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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투마 - 귀신을 패는 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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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하네비
작품등록일 :
2018.08.29 14:10
최근연재일 :
2019.02.14 16:07
연재수 :
10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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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307
추천수 :
1,084
글자수 :
54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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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17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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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제13장 신의 목소리 #5

DUMMY

-컹!


“앗! 씨벌! 깜짝이여.”


삽시간에 찾아온 어둠에 긴장한 치구의 발밑에 어느새 다가온 쭌이가 꼬리를 흔들고 있었다.

주변이 완전히 어두워지자 쭌이의 몸에서 옅은 푸른색의 기운들이 풍겨 나오기 시작했다.

삼목구가 몸 안에 잠들어있는 쭌이가 가진 영기였다.


눈을 들어보자 판수의 몸은 검푸른 빛의 영기에 휩싸여 있었고, 그 가운데 치구 스스로의 몸에서 발하고 있는 흰 빛이 검푸른 영기와 서로 밀어내고 있었다.

하지만 애경의 몸은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애경아... 니는 왜...”


치구가 보이지 않는 애경의 영기에 고개를 갸웃하다 이내 입이 딱 벌어졌다.

지금 모두를 감싸고 있는 이 검붉은 어둠 자체가 전부 애경의 영기였다.

아우라를 만들어내는 정도가 아니라, 이 방 어쩌면 건물까지 뒤덮을 정도의 검붉은 영기가 애경에게서 뿜어 나오고 있었다.


몇 초 지나지도 않았는데, 애경의 영기에 휩싸인 온 몸이 찜통에 들어간 것처럼 후끈해지며, 땀이 배어나오기 시작했다.

단순히 영기로만 따지면 치구나 판수에 비해 수배, 아니 수십 배는 될 듯한 규모였다.


“판수 오빠랑 저 수련굴 놈들을 상대로 실험을 여러 가지 해봤는데, 우리는 육체가 있지만 귀신놈들은 오로지 영체만 있잖아요. 영체를 구성하는 것이 바로 영기고.”

“그래서?”

“답은 하나더라구요. 신장도 엄연히 귀신의 일종이고, 그 신장보다 영기가 높으면 그 높은 자의 말을 듣는다.”

“그게 뭔 소리여. 그럼 지금 니 영기가 저 6급 용궁신장보다 높단 소리여?”


애경이 고개를 끄덕이며 손바닥을 펼치더니, 갑자기 주위를 둘러싸고 있던 어둠을 쫙 빨아들여 주먹만 한 검은 구체로 만들어냈다.

갑자기 눈에 박히는 햇볕에 치구가 눈을 찌푸림과 동시에, 쭌이가 컹컹 짖기 시작했다.


이어 표면에 무지개색 기름막 같은 것이 휘감고 있는 그 검은 구체를 애경이 도목검 지팡이에 가만히 부어넣자, 지팡이로부터 무시무시한 영기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제 이 지팡이로 웬만한 신장들은 다 부릴 수 있는 거예요.”


순간 치구가 이끌리듯 지팡이에 손을 가져다댔고


“안 돼!”

-쿵! 와장창!


순간 애경의 비명과 함께, 치구의 몸이 뒤로 튕겨나가며 유리창과 샷시를 박살냈다.

유리 중앙이었으면 그대로 밖으로 떨어졌을 터였다.


-우...


몸을 추스르며 일어나는 치구의 앞에서 판수가 조심스레 도목검 지팡이를 집어 들자, 검붉은 기운이 팔을 통해 판수의 영기와 뒤섞이는 것이 보였다.


“아저씨의 기운은 우리와 틀려요. 조심 좀 하지”

“알믄 맨지지 말라구 미리 말 좀 허지! 어구구”


하긴 성령의 힘과 무당파의 기운이 같으면 더 이상한 일이었다.

그리고 그동안 단순히 잡귀들을 후려 패는 검무와, 두 사람의 영기를 증폭시켜주는 옥추경 버프만 사용해왔기에 별로 관심두지 않은 사이 애경의 영적그릇은 계속 성장해 어느새 6급 용궁신장을 다룰 정도가 되었다.


“그럼 이제 애경이두 신장을 조종할 수 있는 겨?”

“음... 그게 좀 틀린데...”

“뭐가?”

“지난 번 건예자랑 싸울 때 일월도신장이 저랑 똑같이 움직인 적이 있잖아요.”


잠시뿐이긴 했지만, 일월도신장이 애경의 검술을 이용해 건예자를 도륙한 적이 있었다.


“이후로도 몇 번 비슷한 경험을 했는데, 그게... 요즘은 좀 달라요.”

“워떻게 다른데?”


설명하려던 애경이 적절한 말을 고르느라 시간이 걸렸다.


“본래 신장대잡이는 신장과 인간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데, 처음엔 판수 오빠의 명과 염원을 전하는 정도였다면 요즘엔... 뭐랄까? 하나가 된 느낌?”


10미터가 넘는 일월도신장의 눈높이에서 내려다보는 세상의 풍경과, 그 거대한 영적 육체를 움직이는 느낌이 어떤지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다.

간신히 설명을 들은 치구 역시 수도자로서 여러 영적 경험을 해왔지만 도저히 믿어지진 않았다.


“그기... 따지고 보믄, 귀신이 사람 몸에 들어가는 빙의랑 똑같은 거 아녀?”

“그쵸, 근데 뭐 귀신도 우리한테 빙의하면 우리라고 뭐 못할 거 있나? 아니 그보다 빙의가 아니지... 귀신의 몸을 빼앗는 거니까... 뭐랄까... 빙신? 맞다 빙신! 깔깔깔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눈에 보이는 귀신이 두려워 몸서리치던 애경이, 지금은 귀신을 대상으로 농을 하며 깔깔대고 있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치구는 자기도 모르게 섬뜩함을 느꼈다.


“근데 갑자기 연락도 없이 뭔 일이에요?

“아 맞다. 애경이 니 머리카락 좀 뽑으러 온 겨”

“머리카락? 왜요?”

“아 그냥, 성금 연구실서 뭣 좀 알아볼 거 있다니께 몇 개만 뽑아 봐”


애경이 툴툴거리며 머리카락을 뽑는 사이, 치구가 가만히 치구의 눈치를 봤다.


“왜요? 뭐 할 말 있어요?”


치구가 고개를 홱 돌리며 가로저었다.


“아녀, 그냥 뭐... 필요헌 건 없나 혀서”

“뭐 성물이나 경면주사나 재료야 성금에서 다 주니까. 밥도 잘 나오고 밤엔 뭐 할 거 없으니까 설경이나 파고 진이나 그리느라 뭐 필요한 것두 없어요.”

“괜히 저번마냥 고위 마귀들 텨나올지두 모르니께, 수련굴 마귀들 괴롭히는 것두 작작허구”

“걱정마쇼. 일단 지금은 그때랑 상황이 좀 다르고, 이런 것두 있다니깐?”


판수가 품에서 커다란 딱지 모양의 진을 살짝 꺼내보였다.

예전 애경의 집 창고에서 발견한 큰무당의 6급 진 중 남은 한 개였다.


치구는 사실 판수에게 하고 싶은 얘기가 따로 있었지만, 말했다간 또 저 성치 않은 몸으로 따라나설 것이 뻔했기에 입을 다물었다.


“어쨌든 몸조심들 혀, 난 부산 좀 댕겨올테니까”

“거긴 또 왜요?”

“왜는 또 왜여! 일 허러 가지!”


수련원을 빠져나오는 차 안, 판수가 굳은 표정으로 생각에 잠겨있었다.

사실 지금 부산행은 한 무속인의 제보 때문에 시작된 일이었다.

혼수상태에 빠져있는 판수의 여자친구 성희의 영과 접촉했다는 그 무당은, 치구에게 긴히 전할 말이 있다며 꼭 혼자 와달라고 요청해왔다.


전국팔도를 다 뒤져도 찾을 수 없던 귀신릉과 성희의 영, 그리고 치구의 딸 아은까지.

무엇을 향하는지 모를 터널의 끝이 보이기 시작하는 것 같았다.


***


그날 밤 애경은 꿈을 꾸고 있었다.


꿈속에서는 어릴 적 살던 경문의 산골마을이 추억 그대로 재현되어 있었고, 그 생생한 시골길을 달려가는 애경은 저고리에 치마를 입고 있었다.

마을 골목을 내달리는 애경의 입에서 절로 노랫가락이 흘러나왔다.


“외기로 왔고 불리로 왔소~”


분명 달리고 있는 건 애경 자신이었지만, 이전에도 몇 번 경험한 것처럼 아무것도 자신의 의지로 움직여지지 않았다.

꿈에서 깰 수도, 눈을 감을 수도 없이 강제로 겪게 되는 환상 같았다.


“외기러 왔고, 불리러 왔소, 닫은 문을 열러 왔소. 죽은 쇠 모아다 산 쇠 만들라고 불릴 쇠를 걸립 왔소~”


익숙한 노랫가락의 뜻을 깨달은 애경이 있는 힘을 다 해 몸부림 쳤지만 환상에서 벗어나지도, 진행되는 것들을 막을 수도 없었다.

애경은 할 수 있다면 차라리 지금 그냥 죽고 싶은 마음마저 들었다.

저 돌담길에 머리를 처박고 뇌가 터져 죽을 수만 있다면 그러고 싶은 심정이었다.


지금 이 환상과 노랫가락이 뭘 뜻하는지 스스로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외기로 왔고 불리로 왔소~”


처음 보이는 문에 들어서자 마당에 깔아놓은 쭉정이들 사이에서 이삭을 골라내고 있던 노인 하나가 벌떡 일어난다.

애경의 입에서 자기도 모르는 말이 자동으로 튀어나왔다.


“거 뒤주 뒤로 놋수저 두 벌이 떨어져있을 거요”


노인이 놀란 얼굴로 황급히 뒤주 뒤에서 잔뜩 녹이 슨 수저 두 벌을 꺼내들었다.

이어 노인이 그것들을 던지자, 마당에 서 있던 애경이 자신의 치마폭으로 냉큼 받아든다.


-‘쇠걸립’


지금 이어지는 상황은, 장차 무당이 되어 사제자 노릇을 하는데 필요한 것들을 만들기 위해 마을을 돌며 쇠를 얻는 ‘쇠걸립’이었다.

그 쇠들을 녹여 대신칼이나 방울, 명도 같은 무당의 무구들을 만들게 되고, 이는 곧 애경이 죽기보다 피하고 싶은 ‘신내림’의 필수 과정이었다.


‘안 돼!!! 하지 마!!! 난 안 받아!! 이 망할!! 작천진동 신금산휘 직요 사풍화신금호 휘덕원귀 여잡귀동...’


환상 속에서 마음속으로 옥추경까지 외워봤지만, 전혀 효험이 없었다.

그렇데 다음 집에선 놋그릇을 받아 나왔다.

애경이 어릴 적부터 하도 많이 봐와 똑똑히 기억하고 있는 쇠걸립 횟수는 7혹은 7의 배수였다.


“죽은 쇠 모아다 산 쇠 만들려고 불릴 쇠를 걸립 왔소. 외길 쇠 걸립 왔소~”


이어 다음 집들을 돌며 자물통 뭉치와 깨진 솥뚜껑 조각, 쇠꼬챙이 등이 무겁게 모였다.

그렇게 마지막 일곱 번째 나무 대문을 열어젖히자, 지금까지와 달리 황량한 벌판이 나타났다.

끝도 보이지 않는 벌판은 물기 하나 없이 버석버석하게 말라있었고, 애경의 앞에는 녹슨 철제 바퀴 하나가 마른 흙에 반쯤 박혀있었다.

녹색의 그 바퀴는 거의 사람의 몸통만 했고, 애경이 양팔로 끌어안아 잡아당기자 의외로 순순히 들려나왔다.


-끙...


마른 흙이 부서지며 철제 바퀴가 끌려나오자, 그 아래로 나무의 뿌리 같은 것이 뻗어있는 것이 보였다.

바퀴를 내려놓은 애경이 그 뿌리를 잡아당기자, 마른 흙 위가 ‘쩍!’하고 갈라지며 일순 수 미터의 땅이 불쑥 들렸다.


‘이... 이게 뭐야...’


꿈속에서 애경이 계속해서 잡아당기는 뿌리에 뭔가가 딸려 나오기 시작했다.

수박보단 조금 작은 검은 원형의 열매 같은 모양이었다.


-두두둑, 두두두둑!


일대에 넓고 깊숙하게 퍼져있던 뿌리들이 일제히 당겨 나오며, 고구마 캐듯 딸려 나오는 수십 개의 그것들은 모두 눈을 부릅뜬 사람의 머리들이었다.

그 하나하나와 눈을 마주친 애경은 미친 듯이 비명을 질러댔지만, 꿈속에서 아무런 소리가 되어 나오질 않았다.


그것들은 모두 판수와 치구, 동생 진경, 엄마부터 지금껏 귀신들을 물리치며 만나온 선무당과 은지, 할머니와 손주들, 해원, 의석과 의탁 형제, 우노인 등의 잘린 머리였다.


마지막으로 계속해서 잡아당기는 굵은 뿌리 아래로 뭔가 커다란 것이 딸려 나오는 느낌이 들었다.

바닥의 마른 땅이 점점 둥글게 솟구치며 진동하기 시작했다.


‘안 돼!! 안 돼!! 안 돼! 엄마아아악!!’


벌떡 일어난 애경의 옆에선 어둠속에서 자다 깬 진경과 쭌이 놀란 눈으로 멀뚱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땀에 속옷까지 흠뻑 적은 상태였고, 심장은 터질 듯 요동치고 있었다.


“씨발...”


요상망측하다 못해, 그런 꿈을 꿨다는 기억조차 지워버리고 싶을 정도였다.

무릎 사이에 고개를 파묻은 애경이 소리 내 울기 시작했다.


뭔가 한 없이 크게 좆같은 일이 시작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잠깐 해외에 나간 사이에 일이 생겨서 예정없이 하루 펑크가 나버렸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읽어주셔서 항상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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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제15장 결전 #2 19.02.04 195 5 14쪽
98 제15장 결전 #1 19.02.01 206 6 11쪽
97 제14장 벨리알 #6 19.01.31 201 6 11쪽
96 제14장 벨리알 #5 19.01.29 209 5 11쪽
95 제14장 벨리알 #4 19.01.28 209 5 12쪽
94 제14장 벨리알 #3 19.01.25 208 6 12쪽
93 제14장 벨리알 #2 19.01.24 204 7 13쪽
92 제14장 벨리알 #1 +2 19.01.22 214 6 12쪽
91 제13장 신의 목소리 #7 19.01.21 227 7 10쪽
90 제13장 신의 목소리 #6 19.01.18 222 8 13쪽
» 제13장 신의 목소리 #5 19.01.17 224 8 11쪽
88 제13장 신의 목소리 #4 19.01.14 227 7 12쪽
87 제13장 신의 목소리 #3 19.01.11 240 6 11쪽
86 제13장 신의 목소리 #2 19.01.10 246 6 13쪽
85 제13장 신의 목소리 #1 +4 19.01.08 261 6 11쪽
84 제12장 계엄 #7 +4 19.01.07 271 7 12쪽
83 제12장 계엄 #6 19.01.04 233 6 12쪽
82 제12장 계엄 #5 19.01.03 257 6 11쪽
81 제12장 계엄 #4 19.01.01 250 6 11쪽
80 제12장 계엄 #3 18.12.31 235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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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제12장 계엄 #1 18.12.27 262 8 11쪽
77 제11장 마지막 장계 #6 18.12.25 252 7 11쪽
76 제11장 마지막 장계 #5 +1 18.12.24 267 8 12쪽
75 제11장 마지막 장계 #4 +2 18.12.21 276 8 11쪽
74 제11장 마지막 장계 #3 18.12.20 267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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