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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공의카렌
작품등록일 :
2018.08.30 02:32
최근연재일 :
2018.10.1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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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2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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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주시자 01

반갑습니다. 저의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DUMMY

- 캐드 누아 1일 3시간 후 -


캐드 누아로 들어가는 길 바로 옆에 인상적인 사람을 볼 수 있었다. 해진 갑옷을 입고 요새의 외벽을 올려다보고 있는 키가 크고 풍채가 좋은 우무아였다.


그는 작은 목탄 조각을 들고서 작은 종잇조각에 무언가를 열심히 적고 있었다. 그는 위를 올려다보면서 알록달록한 모자가 흘러내리지 않도록 몇 번이나 추켜 올렸다.


"그 캐캐묵은 벽돌 건축물이 꽤나 매력적인 모양이군요."


남자는 카론을 바라보며 놀란 얼굴로 눈을 깜빡거렸다. 그는 이를 드러내며 활짝 웃었다. 그리고 양피지를 흔들며 인사했다.


“그렇습니다! 음. 사실 벽 자체는 별거 없습니다. 평이한 양식으로 지어졌어요.”


“벽돌 일부에는 이름이 새겨져 있습니다. 바로 저기요. 내 생각에는 일꾼들과 석공들일 겁니다. 영원히 남을 자신들의 흔적을 새겨놓았네요.”


그는 다시 벽을 올려다보았다. 즐거운 표정이었다. “캐드 누아는 멋진 요새입니다. 두 세기 동안 그 이름이었고... 거의 그만큼 버려져 있었지요.”


“사실 진짜 흥미로운 부분은 저 안에 있습니다.” 그는 목탄 조각으로 문을 가리켰다. “... 하지만 요새 안으로 들어가는 일에는 행운이 별로 따르지 않더군요.


사실은 이 요새의 주인을 만나러 온 것입니다만. 메어왈드라는 이름의 남자죠. 그는 자기 사생활을 극히 중요하게 여기던가 혹은 자기 손님들에게 잡아 먹혔거나 둘 중 하나일 듯 싶군요.”


“메어왈드에게 무엇을 원하십니까?”


“지식입니다.” 그가 웃었다. “좀 더 쉽게 설명을 하자면, 특정한 경구죠. 사실 나는 굉장한 보물을 찾고 있습니다. 금이나 은 따위가 아닌, 탄비 오라 토아 말입니다. 한 마디로 ‘미덕의 책’이라고 할 수 있죠.”


그건 로아타이의 신성한 책이지만, 우리에게는 그 일부밖에 남아 있지 않지요.“


“지난 1년간 그 책의 나머지를 찾아 여행을 해왔지요. 그리고 그 원본이 바로 저기. 저 요새 아래에 있음을 암시하는 증거를 찾았습니다.


메이왈드가 이에 대하여 뭔가 아는 게 있는지 알고 싶어요.”


“그리고 당신은요, 친구? 당신은 왜 여기에 온 겁니까?”


“나 역시 메이왈드와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정말입니까? 그렇다면 어쩌면 우리는 서로 도울 수 있겠군요! 이 땅에는 온갖 종류의 짐승이 들끓고 있습니다. 그런 것은 본 적도 없어요!


혼자서 위험을 무릅쓰는 일은 피하려고 했습니다만... 이제 유능해 보이는 당신이 여기 왔군요. 우리들이 함께라면 분명히 이걸 감당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 다음 우리 둘 다 메어왈드에게 궁금한 것을 물어볼 수 있겠죠.”


“그렇다면 가서 메어왈드를 만나봅시다.”


“훌륭하군요! 앞장서세요. 친구. 그러면 나는 당신 발뒤꿈치에 붙을 테니... 아, 잠깐만.. 그러니까 말인데, 먼저 경고를 하나 해드리자면... 어이쿠, 하마터면 잊을뻔했군요.”


“난 지금 수시로 쫓기는 몸입니다. 아르칼에서부터 시작됐고, 이그라칼에서는 노골적으로 공격해오더군요... 내가 그걸 찾아내길 원하지 않는 누군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


“말은 ‘있는 것 같다’.라고 했습니다만, 나를 암살하려 했던 자들이 그리 말했던 거라서...” 그는 코웃음을 쳤다.


“사실 놈들에게 별로 신경을 쓰지는 않습니다. 로브 입은 유머감각 없는 이들일 따름이지요. 하지만 여기 이렇게 칼을 가져온 이유가 그놈들 때문입니다. 당신들이 이걸 알아야만 공평할 것 같아서요.”


“이미 친구 사이인데 암살자 몇 붙는다 해서 신경 쓸 게 뭐겠습니까?”


그는 웃었다. “당신이 용기를 잃지 않아서 기쁘군요. 그럼 갑시다. 저 안에서 우리가 무엇을 찾게 될지 누가 알겠습니까?”


성의 다리를 건너 마당으로 들어갔다.

“낡고, 건조하고, 거미줄투성이까지...우디카가 생각이 나는구먼.”


마당에는 여러 폐가들이 있었는데 낡은 작업대 위에는 한 다발의 닳은 밧줄과 몇 개의 부싯돌 조각들이 어질러 있었고, 먼지로 뒤덮인 밭에서는 잡초만이 자라고 있었다.


북쪽에는 미로가 보였는데, 생울타리가 잡초와 키 큰 풀과 함께 무성하게 자라 있었다. 잡초 속에는 도마뱀 가죽, 손가락 뼈, 그리고 다양한 크기의 이빨들이 놓여 있었다.


마당 한 구석에는 영혼석이 여러개 모여 있었는데, 마치 사람의 손가락 같은 모양새를 하고 있었다. 기둥의 한쪽에는 수백개의 나선과 굴곡이 조각되어 있었다. 영혼석은 때와 이끼 아래에서도 빛을 내고 있었다.


벽돌로 된 집 뒤편에는 아래로 내려 갈 수 있는 바닥 문이 있었는데, 비바람에 망가져 녹슨 손잡이를 아무리 당겨 봐도 덜그럭 거리는 소리만 날 뿐, 열리지가 않았다.


영주 성으로 들어가는 큰 문에 다가가니, 검은색의 영혼이 나타났다. 그 영혼 주변에는 잿빛 연기가 가득했다. 안개만이 가득했던 그곳에는 등이 굽고 야윈 늙은 남자 엘프의 모습이 보였다.

뼈만 남아 앙상한 팔과 얼굴에는 도료가 칠해져 있었다.


“이럴 순 없어!” 그가 고개를 저으면서 카론에게 말을 쏟아냈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여기는 우리 마을이자 고향이오! 아홉 발톱 부족은 다섯 세대 동안 쭉 여기에 살았소.” 카론은 그가 연기와 자신 중 어떤 걸 보는지 짐작하지 못했다.


“당신 종족들이 우리 땅에서 전쟁을 일으키기 전부터 살았다고.”


그는 기침하며 몸을 떨었다. “전부 불태우다니.”


그는 갑자기 멈칫 하며 물러서더니. 카론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음에도 뭔가에 대답을 하듯 겁에 질린 눈으로 카론을 쳐다봤다. 카론의 시야 바깥에 있던 흐릿한 화염이 흔들렸다.


“자비를 베푸시오. 병사여! 우리 전사들은 전부 죽었소...” 그가 콜룩 거럈다. “그들 때문에 우리 모두를 불태워 죽이진 말아 주시오.”


그는 카론에게 입을 열어 뭔가 말을 하려 했지만. 심한 기침만 연달아 나올뿐이었다. 그는 무릎을 꿇더니 흐릿한 연기로 숨 막혀 했다. 카론이 물러서자 환상이 화염과 함께 사라졌다.


일행은 영주 성안으로 들어갔다. 입구 왼편에는 주방으로 보였는데, 썩은 곡물과 상한 과일의 시큼한 냄새가 공기 중에 퍼진다. 먼지와 녹슨 식기가 판매대 위에 어질러져 있었다.


올라가는 계단은 무너져서 쥐들만이 돌아다닐 뿐.. 위로 올라갈 수는 없어 보인다. 오른쪽 방에는 거미줄이 많이 처져 있었고, 탁자 위에 있는 부서진 증류기, 금이 간 약 절구등이 있는 걸로 봐서 실험실이거나, 치료를 하는 것으로 보여 진다.


홀 중앙에는 여성의 모습을 한 의자가 보였다. “의자에 앉으면 그가 화를 내려나? 딱히 그가 알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지만..” 에데어가 의자를 손으로 가리켰다.


홀의 끝으로 다가가자, 대리석으로 만든 거대한 왕좌에서 환영하는 듯한 온기가 퍼지는 것을 느꼈다. 장인의 작품은 성에 있는 어떤 실용적인 건축물들보다 카론을 압도하였다.


왕좌의 지지대 위에 새겨진 베일을 쓴 여인의 얼굴이 공허한 눈으로 방 안을 둘러보았다.


카론이 다가가자 온기가 감동한 듯이 요동치는 게 느껴졌다.

요새에 새겨진 작품에서 퍼져 나온 목소리가 요새 안의 돌과 허공에 스며들었다.


“캐드 누아에 주시자가 또 오셨군요. 정말 밝게 빛나는 눈을 갖고 계십니다. 참 묘한 우연이군요.”


“거기 누구 있습니까?”


“아, 놀라셨다면 죄송합니다. 여기 있다 보니 예의를 갖추는 걸 망각해 버렸군요. 최근에 저를 소개할 기회가 별로 없었거든요.”


“여하간에, 메어왈드를 보러 오신 것 같군요.”


“메어왈드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시오.”


“대단한 사람이었죠. 어느 날 긴 머리에 빛나는 갑옷을 입은 젊은이가 여기에 와서는, 수 세기 동안 버려졌던 이곳에 숨어 있던 사악한 존재들을 몰아냈습니다.”


“그는 이곳의 근본적인 아름다움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아무도 이곳을 차지하려 하지 않자 자신의 요새로 삼았죠. 우리는 함께 이곳을 복구해 나갔습니다.”


“하지만 그 분은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과 거리를 두기 시작하셨습니다. 이유도 말을 해주시지 않고요. 요새 안으로 점점 더 깊이 들어가시더니 나오지 않으셨고,


하인들을 통해서만 음식을 받으면서 제 앞에 나타자지를 않으셨습니다. 복구는 중단이 되었습니다.“ 목소리는 뭔가 애처로운 한숨을 지었다.


“둘러보시면 아시겠지만, 그때 우리가 만들었던 것 그대로인 것은 찾기가 어렵죠. 대부분은 본래보다 훨씬 처참한 모습입니다. 전 그것들이 제 눈앞에서 무너져 가는 걸 볼 수밖에 없었고요.”


“그럼 어디로 가야 메어왈드를 만날 수 있습니까?”


“그가 이 요새 깊은 곳 어딘가에 있는 게 희마하게 느껴지는군요. 하지만 그가 능력을 써서 날 혼란스럽게 만들어, 제 감각이 둔해졌습니다.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싶을 뿐인데 말입니다.”


“음..그런데 왕좌에는 언제 갇히게 된 건가요?”


“갇혔나구요? 가끔은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만, 전 단순히 여기에 사는 것 그 이상의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이 왕좌는 유적에서 나온 겁니다. 그들이 최초로 발견한 것 중 하나죠. 죽어가는 여자의 마지막 부탁으로, 백작님이 절 이 안에 넣어 주셨습니다. 영혼석은 영혼을 담아두기에 좋으니까요.”


“오, 전 보기와 달리 갇힌 것은 아닙니다. 여기서 요새 전체를 느낄 수 있고, 저기 있는 모든 것들이 얽혀 있습니다. 이 왕좌와 구조에는 의미가 있지요. 어쩌면 이 요새에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럼 이만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조심해서 둘러 보십시오. 위험한 곳이 많으니까요.”


석상과의 이야기가 끝이 난 후 서북쪽 방면에 문이 잠겨져 있던 문이 열렸다. 일행들이 내려갈료고 할 때 여성으로 보이는 영혼이 나타났다.


카론이 가까이 다가가자 앞의 유령은 엘프 여자의 모습으로 변했다. 그녀의 긴 모리는 뒤로 묶여 있었고, 앞치마에 있는 풀어진 실을 잡아당기고 있었다. 눈동자 뒤로는 깊은 공허함이 엿보였다.


그녀의 얼굴에 심약한 미소가 배일처럼 감돌았다. “또 병정놀이를 하고 온 거니? 씻고 나서 완두콩 다듬는 것 좀 도와주거라.”


그녀는 자신의 모습만큼이나 흐릿하고 투명한 바구니를 다 채운 후 돌아앉았다. “불평하지 말아라, 튼튼해져서 나중에 진짜 군인이 되고 싶다면 야채를 먹어야 해.”


“약속한 거다. 알겠지?” 그녀가 곁눈질로 카론을 쳐다보았다.


“무슨 말씀이신지요?”


“군인들은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사람이란다.” 그녀가 바구니 쪽으로 몸을 굽혔다.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약자들을 보호하잖니, 악당들을 처벌하고,”


그녀가 한숨을 쉬자 유령 같은 머리카락이 펄럭거렸다. “넌 지금 어려서 모르겠지만, 사악한 사람들이 너무 많단다.” 그녀는 부서진 손톱으로 껍질을 깠다.


“네 아빠를 죽인 인간 같은 사람들 말이야.” 그녀는 손가락과 검지로 다른 껍질을 깠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씀해주세요...어, 우리 아빠한테요.”


그녀의 심약한 미소가 사라졌다. “네가 태어나기 전에 샤르타스 인들이 우리 정착민들을 공격했었다. 우리가 자기들의 특별한 영혼석을 부수었다면서 말이지. 부서진 돌 전쟁이라 부른단다.”


“그들은 씩씩거리며 우리 마을로 쳐들어오더니 많은 사람을 죽였단다.” 꼬투리가 손에서 빠지자 그녀는 고르지 못한 손톱으로 자신의 손가락 옆부분을 찔렀다.


피부가 서서히 하얀색에서 빨간색으로 변하는 동안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때 네 아빠도 죽었어.”


“그도 그때 샤르타스인들한테 죽었다는 말씀인가요?”


“그렇단다.” 그녀의 목소리가 가라앉았고 손은 바구니만 꽉 잡고 있었다. 그녀의 눈가에 어둡고 공허한 구름이 감돌았다.


그녀는 바구니를 내려놓고 돌아앉아, 앞치마 끝으로 자신의 얼굴을 문질렀다. “그게 네가 군인이 되어야 할 이유란다. 자신을 지키고, 또 복수를 하기 위해.”


그녀는 손가락에서 흐르는 피를 바라보았다. “돌아가서 놀지 그러니? 난 이걸 마저 해야겠구나.” 여성의 환영이 사라지고 계단을 타고 내려갔다.


아래층에는 지하감옥이 있었는데, 감옥 들어가기 직전 방에는 하인들이 거주를 하였던 곳으로 보이는 방이 있었다. 2층 침대들이 많이 보였는데, 거의 무너져 있었다. 방 한쪽에는 지도가 걸려 있었다.


이 지도는 모러우드의 옛 식민지 국경을 보여준다. 현재 디파이언스 만이 위치한 곳에 “뉴 던리드” 라고 불리는 정착지가 표시되어 있다.




오늘 하루도 즐겁게 웃으며 활동을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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