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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투마 - 귀신을 패는 자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공포·미스테리

완결

이하네비
작품등록일 :
2018.08.29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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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4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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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18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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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제13장 신의 목소리 #6

DUMMY

“계셔유?”


주택가 사이 골목에 붉은색과 흰색의 대나무 깃발이 꽂혀있는 허름한 무당집이었다.

대문을 들어서자 ‘쾅!’소리를 내며 미닫이문이 열리더니 한복을 입은 뚱뚱한 무당 하나가 버선발로 뛰쳐나왔다.


“오셨는가, 얼마나 기다렸는지 아나”

“어허! 손은 대지 말구...”


연신 탄탄한 치구의 몸을 더듬는 무당의 얼굴은 허옇게 분칠을 해 마치 일본 인형 같았다.

치구로서는 그녀의 손길이 마치 마귀의 더듬이 같은 느낌이라 불쾌해하고 있었다.

망설이던 치구가 신당에 들어서 자리를 잡았다.

성직자로서 귀신소굴에 발을 들여놓는 것이 썩 기분 좋은 일은 아니었지만, 촉박한 시간 때문에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그려, 그 전화서 날 불렀대는 혼령은 어딨는 겨?”

“아따 나도 빨리 만나게 해주고 싶어 죽겠응께 좀만 기다려 보드라고”


부랴부랴 무당이 쌀을 받고 지전을 늘여 묶으며 간이 굿차림을 시작했다.

도와주는 공양주도 따로 없는 것으로 보아, 잘나가는 무당은 아닌 것처럼 보였지만 눈만큼은 총기가 또렷했다.


“고 잠깐 새에 날 얼마나 들들 볶아대는지 요 살 빠진 것 좀 보드라고”


무당이 1g도 빠진 것 같지 않은 솥뚜껑만한 엉덩이를 흔들며 말했다.

이어 조용히 혼을 부르는 혼맞이굿을 시작했다.

본래는 바다에 빠져죽은 이들의 혼을 불러 모으기 위한 씻김굿에서 유래된 것이었지만, 가끔 저승으로 가지 못한 혼들이 무당과 만나는 경우들이 있었다.

이내 무당이 손에 든 신칼이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허망하시고 원망진 혼을 불러 모아 이처럼 달래고저 넋으로 모셔다가~”


굿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무당이 눈이 돌아가며 까뒤집어지기 시작했다.

그녀가 흰자만 드러낸 채 미친 듯이 흔들던 신칼을 쥔 채 우뚝 서자 모든 것이 멈춘 가운데, 칼자루 끝에 달린 금색의 술만 미친 듯이 좌우로 흔들렸다.


“오셨으면 말씀 좀 나누어 보시지요~”


무당의 말이 끝나자마자 완연히 다른 또 다른 목소리가 그녀의 입에서 튀어나왔다.


“하지마라!!”

“뭘?”

“무슨 일이 벌어져도 하지마라! 무엇을 하고 싶어도 하지마라!!!”

“그러니께 뭐얼?”


치구가 그녀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되물었다.

그동안 수많은 경험으로 얼굴의 근육움직임만 봐도 이게 꾸며낸 빙의인지 진짜인지 구별할 수 있었다.


“이 땅의 네놈들이 하는 모든 짓을 하지 말라고! 너도! 우리 그이도!”

“니 그이가 누구여?”

“민재! 우리 박민재!! 우리 민재... 어흐흑!”


갑자기 그녀의 까뒤집은 눈에서 눈물이 폭포처럼 얼굴을 타고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그녀의 입에서 판수의 본명까지 들었지만 아직까지 치구는 약간의 의심이 남아있는 상태였다.


“그래서 뭘 허지 말래는 겨? 귀신 쫓는 짓을 허지 말라구?”


빙의된 무당이 미친 듯이 고개를 저어댔다.

그럴 때마다 볼살과 혀가 기괴하게 따라 흔들렸고, 그 표정에선 뭔가 말을 하고 싶지만 할 수 없는 그런 답답함이 느껴졌다.


“니가 성희란 여자가 맞는지, 아님 흉내나 내는 잡귄지는 몰겄는데 멀 하지 말래는 건지 내도 알아야...”

“민재한테 아래를 맞추라고 전해줘요. 꼭 아래를...”

“도대체 뭔 소리허는 거냐고!!”

“그리고 치구씨, 우리 민재 좀 잘 부탁해요. 당신들이 하는 건 다 틀렸어. 하지 마. 하면 안 돼. 나 아은이도 만났어요. 아은이도 똑같은 마음이야.”

“야!!!”


갑작스레 자신의 딸 이름이 불리자 치구가 눈에서 불을 뿜으며 무당의 멱살을 잡아 쥐었다.


“니 누구여! 니가 뭔데 우리 아은이 이름을 입에 담어? 너 뭐 허는 마귀여!!!”


무당의 눈썹이 아래로 쳐지며 슬픈 표정으로 변하더니 갑자기 입을 딱 벌렸다.

그녀의 까뒤집힌 눈이 바라보는 쪽을 향해 뒤를 돌아본 치구가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뻐억!


어디선가 날아들던 개 한 마리가, 치구가 내지르는 주먹을 정통으로 맞고 비명도 없이 마당으로 굴러 떨어졌다.


“뭐여 이 개눔의 새끼덜...”


뒤이어 우르르 몰려드는 개떼들을 보며 치구가 말 대신 사지에 영력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것들의 눈은 귀신들린 누런 염소의 가로 눈깔이었고, 이내 온몸에서 흰 빛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꺄아아악!


어느새 다른 쪽에서 뚫고 들어온 귀신들린 개 서너 마리가 무당의 몸 여기저기를 문 채 머리를 흔들어대고 있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타격받고 있는 건 무당의 찢어진 살이 아니라, 무당에게 들린 성희의 혼이었다.


찢어지는 귀곡성을 연신 발하던 그 혼은 치구가 어떻게 손 쓸 새도 없이 귀신들린 개들의 이빨에 의해 산산이 찢겨나갔다.

무당의 눈이 정상으로 돌아오는가 싶더니, 동시에 개떼들이 찢어발겨진 혼조각들을 하나씩 입에 물고는 순식간에 당집을 빠져나가 사라져버렸다.


“이.. 이 개눔들이... 우리 아은이... 아은이는...”


집밖으로 뛰쳐나간 치구가 사방을 둘러보았지만, 이미 성희의 혼은 간곳없었다.


“무슨 일 있으셨습니까?”


차에서 대기하던 부단장 ‘백가’가 치구를 향해 걱정스런 얼굴로 물었다.


“개덜! 개덜 얼루 갔어!”

“뭔 개들이요? 아무것도 못 봤는데.”


치구만큼은 아니었지만 어느 정도 영력을 가진 백가였다.

갑자기 치구는 지금 겪고 있는 상황이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이 가질 않았다.

뭔가 혼란스런 느낌에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러게 내가 헛 제보일 거라고 여까지 오실 필요 없다고 하질 않았습니까...”


타박하는 부단장 백가를 보며 치구가 눈을 감았다.

어지러웠다.


***


-칙, 들어갑니다. 불 좀 켜주세요.

-삑, 철컹, 철커덩


성금 경비원 김씨가 무전기에 대고 말하자, 작은 철문의 잠금장치가 풀리며 문이 자동으로 열렸다.

이내 김씨의 눈앞으론 긴 통로가 펼쳐졌고, 통로 양쪽으론 사람 하나가 겨우 드나들만한 쪽문들이 죽 늘어서있었다.

천정에 매달린 노란 조명들이 미약한 빛을 내며 밝아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여기가 이렇게 추울 리가 없는 곳인데, 누가 에어컨이라도 튼 겨?”


김씨가 무전기에 대고 말을 걸었지만 대답하는 이는 없었다.

손전등을 켠 김씨가 통로를 걸어 나가기 시작했다.


이곳은 성금교회 본당의 지하7층에 위치한 기도실이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로 가득 차 빈 방이 없을 정도였는데, 지금은 싸늘함만 감돌뿐이었다.


자녀의 대학입학을 위해, 병 고침을 위해, 남편의 망해가는 사업을 위해, 정신 못 차리는 자식들을 위해, 스스로의 구원을 위해, 기타 세상의 오만 욕심들을 위해 기도하는 이들이 가득하던 이곳에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한 것이 작년부터였다.



“아니 왜 기도실 문을 벌컥벌컥 열고 다녀?”


난데없는 7층 관리집사의 타박에 경비원 김씨의 눈이 동그래졌다.


“누가요? 제가요?”

“아, 사람 있는데 김씨가 자꾸 문 열어보고 이상한 노래나 흥얼거리고 다닌다고 성도님들 신고가 몇 건인지 알어?”

“언제요?”

“아, 어제도 세 명이나...”

“저 어제 쉬는 날이었는데요?”


순간 타박하던 관리집사의 입이 다물어졌다.

이상한 일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한 명씩 들어가 기도하는 기도실이 총 77개였는데, 처음엔 한두 군데에서 환청이 들린다는 신고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환청의 내용은 자신이 기도하는대로 누군가 다른 목소리가 똑같이 귓가에 대고 기도를 따라한다는 것이었다.


그 목소리는 남자이기도, 때로는 다른 여자이기도, 가끔은 어린아이의 목소리이기도 했다.

흉흉한 소문이었지만 기도실의 사람들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신기하게도 그럴 때마다 기도의 효험이 나타난다는 소문 때문이었다.


주택청약을 기도하던 이들이 강남의 6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청약당첨의 행운을 얻었다.

그것도 함께 다니며 기도하던 신도 5명이 동시에 말이다.

성금교회 신도들의 자녀 대학진학률이 제일 높던 해도 작년이었다.


신기하게도 지하7층 기도실에서 간절히 기도하는 이들에게 다양한 이적들이 일어났고, 그들의 기도가 상당수 성취되는 기적이 일어났다.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전국 각지에서 성도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어느새 77개의 기도실은 두 시간씩 제한시간이 생기고, 기도하려는 줄이 지하 3층까지 뱅뱅 돌아 설 정도였다.



“이건 또 뭔 냄새야?”


지금은 텅 빈 기도실 통로를 걷던 김씨가 얼굴을 찡그리며 코를 벌름거렸다.

지하7층 이 구역은 오로지 기도실만 존재했고, 화장실이나 오. 하수 파이프가 지나가는 곳도 없었다.

하지만 어디선가 코를 찌르는 역한 냄새가 풍겨 나오고 있었다.


냄새를 따라 한 기도실의 문을 열어 손전등을 비춰봤지만, 텅 비어있었다.

그러고 보니 천정의 조명이 아직도 미약한 노란 빛만 내며 밝아질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칙, 7층 조명 안 들어오는데 다시 한 번 껐다 켜보던지!


신경질 섞인 말로 무전을 날려보지만 돌아오는 응답도, 조명이 켜지지도 않았다.

김씨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다시 통로를 걷기 시작했다.


“에잉... 이게 보수팀에 얘기한지가 언젠데...”


안으로 들어갈수록 흰 벽에 난 실금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언젠가부터 벽에 작은 균열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불안해하는 성도들 때문에 정밀검사를 받아봤지만 건물엔 아무런 이상이 없고 단지 지하의 습기 때문에 벽 표면이 갈라지는 거라는 답변만 들을 수 있었다.


말처럼 김씨가 벽에 손을 대자, 시멘트 조각들이 우수수 떨어졌다.

습기를 잡겠다고 제습시스템을 계속 돌린 결과 오히려 악영향만 끼친 것 같았다.


“에잉... 그르게 첨에 후딱 칠부터 다시 해야 한다니까...”


김씨가 막 56번이 붙은 기도실을 지나며 혀를 쯧쯧 차던 중이었다.

순간적으로 주변의 온도가 확 내려가는 느낌과 함께, 천정의 미약한 조명마저 껌뻑였다.


“하... 시벌...”


자기도 모르게 욕이 튀어나왔다.

눈앞 통로에 나란히 뻗은 기도실들은 특히 이상한 신고가 많이 들어왔던 곳들이었다.

혼자 있는 기도실에서 누군가 자신의 몸을 더듬었다는 성추행 신고부터, 천사를 보았다는 둥 지옥문이 열리는 환상을 보았다는 둥 귀곡성을 들었다는 둥 별의 별 이야기들이 매일같이 들려왔었다.


그러다 기도 중이던 권사님 한 분이 심장마비로 돌아가시는 사건이 벌어졌고, 뒤이어 줄줄이 세 명의 노인이 이곳 기도실에서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처음엔 가스누출이나 다른 요인이 있을 거라고 생각되어 과학수사대까지 와서 수사한 끝에 전부 단순 심장마비로 결론 났지만, 흉흉한 소문들도 너무 많이 나고 보수도 할 겸 결국 얼마 전 7층 전체를 폐쇄해버린 것이었다.


“마귀들과 싸울 지라! 죄악 벗은 형제여!”


김씨의 입에서 찬송가가 절로 튀어나왔다.

통로 끝 마지막 77번 기도실 앞에 설치된 감시카메라가 갑자기 먹통이 되어, 그것을 살피는 것이 오늘 김씨의 임무였다.


빨리 이곳을 나가고 싶은 마음에 김씨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얼래?”


통로의 끝에 다다른 김씨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마지막 77번 기도실의 문이 안으로 활짝 열려있었기 때문이었다.

이곳을 마지막으로 순찰 돈 것이 저번 주였고, 그 전까지 드나든 사람은 김씨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칙, 보소!


김씨가 무전기를 눌러보지만 여전히 먹통이었다.

후레쉬를 꺼내 77번 기도실 안을 비춰보았지만, 아무것도 비춰지는 것이 없었다.


“뭔 일이여 이게...”


가까이 다가가보던 김씨가 코를 찌르는 구린내를 참지 못하고 코를 감싸 쥐었다.

손전등이 비추는 그 안은 텅 빈 암흑이었다.

회색의 벽과 바닥이 있어야 할 곳이 통째로 검은 암흑이었다.


그 암흑을 향해 가만히 고개를 들이밀던 김씨의 눈에 뭔가가 보였다.

문지방에 떨어진 작은 파편을 들어 올리자 오래된 도자기 조각 같은 것으로 보였다.


“이게 뭐여...”


순간적으로 시원한 바람이 김씨의 몸을 스치는 것이 느껴졌다.


-서걱


그리고 뭔가 가볍게 잘려나가는 소리와 함께, 김씨가 마지막으로 본 것은 무릎을 꿇은 채 서서히 앞으로 기울어지고 있는 자신의 몸뚱이였다.


잘려나간 김씨의 머리를 뒤따라 그의 몸뚱이와 손전등까지, 77번 기도실 암흑 속으로 소리 없이 떨어지고 있었다.



-쾅!


그 뒤로 기도실의 문이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닫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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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제15장 결전 #2 19.02.04 184 5 14쪽
98 제15장 결전 #1 19.02.01 192 6 11쪽
97 제14장 벨리알 #6 19.01.31 189 6 11쪽
96 제14장 벨리알 #5 19.01.29 197 5 11쪽
95 제14장 벨리알 #4 19.01.28 190 5 12쪽
94 제14장 벨리알 #3 19.01.25 195 6 12쪽
93 제14장 벨리알 #2 19.01.24 190 7 13쪽
92 제14장 벨리알 #1 +1 19.01.22 200 6 12쪽
91 제13장 신의 목소리 #7 19.01.21 213 7 10쪽
» 제13장 신의 목소리 #6 19.01.18 211 8 13쪽
89 제13장 신의 목소리 #5 19.01.17 211 8 11쪽
88 제13장 신의 목소리 #4 19.01.14 213 7 12쪽
87 제13장 신의 목소리 #3 19.01.11 227 6 11쪽
86 제13장 신의 목소리 #2 19.01.10 233 6 13쪽
85 제13장 신의 목소리 #1 +4 19.01.08 246 6 11쪽
84 제12장 계엄 #7 +4 19.01.07 259 7 12쪽
83 제12장 계엄 #6 19.01.04 221 6 12쪽
82 제12장 계엄 #5 19.01.03 236 6 11쪽
81 제12장 계엄 #4 19.01.01 234 6 11쪽
80 제12장 계엄 #3 18.12.31 222 6 12쪽
79 제12장 계엄 #2 +2 18.12.28 248 10 11쪽
78 제12장 계엄 #1 18.12.27 245 8 11쪽
77 제11장 마지막 장계 #6 18.12.25 236 7 11쪽
76 제11장 마지막 장계 #5 +1 18.12.24 250 8 12쪽
75 제11장 마지막 장계 #4 +2 18.12.21 258 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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