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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투마 - 귀신을 패는 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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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하네비
작품등록일 :
2018.08.29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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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4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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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10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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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제13장 신의 목소리 #2

DUMMY

입대 전 흥혁에게는 ‘이고운’이라는 여자친구가 있었다.

처음 교제사실을 알렸을 때는 집안에서도 내심 반가워하는 눈치였다.

목사의 길을 걷는데 있어서 누군가 곁에서 행하는 내조가 꼭 필요했고, 가정을 이루어야 제대로 된 목회자 취급을 받는 분위기가 은연중에 깔려있었다.


하지만 입대 전, 인사드리러 온 저녁식사 자리에서 일이 터지고야 말았다.


“그래, 고운 씨 아버님도 목회하신다고?”

“예, 낙선교회 담임목사님으로 계세요.”

“뭐?”


그 순간 귀홍은 그 정도로 일그러지는 아버지의 얼굴을 본 것이 처음이었다.

낙선교회라고 하면 당시 꽤나 빅 이슈로 떠오르던 교회로, 성경해석을 놓고 이단시비에 휘말려 한기총에서 계속해서 재판이 열리는 중이었다.

그리고 그 재판의 심사위원 중 하나가 아버지 민상진 목사였다.


“그럼 아버님 함자가 혹시?”

“네, 이 도자 마자 되십니다.”


고운의 입에서 ‘이도마’라는 이름이 불리자마자 민상진 목사가 깊은 한숨과 함께 눈을 돌렸다.

그리고는 고운이 집에 갈 때까지 끝까지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사실 그 교회이 진짜 이단인지 아닌지는 그닥 중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 번 이단시비가 걸린 교회는 항상 한기총에서 주시했고, 그 굴레는 친하게 지내는 주변 교회들까지 불똥이 튀기 마련이었다.

이쪽 세계에서 이단시비는 그 자체가 파멸이었으니까.


그 날 저녁 귀홍은 처음으로 아버지와 형이 고성을 지르며 싸우는 것을 들었다.



그렇게 흥혁이 입대한 후, 100일 휴가를 다녀와서부터 갑자기 고운과의 연락이 뚝 끊기고 말았다.

대부분의 여자친구들이 군생활 중에 고무신을 거꾸로 신는다고는 하지만, 전혀 예상치 못했던 흥혁은 하루하루 힘들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생각이 그대로 얼굴에 표정으로 나타나는 흥혁의 성격 때문에, 내무반 생활도 그만큼 꼬여가기 시작했다.


“야! 이 미친놈아!”

“이병! 민흥혁!”

“너 청소시간에 어디 갔었어?”

“예! 내일 행사 때문에 군종장교님이 호출하셔서 교회에 갔었습니다!”

“누구한테 보고하고?”

“....”

“야! 민흥혁한테 교회 간다고 보고받은 사람?”


거의 모든 소대원들이 침상에 앉아있었지만, 손을 드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와, 말년도 어디 간다고 말하고 가는 판에 이등병 찌끄레기가 아주 잘한다. 군종이면 그래도 되냐? 너네 하나님이 그러라고 시키든?”

“...”

“시키냐고, 시발놈아!!”


하지만 흥혁은 입을 꽉 다문 채 끝까지 입을 열지 않았다.


“와, 이제 다 미쳐 돌아가는구나. 야!”

“...”

“이제 관등성명도 안대?”


결국 분을 이기지 못한 분대장이 흥혁을 빨래 건조장으로 끌고나갔고,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점호시간이 다 되었는데 흥혁이 나타나지 않은 것이었다.


그렇게 전 부대가 발칵 뒤집혀 전 중대원들이 나서 수색하고 있을 때, 어이없게도 흥혁은 부대 내 교회 사무실에서 받지 않는 고운에게 계속 전화를 걸고 있었다.

이후 고참이 갈궜다고 점호시간에 도망간 이등병 이야기는 부대 내에 전설로 남았고, 흥혁을 향한 신체적 폭력은 당연하고, 욕설이나 어떤 가혹행위도 금지되었다.


하지만 군대라는 곳은 세치 혀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사람을 죽일 수 있는 곳이었다.


고참들뿐만 아니라 하나 둘씩 늘어나는 후임들도 흥혁을 투명인간 취급하기 시작했고, 때문에 식사집합을 알지 못해 밥을 굶거나 모두 축구하러 간 사이 혼자 내무실에 남아있거나 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당연히 모든 근무와 작업도 열외였지만, 모두가 쏘아대는 그 경멸의 눈빛에 흥혁은 점점 정신이 무너져가고 있었다.

게다가 가장 그를 힘들게 한 건, 아예 연락이 끊어져버린 여자친구 고운이었다.


면회도 오질 않았고, 편지에 답장도 없었다.

전화는 물론 받질 않았고 의지할 데 없어진 흥혁은 점차 자신만의 망상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매일 같이 부대를 둘러싼 철책을 넘어 고운에게 달려가는 꿈을 반복해서 꾸던 흥혁 앞에 ‘고문수 병장’이 나타났다.

다른 대대에서 몇 번 구타사건을 일으킨 후, 영창까지 다녀와서도 후임병을 보일러실에 거꾸로 매달아놓고 패 결국 여기까지 전출 오게 된 문제병사였다.


처음엔 자신과 비슷한 왕따 처지의 흥혁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지만, 이내 손버릇 더러운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한창 근무인원이 모자라던 겨울, 열외였던 고병장과 흥혁까지 근무에 투입되게 되었고 그렇게 진짜 괴롭힘이 시작되었다.

아무도 보는 이 없는 얼어붙은 초소에서 고병장은 거리낌 없이 방탄헬멧을 개머리판으로 내려치거나, 잡아당기는 식으로 티 나지 않는 구타를 시작으로 점차 그 강도를 늘려갔다.


그리고 그 가운데 흥혁의 영혼은 점점 망가져가고 있었다.

유일한 안식처였던 고은은 전혀 연락되지 않았고 고병장의 괴롭힘은 간부들까지 모두 알고 있을 정도였지만 아무도 이야기를 들어주지도, 관심을 가져주지도 않았다.

소원수리도 몇 번을 써봤지만 돌아오는 건 더 큰 괴롭힘과 폭력이었다.


흥혁의 마음속에서 점차 분노가 쌓여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어느덧 흥혁이 일병으로 진급해 처음 맞는 크리스마스가 되었고, 그 날 밤도 고병장과 함께 죽기보다 싫은 경계근무를 나가게 되었다.

그 곳에서 크리스마스에 왜 너 같은 쓰레기와 이러고 있어야 하냐는 말로 고병장의 폭력은 시작되었다.

이어 왜 개독 관심병사를 내질렀냐는 부모 욕을 한참 듣고 있다가, 들어선 안 될 소리를 듣고 말았다.


“내가 소문을 하나 들었는데, 대대본부에서 대대장이 직접 관리하는 관심병사가 하나 있다던데 말야.”


그게 자기 이야기인줄은 흥혁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어지는 다음 이야기는 전혀 알지 못했던 사실이었다.


“근데 그게 다 그놈 애비 때문이더라구, 그 애비가 어찌나 극성인지 자기 아들 여자친구가 맘에 안 든다고 면회금지를 요청했다는 거야. 그래서 주말에 면회 올 때마다 일부러 아들놈 작업 보내고 타 대대 종교행사 보내고 그랬대.”


어둠 속에서 점차 일그러지는 흥혁의 얼굴을 보며 고병장이 실실 쪼개기 시작했다.

흥혁은 군종장교가 주말마다 옆 대대에 행사파견 보낸 게, 내무실 인원들과 충돌하지 말라고 자신을 배려한 것인 줄로만 알았었다.


“거기다 여자친구가 보낸 편지랑 아들놈이 보낸 편지가 지금 대대장실 책상을 꽉 채웠다더라. 대단하지 않냐?”


흥혁이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고병장을 노려보기 시작하자, 발끈한 그가 개머리판을 들어 방탄헬멧을 내리쳤다.


-빡!


“이게 미쳤나 어디다 눈을 후라려? 뒤질래?”

“아... 아닙니다!”


충격으로 퍼뜩 정신이 든 흥혁이 눈을 내리깔자 고병장의 말이 다시 시작되었다.

흥혁의 심장 박동 소리가 느껴질 만큼 점점 커지고 있었다.

생각 같아서는 저 마귀의 아가리를 총이라도 쏴 막아버리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관심병사에게는 탄도 지급되지 않았다.


“그리고 일반 전화에 특정번호를 발신금지 할 수 있는 건 또 첨 알았네? 울 부대 전화로 그 여자친구한테 전화 걸면 신호만 계속 가고 죽을 때까지 안 받을 거라던데 진짜냐? 크크크크”


흥혁은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았다.

그의 말이 전부 꾸며낸 것이라면 가히 악마 레비아탄에 비할만한 재담이었다.

그리고 꾸며낸 것이 아니라면 그가 아니라 아버지 민상진 목사와 그에게 동조한 간부들 모두 악마였다.


“근데 말야, 진짜 재밌는 건 지금부터야 잘 들어바바. 내가 진짜 너무 궁금한 거야. 도대체 그 관심사병 여자친구가 어떤 여자이길래 어? 대대장까지 벌벌 떨면서 그 지랄인지. 그래서 지난 토요일에 내가 면회소 근무를 자청했다 이거야.”

“지금... 무슨 말씀이신 겁니까?”


흥혁이 떨리는 목소리로 묻자, 고병장이 피식 웃으며 일어섰다.


“이 새끼가 고참이 말하는데 맥을 끊어? 니 숨통도 끊겨볼래?”


흥혁이 대답 없이 부들부들 떨고 있자 고병장이 얼굴엔 더욱 웃음꽃이 피어났다.


“근데 진짜 소문과 같이 오전 열 시 땡 치자마자, 아가씨 하나가 면회신청을 하는데 말야. 신분증 보니까 이름이... 뭐더라? 이... 고운?”


자기 앞에 버티고 선, 머리 하나는 더 큰 고병장의 발치를 내려다보고 있던 흥혁의 시야가 뿌옇게 흐려졌다.

남자친구가 부대 없는 줄도 모르고 아버지의 훼방으로 연락을 받지도, 하지도 못하는 사실도 모른 채 그렇게 매번 면회소에 찾아와 하루 종일 기다리다 간 것이다.


“근데 와! 씨바! 진짜 조온나 이쁜 거야! 말도 안 되지! 그런 븅신 같은 놈한테 와 진짜 말이 안 나오는 거야. 그런 천사 같은 여자한테 그딴 남친이라니 씨바!”

“그래서요?”

“뭐? 너 지금 뭐라고 했냐? 요? 요? 하 시바 이게 쳐 돌았네...”


온통 회색으로 낮게 깔려있던 하늘에서 흰 눈송이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손바닥을 치켜들던 고병장이 갑자기 표정을 싹 바꾸며 실실 웃기 시작했다.


“끝까지 들어봐 임마. 암튼 내가 너무 마음이 아프고 안타까워서 말을 걸었어요. ‘제가 그 녀석 담당하는 고참입니다.’하니까 깜짝 놀라더라구. 그래서 마침 민구 지나가길래 잠깐 근무 맡아 달라 그러고 P. X로 데려갔단 말야?”


흥혁의 숨이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요즘 그놈이 군생활이 좀 힘들어서 다른 거 생각할 여유가 없다 그러니까 초롱초롱한 눈으로 도대체 무슨 일이 있냐는 거야. 그래서 내가 아는 대로 다 얘길 해줬지”

“뭐... 뭐.. 무슨 말을 말입니까?”

“이 새끼 왜 숨이 거칠어? 내가 여자얘기 하니까 뭐 흥분 되냐? 어? 암튼 들어봐. 내가 그 새끼 점호 안 들어오고 교회 가서 짱 박힌 것부터, 군종 한다고 민폐 짓 하는 거랑 열외당해서 존나 편하게 군 생활 하고 있는 것까지 다 얘기했거든”


순간 흥혁의 머릿속에서 뭔가 툭 끊기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니까 막 질질 짜는 거야. 화장 다 무너져서 막 검은 눈물 흘리고 내가 진짜 존나 웃겨서 푸하하하. 그렇게 한참 짜더니 미안하다고 화장실 갔다 왔는데 이야 화장 고치고 눈 밑이 촉촉해져서 나오는데 야 나 변탠가 봐. 여자 우는 거 보니까 존나 꼴리더라고.”


흥혁의 어깨가 작게 들썩이기 시작하자 고병장 멀리 순찰로를 살폈다.

아직 하이라이트가 남았는데 간부라도 나타나면 맥이 끊겨 재미가 반감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더니 막 끅끅 대면서 자기 남자친구한테 잘 해달라고 아보카도 샌드위치랑 뭐더라? 닭강정? 직접 만들었다고 그거 주섬주섬 꺼내주는데 야 진짜 그 새끼는 무슨 복이냐?”


둘 다 흥혁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었다.

매번 그것들을 싸와서 하루 종일 자기만 기다렸을 고운이를 떠올리니 억장이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말야...”


고병장이 순찰로 에서 누가 나타나지 않나 흘깃거리며 마지막 말을 이었다.


“내가 책임지고 다음 주말에 그 남자친구 새끼 데리고 외박 나가겠다고 전화번호 땄거든?”

“지..진짭니까!!!”

“뭐가?”


하회탈처럼 반달을 그리며 헤죽 웃는 고병장을 보며 흥혁은 등줄기가 싸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아... 외박? 당연히 진짜지. 벌써 인사계에 신청 해놨어. 낼 모레 말년인데 외박이 몇 개나 남았는지 알어?”

“저는...?”

“너? 너 뭐? 넌 외박 금지잖아 븅신아. 대대장이 너 같은 새끼 외박 나가면 백퍼 사고 친다고, 있는 정기휴가도 막을 판에 뭔 외박이야. 나 혼자 나가서 만나고 와야지 씨벌.”

“지금 무슨 소리... 하는 겁니까?”

“내가 임마 맘먹고 못 자빠뜨린 여자가 없거든? 진짜야 이 새끼야 뭘 그런 눈으로 쳐다봐. 내기할래? 내가 따먹나 못 따먹나? 씨발 가슴도 존나 크더만”


-빡!


순간 흥혁이 방탄헬멧으로 고병장의 얼굴을 그대로 들이받았다.

예기치 못한 공격에 정통으로 맞은 고병장이 그대로 코를 움켜쥐며 뒤로 넘어갔다.


“이! 개! 새끼! 야! 이 개! 씹! 새끼! 야!”


부러진 콧대로부터 뜨거운 코피가 울컥 터져 나오는 것을 느끼며 필사적으로 반격하려던 고병장의 얼굴에, 흥혁의 개머리판이 계속 내려 꽂혔다.


-빡! 빡! 퍽! 퍽!


팔로 얼굴을 가리려던 고병장의 손가락들이 부러져나가며, 피가래 끓는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지만, 멀리 떨어진 다음 초소까진 들리지 않았다.

한참을 내려찍던 흥혁이 실탄이 든 고병장의 탄입대를 풀기 시작했다.


“이.. 이... 새끼가...”


-빡!


마지막 일격에 이빨이 몽창 날아가며 고병장의 몸이 축 늘어졌다.

어느새 옅게 깔린 흰 눈 위로, 고병장의 얼굴에서 터져 나온 시뻘건 피들이 초소 주변에 잔뜩 뿌려져있는 것이 보였다.



-철컥!


흥혁의 자신의 K2 소총에 고병장의 탄창을 결합하는 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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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제15장 결전 #2 19.02.04 154 5 14쪽
98 제15장 결전 #1 19.02.01 160 5 11쪽
97 제14장 벨리알 #6 19.01.31 154 6 11쪽
96 제14장 벨리알 #5 19.01.29 168 5 11쪽
95 제14장 벨리알 #4 19.01.28 162 5 12쪽
94 제14장 벨리알 #3 19.01.25 163 6 12쪽
93 제14장 벨리알 #2 19.01.24 160 6 13쪽
92 제14장 벨리알 #1 +1 19.01.22 168 6 12쪽
91 제13장 신의 목소리 #7 19.01.21 177 7 10쪽
90 제13장 신의 목소리 #6 19.01.18 171 8 13쪽
89 제13장 신의 목소리 #5 19.01.17 173 7 11쪽
88 제13장 신의 목소리 #4 19.01.14 174 7 12쪽
87 제13장 신의 목소리 #3 19.01.11 189 6 11쪽
» 제13장 신의 목소리 #2 19.01.10 195 6 13쪽
85 제13장 신의 목소리 #1 +4 19.01.08 198 6 11쪽
84 제12장 계엄 #7 +4 19.01.07 200 7 12쪽
83 제12장 계엄 #6 19.01.04 181 6 12쪽
82 제12장 계엄 #5 19.01.03 194 6 11쪽
81 제12장 계엄 #4 19.01.01 188 6 11쪽
80 제12장 계엄 #3 18.12.31 187 6 12쪽
79 제12장 계엄 #2 +2 18.12.28 211 10 11쪽
78 제12장 계엄 #1 18.12.27 210 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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