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운 선인전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강정탄
작품등록일 :
2018.09.01 19:28
최근연재일 :
2018.11.18 12:48
연재수 :
2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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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137
글자수 :
79,691

작성
18.10.19 10:07
조회
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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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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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제22회 종리권이 속세를 떠나다

DUMMY

고민을 하다가 결국 항아는 예를 배신하여 불사약을 혼자 다 마시고 하늘로 올라가기로 결심하였다.


하늘로 올라가던 항아는 달에 잠시 내려섰다.


그러자 항아의 몸이 변하여 두꺼비가 되어 버렸다. 그 후부터 항아는 영원히 달에 두꺼비의 모습으로 머물고 있는 것이다.


예는 제자 봉몽(逢蒙)이에게 전법(箭法)을 전수해 주었다.


봉몽은 복숭아나무로 만든 몽둥이로 기회를 엿보다가 결국에는 예를 때려 죽였다.


여인이 남자를 배신하는 것은 숙명인가! 종리권은 탄식하면서 말하였다.


차를 마시면서 예(羿)와 항아(姮娥)의 이야기를 생각하던 종리권은 부인을 시험해 보기로 결심하였다.


종리권은 짚으로 인형을 만들어 부적을 머리에 붙이고 주문을 외웠다. 그러자 짚 인형은 종리권과 똑 같은 모습으로 변하였다.


종리권의 짚 인형은 부인과 함께 즐겁게 잠자리에 들었으나 다음날 아침부터 앓기 시작하였다. 날이 갈수록 쇠약해지던 종리권은 어느 날 부인에게 말하였다.


“부인 일전에 내가 말하였던 무덤에 부채질하던 과부처럼 당신도 내 무덤에 흙이 마르기 전에는 재혼하지 마시오”


종리권의 부인은 그렇게 하겠다고 슬피 울며 약속하였다. 다음날 종리권은 숨을 가쁘게 몰아쉬다가 픽 쓰러져서 죽어버렸다. 종리권의 부인은 슬퍼하며 장례를 치렀다.


종리권이 죽은 지 며칠 지나지 않아서 지나가던 선비가 후하게 비용을 지불하며 잠시 종리권의 집에서 머물다 가겠다고 요청했다.


종리권의 아내가 그 선비를 쳐다봤더니 용모가 준수하였으므로 얼굴을 붉히며 잠시 동안만 머무르는 것을 허락하겠다고 말하였다.


이 나그네가 종리권의 집에 며칠 지내면서 친절하게 대하자 외로움을 느끼던 종리권의 아내는 이 사내에게 마음을 빼앗기게 되었다.


종리권에 대한 정은 이미 잊어버리고 새로운 남자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하였다.


마침내 이 남자가 청혼을 하자 종리권의 아내는 부채를 들고 종리권의 무덤에 부채질을 시작하였다.


종리권의 부인이 무덤에 부채질을 하고 있을 때 그 나그네가 나타났다.


“아니! 이곳에는 왜 오셨나요?”


그러자 종리권이 본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아내는 깜짝 놀라서 뒤로 주저앉았다.


“ 당신은...... 당신은 죽지 않았나요? 분명히 죽었는데...... 그러면 무덤 속에 있는 것은?”


종리권은 토지신을 불러 무덤을 파서 종리권의 관을 꺼내었다.


그리고 관을 열자 그곳에는 종리권이 만들어 두었던 짚 인형이 있을 뿐이었다.


짚인형과 종리권을 번갈아 쳐다보던 종리권의 아내는 실성한 사람처럼 하늘을 보며 울부짖으며 분노에 휩싸였다.


“종리권! 네놈이...... 네놈이...... 나를 이렇게 농락하다니! 절대로 네놈을 용서하지 않겠다.”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낸다고 하였다. 종리권은 분노에 불타고 있는 아내의 눈을 보며 오싹함을 느끼고 있었다.


종리권의 아내가 피눈물을 흘리며 종리권을 노려보고 있었다. 단도로 가슴을 찔러서 윗저고리에는 피가 흥건하게 고여 있었다.


그녀는 헐떡거리고 있었으며 간신히 숨이 끊어지지 않고 있었다.


종리권의 아내는 숨이 끊어져 가면서도 종리권을 원망하였다.


"이놈! 종리권아! 종리권아! 네가 인간이냐? 이놈아!"


종리권은 부인의 말을 들으며 마음 속으로 나는 인간이 아니라 신선이라고 말하였다.


종리권이 자신을 모독하였다는 것과 자신이 사랑하였던 남자가 종리권이 변신한 모습이었다는 것을 알고 분노에 몸부림치던 종리권의 아내는 종리권을 향하여 저주의 말을 남기며 숨이 끊어졌다.


“종리권! 내가 황천에 가더라도 네 놈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종리권은 물끄러미 죽은 아내를 쳐다보다가 오사모(烏紗帽)의 저승사자가 나타난 것을 보았다.


저승사자는 종리권의 아내를 오랏줄로 묶고 생명책인 명부(名簿)의 내용을 읽어준 다음 참고삼아 종리권의 명부를 들추어 보았다.


저승사자는 종리권의 명부를 읽고는 깜짝 놀라며 종리권에게 오른손의 주먹 앞면에 왼손의 손바닥을 대고 앞으로 내미는 포권의 예를 올리며 말하였다.


“대선을 뵙습니다. 속세간의 정에서 벗어난 이여! 눈앞의 이익에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이여!


포덕 하여 화를 내지 않는 이여!


중생을 위하여 애 쓰는 이여! 욕정에서 벗어난 이여!


남의 잘못을 지적하지 않는 이여!


물질의 욕망을 극복한 이여! 도를 위하여 목숨을 아끼지 않은 이여!


생사의 기로에서도 흔들림이 없는 이여!


전생에 지은 업보를 기꺼이 받는 이여! 앞으로도 겁을 존재할 대선을 뵙습니다.”


저승사자의 인사를 받은 종리권은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저승사자의 오랏줄에 묶인 아내를 보며 말하였다.


“그대 고귀한 자여.


이 세상에서 그대에게 주어진 시간이 다 했으므로 세상에 대한 일체의 미련을 버리고 은원도 잊도록 하라.


세상의 모든 것은 꿈과 같고 이슬과 같고 번개와 같으니 모두 이처럼 허망한 것으로 봐야한다.”


종리권의 말을 듣자 종리권의 아내는 홀연히 마음속의 분노가 사라짐을 느꼈다. 이는 죽으면서 종리권의 아내가 몸의 한계를 벗어났기 때문이었다.


죽으면 눈과 귀의 감각이 몇 배로 더 좋아지며 지혜가 열려 올바른 생각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죽은 후의 가르침이 더 소중한 것이다.


이 사건을 겪은 후부터 종리권은 인간의 감정에서 완전히 벗어나서 신선의 길을 찾아나서게 되었다.


종리권이 집에 불을 질러 살아왔던 흔적을 지우고 길을 떠났다.


정처없이 길을 떠난 종리권은 후륭한 스승을 만나 신선이 되는 길을 찾기로 한 것이었다.


혼자 말을 타고 가다가 어떤 때는 객잔에서 머물고 시장을 지나치기도 하였다.


하루는 황토먼지가 자욱한 길을 달려서 오후에는 산길을 가게 되었다.


지나가는 사람이 있다면 길을 물어보려고 하였으나 인적을 찾을 수 없었다.


날이 흐려지더니 비가 내리기 시작하였다.


점점 비가 세차게 내리면서 번개가 치고 어디엔가 벼락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드드드-쾅!"


종리권은 큰 나무 아래에서 날씨가 좋아지면 다시 길을 가려고 하였다.


비가 쉬이 그치지 않으므로 종리권은 그 자리에서 밤을 새고 아침에 다시 길을 떠나기로 하였다.


아침이 되니 날이 개어 부드럽고 상쾌한 바람이 불어왔다.


종리권이 길을 떠나려고 준비를 마치고 말에 타려고 하였다. 그때 종리권은 길고 하얀수염을 오른 손으로 쓸어 넘기면서 왼손으로는 큰 지팡이를 짚고 선 노인이 자신 앞에 서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대가 종리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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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제23회 종리권의 수련 18.11.18 217 2 3쪽
» 제22회 종리권이 속세를 떠나다 18.10.19 408 4 7쪽
21 제21회 예(羿)와 항아(姮娥)의 갈등 18.10.18 372 3 8쪽
20 제20회 종리권의 선연(仙緣) 18.10.17 350 4 8쪽
19 제19회 저승사자와 백풍산군 18.10.16 386 4 8쪽
18 제18회 냉일선이 백풍산군을 혼내다 18.10.16 364 4 7쪽
17 제17회 조식조사의 제자 18.10.15 411 2 7쪽
16 제16회 서문표의 활약 18.10.14 407 3 10쪽
15 제15회 업성(鄴城)의 서문표(西門豹) 18.09.13 814 6 10쪽
14 제14회 연검칠식 18.09.12 799 5 8쪽
13 제13회 쇠스랑 춘삼이 18.09.11 811 5 8쪽
12 제12회 염소조사의 최후 18.09.10 854 6 8쪽
11 제 11회 염소조사의 불청객 18.09.08 811 5 8쪽
10 제10회 냉일선의 등장 18.09.07 831 5 8쪽
9 제9회 호걸 요리 18.09.06 850 5 8쪽
8 제8회 초구흔의 최후 18.09.05 840 4 8쪽
7 제7회 초구흔의 용력 18.09.04 931 6 8쪽
6 제6회 냉일선이 냉면서생 구지호를 만나다 18.09.03 997 8 7쪽
5 제5회 강호(江湖)의 냉일선 18.09.03 1,085 6 9쪽
4 제4회 청의동자의 복수 18.09.02 1,241 8 8쪽
3 제3회 동방선과 두 선동의 결투 +2 18.09.02 1,366 14 7쪽
2 제2회 동방선(東方善)의 활약 18.09.02 1,635 12 11쪽
1 제1회 대원수 동방선(東方善) 18.09.01 2,577 16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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