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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투마 - 귀신을 패는 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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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하네비
작품등록일 :
2018.08.29 14:10
최근연재일 :
2019.02.14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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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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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2.28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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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제12장 계엄 #2

DUMMY

“뭐여, 이것들 다 얼루 간 겨?”


오랜만에 시간을 낸 치구가 애경과 판수의 병실을 찾았지만, 둘의 모습은커녕 방 자체가 텅 비어있었다.

방을 잘못 찾았나 싶어 다시 룸넘버를 확인했지만, 둘이 있던 병실임은 틀림없었다.

마침 지나던 낯익은 직원 하나를 붙잡아 물어보았다.


“여기 애들 워디 갔슈?”

“아, 왔다 갔다 하는 것도 귀찮다고 그냥 짐 싸서 체육관으로 들어갔어요.”


치구가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밖으로 향했다.

좀이 쑤셔 죽겠다고 하도 귀찮게 해서 그놈의 실내체육관을 하루에 몇 시간 정도만 사용할 수 있게 허락한 것이었다.


괜히 성금 쪽과 엮어 둘을 쉴틈없는 제마 스케줄에 몰아넣은 것도 치구 자신의 탓이었고, 이번에 큰 부상을 입은 것도 따지고 보면 수련굴에 억지로 처넣은 치구 탓이었다.

그래서 이번기회에 푹 쉬면서 육체적이든 영적이든 회복하라는 뜻으로 입원시켜놓은 건데, 그런 치구의 뜻도 모르고 지들 마음대로 또 일을 벌인 모양이었다.


성질난 표정의 치구가 보안키로 실내체육관 문을 열고 들어섰다.


“야! 이놈....”


막 소리 지르려던 치구가 입을 떡 벌린 채 멈춰 섰다.

눈앞에는 체육관 천정에 닿을 듯한 크기의 지리산성모천왕이, 한 손에 거대한 작두날을 치켜든 채 당장이라도 내려칠 기세로 서 있었다.


“비켜!!”


애경의 날카로운 목소리와 함께 작두날이 치구를 향해 떨어지기 시작했다.

6급 신장의 물리력이 아무리 영력에 비해 작은 편이라고 하나 인간의 몸 하나 정도는 두부처럼 썰고도 남을 힘이었고, 치구가 피하기엔 너무도 짧은 찰나였다.


그 순간.


“멈춰!!”


판수의 목소리와 동시에 치구의 이마 바로 위에서 거대한 날이 우뚝 멈춰 섰다.

그리고는 급히 신장퇴송경을 외우자 성모천왕이 저고리 아래 거대한 젖가슴을 출렁거리며, 날아올랐다.



“히야... 니들 도대체 여서, 뭣들 하고 있는 겨!!”


죽다 살아난 치구가 자기도 모르게 버럭 소리를 질렀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체육관 구석에 나란히 놓인 병원침대 두 개와 옷장, 테이블, 링거대 등 병실에 있어야 할 물건들이었다.


게다가 체육관 바닥과 벽면, 계단까지 엉망진창으로 패여 있었다.

또 길고 긴 시설물 파손 경위서를 써야한다는 사실에 치구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아... 잘 안 되네...”

“뭐가?”

“6급 신장, 이제 불러내는 건 익숙한데 아무리 해도 원하는 대로 움직여주질 않네.”

“방금 멈추라니까 멈춘 거 아녀?”

“그거 하나만 알아먹어서 탈이지.”


바닥에 뒹구는 수백 개의 빈 귀신통들을 보며, 애경과 판수가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어깨며 다리며 깁스를 한 채, 꺼멓게 기가 다 빨려버린 얼굴을 한 두 사람을 보자 치구는 분통이 터져왔다.


“지랄들 허구 있네 아주, 이번엔 아주 목이라도 부러져야 가만히덜 누워 있겄냐? 그냥 신장도 아니구 통제도 안 되는 6급짜리를 불러내놓고 뭐하는 짓이여?”

“아, 왜 화를 내는데? 우리가 열심히 하겠다는데?”


눈을 똥그랗게 뜨며 대드는 애경을 보며 치구가 말문이 막혔다.

어느덧 애경과 판수는 ‘우리’가 되었고, 치구는 그들을 꾸짖는 성금의 관계자가 되어 있었다.


“이 눔들이.... 쯧...”

“우리는 뭐 하고 싶어서 이러고 있는 줄 알어?”


그 모든 사정을 아는 치구로서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여동생과 함께 지긋지긋한 귀신들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뇌사 상태의 연인을 구해내기 위해 시작된 여정이 이제는 생사를 다투는 난전에 접어들었다.


당장 내일이라도 마귀들에 의해 죽임을 당할지, 다음번이 마지막 싸움이 될지 모르는 판에 , 누구보다 애가 타고 수련에 목마른 건 이 두 사람일 터였다.


“이거나 받아라.”


어색한 적막을 참지 못한 치구가 등에 메고 있던 기다란 물건을 던졌다.


“뭔데 이게?”


뾰루퉁한 얼굴로 받아든 애경의 얼굴이 갑자기 환하게 빛났다.

안에서 나온 건 흑단으로 만들어진, 목검이었다.


“니 목검이랑 원래 쌍이었다더라. 일본까지 가서 구해온 겨”

“쌍?”


애경이 부자유스런 팔로 흑목검을 집어 들자, 팔 끝에서부터 쩌릿하게 뜨거운 기운이 올라왔다.

이어 왼팔로 기존의 목검을 집어 들자, 양 팔에 전기가 통하듯 묵직한 기운이 몸 안에 휘몰아쳤다.

당장 바위라도 베어 넘길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귀신통! 통 하나 까봐!”


애경의 외침에 판수가 바닥에 굴러다니던 귀신통 뚜껑을 손바닥으로 팍 후려쳤다.


-퍼엉!


뻥튀기 기계 터지듯 병 안에 갇혀있던 커다란 영체가 튀어나왔다.

익숙한 모습의 9급짜리 아귀가 달려들자, 애경이 씩 미소 지으며 쌍목검을 치켜들었다.

물 흐르는 듯한 움직임으로 허공을 가른 두 자루의 목검이, 아귀의 몸뚱이에 닿는 순간 ‘퍼석!’하는 느낌과 함께 아귀가 불티가 되어 산산이 흩어졌다.


“다음! 다음! 빨리!”


갑자기 주어진 힘에 신난 애경이 판수를 재촉하자, 이번엔 조금 더 큰 귀신통 두 개가 깨어지며, 8급짜리 태자귀 둘이 동시에 튀어나왔다.


-서걱!


애경이 그은 빛줄기가 뻘겋게 달아오른 단면을 담긴 채, 태자귀 두 마리를 단번에 썰어버렸다.


“우와...”

“다 좋은데 내가 신장대 지팡이 잡고 있을 땐, 어차피 검을 하나 밖에 못 쓰잖아?”

“그 흑단 목검도 신장대로 쓸 수 있을 겨”

“진짜?”


신이난 애경이 어깨가 부러진 것도 까먹은 채, 팔을 뻗어 장검무를 펼치기 시작했다.


“어쨌든 난 귀신릉 찾으러 남해 쪽으루 좀 돌고 올 텐께...”

“남해에 있대요?”


급 존대하는 애경을 향해 치구가 귀엽다는 듯 피식 웃는다.


“안 뒤져본 곳이 거기 밖에 없으니께...”

“다치지 마요.”


애경이 툭 던지며 지나가는 말에, 치구의 마음속에 흐뭇한 웃음이 스쳤다.



***



3개월 후.


“여기까진가...”


남해의 마지막 섬에서 철수하는 성금단원들을 보며 치구가 중얼거렸다.

그 많은 유인도들과, 과거 사람들이 살았던 무인도까지 다 뒤졌지만 역시 귀신릉은 찾아낼 수 없었다.


천문학적인 예산과 인력이 투입되고, 정말 전국에 있는 물가의 산이란 산은 다 뒤집어 깠지만 끝까지 귀신통 쪼가리 하나 나오질 않았다.

그 기나긴 과정과 예산내역들을 총정리하는데만 꼬박 보름이 걸렸다.


성금 제2선교단 대표로서 전화번호부만한 내역서를 들고 청문회에 선 치구가 입을 열었다.


“저희가 자체적으로 내린 귀신릉의 위치는... 북한입니다.”


그 소리에 회의장에 모인 관리자들이 웅성대기 시작했다.

그리고 비난의 화살들이 치구를 향해 소나기처럼 퍼부어지기 시작했다.


“지금 교회 예산을 얼마를 갖다 썼는데,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거요!”

“내가 교단에서 파면된 사람 갖다 쓸 때부터 알아봤다니까?”

“애초에 무당잡놈들 따라 당기면서, 그딴 이단서적들이나 분석하고 할 시간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좀 많습니까?”

“그 무당들 델구 다닐 때부터 이 모양 날게 뻔했다고”

“이딴 말도 안 되는 내역서 말고, 정식으로 예산내역서 공증 받아서 첨부해요! 돈을 다 어따 썼는지 끝까지 밝혀 내야해요! 이 돈이 다 어떤 돈인데!”


원로파들 뿐만 아니라 귀홍 쪽 사람들도 돌을 던지기 시작했다.

상석에 앉은 귀홍 역시 그 상황에서 입을 꾹 다문 채 견뎌내고 있었다.

그렇게 치구가 끝까지 성질을 죽인 채 묵묵히 버텨낸 인고의 시간 끝에, 청문회를 마치는 망치소리가 울렸다.


-탕! 탕! 탕!

-다음 청문회는 모두의 의견을 수렴해, 세부적인 예산내역을 보충해 다음 주 이 시간에 개최토록 하겠습니다.


기가 다 빨린 채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치구의 어깨를 귀홍이 감싸 안았다.


“괜찮아요?”


치구가 대답 대신 천정을 올려다봤다.

조직의 간부로 책임을 져야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었다. 당장 귀신릉을 찾지 못했다는 절망감이 치구의 마음을 짓눌렀다.


“일단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있으니까, 사무실로 가요.”

“누구?”

“천목사님이 또 뭘 발견했대요.”


치구의 표정이 조금은 풀어졌다.

천목사가 직접 찾아왔다는 건, 뭔가 중요한 단서가 있다는 얘기였다.


“어이구, 이게 누구여...”


지난 번 귀신들린 천목사를 흠씬 팼던 치구가, 미안한 마음에 선뜻 웃는 얼굴로 맞았다.

그 모습에 천목사가 굳었던 얼굴을 펴며 손을 잡았다.

내심 마음속에 성직자로서 귀신에게 몸과 마음을 빼앗겼다는 사실이, 마음의 짐으로 남아있었던 천목사였다.


“전화로 할 내용이 아니라 서요.”


천목사가 테이블 위에 서류들을 늘어놓으며 말했다.


“이건 큰무당이 남긴 예언서인데 안동에서 발굴된 겁니다.”

“예언서?”

“그게 탄소연대 측정법으로는 그 당시 책자가 맞는데 내용이 너무... 믿기 힘들어서요. 혹시 후대에 수정되거나 조작된 건 아닌지 추가 조사 중입니다.”

“내용이 워떻길래?”

“그게... 조선은 미래에 큰 성과 다리가 무너지고, 나라가 망하며 배가 침몰하고 왕이 물러나고...”

“에이...”


거기까지 듣던 치구와 귀홍의 얼굴이 동시에 말도 안 된다는 표정으로 변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런 식으로 후대에 조작된 예언서가 지금까지 어디 한 둘이었을까.


“그게 다여?”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대충 맞췄다는 건, 분명 놀라운 사실이긴 하지만 이미 지나간 예언서만큼 쓸모없는 것이 또 있을까?


“그리고... 그 후에... 우두머리 왜귀가 일어설 거라고...”


일순 사무실 내에 깊은 정적이 흘렀다.


“양인 후손의 몸을 빌어, 일어설 거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복숭아 향기와 함께”


-찰칵


치구가 톱니바퀴가 맞물리는 듯한 환청을 듣는 순간이었다.

지금 겪어온 모든 사건들과, 모여들고 있는 현상들이 다 이 한 점을 위해서였다.

이 예언서는 우두머리 왜귀의 부활이 반드시 일어날 거라고 단정 짓고 있었다.


“그리고...”


천목사가 복잡한 서류 하나를 내밀었다.


“이건 유전자 검사 결과인데요.”

“누구?”

“박판수가 남긴 부적에서 검출된 혈흔을, 전국의 거의 모든 무속인 들과 대조해봤습니다.”

“그래서? 누구 나온 겨? 이게 누구 결관데?”

“박민재씨가 박판수의 후손입니다.”

“민재? 어서 많이 들어봤는데?”


기억을 더듬던 치구가 무릎을 탁 쳤다.

지금 애경과 함께 있는 판수의 본명이 바로 ‘박민재’였다.





치구의 머릿속으로 톱니바퀴가 한 칸 더 맞물리는 듯한 소리가 울려퍼졌다.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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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제14장 벨리알 #2 19.01.24 160 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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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제13장 신의 목소리 #4 19.01.14 172 7 12쪽
87 제13장 신의 목소리 #3 19.01.11 189 6 11쪽
86 제13장 신의 목소리 #2 19.01.10 194 6 13쪽
85 제13장 신의 목소리 #1 +4 19.01.08 196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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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제12장 계엄 #6 19.01.04 180 6 12쪽
82 제12장 계엄 #5 19.01.03 192 6 11쪽
81 제12장 계엄 #4 19.01.01 188 6 11쪽
80 제12장 계엄 #3 18.12.31 186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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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제11장 마지막 장계 #6 18.12.25 195 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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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제11장 마지막 장계 #3 18.12.20 213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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