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는 또 한번, 비웃음을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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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eneSynth
그림/삽화
C. Park
작품등록일 :
2018.09.01 17:39
최근연재일 :
2018.12.21 22:58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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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8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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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0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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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venom black. (2)

인류의 가장 오래되고 가장 강한 감정은 두려움이고, 가장 오래되고 가장 강한 종류의 두려움은 미지의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 - H. P. 러브크래프트




DUMMY

########


다크 엘프.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그 이름에 나도 당황했다.

다크 엘프라고? 생전 들어본 적이 없던 건 아니지만, 정말로 존재한다고? 100년 전에 까마득한 옛날에나 사라진 종족이?

처음에는 단순히 용병단 대장이 헛것을 봤다고 생각이 들었다. 어두운 밤중이었고, 시야 확보도 제대로 되지 않았으니 그런 걸 봤겠지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사코 용병단 대장은 말했다.


정말로 그 다크 엘프를 보았다고 말이다.


- 보통 여자가 아니었습니다. 분명 단검 두 자루만 가지고 싸웠는데, 그렇게 잘 싸우는 저희 애들이 아무런 저항도 못 해보고 다 죽어나간 걸 보면 보통 년은 아닙니다.


대장만이 겨우 살아남아 도망치려고 할 때, 그 여자는 나에게 이 말을 전해달라고 했다.


- 조만간 이 노예팔이를 한 그 녀석도 찾아가서 숨통을 끊어놓을 거야. 그렇게 전해.


협박이라도 하는 건가, 그 다크 엘프는?

애초에 무슨 관련이 있는 거지?

다크 엘프와 엘프는 엄연히 다른 종족이다. 타 종족을 신경 쓸 성격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말이지.


단순한 경고다. 어떻게 날 찾아오겠는가.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일단 상처 입은 용병대 대장에게 잠자리를 내주었다. 아마 당분간은 간호할 사람이 필요할 것이다.


그를 눕히고 나서 침실로 돌아오고 나니, 스멀스멀 불안감이 올라왔다.

정말로 그 여자가 나를 죽이러 오는 건 아닌가? 나는 내 평판 하나하나에도 신경을 곤두새우며 살아간다.

만약 그 다크 엘프가 나를 죽이고, 내 악행을 온 영지에 다 퍼트린다면 죽어서도 결코 좋은 소리는 못 들을 것이다. 그것만은 싫다.


아냐. 모를 거다. 그 여자가 찾아온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지. 불안감을 어떻게든 떨쳐내기 위해 나는 남아있던 와인을 모조리 부어 마셨다. 내 방의 촛불은 새벽이 넘어서도 꺼지지 않고 타들어갔다.


* * * *


다음 날 아침.

미친듯이 퍼마신 덕에 나는 숙취 때문에 겨우겨우 눈을 떴다. 그리고, 눈 앞에는,

생각하기도 싫었던, 의외의 광경이 들어왔다.


- 이제 눈이 좀 뜨이려나?


들어본 적 없는, 차갑고도 날카로운 목소리에 귀가 채 적응하기도 전에, 나는 침대에 입과 손, 다리가 묶여 옴짝달싹 못하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 ···!


이어서, 내 눈 앞에 있는 검은 피부의 여성, 아니, 정확히 말하면 날카로운 단도를 내 목에 드리밀고 언제든지 날 죽일 준비가 되어 있는, 붉은 눈의 신비한 '그녀'를 발견했다.


검은색 피부라, 특이하다. 희귀하다. 어찌 보면 저주받았다고 들을 피부임에는 틀림없다. 그리고 저 뾰족한 귀. 그렇다. 현실을 부정하고 싶었다고 말하긴 싫었지만, 내 눈앞에 있는 그 여자는,


- 어제서야 겨우 찾아냈어. 엘프들을 납치해서 - 그것도 어린애들을 말이야 – 끌고 가서 노예로 삼았다는 게 네놈이라고.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는 와중에도 나는 내 눈앞의 그 다크 엘프가 실존한다는 걸 믿어야만 했다. 그렇지만 그 외모는, 상황의 긴박함을 잊어버릴 정도로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흥미를 자아나는 외모라고 해야 하나.


- l'tita Skiarl, Dr'vas trill···!


의미를 알 수 없는 언어를 내뱉은 그녀는 내민 칼을 더욱 가까이 내 목에 댔다.

이렇게 위협을 당하고 있는 와중에도, 나를 내려다보면서 벌레를 보는 듯한 눈으로 노려보는 모습은 쉽게 가시지 않을 것 같았다.

그 감상에 한창 취해 있으려 할 때, 목을 향해 다가오는 그 칼날은 내 감상을 완전히 깨부쉈다.


그 감각에 나의 두 동공이 확장되었다.


목에서 무언가 뜨거운 것이 흐른다. 절로 죽음을 직감했다.

의외로 이렇게 죽을 생각을 하니 초연했다. 그렇게나 죽고 싶지 않았는데, 살해당하고 싶지 않았는데, 정작 눈앞에 죽음이 다가오자 아무런 느낌이 들지 않았다.

마치 연극 속에서 죽음을 앞둔 주인공을 보는 것처럼, 그 죽음이 매우 당연하게 여겨졌다.


-···이상하군. 추악하고 추잡하게 자비를 구걸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넌 의외네.


그 순간, 그녀는 무슨 변덕에서인지 칼을 더 깊게 집어넣지 않고는 칼을 되돌려 빼냈다. 왜지, 갑자기 마음이 바뀌어서인가? 라고 생각하기도 전에 순식간에 그 다크 엘프는 내 입에 묶인 재갈을 잘라냈다.


- ···으윽!


칼날이 스치면서 얼굴에 따끔한 감각이 느껴진다. 옅은 신음소리에도 그녀는 거리낌 없이 내 얼굴에서 잘려진 재갈을 집어 땅바닥으로 툭 떨어트렸다.


- 죽이기 전에, 좀 궁금한 게 생겨서 말이야. 원래는 이런 질문 같은 걸 하진 않지만, 당신은 뭔가 흥미롭게 하는 게 있어.


그녀는 나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칼에 남아 있는 내 피를 핥았다. 여전히 침대에 칭칭 묶인 채로, 나는 그 검은 피부의 엘프를 다시 유심히 관찰했다. 죽기 전에 각인시켜 둘 생각으로 말이다.


짧게 묶어 비녀로 고정한 은색 머리카락, 속이 훤히 비칠 듯한 검은색 레이스 풍의 의상. 속을 알 수 없는 새빨간 눈동자의 그녀는 잘 살펴보니 열일곱 살도 안 돼 보이는 앳된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아니, 외모뿐만이 아니다. 체구도 내가 처음 생각한 것보다 훨씬 여렸다.

엘프라는 종족의 특성이라는 것일까. 어릴 때 보아왔던 철없는 처녀들과는 전혀 다른, 엘프만의 고귀함과 우아한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었다.

노예로 끌고 왔을 때 본 엘프 소녀들을 보고 느낀 감각보다 지금 나를 깔고앉은 이 다크 엘프에게서 몇십 배 더 강한 감각이 느껴졌다.


- 내가 누군지, 들어본 적 있어?


그럴 리가 있나. 내 인생을 통틀어 엘프, 특히나 다크 엘프가 관여된 일은 네 녀석뿐인데 말이다.


- 흠. 아무래도 모르는 눈치네. 하긴, 같은 뿌리에 있는 종족을 팔아넘길 발상 따위를 하지 않았다면 앞으로도 영원히 만날 일 없는 사이이긴 했지만.


그녀는 나를 찔렀던 그 단검을 던졌다 받기를 반복하며 말을 계속 이어나갔다.


- 당신도 알고 있겠지. 엘프 거주지에 사는 엘프들이 최근의 전쟁으로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듯 피해를 보고 있다고. 당신도 그 사이에서 이득을 보려고 용쓴 모양인데, 안 그래? 거머리 같은 자식아.


피부색이 다르면 다른 종족인 게 아니었나? 내 지식이 잘못된 건가?

엘프와 다크 엘프는 엄연히 다른 존재라고 알고 있는데 말이다.

애초에 다크 엘프가 왜 지금 이 시기에 갑자기 나타난 거지? 완전히 멸종된 종족이 아니었나?


- ···뭐야, 왜 그런 눈초리로 바라보는 거야, 변태야, 당신?


어째 살인이라는 걸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것 치고는 언동이 꽤나 어리다.

엘프들은 인간보다 나이를 조금 천천히 먹는다고는 들었지만, 그걸 감안해도 진중하다는 생각이 안 든다. 그냥 건방진 꼬맹이를 보는 것 같다.


- 아무튼 간에, 중요한 건 그게 아니지. 당신, 꽤 흥미로운 사람이더라구?


무엇이 흥미롭기에 굳이 나를 찾아와서 이렇게 칭칭 감아서 묶고 공들여서 내 위에 올라타서 단검 하나 들고 그렇게 협박을 하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렇게나 나를 죽이고 싶어 하니 안 들어줄 수는 없었다.

하지만 굳이 내 쪽에서 입을 열어서 질문하고 싶지는 않았다. 애초에 절반은 예측하고 있었다. 엘프를 노예화해서 장사를 한 나에 대한 보복인 거겠지.


라고 생각하고 있던 나에게 전혀 의외의 질문을 던졌다.


- 최근의 전쟁으로 군수업 관련 사업을 하고 있던 당신이 갑자기 노예업으로 전환한 이유가 궁금해서 말이야.

평범하게 사업하는 척 하면서 비밀리에 노예업을 하고 있고. 왜 그렇게 하고 있는 거지? 사업이란 게 원래 그런 건가? 아니면 주위의 시선이 신경 쓰여서?

- ···그게 대체 왜 궁금한 거지?

- 오, 뭐야. 당신. 말 할 줄 아는 사람이었잖아.


내가 처음으로 입을 열자 흥미로운 듯 바라보는 그녀. 하지만 그 이상의 얘기는 별로 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애초에 자기가 뭔데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하는 거지?

그만큼 본인은 떳떳하다 이건가?


- 어서 죽이기나 해, 다크 엘프.

- 내가 말하는 것에 대답부터 해.

- 곧 죽일 사람에게 뭘 묻고 싶은 거-


내가 말을 더 잇기도 전에 그녀는 과격하게, 들고 있던 단도로 내 왼쪽 팔을 깊숙히 찔렀다.

느닷없는 격통에 나도 모르게 입을 벌리고 커다란 소리를 질렀다.


- 으아아아아아악···! 이, 이 자식···.

- 어때, 아프니까 좀 말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


이 맹랑한 녀석은 어떻게든 날 갖고 놀 생각이다.

매서운 눈빛을 보아하니 곱게 죽일 생각은 추호도 없는 것 같다.


- 재밌네. 어디, 얘기할 때까지 다른 쪽도 하나하나씩 다 찔러볼까? 당신이 피를 질질 흘리면서 살아있을 시간이 얼마나 길지 보자구. 히히.


악마 같은 여자 같으니라고!

나는 퍼부을 수 있는 온갖 저주의 말을 내뱉었지만 그녀는 한 번도 꼼짝 않고 있었다.

그녀는 다 필요 없고 단 하나, 내가 질문에 대답하기만을 원하고 있었다.

내가 노예를 데리고 장사를 한 이유와 경위에 대해서 설명하기를 기다린다.

아까 같은 격통을 또 당할 순 없어. 게다가 단검은 여전히 내 팔에 박혀 있다.

피로 시트가 얼룩져 가고 있다. 하다못해 죽는 것도 내 마음대로 못 하다니. 제기랄.

그렇게 생각한 나는 하는 수 없이 이야기를 꺼냈다.


- 윽, 싫증이 나서였다.

- 싫증?


그렇게 말하면서 그녀는 내 팔에 박힌 칼을 빼내었다. 칼에 쑤셔박히는 고통에 맞먹는 수준의 아픔이 다시 몰려왔다. 이번에는 그녀도 미쳐 막을 생각이 없었는지, 나는 우습게도, 커다란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다.


- 으아아아아아아아악······!!

- 싫증이 났다는 건 무슨 의미지? 설마 유흥거리로 삼을 목적으로 노예업을 하고 있는 건가?

- 그, 그건 맞지만···! 단순한 유흥이 아냐! 난 엘프들이 전쟁에서 비참하게 엮여서 살해당하고 강간당하는 모습을 보기 싫어서 한 일이라고! 노예업이라는 이름으로!


끔찍하기 짝이 없는 상황이다.

고통으로 얼룩진 몸을 곁눈질하니 왼팔은 완전히 관통당한 것 같았다.

피의 양을 보아하니 응급처치를 빨리 받지 않으면 엄청나게 위험할 것 같았다.

멀어져가는 의식을 어떻게든 고통으로 이겨내려고 정신적인 애를 쓰고 있는 그 때.


- ···어처구니가 없네.


그녀는 나직하게 말을 꺼냈다.


- 끔찍하기 짝이 없어. 우리의 의사는 묻지도 않고, 알아서 판단해서 데려와서 키웠다고? 말 같은 소리를 해.

우리는 흥밋거리 같은 게 아냐! 너희 같은 인간들처럼, 우리는 우리 나름의 사회를 만들어서 살아가는 거야. 거기에 간섭을 더하는 건 오지랖일 뿐이야.

알겠어?!

- 흐, 흐흐흐···

- 너 뿐만 아니라 몇 십 명이나 되는 노예상인을 죽여 왔어. 엘프들을 돈 벌 수단으로밖에 생각하지 않더라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더러운 인간들이야··· 하지만,

넌 그 이상의 인간이야. 아무도 간섭해달라고 요구한 적도 없는, 그것도 아직 어린애들을 데리고 교육이라는 명목으로 우리들을 팔았어. 이 쓰레기 같은 인간아!


쓸데없는 정의감에 불타오르는 녀석이다. 이것도 엘프 종족들만의 특징인가? 긍지를 지키는 것이 그렇게나 중요하기라도 한 건가?


- 당장이라도 네 가슴을 그어서 네 심장을 직접 보여주게 하고 싶지만, 마지막의 유흥거리로 남겨두고, 일단은 하나하나 잘라 내볼까. 각오는 됐나, 인간?


그녀는 그렇게 말하면서 칼을 고쳐 쥐었다.


이쯤에서 나는 이 상황을 타계할 방법이 없나 열심히 궁리를 했다.

의식이 멀어져가는 와중에서라도, 생각해 내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꽁꽁 묶인 신체는 힘을 가에도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끈을 침대 밑에다 묶어서 매듭을 지은 듯 했다.

매듭 끝자락을 둘러봐도 보이지 않았다.

다음으로 생각한 건 누군가를 부르는 일이었다.

멍청하게도 이 다크 엘프는 내가 구조할 사람을 부를 수 있게 입을 풀어주는 치명적인 실수를 했다. 원래 암살자라면 쥐도 새도 못 하게 죽일 건데 말이다.

하지만 내가 소리를 크게 지르는 와중에도 아무도 오지 않는 걸 보아 창문과 문을 완전히 닫고 완벽하게 외부와 이 방안을 차단시킨 것 같았다.


어쩌면,

마법을 사용한 건가?

엘프 종족들은 전통적으로 마법에 대한 이해도와 적응도가 빨라서 마법을 잘 쓸 수 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다. 만약 그렇다면 마법을 사용했을 수도 있다.

방음결계 같은 걸 치는 정도의 마법은 엘프에게 있어서는 식은 죽 먹기일 것이다. 누굴 봉인하는 것도 아닐 테니.


여기까지 생각에서 사고가 멈췄을 때, 곧바로 또다른 생각이 하나 떠올랐다. 기발하다면 기발하지만 가능할지 아닐지 - 무엇보다 팔 한쪽이 관통당해서 움직일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 힘만 잘 쓴다면, 어쩌면 아예 허무맹랑한 생각은 아닐 것이다.


- 그럼, 이번에는 오른쪽 팔을 도려내 볼까. 히히.


가능할 수도 있다. 이 멍청한 다크 엘프가 힘만 잘 실어준다면···

이 여자는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아무것도 모른 채 천연덕스럽게 내 팔을 찔러낼 생각에 기뻐하고 있다. 타이밍을 잘 잡아야 한다.

그리고 칼날이, 천천히 나를 노리기 시작한다.


지금이다!


- 어엇, 뭐야?!


나는 오른쪽 팔을 노리는 그녀의 움직임에 맞추어 오른팔 쪽으로 체중을 확 실었다. 그러자 일순간 침대가 삐걱거리며 오른쪽을 살짝 기울어졌다.

나의 체중과 그녀가 살의를 갖고 체중을 실어낸 공격.

두 힘이 딱 맞게 합쳐지면서 침대의 균형이 일순간 무너졌다.

철제 침대에 매트리스만 깔린 가벼운 침대였으니 넘어간다면 손쉽게 넘어갈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리고 그 판단은 성공한 것 같았다.

그녀의 칼끝은 나의 팔을 빗나가 내 팔 위 매트리스에 아슬아슬하게 박혔다. 운 좋게도 그 칼이 내가 묶여 있던 끈도 동시에 끊어냈다.

과도한 힘을 준 나머지 다크 엘프는 침대 밑으로 고꾸라졌다.

그것까진 좋았다.


- 어엇-!


균형을 잃은 침대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쓰러져갔다.

당황한 나머지 다시 힘을 주어 침대를 세우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결국에는 쿠당탕 하는 소리와 함게 나는 뒤집힌 침대 밑 매트리스에 깔려버렸다. 침대 밑으로 떨어지면서 무릎을 세게 박은 모양인지 얼얼했다.


- 아아앗, 제기랄···


하지만 아무래도 아픔을 느낀 건 나뿐만이 아닌 것 같다.


- 크으윽, 이 자식. 머리 좀 굴렸군···


어떻게, 탈출은 했는데, 이미 내 몸은 정상이 아니었다.

침대 시트도 모자라 이젠 방바닥마저 붉게 물들어갔다.

육체적인 한계가 서서히 오고 있다는 건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 앤시스 님?! 무슨 일 있으신가요?!


다행이다. 내가 고용했던 하녀가 침대 넘어가는 소리를 들은 모양이다.

아래층에서부터 올라오는 소리가 들리자 그 다크엘프는 혀를 차며 방에서 빠져나갈 준비를 했다.


- 쳇, 운이 좋았군, 당신. 하지만 다음번에는 망설이지 않고 죽일 거야. 각오하라고.


그녀는 그 말을 남기고는 창문 밖으로 뒤쳐나갔다. 제기랄, 제기랄!

안도감이 몰려오는 동시에, 꼭 닫혀 있던 침실의 문이 열린다.


- 꺄아아아악! 앤, 앤시스 님!!


하녀의 비명소리를 끝으로, 나의 의식은 점점, 멀어져 갔다.


- (4)에서 이어짐 -


########




전역하고 시프당.


작가의말

second.

이번에는 분량이 좀 많습니다. 재밌게 읽어주셨으면 감사합니다.

조회수가 하나씩 올라가는 재미로 쓰고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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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uncanny. (3) 19.02.20 36 0 15쪽
36 uncanny. (2) 19.02.11 38 0 15쪽
35 uncanny. (1) 19.01.12 48 0 15쪽
34 ∮Laht. Ε. Rib.∮ 18.12.21 53 0 9쪽
33 rebirthal. (完) 18.12.20 44 0 14쪽
32 rebirthal. (8) 19금 18.12.10 32 0 14쪽
31 rebirthal. (7) 18.12.06 84 0 11쪽
30 rebirthal. (6) 19금 18.12.03 34 0 14쪽
29 rebirthal. (5) 18.11.26 58 0 14쪽
28 rebirthal. (4) 18.11.23 60 0 14쪽
27 rebirthal. (3) 18.11.19 53 0 12쪽
26 rebirthal. (2) 19금 18.11.14 37 0 13쪽
25 rebirthal. (1) 19금 18.11.12 65 0 12쪽
24 sinnerman. (完) 18.11.01 71 0 20쪽
23 sinnerman. (11) 18.10.29 48 0 16쪽
22 sinnerman. (10) (Remake) 18.10.24 64 0 15쪽
21 sinnerman. (9) (Remake) 18.10.20 88 0 16쪽
20 sinnerman. (8) 18.10.15 107 0 18쪽
19 sinnerman. (7) 18.10.04 98 0 12쪽
18 sinnerman. (6) 18.10.02 62 0 12쪽
17 sinnerman. (5) 18.10.01 66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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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venom black. (完) 18.09.17 92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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