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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아름다운 톱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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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밖의새
작품등록일 :
2018.09.02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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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11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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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대형 스타 탄생의 예감

DUMMY

“그 말이 정말이야?”


2라운드 탈락자들에게 3라운드 심사 자격이 주어진다는 내 말을 들은 달재 형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국가 예선에서는 탈락자들에게 아무런 역할도 주지 않았다.

벌칙을 수행한 뒤 곧바로 고 홈!

뒤도 돌아보지 못하게 했는데, 본선에 진출한 탈락자에게는 기회를 주었다.

단, 1라운드 탈락자는 예외.


“음악도 인간관계를 얼마나 잘 구축하는지가 중요하다는 의미이겠지.”


내 말에 달재 형이 단추눈을 흘긴다.


“꿈보다 해몽이다. 인간관계 구축은 무슨, 시청률을 끌어올리려는 수작이지.”


둘 다겠지. 시청률도 잡고, 의미도 부여하고.


“와세다 다시 안 보나 했더니···. 설마 당락에 영향을 미치게 하는 건 아니겠지? 심사 자격을 준다니 걱정이네. 와세다, 너한테 감정 있을 거 아니야.”


감정 있겠지.

라 샾 음 가르쳐 달라고 했는데 안 가르쳐 줬고, 같은 팀 하자고 한 것도 거절했으니.

자기가 찍었다며 건드리지 말라고 했던 소피아와 한 팀이 되어 전원 합격을 한데다가 합격 이후에 소피아가 나에게 달려와 부둥켜안는 모습을 보았으니 얼마나 배알이 꼬였을까.

와세다가 찍은 또 한 명의 여자 출연자 앤 스톤이 나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다 거절당하는 것까지 보면서 부아가 치밀었을 것이다.


“정말 이해를 못하겠어. 왜 탈락자에게 심사 자격을 주는 거야?”


아무 말 없이 맥주를 홀짝이던 오 부장이 땅콩 하나를 집어 입속으로 던져 넣으며 달재 형의 말에 자신의 의견을 달았다.


“탈락자에게 심사 자격을 주게 되면 일본인들의 감정도 풀릴걸. 다른 탈락자 국민들도 마찬가지일 테고. 탈락자에게 심사 자격을 주게 되면 합격자들보다 지위가 높아지게 되니까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겠지. 탈락자들이 계속 출연하게 되면 탈락자 국가의 시청률이 바닥을 치는 것도 막고.”


역시 오 부장님이시다.

예리하시네.


“아무리 심사 자격을 준다 해도 탈락하면 그 나라 국민들이 프로를 보려고 할까요?”


“자국 사람이 빠져도 볼 사람들은 볼걸. 일본에서 찬익 씨 인기 엄청나. 예선 때부터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는데, 탄탄한 팬덤이 생긴 것 같어.”


“방송 보고 일본사람들이 찬익이를 싫어하게 되지 않을까요? 와세다가 찬익이를 하도 경계하니까 그에 동조하는 일본인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찬익이보다 소피아에 화살을 돌릴 것 같은데. 방송 봤잖아. 와세다 명함을 받아서 벽에 꽂는 거.”


“제작진들 진짜 못됐어요. 어떻게 그걸 내보내요. 소피아 입장은 뭐가 되라고. 와세다 노래 끝나고 스티브 심사위원이 라 샾 지적할 때, 소피아가 찬익이를 보면서 ‘라 샾’이라고 말하면서 멸시하는 표정을 지었지 않습니까. 클로즈업으로 내보내데요.”


“여자들은 그 표정보다 잡티 하나 없는 피부에 놀랐을걸. 하하하!”


오 부장님이 호탕하게 웃음을 터트렸다.


“소피아가 미인이긴 미인더라구요. 화면발 장난 아니던데요. 그건 그렇고, 소피아 표정 봤어요? 찬익이가 노래 부를 때, 눈 커지는 거. 그 뒤로 사랑의 하트를 막 날렸잖아요.”

“와세다한테는 멸시의 표창을 날리고 말이지.”

“찬익이 노래 부를 때 앤 표정은 또 왜 잡아요?”

“삼각관계, 그거 재미있거든. 러브라인 만드는 거지.”

“드라마를 찍겠다는 거네요.”

“이러니 시청률 대박 나는 거 아니겠어?”

“한국은 지금 난리 난 것 같더라구요. 방송 사흘이 지났는데도 찬익이가 실검 10위 안에 머물러 있다니까요.”

“한국뿐만이 아니야. 일본, 중국, 베트남, 러시아에서도 찬익 씨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고 홍보팀에서 알려주더구만. 한국, 중국, 베트남에서 광고 제의가 쏟아지고 있대. 만에 하나 탈락하더라도 초대박이 터질 것 같어.”

“초대박 가즈아!”


달재 형이 팔꿈치로 내 팔꿈치를 툭 치며 씩 웃었다.


***


1라운드 방송을 본 와세다는 심기가 몹시 불편했다.


“이런 식으로 편집을 하면 어쩌자는 거야? 사람을 바보로 만들어 버렸잖아.”


하지만 제작진에게 이의를 제기할 수 없었다.

이미 제작진의 편집에 대해서 이의를 달지 않겠다는 계약서에 사인을 했기 때문에.

만약 법적으로 소송을 건다 해도 승소할 가능성은 제로.


“소피아가 명함을 그런 식으로 버렸다 이거지?”


생각할수록 분통이 터졌다.

방송을 통해 앤과 소피아가 박찬익에게 하트를 날린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박찬익이 두 사람에 꼬리를 친 줄 알았는데, 박찬익은 눈길도 주지 않았다는 사실도.


“여우 같은 것들!”


박찬익도 싫지만, 앤과 소피아가 더 싫어졌다.


“복수해 주마!”


비록 탈락했지만 지금부터는 심사와 평가에 참여할 수 있다.

심사평도 할 수 있고, 심사평이 끝난 뒤 투표를 하게 될 것이다.

투표를 통해 높은 점수를 받은 일정 인원이 합격을 하게 되고, 낮은 사람은 탈락이다.


4명의 심사위원은 각각 10점, 14명의 평가단은 각각 1점의 점수를 줄 수 있다.


3라운드의 경우, 심사위원과 평가단의 총점은 54점이고, 점수가 높은 8명은 합격, 나머지6명은 탈락하게 된다.


평가단 개개인이 줄 수 있는 점수는 1점에 불과해 심사위원보다 10분의 1밖에 되지 않지만, 평가단 전체를 합치면 14점이기 때문에 합격 여부가 뒤집어질 수도 있다.


“이제부터는 정치다. 평가단원들을 하나씩 포섭해 내가 원하는 결과를 도출해 낼 것이다. 우선 3라운드 평가 전까지 최소 다섯 명은 포섭해야 돼. 무슨 수를 써서라도.”


3라운드에서는 누구를 떨어뜨려 줄까?

한 사람을 타깃으로 정해야 된다. 분산되면 위력을 발휘할 수 없으니까.


“앤?”


아니야.

박찬익에게 데이트를 신청하긴 했지만 나에게 직접적으로 물을 먹인 건 아니지.


“박찬익?”


도무지 마음에 들지 않는 놈이다. 하지만 지금은 가능성이 희박하다. 박찬익 스스로 결정적 실수를 하지 않는 한 박찬익을 탈락시키기는 어렵다. 실력이 워낙 압도적이라.


4라운드나 5라운드라면 얘기가 달라지겠지. 평가단원들을 최대한 많이 포섭할 테니까.

그렇다면 이번 라운드 목표물은?

소피아!


“각오해라, 소피아! 네가 평생 들어보지 못한 독설을 듣게 될 거야. 그런 뒤에 우리 평가단원에 들어오겠구나. 이지메라고 알려나 모르겠다. 후훗!”


***


3라운드는 작은 섬에서 진행이 되었다.

어느 유명 뮤지션의 개인 소유 섬.


“여러분도 뮤지션으로 성공한다면 이런 섬을 소유할 수 있습니다. 꿈을 가지세요.”


사회자의 설명에 참가자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도대체 얼마를 벌어야 이런 섬을 살 수 있는 거야?”

“어마어마하다!”

“여기 사는 뮤지션은 어떤 분인가요?”


한 참가자가 질문을 던졌다.


“그건 비밀입니다. 하지만 곧 알게 될 겁니다. 우승자는 이섬의 소유자와 함께 앨범 작업을 할 것이고, 이곳에서 휴가도 보내게 될 거예요.”

“우리가 잘 아는 분인가요?”

“여러분 모두 잘 알고 있는 분입니다. 그분을 만나면 아마 깜짝 놀랄 겁니다. 기대해 주세요.”


여기저기에서 유명 가수들의 이름을 들먹였다.

찬익은 짐작이 가는 사람이 있었다.

요트 선박명을 비롯해 섬 여기저기에 그 이니셜이 눈에 띄었다.


H.B.


그 사람이 이렇게 어마어마한 부자일 줄이야.

다른 사람일 수도 있다.

그가 누구든 이렇게 멋진 섬을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다.

유명 뮤지션들이 엄청난 재산을 가지고 있다는 말은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개인 소유의 섬이라니!

섬을 보고 나니 이런 섬이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같잖은 생각이 들었다.

이런 곳에서 좋아하는 뮤지션들과 함께 공연을 한다면 어떨까?

연아와 오붓한 휴식을 취할 수도 있겠지.

잠시 상상을 해본다.

곧 포말처럼 부서져 사라질 헛된 꿈일망정.


“이번 라운드는 예고한 바와 같이 심사위원과 평가단의 점수를 합산해 점수가 높은 8명은 합격이고 나머지 6명은 불합격입니다.”

“탈락자에겐 벌칙이 있겠죠?”

“물론입니다.”

“설마, 스스로 헤엄쳐서 육지까지 나가라는 건 아니죠?”

“비슷합니다.”

“미친···.”

“이번 라운드의 합격자는 이곳에서 하룻밤 머물며 파티를 즐길 것입니다. 제작진에서 제공하는 최고의 식사를 드시면서 저기 보이는 야외 수영장에서 수영을 해도 되고, 바닷가를 거닐면서 산책을 할 수도 있습니다.”

“탈락자는요?”

“탈락 결과를 듣자마자 최대한 빨리 선착장으로 달려가세요. 그곳에 여러 가지 보트가 있을 겁니다. 그것을 타고 육지로 가면 됩니다. 늦게 도착하면 형편없는 보트가 기다리고 있을지도 몰라요.”


벌칙 설명을 들은 평가단에서 웃음을 터트렸다.

평가단원 14명은 이미 탈락을 했고, 끔찍한 벌칙을 수행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3라운드 탈락자의 벌칙이 즐거울 뿐이었다.

강 너머 불구경이었으니까.

평가단원은 합격자 축하 파티에 참석할 수 있으니 편한 마음으로 심사평을 하고 투표를 한 뒤에 파티에 참석해 즐기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와세다는 벌칙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었다.

와세다는 2라운드 탈락 후 건물 외벽 청소용 곤돌라를 타고 내려가는 벌칙을 받을 때의 끔찍함이 떠올라 몸서리를 쳤다.

바닥이 유리로 된 곤돌라였다.

곧바로 내려가지도 않고 중간에서 몇 번이나 멈추어 섰는데, 알고 보니 제작진이 고의로 그런 것이었다.

합격자는 스카이라운지에서 맛있는 식사를 즐기는 동안 벌칙을 수행한다는 사실이 너무나 화가 났다.

와세다는 MC를 향해 볼멘소리를 했다.


“보트를 타고 가는 거라구요? 2라운드 탈락자보다 너무 약한 거 아닙니까? 우리는 건물 외벽 청소용 곤돌라를 탔다구요. 그냥 수영을 해서 건너는 것도 아니고 보트를 타고 가는 건 어린애도 할 수 있겠네. 악어라도 열댓 마리 풀어 놓던가!”


***


3라운드 결과가 나왔다.

빅, 웨이팅, 소피아 모두 탈락했다.

빅과 같은 팀이었던 앤까지.

이들 네 사람은 심사위원과 평가단 모두로부터 독설을 들어야 했다.


“빅! 2라운드에서 보여 주었던 보컬 매력을 전혀 발견할 수가 없습니다.”

“웨이팅의 연주 실력은 좋았어요. 하지만 두 사람의 보컬은 섞이지 못하고 기름과 물처럼 따로 놀았습니다. 실망스러운 공연이었어요.”

“소피아, 어떻게 된 거지요? 잠을 못 잔 겁니까? 소피아 특유의 매력을 느낄 수 없었거든요. 정말 안타깝네요.”


평가단의 심사평도 악평이 이어졌다.

그중에는 듣기 민망한 독설도 있었다.

와세다의 독설이 그러했다.


“소피아는 최악이었어요. 외모와 몸매로 가수가 되려는 건가요?”


와세다는 박찬익에게도 독설을 퍼부었다.


“제가 2라운드에서 왜 떨어졌는지 압니까? 혼자 튀려고 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박찬익 당신도 이번 라운드에서 그 모습을 보여 줬어요. 혼자서 자그마치 악기를 세 개나 연주했죠. 피아노, 바이올린, 플루트를 마치 자랑하듯이 연주했단 말입니다. 커다란 덩치에 자그마한 트라이앵글 하나를 들고 댕그랑거린 스마일은 뭐가 됩니까? 그런 점에서 박찬익은 이번 라운드에서 탈락해야 마땅합니다.”


하지만 다른 평가단의 심사평은 달랐다.


“저는 와세다와 전혀 생각이 다릅니다. 찬익과 스마일의 공연은 최고였어요. 와세다는 찬익이 혼자 튀려고 했다고 했는데, 정반대였습니다. 찬익은 악기 연주와 코러스를 넣었을 뿐이에요. 핵심 파트는 스마일이 혼자 했어요. 악기는 노래를 받쳐주는 도구일 뿐입니다. 이번 곡의 편곡을 찬익이 했다고 들었습니다. 스마일의 목소리에 가장 어울릴 수 있도록 편곡한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런 말씀드려 죄송하지만 스마일이 다른 사람을 만났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저는 이렇게 멋진 공연을 할 수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스마일은 찬익에게 고마워해야 할 겁니다.”


“찬익은 스마일의 목소리를 돋보이게 할 수 있는 연주를 했습니다. 자신이 돋보이려면 전자 바이올린을 연주했겠죠. 일렉 기타를 쓸 수도 있구요. 무대 중앙에 스마일을 서게 하고 찬익은 스마일 옆이나 뒤에서 연주하면서 코러스를 했습니다. 그 코러스도 정말 아름다웠지만요.”


“한마디로 말씀드리자면, 최고였어요. 둘 다 정말 잘했습니다.”


소피아 팀은 누가 봐도 아쉬운 공연이었다.

웨이팅, 빅과 앤의 공연은 소피아 팀에 비하면 괜찮았지만, 2라운드에서 보여 주었던 아름다운 공연과 비교하면 그 수준이 현격히 떨어졌다.


심사평에 이어 투표가 시작되었고, 4위부터 1위까지 차례로 발표했다.

1위는 박찬익과 스마일 하우스.

1위가 발표되는 순간, 자동으로 탈락자도 가려지게 되었다.


빅과 앤은 서로를 토닥여 주며 위로했고, 웨이팅 팀도 마찬가지였다.

소피아는 떨어질 걸 각오했는지 크게 실망하지는 않았다.


소피아는 자신에게 독설을 퍼부은 와세다를 노려보았다.

다른 심사평은 모두 받아들일 수 있었지만 와세다의 독설은 납득도 안 되고 받아들여지지도 않았다.

인신공격에 가까웠으니까.


소피아뿐만이 아니었다.

3라운드에 진출한 모든 참가자들이 와세다의 독설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평가단원들도 마찬가지.


“쟤, 왜 저래?”

“독설을 위한 독설을 내뿜고 있잖아.”

“전혀 공감이 안 된다.”


와세다는 평가단원 중에서 다섯 명을 포섭하려고 했으나 단 한 명도 포섭하지 못했다.

오히려 역효과만 났다.

평가단원의 외톨이가 되고 말았다.


합격자 축하 파티 때에도 아무도 와세다 곁에 가려고 하지 않았다.

와세다가 다가가면 슬그머니 피했다.

박찬익을 제외하고.


“박찬익, 재미있나? 많이 즐겨라. 이런 섬에 언제 오겠냐?”

“모르는 일이지? 훗날 내가 이런 섬의 주인이 될지도.”

“왜? 여기 와 보니까 동기가 막 생기니? 열심히 해서 나도 이런 섬 하나 가져야겠다는?”

“조금은.”

“꿈도 야무지다.”

“혹시라도 섬을 사게 되면 널 초대하마.”

“됐다 그래라. 네가 이런 섬을 살 일도 없겠지만, 네가 섬을 사서 날 초대한다 해도 초대에 응할 생각 추호도 없다.”

“오고 안 오고는 네 자유니까 내 알 바 아니고, 초대는 할게. 이것도 인연인데.”

“뭐야? 섬 자랑하면서 염장 지르겠다 이건가?”

“생각보다 똑똑하네. 하하!”

“라 샾 음 내는 방법만 알았으면 내가 우승했을 텐데···. 젠장!”

“라 샾 음 내는 방법 가르쳐 줘?”


***


사람의 눈길이 닿지 않는 홀 구석에서 와세다에게 라 샾 음 내는 방법을 가르쳐주었다.


“라 음에서 아주 천천히 시 음으로 올라가 봐.”

“라아아아아아아아···.”

“거기야. 그 음을 계속 내. 계속! 계속! 멈추지 마.”

“내가 제대로 낸 거야? 이거야?”

“그래.”

“이거라고?!”

“다시 해봐.”

“라아아아아아···.”

“좋아. 계속 연습해. 그게 되면 다음에는 실제 노래를 하면서 그 음을 내는 연습을 해봐. 우선은 기본음을 완벽하게 익힐 수 있을 때까지 한 뒤에.”

“빌어먹을! 이렇게 간단한 방법이 있는데 스티브는···. 진작 알았으면 내가 우승하는 건데···.”


한 가지 분명한 건, 와세다는 결코 라 샾 음을 낼 수 없다는 사실.

오늘만 성공할 수 있을 뿐이다.

내일이 되면 원래대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다.

절대음감을 가진 누군가가 지속적으로 교정을 해주지 않는 이상 불가능하다.

와세다가 자신이 틀릴 수도 있다는 융통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벌써 고쳤을 테지만, 와세다는 고집이 너무 세다.

그 고집을 꺾지 않는 이상 죽을 때까지 지금처럼 라 샾 음을 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와세다에게 방법을 가르쳐준 것은, 와세다와 적대적 관계를 유지해서 좋을 게 없기 때문이다.


발톱을 가진 동물을 화나게 하면 발톱을 세운다.

먹을 것이나 선물을 주어 달랠 필요가 있다.


기를 꺾을 만큼 호되게 다루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그 방법은 할 수도 없고, 하고 싶지도 않고, 할 능력도 없다.


앵무는 오중돈에게 했던 방법을 사용해 와세다에게 겁을 주자고 했지만 이곳에는 카메라가 너무 많아 위험하다.

지금도 카메라가 우리를 찍고 있다.


라 샾 음을 가르쳐 주는 장면이 편집되어 나간다면 나로서는 고마운 일이다.

아무도 상대해 주지 않는 와세다에게 친절을 베푸는 모습이 방송되어서 나에게 손해될 건 없다.

방송되지 않는다고 아쉬울 것도 없고.


***


4라운드는 그랜드캐니언에서 했다.

합격자는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가고, 탈락자는 도보로 하산해야 한다.


3라운드 합격자 8명 중 4명은 합격, 4명은 불합격이었다.

박찬익은 이번에도 1등을 차지했다.

심사위원과 평가단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와세다의 심사평은 여전했다.

모든 참가자를 향해 끔찍한 독설을 퍼부었다.

그런데···.


“박찬익은 의심의 여지없는 천재입니다. 보십시오. 하늘의 새가 감탄을 했는지 끼리릭끼리릭 하면서 울고 가네요. 그랜드캐니언이 경이를 표하는 것 같지 않습니까? 노래는 자고로 저렇게 부르는 거죠.”


와세다의 극찬에 다들 놀라워했다.

극찬 뒤에 독설이 이어질 줄 알았으나 끝내 독설은 없었다.


제작진은 갑작스런 변화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며 와세다의 심경 변화를 카메라에 열심히 담았다.

홀 구석에서 찬익이 와세다에게 라 샾 음을 가르쳐주는 장면도 이미 확보했다.

그 뒤에 와세다가 어떤 태도를 취할지 궁금했는데, 제작진의 상상을 뛰어넘은 극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어찌 보면 와세다다운 행동이다.

유치하기 짝이 없는.


잘만 편집하면 극적 효과를 이끌어낼 수도 있겠다 싶어, 책임 PD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인성 더러운 구제불능 와세다마저 인정할 수밖에 없는 찬익.

보컬 실력 탁월해, 악기 연주 끝내줘, 인성 죽여줘, 영어 잘해, 외모 좋아, 이건 뭐 나무랄 데가 없다.

이왕 띄우는 거 확실히 띄우자!


대형 스타 탄생의 예감이 든다.


작가의말

꽁치맛사탕 독자님께서 두 번째 후원금을 보내주셨네요.

kheops70 독자님도 소중한 후원금을 보내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다음 연재(47화)는 내일(12일) 오후 4시 50분입니다.


날씨가 쌀쌀합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즐거운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


- 길밖의새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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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삶은 달걀에서 예쁜 병아리가 나올 수도 있다 +20 18.09.27 18,417 530 16쪽
28 앵무에게 포르쉐를 가장 먼저 태워주기로 약속하다 +23 18.09.26 18,478 533 14쪽
27 스포츠카보다 값진 선물 +27 18.09.26 19,189 508 12쪽
26 팬의 선물, 빨간색 스포츠카 포르쉐 +17 18.09.25 19,390 555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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