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독점 투마 - 귀신을 패는 자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공포·미스테리

완결

이하네비
작품등록일 :
2018.08.29 14:10
최근연재일 :
2019.02.14 16:07
연재수 :
103 회
조회수 :
38,860
추천수 :
920
글자수 :
541,750

작성
18.12.21 17:06
조회
223
추천
8
글자
11쪽

제11장 마지막 장계 #4

DUMMY

“씨벌, 미치겄네...”


절뚝대며 수련굴을 향해 달리는 치구의 뒤로, 부엌칼을 든 귀신들린 아줌마 부대와 목사들이 쫓아오고 있었다.


관절기술이 많은 주짓수 특성상 스파링을 할수록 관절에 데미지가 많이 축적될 수밖에 없었고, 블랙벨트들 치고 어디 하나 장애 없는 사람들이 없을 정도였다.


게다가 귀신들린 자들의 무지막지한 힘들을 버텨내느라 무리했기에, 솔직히 이렇게 오래 뛰는 것 자체만으로도 마흔을 바라보는 치구에겐 고통이었다.


점점 쫓아오는 발자국 소리들이 가까워왔다.

응원부대를 부를 수도 없고, 혈혈단신으로 쫓아오는 열 명이 넘는 마귀를 상대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빌어먹게도 주짓수는 1대 1에 특화된 무술이었다.


‘도대체 이 모지리들이 수련굴에서 뭔 일을 저지른 겨?’


뒤쫓아 오는 자들의 모습은, 수련굴에서나 보던 마귀들의 그것이었다.

저것들이 지상으로 나왔다는 건, 그곳에 무슨 일이 생겼다는 것을 뜻했다.


‘고작 그놈들을 상대루 애경이랑 판수가 무너졌다는 거여?’


수련원이 세워지고 20년 동안 8, 9급만 출몰하던 수련굴이었다.

그리고 겹겹이 동굴의 입구를 막고 있는 결계들은, 절대로 그놈들이 뚫을 수 있을만한 것이 아니었다.


“야! 이놈들아!! 판수야!! 애경아!!”


겨우 동굴에 도착해 헐떡거리던 치구의 얼굴에 절망감이 깃들었다.

동굴의 입구는 굳게 닫혀있었다.

뒤쫓아 오던 발소리들도 점차 느려지는 것이, 다행히 결계는 그대로인 것 같았다.


“뭐여... 도대체 뭐가 워떻게...”


뒤쫓던 놈들은 결계 때문에 5~6미터 앞에 멈춰 서서 그르렁 대고 있었고, 치구가 급히 철문 옆의 숫자판에 출입코드를 입력하기 시작했다.


-끼이이이이


녹슨 철문이 육중하게 열리는 틈으로 갑자기 뭔가 쑥 튀어나왔다.


“야!!!!”


철문 사이로 핏발선 애경의 이글거리는 눈이 드러났다.


“죽여 버린다.”


동굴 안에서 어찌나 휘둘러댔는지, 치구의 목젖을 노리고 있는 목검의 끝이 온통 날카롭게 갈려나가 있었다.


“일부러 늦은 거 아녀... 저기 뒤 좀 보라구...”


그제야 애경이 몇 미터 뒤에 줄지어 선 귀신들린 자들을 알아보았다.


“저것들은 또 뭔데?”


이어 철문이 완전히 개방되자, 그 안에선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판수가 비틀거리며 지팡이에 의지하고 있었다.

그 앞에는 소거백마신장이 만신창이가 된 채 영력이 바닥나 거의 투명해져가고 있었고, 바닥에는 수백 구의 조각난 영체들이 굴 안쪽까지 깔려있었다.


“우릴, 죽일라고 여기다 몰아넣은 거지? 어?”

“아.. 아녀... 끽해야 3시간 동안 열 마리나 나올까 말까 한덴데...”

“귀신통도 없어서 문 안 열렸으면 저기서 꼼짝없이 죽었을 거라고!!”

“내도 무슨 영문인지 몰겄네 시방. 날 쫓아온 놈들두 본래 이 굴에서만 나오는 놈들인데...”


지친 얼굴의 판수가 둘을 제치고 나와 밖을 살폈다.

어느덧 해가 거의 지고 있었다.


“어쨌든 저것들을 부셔놔야 나갈 수 있단 얘기지?”


치구가 고개를 끄덕이자, 분노에 찬 애경의 눈이 다시 살벌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동시에 당장 쓰러질 것만 같던 치구도 다시 기운이 솟는 것이 느껴졌다.

판수와 백마신장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일단 뚫어보자구”


목검을 꼬나 쥔 애경과 판수, 치구가 일제히 귀신들린 자들을 향해 달려 나갔다.

맨 앞의 부목사를 향해 달려든 치구가 무릎을 스칠 듯 태클하더니, 양 오금을 잡아 넘어뜨렸다.

‘쿵!’소리를 내며 쓰러진 부목사의 명치를 짓누르며 올라탄 치구가, 양 팔로 그의 경동맥을 조르기 시작하자 버티던 그가 비실비실 힘을 잃기 시작했다.


“거룩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너 썩어빠질 잡귀 말크디슬은 이 자의 몸에서 썩 물러나라!”


기도문을 읊어대는 치구의 머리 위로 덤벼들던 귀신들린 자들이, 애경과 판수의 공격에 쳐 맞기 시작했다.

삽시간에 치구의 주변으로 뼈 부러지는 소리와 살 터지는 소리들이 울려 퍼졌다.


귀신들린 자들의 피가 삽시간에 치구의 얼굴을 붉게 물들이고, 동시에 부목사의 콧구멍에서 쑥 빠져나온 잡귀가 산 쪽을 향해 도망치기 시작했다.


“착귀!!”


치구의 외침에, 백마신장이 놀라운 속도로 달려 나가더니 그대로 창을 집어 던졌다.

‘퍽!’소리와 함께 창에 꿰뚫린 말크디슬이 허공에서 산산이 부서져 내렸다.


“으... 씨... 끝이 없겄네... 대천사 미카엘의 축복받은 검과! 라파엘의 날개, 우리엘의 불을 요청하오니! 이 마귀들을 무저갱으로 이끄소서!!”


동시에 치구의 양 팔이 하얗게 빛나더니, 네 명의 귀신들린 자들의 멱살을 잡아챘다.


“시간도 없어 죽겄는데!”


-펑!


마치 대전차 지뢰라도 밟은 듯, 넷의 몸뚱이가 사방으로 날아가며 그 자리에 마귀들의 영체만 덩그러니 남아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위로 백마신장의 커다란 말발굽이 날아들었다.


-우직! 우직!


영체들이 짓이겨지며, 그것들의 눈알과 내장들이 사방으로 튀었다.

재차 치구가 나머지 귀신들린 자들의 멱살을 움켜쥐자, 눈앞에서 실력의 차이를 목격한 그것들이 서로 도망치려고 발버둥을 쳤다.


“늦은 겨.”


치구가 낮은 목소리로 기도문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다시 한 번 백마신장의 말발굽과 창이 잡귀들을 짓이겨버렸다.


-우직, 우지직!


겨우 숨을 돌린 치구 일행이 그대로 길바닥에 쓰러져버렸다.

이제 더 이상 남은 영력도, 체력도 없었다.


해 진 수련원 일대가 전부 캄캄한 암흑이었다.

빛이라곤 오직 바닥에 깔린 영체들에서 나오는 꺼져가는 푸르스름한 빛들뿐이었다.


“전기가 끊긴 건가?”

“글쎄... 어쩌믄 다른 사람들도 다 이 꼴 난 거 아녀?”


치구가 기절해 있는 식당 아줌마들과 목사들을 내려다보며 중얼거리는 순간 애경이 소리쳤다.


“저기!”


그녀가 가리키는 쪽은 산 중턱 깊숙한 곳이었고, 거기로부터 푸르스름한 빛들이 단체로 움직이고 있었다.


“저기가 거긴가봐요!”

“저기가 거기가 뭐여?”

“다데굴 때도 굴 입구가 여러 개였단 말이에요. 저 수련굴인지 뭔지도 저기 또 다른 입구가 생긴 거겠죠.”

“하이고... 시벌...”


딱 봐도 1키로는 되어 보이는데다, 가파른 산길이었다.

모두의 입에서 절로 한숨이 새어나왔다.


“일단 민목사에게 연락해서 지원군이라도 요청 해봐요”

“핸드폰 되는 사람?”

“....”

“유선도 다 끊겨 있으니까, 일단은 저것부터 틀어막자구!”


가까운 민가도 한참 떨어져있었고, 그 사이에 수련굴에서 빠져나온 놈들이 어디로 이동할지 몰랐다.

저렇게 많은 수의 영체들이 한 번에 도시로 나갔다간, 무슨 재난이 벌어질지 몰랐다.

머리로는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도저히 몸이 움직이질 않았다.


“아 맞어!”

“또 왜애!”

“따라와 봐! 그기가 이제야 생각이 났네.”


먼저 일어난 치구가 수련원 건물들을 향해 걷기 시작하자, 애경과 판수가 죽을상을 한 채 뒤쫓는다.



10분 정도 지나 커다란 건물 하나가 나타났다.


-성금 기독교 역사문화 박물관


불 꺼진 박물관 안으로 일행들이 뛰어 들어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요란한 소리가 들려왔다.


-와장창!


뭔가 깨지는 소리에 이어 사이렌소리가 사방에 울려 퍼졌다.

박물관 안에선, 전시박스의 유리를 깬 치구가 커다란 항아리 하나를 막 끄집어내고 있었다.


“그게 뭐예요?”


치구가 밀랍으로 봉인 된 항아리 마개를 뜯어내자 톡 쏘는 냄새가 퍼져 나왔다.

동시에 항아리에서부터 푸른 기운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몸에 좋은 겨”


치구가 항아리에 입을 대더니 꿀떡꿀떡 넘기기 시작했다.

이어 항아리를 받아든 판수가 냄새를 맡아보더니 헛구역질을 시작했다.


“이게 뭔데 도대체?”

“사해에서 구한 포도주여”

“사해? 언제 건데?”

“5년 전인가 바티칸에서 구해온 겨. 영력을 채워주는 성수니께 니들두 마시라구.”


포도주를 마신 치구의 몸에서 흰 빛이 다시 차오르는 것을 본 판수가 코를 막아 쥔 채 포도주를 마셨고, 마지막으로 애경이 입을 댔다.


공중화장실과 비슷한 지린내를 느끼던 애경이, 눈을 딱 감은 채 항아리를 치켜들었다.

당장 시급한 영력만 채울 수 있다면, 더한 거라도 먹을 판이었다.


“근데 구해온 게 5년 전이면, 만든 지는 얼마나 된 건데?”

“글씨?... 한 천이백년 됐다고 혔나?...”


순간 ‘풉!’소리를 내며 애경이 마시던 포도주를 뿜었다.


“이게, 이게 을매나 귀한 건데!!”


허겁지겁 치구가 그녀의 틀어막은 손에서 흘러내리는 포도주를 훔쳐내 핥기 시작하자, 애경이 경멸의 눈으로 쳐다보기 시작했다.


“자... 어디 보자...”


옆방으로 치구가 사라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유리 깨지는 소리가 연신 들려왔다.


“자!”


치구가 들고 나온 건, 녹이 슨 철퇴 모양의 모닝스타 하나와 얄상한 검신을 가진 70cm 정도의 낡은 검이었다.

각각 판수와 애경에게 무기를 쥐어준 뒤 자신은 뒤에서 키만 한 대형 낫 ‘데스 사이드’를 꺼내들었다.


“이런 게 도대체 여기 왜 있는 건데?”

“여가 기독교 역사문화 박물관이잖어? 뭐가 문제여? 기독교 역사에 대해 한 번 읊어줘?”

“아니... 그럼 저 검은 뭔데? 예로부터 성직자들은 날붙이 안 쓰는 거 아니었나?”

“가장 오래된 서양검술 기록이 성직자가 남긴 겨. 뭔 소리여.”

“아니, 그러니까 이것들이 도대체 왜 필요한 거냐고?”


판수와 애경이 그 무기들이 필요한 이유를 깨닫는 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푸른 영기들이 몰려있는 산 중턱을 향해 오른 지 얼마 되지 않아, 옆에서 빠른 속도로 달려드는 푸른 영기들이 나타났다.


“뭐야! 뭐야!”


삽시간에 일행들을 향해 뛰어오른 건, 좁쌀만 한 노란 안광을 흘리는 들쥐였다.


“이 새끼들이!”


옷 위를 물며 매달리는 쥐들을 그대로 땅에 털어낸 후, 있는 대로 발로 차기 시작했다.

귀신들려 몇 배 강해졌다 해도, 그래봤자 쥐새끼였다.

이내 내장이 터져나간 쥐들이 갈기갈기 찢긴 푸른 영체와 함께 나뒹굴었다.


“또 온다!”


이번엔 아까보다 훨씬 큰 푸른 기운이 양옆에서 달려들고 있었다.

긴장한 채 파이팅 자세를 잡고 있던 일행과 그 영기들이 맞닥뜨리기 직전, 갑자기 땅으로 꺼진 듯 기운이 사라져버렸다.

판수가 어리둥절해 하며 들고 있던 모닝스타를 든 손을 내리는 순간이었다.


-쿵!


어둠 속에서 갑자기 나타난 커다란 뭔가가 일행을 들이받았고, 동시에 판수가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비탈을 굴러 내려갔다.



사람만한 크기의 시커먼 물체.

그 육중한 몸뚱이에 들이받힌 판수가 비명과 함께 비탈 아래로 굴러 내려갔고, 순간적으로 검을 휘두르려던 애경이 멈칫했다.


눈깔이 누런 안광으로 뒤덮인 채, 길게 자라난 송곳니를 벌린 그것은 커다란 수컷 고라니였다.


“뭐야 이게!”


동시에 치구의 데스 사이드가 ‘쉭!’ 공기 가르는 소리와 함께 밤하늘을 갈랐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45 우견왕미교
    작성일
    18.12.22 00:19
    No. 1

    예전에 보던 퇴마록 느낌도 나고 재밌는데 이상하게 댓글이 없네요 건필하세요! 끝날때까지 따라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3 이하네비
    작성일
    18.12.23 00:26
    No. 2

    힘들 때마다 이렇게 달아주시는 댓글들 덕분에 오늘도 또 이야기를 쓸 수 있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찬성: 1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투마 - 귀신을 패는 자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03 에필로그 +10 19.02.14 228 5 8쪽
102 제15장 결전 #5 19.02.13 152 4 15쪽
101 제15장 결전 #4 19.02.12 146 3 13쪽
100 제15장 결전 #3 19.02.08 149 4 12쪽
99 제15장 결전 #2 19.02.04 152 5 14쪽
98 제15장 결전 #1 19.02.01 156 5 11쪽
97 제14장 벨리알 #6 19.01.31 151 6 11쪽
96 제14장 벨리알 #5 19.01.29 167 5 11쪽
95 제14장 벨리알 #4 19.01.28 160 5 12쪽
94 제14장 벨리알 #3 19.01.25 161 6 12쪽
93 제14장 벨리알 #2 19.01.24 158 6 13쪽
92 제14장 벨리알 #1 +1 19.01.22 165 6 12쪽
91 제13장 신의 목소리 #7 19.01.21 174 7 10쪽
90 제13장 신의 목소리 #6 19.01.18 168 8 13쪽
89 제13장 신의 목소리 #5 19.01.17 171 7 11쪽
88 제13장 신의 목소리 #4 19.01.14 171 7 12쪽
87 제13장 신의 목소리 #3 19.01.11 188 6 11쪽
86 제13장 신의 목소리 #2 19.01.10 193 6 13쪽
85 제13장 신의 목소리 #1 +4 19.01.08 194 6 11쪽
84 제12장 계엄 #7 +4 19.01.07 198 7 12쪽
83 제12장 계엄 #6 19.01.04 179 6 12쪽
82 제12장 계엄 #5 19.01.03 191 6 11쪽
81 제12장 계엄 #4 19.01.01 187 6 11쪽
80 제12장 계엄 #3 18.12.31 184 6 12쪽
79 제12장 계엄 #2 +2 18.12.28 209 10 11쪽
78 제12장 계엄 #1 18.12.27 207 8 11쪽
77 제11장 마지막 장계 #6 18.12.25 193 7 11쪽
76 제11장 마지막 장계 #5 +1 18.12.24 206 8 12쪽
» 제11장 마지막 장계 #4 +2 18.12.21 224 8 11쪽
74 제11장 마지막 장계 #3 18.12.20 212 7 12쪽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이하네비'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