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운 선인전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강정탄
작품등록일 :
2018.09.01 19:28
최근연재일 :
2018.11.18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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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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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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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15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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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제17회 조식조사의 제자

DUMMY

백풍산군이 파리를 잡으려고 내리친 돌에 콧등을 얻어 맞은 웅장군은 벼락을 맞은 듯이 놀랐다.


번갯불이 눈앞에서 번쩍하고 빛났다. 그는 강한 통증을 느끼면서 코를 왼 손으로 감쌌다.


"어구구구-----구!"


웅장군은 벌떡 일어나면서 오른손을 들어 백풍산군의 뺨을 연거푸 후려쳤다.


"철썩! 철썩! 처어---얼썩!"


그러고 나서 웅장군은 피가 철철 흐르는 코를 왼손으로 누른 채로 백풍산군에게 삿대질을 하며 상스런 욕을 하기 시작하였다.


"이 들개 불알보다도 가치없는 놈아! 왜 갑자기 돌로 내 콧등을 내리친거냐?"


마침 이곳을 지나치던 들개 한 마리가 이말을 듣고는 고개를 숙여 자신의 불알을 들여다 보았다.


"아니! 내 불알이 어디가 어때서? 멋 있기만 하구먼. 왜 욕을 할때 내 물건 갖고 지랄들인지 몰라."


지나가던 들개는 별 미친 것들을 다 보겠다는 듯이 한 마디 하고는 천연스럽게 제 갈길을 갔다.


백풍산군은 웅장군이 코피를 흘리는 것을 보고 그때서야 비로소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어쩔 줄 몰라 했다. 백풍산군이 입을 좌우로 움직여보니 이가 몇 개는 흔들리는 것 같았지만 웅장군에게 항의를 할 처지가 아니었다.


"미안허이. 미안해. 파리를 잡으려던 거지 자네 코피를 터트리려고 한 것은 아니네. 자네에게 얻어 맞아서 나도 이가 몇개 흔들리니 서로 비긴걸로 함세."


백풍산군이 웅장군에게 달래듯이 말하였다.


그때 백풍산군에게 야단을 치던 웅장군은 불길한 인사가 소리 없이 옆에 나타난 것을 보았다.


오사모(烏紗帽)를 쓰고 서각대(犀角帶)를 허리에 둘렀으며 나포를 입고 있는 자가 책장을 넘기면서 바로 옆에서 웅장군을 위 아래로 훑어보며 살피고 있었다.


웅장군은 놀라서 더듬거리며 물었다.


“누구요? 당신은? 설마......?


저승사자는 웅장군의 물음을 무시하고 기분 나쁜 미소를 보내더니 명부를 다시 한 번 훑어보았다. 그러고는 책을 덮고 다시 한 번 음산한 미소를 보냈다.


“그래! 그래! 네가 생각하는 설마가 맞아. 보통은 나를 한번 보지만 자네는 두 번 보게 생겼군. 자네는 아직 시간이 몇백년 남았군 그래. 웅장군! 다음에 봄세.”


저승사자를 본 웅장군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은 것처럼 놀랐다. 저승사자가 사라지는 것을 보고 한편으로는 안도의 한 숨을 내쉬면서도 한껏 풀이 죽어서 백풍산군에게 누그러진 목소리로 말하였다.


“너는 정말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놈이구나! 왜 수도하는 내 머리를 돌로 내리치느냐? 내가 깊은 수도를 하여 도력이 높지 않았다면 벌써 저승사자를 만났을 거야. 너 같은 놈하고는 수도를 할 수 없다. 나는 저 봉우리 너머 동굴로 옮겨가겠다. 쓸모없는 놈······.”


웅장군이 투덜거리며 쌍선동을 나가려고 할 때 냉일선이 동굴입구에 당도했다. 웅장군은 냉일선의 비범한 모습에서 위압감을 느껴 공손히 대하였다.


“어느 고인이신데 여기 쌍선동을 찾아 오셨소?”


냉일선은 대답을 않고 이리저리 주변을 둘러보았다. 동굴 안에서 나오던 백풍산군은 냉일선을 보면서 입맛을 다셨다.


“흐으으흠, 오랫동안 기만 복용하였더니 배가 고파서 견딜 수가 없었는데 보기에도 오동통하니 기름이 흐르는 맛있는 먹거리가 들어왔군.”


냉일선이 듣거나 말거나 백풍산군은 멋대로 지껄여 댔다. 냉일선은 백풍산군을 무시하고 웅장군에게 물었다.


“너희는 인간이 아니라 범과 곰인데 어떻게 도를 깨치게 되었는고?”


냉일선의 물음에 웅장군이 공손히 대답했다.


“예전에 수행이 깊지 않은 도사를 잡아먹으려고 했는데 그 도사가 이르기를 천지간에 있는 생물로서 몸에 아홉 개의 구멍이 달린 자는 다 수행을 거쳐 신선이 될 수가 있다고 했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도심이 일었지요. 그래서 수도를 하게 되었습니다.”


웅장군의 말을 중도에 가로채면서 백풍산군이 냉일선에게 말을 했다.


“그 놈은 유난히 맛이 있었지. 흐흠.”


동자 같은 붉은 얼굴을 한 냉일선이 유난히 하얀 수염을 쓸어내리면서 물었다. 만일 하얀 수염조차 없었다면 누구든지 냉일선을 보고 열 살 남짓한 어린 아이로 보았을 것이다.


“그 도사의 이름이 무엇이었느냐?”


웅장군은 고개를 숙이고 냉일선에게 다시 절을 한 후 소상히 지난 일을 털어놓았다.


“그 젊은 도사의 이름은 능허자(凌虛子)라고 하였습니다. 그는 천하를 주유 하면서 학식을 넓혔는데 불로불사의 도를 깨치고자 도공(道功)산에 있는 조식조사를 찾아갔답니다. 그 조사는 능허자에게 숨을 들이켜서 내뱉는 것을 지켜보라고 시켰습니다. 즉, 토납을 살피라고 한 것이었습죠. 그는 그것을 보고 있자니 여러 가지 잡념이 떠올랐답니다. 고향의 가족과 친지들에 관한 생각이었습니다. 능허자가 깨닫지 못하고 세월을 보내자 하루는 조식조사가 능허자를 불렀답니다.”


웅장군의 이야기는 이어졌다.


조식조사는 능허자에게 속세의 인연이 허망한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하려고 하였다. 능허자가 가족의 인연조차도 부질없으며 세상만사가 실상이 아니라는 것을 깨우치지 못한다면 수련에 진전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하루는 조식조사가 능허자를 불러서 노모를 돌보도록 시켰다.


사실 조식조사의 노모는 존재하지 않았다. 조식조사가 선인의 경지에 이른지 이미 수천 년이 지나고 있었다. 짚 인형을 만들어 사람인(人)자라고 쓴 부적을 이마에 붙이고 휴우 하고 숨을 불어넣자 짚 인형은 순식간에 조식조사의 노모로 변신하여 움직였다.


조식조사가 능허자에게 말하였다.


“너도 알다시피 나에게는 눈 먼 노모가 계시다. 내가 젊어서 천하를 주유 하며 학문을 익히느라 효도를 하지 못하였으니 네가 봉양하는 것을 도와주도록 해라. 내일부터 아침마다 노모님을 목욕을 시켜드려라 알맞게 물을 데워 씻겨 드리면서 부드러운 목소리로 자태가 아름답다고 칭송을 하도록 하라.”


조식조사의 명령대로 능허자는 그의 노모를 모시면서 매일 그녀의 아름다움에 대하여 칭송을 했다.


“노모님 살빛은 우윳빛이고 두루미인양 우아한 풍채가 있으며 송백 같은 기품이 있습니다. 수려한 얼굴은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능허자가 나이 든 여자를 목욕 시키면서 칭송을 하기가 민망하였으나 스승이 시킨 대로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흐음”


능허자의 칭송에 조식조사의 노모는 낮은 탄식을 하였을 뿐 응답하지 않았다.


다음날도 능허자는 노모의 새끼발가락이 아름답다는 둥 칭송을 이어나갔다. 여전히 조식조사의 노모는 대답하지 않았다.


매일 목욕을 시키면서 능허자가 노모를 칭송하였으나 노모는 항상 말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마침내 조식조사의 노모가 능허자에게 말을 걸었다.


“혹시 자네는 나를 좋아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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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제23회 종리권의 수련 18.11.18 217 2 3쪽
22 제22회 종리권이 속세를 떠나다 18.10.19 408 4 7쪽
21 제21회 예(羿)와 항아(姮娥)의 갈등 18.10.18 372 3 8쪽
20 제20회 종리권의 선연(仙緣) 18.10.17 350 4 8쪽
19 제19회 저승사자와 백풍산군 18.10.16 386 4 8쪽
18 제18회 냉일선이 백풍산군을 혼내다 18.10.16 364 4 7쪽
» 제17회 조식조사의 제자 18.10.15 412 2 7쪽
16 제16회 서문표의 활약 18.10.14 407 3 10쪽
15 제15회 업성(鄴城)의 서문표(西門豹) 18.09.13 814 6 10쪽
14 제14회 연검칠식 18.09.12 799 5 8쪽
13 제13회 쇠스랑 춘삼이 18.09.11 811 5 8쪽
12 제12회 염소조사의 최후 18.09.10 854 6 8쪽
11 제 11회 염소조사의 불청객 18.09.08 811 5 8쪽
10 제10회 냉일선의 등장 18.09.07 831 5 8쪽
9 제9회 호걸 요리 18.09.06 851 5 8쪽
8 제8회 초구흔의 최후 18.09.05 840 4 8쪽
7 제7회 초구흔의 용력 18.09.04 931 6 8쪽
6 제6회 냉일선이 냉면서생 구지호를 만나다 18.09.03 997 8 7쪽
5 제5회 강호(江湖)의 냉일선 18.09.03 1,085 6 9쪽
4 제4회 청의동자의 복수 18.09.02 1,241 8 8쪽
3 제3회 동방선과 두 선동의 결투 +2 18.09.02 1,366 14 7쪽
2 제2회 동방선(東方善)의 활약 18.09.02 1,635 12 11쪽
1 제1회 대원수 동방선(東方善) 18.09.01 2,577 16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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