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에서 난 히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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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존수
작품등록일 :
2018.08.30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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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07 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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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08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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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수파

DUMMY

"짧은 시간이나마 저에게 지도를 받는다면 제대로 각이 잡히게 만들어드릴 생각입니다. 만약 제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으신다면 지금 빠지십시오. 일단 시작하면 끝까지 하셔야 합니다. 중도 포기는 인정하지 않습니다."


이상혁의 말에 남정한이 반발했다.


"뭘 그렇게 분위기를 잡고 말해요? 그냥 적당히 자세나 좀 가르쳐주고 말지."


하지만 이상혁은 남정한이 뭐라고 하던간에 눈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그러면 남정한씨는 빠지시죠. 어디까지나 참여여부는 자유입니다."


"하.. 참. 뭐, 얼마나 대단한걸 가르쳐 주겠다고 그러는지 원.."


"속성으로 하려하니 무척 힘들 것입니다."


"아~ 알았어요, 알았어~. 되게 잘난척 하네. 일단 해봅시다."


다른 배우들도 이상혁의 태도에 약간의 동요가 있었으나 큰 반발 없이 따랐다. 어찌 되었든 자신들을 가르쳐주려고 온 사람이 해가 될 짓을 하겠나 싶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설마가 사람잡는 법. 배우들의 고생은 이때부터가 시작이었다.


"헉헉.."


"거기! 권총 파지법이 틀렸잖아요! 손을 더 위로 올려요!"


"무릎은 곧추 세우고! 하체가 흔들리면 정확도가 떨어져!"


"언제든 반응할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그렇게 힘을 잔뜩 주고 움직이면 적이 나타났을때 반응을 할 수가 없다니까!"


이상혁은 자세만큼은 완벽하게 만들겠다는 각오로 배우들을 뺑뺑이 돌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결국 남정한을 비롯하여 몇몇 배우들이 반발을 했고, 이것은 결국 집단 반발로 이어졌다.


"뭡니까? 중도하차는 없다고 했습니다."


"모르겠고, 더는 못 참겠어요. 얼마나 실력이 좋은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식의 말도 되지않는 훈련은 안 받아!"


이상혁은 남정한의 말에 씨익 웃으며 말했다.


"그럼 실력을 먼저 보여줘야 하겠군요. 좋습니다. 그럼 제안 하나 하죠. 이 곳에 있는 남자 배우들 전원과 저와의 대련을 하지요."


"대련? 전원과?"


"네. 단, 한 번에 덤비세요. 그래야 실력차이를 확실하게 느낄 수 있을 테니까.."


"하.. 지금 우리 인원수가 스무 명이에요. 그런데 혼자서 이기겠다고? 자기가 무슨 영화속의 주인공인 줄 알아?"


이상혁은 남정한의 비아냥거리는 소리에 피식 웃더니 말했다.


"그건 배우님이 걱정하실 일이 아니구요. 배우님의 생각과 달리 저는 한 대도 맞지 않을 자신이 있습니다. 겁이 난다면 제 몸에 한 대라도 스치는 순간 저의 패배로 하기로 하지요."


"뭐야?"


이상혁의 말에 남자 배우들의 자존심이 꿈틀거렸다. 어찌되었든 액션을 배우겠다고 온 남자배우들이다. 이들은 모두 한가락 하는 성인 남성이라는 뜻이다. 그런 그들 모두에게서 한 대도 맞지 않고 이길 수 있다니. 기분이 상하지 않는다면 그것이야말로 남자가 아닐터. 다들 열이 받았음을 온몸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아유~ 우리 오빠 판 한번 크게 벌리네~"


첫 날이기에 아직 돌아가지 않고 훈련 모습을 지켜보던 이아영의 말이었다.


"상혁 오빠 괜찮을까?"


황희진의 걱정스런 말투에 이아영은 키득거리며 대답했다.


"어, 우리 오빠보다는 저분들을 걱정해야해."


이아영의 말에 황희진은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자, 어서 오시죠?"


이상혁이 실실거리며 하는 말에 남정한이 제일 먼저 덤벼들었고, 이상혁은 가볍게 남정한을 제압했다가 다시 풀어주며 말했다.


"장난치지 말고 한꺼번에 오라니까요?"


남자 배우들은 남정한이 한 순간에 제압되는 모습을 보고 각자 따로 덤벼서는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눈치를 보며 상혁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양떼가 몰려든다고 해서 호랑이가 제압될리가 없는법. 이상혁은 달려드는 배우들을 전부 한 수에 제압하면서도 그들의 공격에 털끝조차 닿지 않았다.


"크윽~"


결국엔 마지막 배우까지 이상혁의 손에 쓰러지자 이들은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여기에 이상혁은 쇼맨쉽의 효과를 올리기 위해 은근히 기세를 흘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이미 이상혁의 퍼포먼스에 기가 질린 배우들은 미증유의 공포 앞에서 바짝 쫄아붙어 고양이 앞의 쥐처럼 꼼짝도 하지 못하고 상혁의 말을 들어야만 했다.


그렇게 다시 시작한 훈련이 끝나고 저녁에 돌아가면 억울함이 치솟다가도 다음날 아침에 액션스쿨에 나가 이상혁을 만나면 다시금 쫄아서 정신없이 구를 뿐이었다.


배우들이 바닥을 구른지 일주일여. 이상혁은 배우들의 상태를 보고는 이제는 어느정도 익숙해졌으니 안하겠다는 말을 할만한 배우는 없을 것이라는 판단하에 슬슬 풍기던 기세를 줄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여태껏 억눌려있다가 바로 치솟아 올라오는 배우들의 반발심. 하지만 이 반발심은 엉뚱한 방향으로 작용했다. 즉, 어디까지 가나 두고보자 라는 식으로 독기를 키우는 방향으로 발현을 한 것이었다. 덕분에 배우들의 눈에는 점차적으로 독기가 심어지기 시작했고, 그렇게 며칠을 더 지내자 모든 배우들의 눈빛이 살벌하게 번뜩이기 시작했다.


"좋아요. 이제 조금 마음에 드네요. 이 모습을 연기할때 꼭 유지하도록 하세요. 오늘로 제 수업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이상혁의 말에도 배우들은 별다른 반응 없이 노려보고만 있었고, 그렇게 이상혁의 액션 수업은 막을 내렸다.


세상일은 모른다고 했던가? 나중에 결국 드라마 '도발'은 아이러나하게도 배우들의 독기서린 모습에 실감나는 액션 연기라는 호평을 받게 된다.





**





이상혁은 이민성을 찾아와 만나는 중이었다. 며칠 전에 이민성의 인맥 중에 그나마 사람냄새 풍기는 조직의 일원을 소개해달라고 했었고, 오늘은 그 조직원을 만나는 날이었다.


"아이고, 제가 늦었지요?"


얼굴에 미소를 띄우고 사과하며 나타난 사내, 달수파의 조직원 김광수였다.


"어~ 괜찮아. 이쪽으로 앉아."


"아, 네, 감사합니다."


굽신거리며 자리에 앉은 김광수는 이상혁을 이제서야 발견했다는 듯 과장된 몸짓으로 반기며 인사를 했다.


"아~ 이분이 그, 저를 만나고 싶어한다던 분?"


"그래. 이상혁이라고 내 친동생이나 마찬가지인 녀석이다."


"아이고~ 반갑습니다~ 김광수라고 합니다~"


"이상혁입니다."


이상혁은 김광수가 내미는 손을 잡으며 마주 인사를 했다.


"저, 그런데 무슨 일로..?"


"아아, 저랑 제 친구들 두 명이 조직에 가입하고 싶어서 이렇게 만남을 부탁했습니다."


"예?"


김광수가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이상혁을 쳐다보았고, 그건 이민성도 마찬가지였다.


"뭐어? 상혁아 너 제정신이야?"


이민성도 무척이나 놀란 표정을 지었고, 상대적으로 이상혁만이 덤덤한 표정이었다.


"안 됩니까?"


김광수는 이상혁의 질문에 떫떠름한 표정을 지으며 답했다.


"아니, 뭐, 안 될 것은 없지만.."


그리고 이상혁의 아래위를 눈으로 한 번 훑고는 질문을 던졌다.


"몸음 좀 쓰실 것 같지만, 대체 왜 조직에 들어오려고 하는 겁니까?"


"당연히 돈을 벌려고 하는 거지요. 저나 제 친구들이나 몸쓰는 일에는 자신있지만 고아원 출신이라 사회에서 싫어하더라구요."


"... 좋습니다. 민성 형님의 소개도 있고 하니 내 특별히 다리를 놔드리죠."


"감사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대화 내용에서 이민성만이 경악한 표정을 풀지 못하고 있었다.


"형님. 얼굴좀 푸쇼. 우리 조직에 들어가면 인간 백정이라도 된답니까?"


그러자 이민성이 발끈하며 대답했다.


"마! 그런 말이 아니잖아! 왜 멀쩡한 놈이 갑자기 조직엘 들어가느냔 말이야! 그리고 상혁이 너! 나한테 이런 말은 없었잖아!"


이상혁은 흥분한 이민성의 앞에서 차분하게 대답했다.


"내가 이런 말을 하면 형이 순순히 이 친구를 소개 시켜줬을리가 없잖아."


"당연하지!"


"그러니까 말을 안했지."


"야!"


"너무 열내지 말아 형. 이건 내가 결정한 내 길이야."


"너, 정말!!"


이민성은 목까지 빨개져서는 핏대를 세운채 말을 잇지 못했다. 이상혁이 이렇게 나올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기 때문이었다.


"형, 미안."


민성은 상혁의 말에 더이상 입을 열지 않고 씩씩댈 뿐이었다.





**





며칠후, 상혁은 김광수와 함께 달수파의 사무실에 서 있었다.


"우리 조직에 들어오고 싶다고?"


달수파 부두목 허적삼은 이상혁과 정성원, 임시현을 보며 말했다. 언뜻 보기에도 몸은 건장했고, 고아라고 하니 별다른 문제는 없을 듯 했다.


"그래, 그럼 내가 특별히 자리를 하나 마련해줄 테니 열심히 해봐."


그리고 손짓으로 축객령을 내렸다.


하지만 이상혁과 친구들은 그러거나 말거나 꼼짝도 하지 않고 있었다.


"저기요, 왜 그래요? 어서 나가요."


김광수는 허적삼의 심기를 거스를까 저어하여 이상혁의 팔을 잡아끌었으나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러지 말고 빠르게 갑시다. 이 조직을 접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뭣?!"


허적삼은 이상혁의 말에 눈을 크게 뜨며 반문했다. 짧지 않은 조직생활 중에 이런 헛소리를 하는 어린놈은 처음 봤다.


"내가 지금 뭘 잘못 들은건가?"


허적삼이 귀를 의심하며 묻는 말에 이상혁은 다시금 똑같은 말을 들려주었다.


"제대로 들으신 것 맡습니다. 이 조직을 접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허~ 어디서 이런 또라이 새끼가 나타나서는..."


허적삼은 이상혁과 김광수의 얼굴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그리고 김광수는 식은땀까지 흘리며 어쩔줄을 몰라했다. 자신이 데려온 사람이 이렇게 큰 사고를 칠 것이라는 생각은 꿈에서도 해본적이 없었으니까..


허적삼은 자리에서 느릿하게 일어선 후 기분나쁘다는 티를 팍팍 내며 말했다.


"아가야. 우리 조직을 접수할 수 있는 방법따위는 없다. 지금이 두목하고 1:1 대결해서 이기면 조직을 접수하고 뭐 그런 쌍팔년도라도 되는줄 아는거냐?"


그리고는 비웃으며 한 마디를 더 추가했다.


"혹시 모르지. 너 혼자서 우리 조직 전체를 상대할 수 있다면 말이야."


하지만 허적삼의 예상과 달리 이상혁은 그의 마지막 말에 입꼬리를 말아올렸다.


"호~ 정말 그거면 된다는 말입니까?"


허적삼은 이상혁의 반응에 어이가 없어져서 말했다.


"... 이거 정신나간 놈이구만. "


그리고 잠시동안 이상혁을 노려보다가 김광수를 쳐다보며 말했다.


"넌 지금 나 상대로 장난질 치는거냐? 보기 싫으니까 이거 빨리 밖으로 치워!"


김광수는 허적삼의 싸늘한 말에 얼른 대답했다.


"네! 제가 알아서 할테니 걱정 마세요."


그리고 이상혁의 팔을 급하게 잡아끌며 말했다.


"아 빨리 나가요! 누구 인생 망치려고 이렇게 깽판이에요?"


하지만 이상혁은 이대로 나갈 생각이 없었다.


"저는 장난이 아닙니다만?"


이상혁이 허적삼을 빤히 쳐다보며 말하자 허적삼의 얼굴이 붉어지며 노기를 참지 못하는 듯 했고, 김광수는 어쩔줄 몰라했으며, 이를 지켜보던 사내들이 이상혁의 주변으로 슬금슬금 모이기 시작했다.


"더 이상 너에게 줄 기회는 없다. 너의 그 건방짐을 후회해라 꼬마야."


작가의말

제 글을 먼저 봐주던 친구놈이 요즘 너무 재미가 없다고 합니다.

덕분에 심각한 고민에 빠졌더랬지요.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아도 허접한 글 실력으로 뭘 더 바꿀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고, 그저 사족없이 전개를 빠르게 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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