


어머니 꼭 답장을 주세요.

큰딸 마이가.


“엥?”

“맞아. 그 후손 중에 하나가 무슨 이유에선지는 모르겠지만 일제강점기 때 한국에 살고 있었어. 그리고 그녀의 후손이 지금도 한국 어딘가 살고 있을 수도 있고”

“여기 주소를 되짚어보믄...”

“그게 벌써 칠십 년도 전에 주소야. 자료가 있겠나? 게다가 편지도 그 가족에게 전해진 게 아니라 이웃이 보관하고 있던 거라, 아직 추가 단서들을 찾기 시작한 단계야.”


한국에 살고 있는 영적그릇이 크다고 할 만한 인물들이 순간적으로 치구의 뇌리를 스쳤다.

초대형교회의 목사들과 (물론 귀홍과 그의 아버지도) 고승들, 바티칸과 직접 연결된 신부들, 전국의 큰무당들과 유명한 판수며 위인들까지.


“그러니께, 시방 우리가 찾고 있는 귀신릉에 무슨 일이 생겨서 고 놈이 다시 이 땅에 부활하려 하고 있고 그 열쇠를 그 후손이 갖고 있을 거란 말이죠?”

“그치, 인간의 몸을 빌지 않으면 악마 그 자체로는 세상에 별 힘을 못 쓰니까.”


그렇다는 건, 그 후손을 찾아내 손을 쓴다면 놈의 부활을 막을 수 있단 얘기였다.

물론 고위악마답게 어느 정도의 물리력은 행할 수 있겠지만, 이곳은 세계 7위의 군사력을 자랑하는 대한민국이었다.


무서운 건 수십만 악마들을 조종하는 우두머리 귀신의 영적 능력이지, 물리력이 아니었다.



“그래두 며칠 새에 여기꺼정 찾아내신 거 보믄 대단하시네유.”

“이제 겨우 막혀 있던 초반 물꼬만 튼 정도니까... 시작이나 다름없지 않겠나? 그리고... 아! 맞다!”

“왜유?”

“우연인진 모르겠지만, 그들 가족이 살던 히로시마의 그 마을 말야.”

“야”

“이름이 ‘모모노무라’라고 하더군.”

“뭔데유 그게?”

“복숭아 마을이란 뜻이야.”


치구 일행의 운명을 여기까지 몰아넣은 복숭아란 단어가 또다시 나타났다. 이 모든 사건들이 한 곳으로 모여들고 있다는 증거였다.


“복숭아 마을이라고”

“예”

“복숭아 마을이라고, 황치구 이 씹어처먹을 새끼야.”


순간 치구가 잘못 들었나싶어, 온화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 천목사를 멀뚱하게 쳐다보았다.

그 순간.


-와지끈!


나무문이 부서져나가며, 나가있던 부목사 둘이 들이닥쳤다.

온몸에 자잘한 돌기들이 돋아있는 그들은 네 발로 걷고 있었고, 원숭이처럼 변한 머리에는 아홉 개의 뿔이 돋아있었다.

동시에 천목사의 몸이 배배꼬이며 눈이 노랗게 뒤집어지기 시작했다.


“어떻게... 말크디슬이...”


이 수련원은 성금교회에서 관리하는 성지나 다름없는 곳이었다.

원체 교회라는 곳이 귀신이 많이 꼬이는 곳이긴 하지만 특별관리 시설에서 귀신에 쓰인 자가 튀어나온 다는 건, 그것도 대상이 목사들이라는 것이 믿을 수 없었다.


-하압!


판단 전에 몸이 먼저 움직였다.

달려드는 첫 번째 말크디슬의 한쪽 팔을 잡아챈 치구가, 그대로 가랑이 사이로 몸을 넣어 들어 넘기자 떨어지며 ‘쾅!’소리와 함께 나무책상을 부숴버렸다.


이어 두 번째 놈 역시 달려드는 힘을 이용해 그대로 목깃을 잡은 채 다리사이로 몸을 쑤셔 넣자 ‘와장창!’소리와 함께 벽에 걸린 거울에 얼굴을 처박았다.


“황치구!”


어느새 이마에 8개의 뿔이 돋아난 천목사가 길게 늘어뜨린 팔을 순식간에 쳐올렸다.


-쾅!


본능적으로 가드 했지만, 충격이 고스란히 몸통을 뚫고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내장을 다쳤는지, 목구멍으로 쓴물이 울컥 올라온다.


“정신 안 채려! 이 씨벌! 목사란 놈들이!!”


하지만 대답대신 돌아온 것은 책상다리를 뜯어내 휘두르는 부목사들이었다.

불리한 좁은 공간에서 굳이 정면으로 맞설 필요는 없었다.

일단 눈앞에 보이는 팔목을 하나 잡아 양팔로 얽은 후 등 뒤로 꺾어 올리자 ‘우둑!’하며 어깨뼈 빠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대로 있는 힘껏 발로 복부를 내지르자 ‘끼엑!’소리를 내며 다른 놈들과 함께 주르륵 밀려나갔다.

동시에 힘껏 도움닫기 한 치구가 마귀 들린 그들의 머리 위로 몸을 날렸고, 허우적대는 놈들의 손을 피해 한바퀴 돌아내렸다.


-팡!


낙법을 치며 떨어졌지만, 맨 시멘트 바닥에서 오는 충격에 순간적으로 온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끙...”


속으로 기도문을 돌리며, 거기에 의지해 간신히 몸을 일으킨 치구가 아래층을 향해 달렸다.

뒤에서 목사들이 괴성을 지르며 쫓아오고 있었고, 그 소름끼치는 소리는 치구에게 아주 익숙했다.


-끼에에에엑!


수련굴에서 듣던 마귀들의 바로 그 소리였다.

어떻게 그곳에 있던 마귀들이 밖으로 나온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건물을 나와 수련굴을 향해 달리던 치구가, 멀리 낯익은 옷차림들을 보고 크게 당황한다.

수련원 식당에서 일하는 열 명이 넘는 아줌마들이었다.


“도망쳐유!!! 도망...”


치구의 목소리를 듣고 일제히 돌아서는 아줌마들의 눈이 전부 귀신들린 누런 염소눈깔이었다.

그들의 손에 들려있는 부엌칼들이 석양을 받아 붉게 반짝였다.


이내 달려드는 아줌마들과 목사들 사이에서 샌드위치가 되게 생긴 치구가 욕설을 내뱉었다.


“이런 씨벌!!”


***


같은 시간, 수련굴 안의 애경과 치구는 숨이 턱에 닿아있었고 옆으로 눈에 띄게 모습이 옅어진 상산별 군웅신장이 웅크리고 있었다.


빛 없는 동굴 안에서, 그 모습만으로도 군웅신장의 영력이 거의 다 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 3시간의 전투 속에서 애경과 판수 역시 거의 실신할 지경이었다.


그들의 앞에는 빛을 거의 잃은 영체의 살 조각들이 무더기를 이루고 있었다.

몇 십 혹은 몇 백일지도 모를 동굴 안 마귀들과 싸워온 결과였다.


-쾅쾅!!


“야!! 문 열라고!!”


판수가 등 뒤의 철문을 두들겼지만, 아무런 응답도 들려오질 않았다.

꺼내 쥔 핸드폰 시계는 들어온 지 3시간 30분이 넘었음을 알리고 있었지만, 문이 열릴 낌새는 보이질 않았다.


핸드폰은 터지지 않았고, 둘 다 배터리도 거의 고갈된 상태였다.


“미치겠네...”


중얼거리는 판수의 눈을 따라 애경이 동굴 안쪽을 주시했다.

마치 누군가 후레쉬를 비추듯, 푸른빛이 점점 밝아오고 있었다.

그 충만한 영적 에너지와 불빛의 크기만 봐도, 이건 8급 이상의 마귀 영체들이었다.


“문 열어!!! 이제 그만!!! 항복!!! 그만!!!”

“소리 지를 힘 있으면, 옥추경이나 외우지?”


이를 바득 갈며 옥추경을 시작한 애경은, 이 동굴만 나가면 치구를 반 죽여 놓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아아아악!!”


애경의 신경질적인 비명이 동굴 안을 가득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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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제15장 결전 #1 19.02.01 208 6 11쪽
97 제14장 벨리알 #6 19.01.31 205 6 11쪽
96 제14장 벨리알 #5 19.01.29 211 5 11쪽
95 제14장 벨리알 #4 19.01.28 211 5 12쪽
94 제14장 벨리알 #3 19.01.25 211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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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제14장 벨리알 #1 +2 19.01.22 216 6 12쪽
91 제13장 신의 목소리 #7 19.01.21 229 7 10쪽
90 제13장 신의 목소리 #6 19.01.18 224 8 13쪽
89 제13장 신의 목소리 #5 19.01.17 226 8 11쪽
88 제13장 신의 목소리 #4 19.01.14 230 7 12쪽
87 제13장 신의 목소리 #3 19.01.11 242 6 11쪽
86 제13장 신의 목소리 #2 19.01.10 248 6 13쪽
85 제13장 신의 목소리 #1 +4 19.01.08 263 6 11쪽
84 제12장 계엄 #7 +4 19.01.07 273 7 12쪽
83 제12장 계엄 #6 19.01.04 235 6 12쪽
82 제12장 계엄 #5 19.01.03 259 6 11쪽
81 제12장 계엄 #4 19.01.01 253 6 11쪽
80 제12장 계엄 #3 18.12.31 239 6 12쪽
79 제12장 계엄 #2 +2 18.12.28 267 10 11쪽
78 제12장 계엄 #1 18.12.27 265 8 11쪽
77 제11장 마지막 장계 #6 18.12.25 256 7 11쪽
76 제11장 마지막 장계 #5 +1 18.12.24 271 8 12쪽
75 제11장 마지막 장계 #4 +2 18.12.21 280 8 11쪽
» 제11장 마지막 장계 #3 18.12.20 271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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