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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투마 - 귀신을 패는 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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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하네비
작품등록일 :
2018.08.29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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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4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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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2.24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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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제11장 마지막 장계 #5

DUMMY

거대한 낫을 펄쩍 뛰어 피한 고라니가, 누런 안광을 그으며 일순간 숲속으로 사라졌다.

뒤이어 두 마리가 동시에 어둠 속에서 나타나 판수를 향해 파고들었다.


“이게!”


판수가 휘두른 모닝스타가 그대로 한쪽 귀신들린 고라니의 다리를 베어넘겼다.


“꽤애애액!”


마치 사람의 비명소리 같은 소리를 내지르며 뒤엉킨 두 마리가 발버둥치자, 애경이 찡그린 얼굴로 중얼거렸다.


“불쌍하...”


그 순간 발버둥 치던 고라니의 뒷발이 옆의 나무 밑동을 빡! 소리 나게 찼고, 허벅지만한 생나무가 퍼런 속을 드러내며 찢겨나갔다.

동시에 한 놈이 밑에 깔린 놈의 목덜미를 물고 흔들자, ‘뚜두뚝!’소리와 함께 긴 목이 뜯겨나갔다.


불쌍하다는 말이 쑥 들어간 애경이, 자신을 향해 박차고 달려드는 고라니의 입을 향해 거리낌 없이 검을 쑤셔 넣었다.

거죽이 뚫리는 불쾌한 묵직함에 이어 뜨거운 피가 애경의 어깨로 쏟아졌다.


“정신 똑바루 챙겨! 이 산에 뭐까지 살고 있는지 까진 나두 다 모르니께!”


멀리 산 여기저기 흩어져있던 작은 퍼런 영기들이 굵직굵직하게 모여들며, 가까운 곳에서 개 짖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

눈을 부릅뜬 채 죽어 넘어진 고라니들을, 망연자실하게 내려다보는 애경을 판수가 잡아끌었다.

목적지까지는 아직도 한참이었다.



“온다!”


얼마 지나지 않아 왼쪽으로 빙 둘러 돌아오는 작고 퍼런 덩어리들이 눈에 들어왔다.

영기는 회복되었다 쳐도, 육체적 피로는 이미 그로기 상태였던 그들은 자연스레 서로 등을 대며 진형을 만들어냈다.


-컹컹컹컹!!


어둠속에서 퍼런 영기와 섬뜩하게 늘어선 손가락만한 이빨들이 번뜩이며 몰려들었다.

치구가 데스 사이드의 손잡이를 양 손으로 움켜쥐며 중얼거렸다.


“조심혀! 들개여!”


순간 치구가 풀 베듯 ‘부웅-’소리를 내며 거대한 날로 바닥을 쓸 듯 휘둘렀고, 동시에 뭔가가 턱턱 걸리는 소리가 들렸다.


-깨갱!


선두의 귀신들린 개들이 몸통이 잘려나가며 우수수 쓰러지자, 뒤따르던 놈들이 그 위를 짓밟고 뛰어올라 그대로 치구와 애경에게 달려들었다.

빠르게 반응할 수 있는 애경의 검과 달리, 상대적으로 무거운 모닝스타를 들고 있던 판수는 그대로 덮쳐드는 광견들을 팔로 막으며 무너졌다.


“오빠!!!”


어둠속이라, 오만 영기를 발산하며 바닥에 뒤엉킨 판수와 들개들은 구분할 수 없었다.


“애경이 니가 주변 놈들 맡어!”


외침과 함께 붕대감은 양팔에 흰 기운을 집중시킨 치구가 판수를 향해 뛰어들었다.

평소 개를 무서워하는 애경이었지만, 지금 저것들은 개가 아니라 마귀일 뿐이었다.


애경이 주변에서 달려드는 귀신들린 개들을 하나씩 베어 넘기는 사이, 판수가 치구를 물고 늘어지는 놈들을 짓이기며 다리를 잡아챘다.


아무리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개들이라도, 상대적으로 관절들은 인간에 비해 가늘고 약했다.

치구의 관절기가 작렬할 때마다 연신 뼈 꺾이는 소리와 함께 개들이 바닥에 하나씩 뒹굴기 시작했다.


“내가 시벌 개새끼들헌테 니바를 걸게 될 줄은 몰랐지...”


그렇게 열댓 마리의 들개들이 바닥에 나뒹굴자, 그것들의 몸에서 빠져나온 수련굴의 영체들 역시 애경의 검에 의해 사방으로 흩어졌다.


“아우... 아우...”


상처가 생각보다 심한 듯 판수의 입에서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어둠속에서도 팔뚝과 옆구리 등 몸 여기저기에서 시뻘건 핏물들이 배오나오는 것이 보였다.


“괜찮... 아?”


손을 힘겹게 들어 올리는 판수의 팔을 보며 애경이 ‘헉!’소리를 냈다.

필사적으로 들개들의 아가리를 버텨내던 그의 오른손 손가락부터 팔목까지, 씹다버린 고기처럼 짓이겨진 채 덜렁거리고 있었다.

서둘러 애경이 옷 속으로 손을 넣어 브래지어를 풀어내더니, 이로 와이어 부분을 잡아 뜯었다.


“야야야! 뭐하는...”

“평생 왼손으로 밥 먹기 싫으면, 닥쳐!”


우스꽝스런 모습이긴 했지만 신축성 있는 브래지어로 단단하게 묶은 오른손은 이내 피가 멎어들었다.


“내려갈려?”


치구의 걱정스런 물음에 판수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내려가다 또 다른 놈들 만나나, 올라가다 만나나... 다리는 멀쩡하니까 가면서 신장님 불러내면 돼. 출발해.”


낮은 목소리로 읊어나가는 대신장경과 함께 일행은 다시 발걸음을 옮겨놓기 시작했다.



“구천응원뇌성보화 팔만사천 뇌공풍백 우수영솔...”

“쉿!”


선두에 선 치구의 신호에 따라 애경과 판수도 일제히 몸을 낮추며 멈춰 섰다.

소리인지 바닥에서 울리는 진동인지 모를 뭔가가 가까워오고 있었다.


-우두두두두


“저짝, 나무 뒤로!”


치구가 가리키는 거목을 향해 일제히 몸을 날리자, 무지막지한 속도로 산을 뛰어내려오던 물체들이 일제히 나무에 충돌했다.


-쿵! 쿵! 쿵!


아름드리나무가 당장 무너질 것 같이 흔들리더니, 뒤이어 씩씩대는 소리와 함께 어둠 속에서 노란 안광 여섯 개가 떠올랐다.


“씨벌... 망했네...”


치구의 입에서 기도문보다 욕설이 먼저 튀어나오게 만든 그것은, 바로 멧돼지였다.


어둠속에서 길게 돋아나온 팔뚝만한 어금니들을 보며, 애경은 자기도 모르게 아랫배가 싸하게 아려오는 느낌이 들었다.

고작 8급짜리 세 마리 뿐이었지만, 애초에 이건 뭐 베고 때려서 될 놈들이 아니었다.


“흉귀액살 사매망량 즉위축출...”


판수가 털썩 주저앉아 정좌를 틀며 앉은경에 집중하자, 이내 땀인지 피인지 모를 것들이 얼굴을 타고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어떻게 해야 해요? 네?”

“니는, 이럴 때만 존댓말이 텨 나오는 겨?”

“아, 대답이나 하라고!”

“이놈이 진짜... 눈! 눈깔이 약점이긴 헌데, 어줍잖게 후볐다간 니 뼈까지 씹어 먹을라고 뎀벼들 겨...”


도망칠 곳도 없었다.

지금은 판수가 불러내는 신장이 유일한 희망이었다.

애초부터 신장이 귀신들린 자들을 상대로 직접 공격할 수는 없었지만, 7급부터는 미약하게나마 물리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판수의 꺼져가는 몸 상태로, 몇 급짜리 신장을 불러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판수의 뒤에 자리해 옥추경을 외는 애경의 목소리가 갈라지기 시작했다.


자꾸 자신의 희고 얇은 뱃가죽이, 멧돼지의 커다란 뿔에 꿰뚫려 내장이 흩뿌려지는 불길한 상상이 떠올랐다.


‘브래지어라도 했으면 방어력이 1이라도 오르지 않았을까?’


쓸데없는 상상을 하는 사이 멧돼지들이 일제히 땅을 박차는 소리가 들렸다.


“으랴앗!!”


애경이 검으로 가까워오는 노란 안광을 쑤셨지만, 안타깝게도 빗나가며 바로 옆에 콱! 박혀버렸다.

이어 멧돼지가 머리를 뒤흔들자, 그 엄청난 힘을 버티지 못하고 검을 붙잡고 있던 애경의 몸이 공중을 날았다.


-꿰에에엑!


멧돼지의 비명과 함께 검을 놓친 애경이 그대로 바닥에 내팽개쳐졌다.

마치 트럭에 치인 듯 한 느낌이었다.

무거운 신음소리를 토해내며 괴로워하던 애경이, 반사적으로 벌떡 일어났다.


극한상황에서 분비된 아드레날린 덕분에 갑자기 정신이 또렷해지며, 밤눈이 밝아지고 있었다.

한쪽에는 치구의 데스 사이드에 베인 멧돼지 한 마리가 배에서 쏟아진 내장을 질질 끌며, 주변을 기어다니다 이내 털썩 쓰러져버린다.


뒤이어 판수의 모닝스타를 주워든 애경이, 이마에 검이 꽂힌 채 주변을 돌고 있는 멧돼지를 쫓기 시작했다.

남은 건 두 마리였으니 치구와 한 마리씩 붙잡은 채 시간을...


“꺄악!”


갑작스레 뭔가가 목깃을 확 잡아당기는 느낌에 애경에 비명을 질렀다.

이어 축축하면서 뜨거운 콧김이 목덜미에 확 느껴지더니, 다른 한 마리가 애경의 발목을 붙잡고 늘어졌다.


“살려줘요! 살....”


소리치던 애경이 판수와 눈이 마주쳤지만, 판수는 데스 사이드를 붙잡은 채 움직이지 않았다.

애경이 모닝스타를 있는 힘껏 휘두르자, 발목을 물고 있던 놈이 펄쩍 뛰어 물러나더니 다시 달려들어 신발을 문 채 흔들었다.


200kg은 족히 넘을 멧돼지 두 마리가 흔드는 힘에, 애경의 몸이 청룡열차를 탄 듯 허공을 이리저리 펄럭였다.


“살려.. 살려줘!”


낙엽 쌓인 바닥으로 떨어진 애경을, 달려든 멧돼지가 콧등으로 냅다 밀어버렸다.

그 힘에 애경의 몸이 또다시 ‘쿵!’소리를 내며 나무 밑동에 부딪혔다.

정신이 하나도 없고 순간적으로 들이쉰 숨이 내쉬어지질 않았다.


그렇게 애경이 팔뚝을 물린 채 질질 끌려가던 순간이었다.


한껏 뒤로 치켜든 치구의 데스 사이드가, 밤하늘에 커다란 반원을 그리며 애경을 물고 있던 멧돼지를 향해 떨어져 내렸다.


-꿰에에에엑!!!


산 전체를 울릴 듯한 비명과 함께 사이드에 통째로 꿰뚫린 멧돼지가 발버둥 쳤고, 그 난리에 스스로의 몸이 눈 뜨고 못볼 지경으로 찢겨나갔다.

치구가 자신을 미끼로 삼아 타이밍을 재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애경이, 눈에서 불똥을 튀겼지만 아직 한 마리가 더 남아있는 상황이었다.


“대충 좀 하라고! 도대체 뭘 얼마나 엄청난 걸 꺼낼라고...”


아직도 앉은경이 끝나지 않은 판수를 타박하며, 애경이 주변을 두리번댔지만 아무것도 보이질 않았다.


그 순간.


“비켜어!!!”


달려든 치구가 무지막지한 힘으로 애경을 밀어젖히더니, 그대로 멧돼지와 격돌했다.

그놈의 양 견치를 움켜잡은 채, 뒤로 다리를 뻗어 버티려 했지만, 200kg이 넘는 멧돼지의 힘이었다.

다리가 흙바닥 안으로 파고들며, 치구의 몸이 점점 뒤로 밀리기 시작했다.


모닝스타를 집어든 애경이 뒤늦게 멧돼지의 몸통을 후려쳤지만, 전혀 효과가 없었다.

유일한 약점이 눈과 머리였지만 오함마에 머리를 정통으로 찍혀도 말짱한 것이 멧돼지였다.


“으라아아앗!”


견디다 못한 치구가 팔을 비틀어 힘의 방향을 틀자, 멧돼지가 어깨부터 땅으로 처박히기 시작했다.

그 틈을 타 내장을 쏟아낸 채 죽은 멧돼지의 머리에 박혀있던 검을 뽑아낸 애경이 잠시 망설였다.


돌덩이 같은 근육에 꽂아 넣어봤자 전혀 타격이 없을 터였고, 땅에 처박고 있을 눈은 보이질 않았다.

몸통과 거의 비슷한 두께의 목덜미를 뚫으려면 도끼, 아니 포크레인이라도 필요할 듯싶었다.


그 순간 애경의 눈에 들어온 곳이 있었다.

미안하지만 멧돼지의 몸에서 가장 부드러운 곳.

꼬리를 힘껏 치켜든 채 치구와 몸싸움을 벌이고 있는 멧돼지의 드러난 구멍을 향해, 애경이 얄상한 검신을 있는 힘껏 찔러 넣었다.


“꾸에에에엑! 꿰에에에엑!”


바비큐 꼬치 꿰듯 엉덩이 쪽으로부터 꿰뚫린 멧돼지가 미친 듯이 발작할수록, 박혀든 검신이 내장을 헤집어댔다.


이내 끔찍한 비명과 함께 온몸의 구멍이랑 구멍에서 피를 질질 흘리던 녀석은, 나무 밑동에 몸을 기댄 채 움직이질 않았다.


“살았... 다...”


그 순간 애경과 판수가 동시에 산 위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영기 때문이 아니었다.

영기를 뛰어넘는 어마무시한 살기가 가까워오고 있었다.


-우직, 우지직, 뚝


육중한 발소리와 함께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금 죽은 세 마리를 합친 것만큼 큰 ‘백멧돼지’였다.

누런 안광을 뚝뚝 흘리는 눈의 높이가, 마주 서 있는 애경과 비슷했다.


놈이 뿜어내는 살기가 애경의 허한 가슴을 뚫고 지나는 듯 했다.

이마에 돋아난 7개의 두꺼운 뿔을 보며 애경은 생각했다.


‘여기까진가 보다...’


회색에 가까운 흰털이 뒤덮인 두꺼운 거죽과 아래 꿈틀대는 근육들은, 총이 있다해도 뚫을 수 없을 것만 같았다.

성인 두세 명이 팔을 벌려도 두르기 힘들 것 같은 두터운 목덜미와, 거기에 이어진 거대한 머리통은 마치 증기기관차를 정면에서 보는 듯한 위압감마저 들었다.


“신장대!”


그때까지 앉은경에 몰두해 있던 판수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모두의 머리 위로 지금까지 보지 못한 거대한 영적 기운이 구름처럼 모여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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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제15장 결전 #1 19.02.01 168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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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제14장 벨리알 #5 19.01.29 175 5 11쪽
95 제14장 벨리알 #4 19.01.28 169 5 12쪽
94 제14장 벨리알 #3 19.01.25 171 6 12쪽
93 제14장 벨리알 #2 19.01.24 167 6 13쪽
92 제14장 벨리알 #1 +1 19.01.22 174 6 12쪽
91 제13장 신의 목소리 #7 19.01.21 184 7 10쪽
90 제13장 신의 목소리 #6 19.01.18 181 8 13쪽
89 제13장 신의 목소리 #5 19.01.17 183 7 11쪽
88 제13장 신의 목소리 #4 19.01.14 182 7 12쪽
87 제13장 신의 목소리 #3 19.01.11 200 6 11쪽
86 제13장 신의 목소리 #2 19.01.10 203 6 13쪽
85 제13장 신의 목소리 #1 +4 19.01.08 207 6 11쪽
84 제12장 계엄 #7 +4 19.01.07 211 7 12쪽
83 제12장 계엄 #6 19.01.04 188 6 12쪽
82 제12장 계엄 #5 19.01.03 204 6 11쪽
81 제12장 계엄 #4 19.01.01 198 6 11쪽
80 제12장 계엄 #3 18.12.31 194 6 12쪽
79 제12장 계엄 #2 +2 18.12.28 218 10 11쪽
78 제12장 계엄 #1 18.12.27 216 8 11쪽
77 제11장 마지막 장계 #6 18.12.25 204 7 11쪽
» 제11장 마지막 장계 #5 +1 18.12.24 219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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