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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투마 - 귀신을 패는 자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공포·미스테리

완결

이하네비
작품등록일 :
2018.08.29 14:10
최근연재일 :
2019.02.14 16:07
연재수 :
10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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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030
추천수 :
1,070
글자수 :
541,750

작성
19.02.01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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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
추천
6
글자
11쪽

제15장 결전 #1

DUMMY

“꿰에에에엑!!”


징그러운 괴성을 내지르며 노란 눈의 성금단원들이 달려오고 있었다.

처음 치구가 주짓수를 수련했던 이유는, 귀신들린 자들을 꼼짝달싹 못하게 묶어놓은 상태에서 안정적으로 제마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판크라티온은 주짓수와 비슷하면서도 완전히 다른 무술이었다.

고대 그리스에서 시작된 이것은, 모든 기술이 허용되는 완전 무규칙 격투기로 급소를 터뜨리거나 상대의 뒤를 찢어놓는 공격도 가능했다.

게다가 체급 구분도 없었고, 모든 기술이 상대를 가장 빨리 무력화시키는데 집중되어 있었기 때문에 사정 가리지 않고 덤벼드는 귀신들린 자들을 상대로 매우 효율적인 기술이었다.


아무리 귀신들린 상태로 고통을 거의 느끼지 않는다고 해도, 부랄이 터지거나 무릎 인대가 끊어지는 정도는 고통도 고통이거니와 위기를 느낀 인간의 뇌가 본능적으로 더 이상 활동하는 것을 차단하기 때문이었다.


-뻑!


가장 앞서 달려드는 단원을 상대로 치구가 가슴팍을 향해 발차기를 내지르자, 마치 두꺼운 합판이 부러지는 듯한 소리가 났다.

태권도의 밀어차기와 비슷해 보였지만 뒤꿈치에 체중을 다 실어 명치를 직격하는 판크라티온 기본차기 한 방에 쓰러진 단원은, 더 이상 움직이질 않았다.


이어 옆으로 들어오는 공격을 주저앉아 피한 치구가, 그대로 상대를 든 후 바닥에 패대기치며 동시에 체중이 실린 어깨로 같이 떨어졌다.


-뚜둑!


갈비뼈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바로 다음 단원을 향해 치구가 맹수처럼 달려들었다.

뭔가 리미트가 풀려버린 치구가 한 방에 한 명씩 쓰러뜨리는 것을 본 판수도, 갑자기 자세를 슥 낮췄다.

무에타이 기술 위주의 입식 타격계인데다가 한쪽 눈 밖에 사용할 수 없어, 상대를 단방에 무력화 시키는 기술은 적었지만 확실한 방법 몇 가지는 알고 있었다.


품에 남은 부적과 설경들을 바닥에 넓게 흩뿌린 판수가, 달려드는 단원들을 백스텝과 횡이동으로 피하며 턱 끝을 노려 펀치를 날렸다.


-뻑! 뻑! 뻑!


턱이 돌아간 세 명의 단원이 우수수 바닥으로 쓰러져 설경에 들러붙었다.

순간적인 뇌진탕으로 중추신경계가 마비된 몸뚱이는, 아무리 마귀라고 해도 균형 잡을 방법이 없었다.


뒤이어 몽둥이를 휘두르는 놈을 피하며 그대로 발목을 걸어 자빠뜨렸고, 머릿속으로는 가장 체력을 아끼면서 한 방으로 쓰러뜨릴 수 있는 기술 동선을 계속해서 떠올렸다.

하지만 두 명의 격투가가 상대하기엔, 몰려드는 귀신들린 단원들이 너무 많았다.


“우와아악!”


어느새 대여섯 명의 단원들에게 붙잡힌 판수가 비명을 질렀다.

귀신들린 자들의 완력에 손을 잡히면 손가락들이 그대로 부러질 정도였고, 그런 손아귀들에 사지를 붙잡힌 판수의 몸을 단원들이 물어뜯기 시작했다.


-빡!


빈틈없이 판수를 둘러싸던 단원 중 하나가 하늘을 올려다보며 털썩 주저앉았다.

그 3센티도 안 되는 틈 안에서 판수가 휘두른 팔꿈치가 그대로 턱을 부숴놓았기 때문이었다. 다른 타격계와 달리 클린치 상태에서의 무에타이는 ‘입식 레슬링’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강력했다.


-쾅!


어깨를 물어뜯던 단원이 목에 체중을 실어 한껏 당긴 후, 반동을 이용해 차올린 니킥에 이빨들이 사방으로 튀었다.

거기에 삼목구까지 가세해 날뛰자 치구 일행들을 중심으로 반원을 그리며 마치 콤바인이 벼 수확하듯 단원들이 우수수 쓰러져갔다.


“하악! 하악! 이 짓을 언제까지 해야 되는데!”


거친 숨을 몰아쉬며, 금세 지쳐버린 판수가 외치자 치구가 눈빛으로 멀지 않은 터널벽을 가리켰다.

아까 조히가 문을 뜯어낸 비상구였다. 하지만 헤드라이트가 닿는 터널 안쪽으로 단원들이 끝없이 밀려들고 있었고, 멀지 않은 곳에서 강력한 영기들이 다가오는 것도 느껴졌다.


더 이상은 랩터로 다 깔아뭉갠다 해도 진격이 불가능해보였고, 저 앞으로 부네나 조히 같은 놈들이 얼마나 더 튀어나올지도 몰랐다.


“씨발! 기다려!”


판수가 그 말을 남긴 채 뒤로 빠지자, 삽시간에 단원들이 우르르 홀로 남은 치구를 둘러쌌다.


랩터로 뛰어간 판수가 남은 성물들을 닥치는 대로 배낭에 때려 박더니, 밧줄을 꺼내 한쪽 끝에 올가미를 만들어 묶은 후 치구에게 있는 힘껏 집어던졌다.


“잡아!!”


하지만 단원들 더미에 파묻힌 치구의 모습은 그새 보이질 않았고, 판수가 이를 갈며 다시 뛰어들려는 순간 인파 속에서 불쑥 밧줄을 쥔 손 하나가 솟아올랐다.


“으라아아앗! 으앗!!”


치구가 괴성과 함께 자신을 붙잡은 단원들을 질질 끌어 비상구 쪽으로 조금씩 이동하기 시작했다.


“이 마귀새끼덜! 누가 이기나 해 봐 아주! 씹어 먹을 새끼덜아!! 으라아아앗!”


간신히 치구가 비상구에 남아있던 경첩자리에 올가미를 거는 순간 요란한 소리와 함께 랩터에서 풀악셀 밟는 소리가 들렸다.


-부와아아아아앙!!


터널 전체를 울리는 엔진음에 또다시 우수수 돌조각들이 떨어졌고, 요란한 타이어 헛도는 소리와 함께 랩터가 튀어나가자 순식간에 팽팽해진 밧줄에 의해 단원들 수십 명이 뒤로 날아갔다.


-꾸에에엑!


그 충격으로 사지가 이리저리 꺾인 단원들 무더기가 잠시 진격을 막는 사이, 배낭을 짊어진 판수가 진경과 영력이 다해 작아진 쭌이를 챙겨 비상구로 뛰었다.


“잘 시간 없어! 인나! 퍼뜩!”


쓰러져있는 치구의 목덜미를 잡아챈 판수가 비상구로 뛰어들기 전, 들고 있던 헝겊에 불을 붙여 랩터의 짐칸에 던져 넣었다.


-펑!


미리 휘발유를 뿌려놓은 짐칸에 순식간에 불이 번져나가며 다른 휘발유 통에도 불이 붙었다.


“시간 없어! 터진다! 내려가! 내려가!”


치구 일행이 정신없이 계단을 뛰어 내려가는 중이었다.


-콰쾅!!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비상계단 전체가 무너질 듯 흔들거렸고, 머리 위로는 파편과 돌조각들이 무수하게 쏟아져 내렸다.

뒤이어 랩터에 실려 있던 나머지 귀신통들이 폭발로 전부 박살나며 남은 수백 마리의 잡귀들이 일제히 쏟아내는 귀곡성이 들려왔다.


그 순간 판수가 비명과 함께 주저앉았다.


“아... 씨... 빌어먹을...”


발밑이 보이지 않는 어둠속에 발을 제대로 딛지 못했고, 무거운 배낭까지 짊어진 탓에 군 시절 전차에서 뛰어내리면서 다친 무릎이 또 다시 덜컥 꺾여버린 것이었다.


“배낭 이리 내”


자신도 온몸이 성치 않은 치구가 배낭을 건네받는 순간, 신음이 절로 터져 나왔다.


“뭐여 이거, 뭐가 이리 무거운 겨?”


배낭을 내려놓은 치구가 밖으로 삐죽 나온 원통을 잡아 빼기 시작했다.


“놔둬요. 그거”

“뭔데 이게? 야! 이거 20키로는 되겄다! 이거 짊어지고 워떻게 달릴 겨?”

“놔두라고! 내가 들고 갈 거니까!!”

“이 새끼가!”


판수의 짜증에 가뜩이나 초조한 치구의 손이 올라가다 만다.

그 순간 위에서 또다시 뭔가 커다란 놈이 찢어지는 소리를 내며 쿵쿵 내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그 때마다 계단 전체가 조금씩 내려앉는 느낌이었다.


“씨벌놈, 나중에 딱 열었는데 불상 뭐 이딴 거면 뒤지는 겨 아주!”


배낭을 짊어진 치구를 뒤따르며, 판수 스스로도 도대체 저걸 왜 가져가고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애경의 어머니가 준비해놓은 물건이었고, 지금까지 그녀의 예언은 전부 맞아 들어가고 있었다.


그 순간 조용히 있던 진경이 우뚝 멈추더니 두 사람을 당기기 시작했다.


“왜 또?”


치구의 짜증 섞인 말에 진경이 벽을 가리켰다. 그곳에는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았으면 몰랐을 환기창이 나 있었다.


“이제 언니가 어딨는지 알것어?”

“응!”


그나마 다행이었다. 무한한 지옥 속에서 헤매는 티끌만한 먼지가 된 기분이던 그들에게 이제야 뚜렷한 목적지가 나타난 것이었다.

좁아터진 암흑 속을 진경은 마치 낮처럼 빠르게 빠져나가기 시작했고, 그 뒤에서 무거운 배낭을 끌며 쫓아가는 치구는 죽을 맛이었다. 그렇게 한참을 기어 내려가던 때였다.


“얘 진짜루 알고 가긴 하는 겨?”


어째 아까부터 같은 곳을 뱅뱅 도는 느낌이었다.

뒤따르던 판수도 체력이 바닥난 데다 환기통을 메운 연기들 때문에 죽을 지경이었다.

그 순간 막다른 곳에 다다른 진경이 눈앞의 환기창을 힘껏 밀었다.


-카랑!


환기창이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갑자기 들이치는 눈부신 빛에 일행 모두가 눈을 감았다.


“늦었네?”


놀랍게도 환기구 밖으로 보인 것은 너른 회랑 한가운데 선 늘씬한 흑발의 백인 미녀였다.

지난번 치구가 시위현장에서 마주쳤던 그대로 겨울 점퍼에 검은 레깅스차림이었다.


“베... 벨페고르!”


치구의 외침과 동시에 그녀의 이마에서 다섯 개의 뿔이 솟아오르기 시작했고, 바닥에 내려선 일행들은 전투태세를 갖추기 시작했다.

넓은 회랑의 길게 늘어선 정문으로 들어가면 바로 성금교회 본당이었고, 진경이 그곳을 가리키며 치구와 판수를 끌어당겼지만 발이 떨어지질 않았다.


“언니가 기다린다구!!”


소리 지르던 진경이 조용해지며, 모두의 동공이 풀리기 시작했다.

벨페고르가 또각또각 구두소리를 내며 가장 먼저 치구에게 다가가더니, 긴 손가락 끝을 그의 눈에 가져다 대기 시작했다.


“오늘 너무 힘을 많이 써서 말야. 내가 좀 피곤해. 최대한 순화해서 보여주고 싶은데 잘 안될지도 몰라”


벨페고르의 반투명한 손가락이 눈동자 안으로 박혀들기 시작하자, 치구는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후회되는 순간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벨페고르는 현혹과 나태의 악마였다.


***


‘이럴 수가...’


치구의 눈앞에 너무도 익숙한 풍경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아버지의 목회관 내부였다.

그런데 뭔가 시점이 이상하게 한참 낮았다. 마치 앉아서 보는 듯한 풍경.

그렇게 유리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는 순간 치구는 악 소리를 지를 뻔 했다.


그곳에 비친 건, 딸 아은이였다.

지금 보고 있는 환상은 과거 아은의 기억이 틀림없었다. 이것이 벨페고르가 보여주는 환상임을 치구도 인지하고는 있었지만 뿌리칠 수가 없었다.

너무도 보고 싶었던 그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 속이 뿌듯하게 벅차오르는 느낌이었다.


“아은아! 누워있으라니까 또 왜 일어났어!”


환상을 보고 있는 치구의 목으로 왈칵 무언가 치밀어 올랐다. 죽어서라도 보고 싶었던 아내의 목소리였다.

그러고 보니 환상 속 아은이의 시선은 세상이 온통 어질어질하게 보였고, 온몸은 납덩이처럼 무거운 것이 느껴졌다.


“약 먹고 뽀로로 보자. 이렇게 자꾸 돌아다니면 감기 안 나아”


너무나도 반가운 아내의 얼굴을 올려다보며 느낀 기쁨도 잠시, 불길함이 엄습했다.

문 밖에서 들리는 목소리.


“니, 아은이 열난다는데 들여다는 본 겨?”

“뭐... 지가 있다구 낫는 것두 아니구. 후딱 올게유.”

“기도라도 혀! 이놈아!”


치구 자신과 아버지 황목사의 목소리였다.

그제야 치구는 지금 이 환상이 뭘 보여주려 하는지 깨달았다.


이 순간은 일주일 만에 집에 돌아와 놓고 감기로 앓아누웠다는 딸 아은이는 쳐다보지도 않은 채, 창원의 심령부흥회로 떠나던 때였다.


그리고 살아있는 가족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던 마지막 기회였다.


환상 속에서 치구가 절규했다.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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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제15장 결전 #5 19.02.13 207 4 15쪽
101 제15장 결전 #4 19.02.12 195 3 13쪽
100 제15장 결전 #3 19.02.08 197 4 12쪽
99 제15장 결전 #2 19.02.04 194 5 14쪽
» 제15장 결전 #1 19.02.01 205 6 11쪽
97 제14장 벨리알 #6 19.01.31 200 6 11쪽
96 제14장 벨리알 #5 19.01.29 208 5 11쪽
95 제14장 벨리알 #4 19.01.28 203 5 12쪽
94 제14장 벨리알 #3 19.01.25 207 6 12쪽
93 제14장 벨리알 #2 19.01.24 203 7 13쪽
92 제14장 벨리알 #1 +1 19.01.22 212 6 12쪽
91 제13장 신의 목소리 #7 19.01.21 226 7 10쪽
90 제13장 신의 목소리 #6 19.01.18 221 8 13쪽
89 제13장 신의 목소리 #5 19.01.17 222 8 11쪽
88 제13장 신의 목소리 #4 19.01.14 226 7 12쪽
87 제13장 신의 목소리 #3 19.01.11 239 6 11쪽
86 제13장 신의 목소리 #2 19.01.10 245 6 13쪽
85 제13장 신의 목소리 #1 +4 19.01.08 259 6 11쪽
84 제12장 계엄 #7 +4 19.01.07 270 7 12쪽
83 제12장 계엄 #6 19.01.04 232 6 12쪽
82 제12장 계엄 #5 19.01.03 255 6 11쪽
81 제12장 계엄 #4 19.01.01 249 6 11쪽
80 제12장 계엄 #3 18.12.31 234 6 12쪽
79 제12장 계엄 #2 +2 18.12.28 261 10 11쪽
78 제12장 계엄 #1 18.12.27 260 8 11쪽
77 제11장 마지막 장계 #6 18.12.25 251 7 11쪽
76 제11장 마지막 장계 #5 +1 18.12.24 266 8 12쪽
75 제11장 마지막 장계 #4 +2 18.12.21 275 8 11쪽
74 제11장 마지막 장계 #3 18.12.20 266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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