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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그좋아
작품등록일 :
2018.09.03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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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0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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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땅따먹기 -3-

DUMMY

79

[관우 세력 동향 보고서]

삼국시대 관우를 추종하다시피 하는 이관우의 세력 이름은 관우다. 처음에는 주변 세력을 도와주며 무섭도록 빠른 속도로 흡수해 신사역-신논현역-선정릉역-청담역 부근을 얻어 강남구에서 최고의 세력으로 평가받는다.

또한 공산주의를 떠올릴 정도로 철저하게 분배를 하면서, 서민들을 위한 세력이라는 입소문을 타고 선릉역까지 세력을 넓히게 된다.

그러나 ‘자급자족’에 일어난 홍수로 애써 모은 식량이 물에 잠기거나 떠내려가면서, 좋은 이미지가 나쁘게 변해버린다.

우선, 사람들을 희귀도에 따라 계급을 나누어 분배가 달라졌으며, 주거지 또한 다르게 해서, 낮은 계급은 쓰레기와 진흙이 가득한 신사동 주변에 머물며 치우게 했고, 높은 계급은 비교적 깨끗한 선릉역 주변에서 머물게 했다.

저번 오아시스에서 주변 세력에 만났을 때는 대놓고 항복하라는 말과 함께 오아시스를 독점해 많은 비난을 받았다고 한다.

--- 이 이후로는 소문입니다.---

1. 주변 세력 영토를 넘나들며 약탈과 강간을 했다.

2. 화형을 집행했다.

3. 무너진 건물 잔해들을 옮기는 헐벗은 사람들의 모습 목격.

4. 선릉역 주변을 중심으로 새로운 건물이 지어지고 있다. 건물 규모는 종합 운동장과 비슷한 규모로 대부분 손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그 외 신사동 주변 세력 동향 보고서]

1. 럭키휴먼즈. - 십 대 일진들이 뭉친 세력. 압구정역 위쪽에 위치한 고등학교를 중심으로 동 하나의 크기로 있는데, 복구 시련 때, 말과 행동은 거칠어도 사람들의 식량을 약탈하지 않는다고 한다.

2. 가구 – 논현동 중심으로 수제 가구 장인인 오궁민님이 수장으로 있으며 뛰어난 장비 제작 능력과 특유의 친화력을 바탕으로 주변 세력을 흡수했다.

3. 화이트 – 도산대로 길을 중심으로 판매원들이 뭉친 곳으로 총 다섯 명의 지도자가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뛰어난 능력 보유자는 없지만, 주인과 신도들의 단결력이 좋고 특유의 입담으로 장사수완을 발휘해, 첫 번째 ‘거래’시련 때 관우 세력처럼 포탈과 농지가 결합한 곳을 얻어 운영하고 있다.

현재 관우 세력의 최종 목표가 이곳이 아니냐는 소문이 인터넷상에 돌고 있다.


[종합]

강남구 남쪽은 전멸해 대부분 변이된 조각이 되어 매물이 나온 상황이며, 이대로 놔둔다면 제일 사람이 많은 관우 세력이 강남구를 차지할 것이다.

그러나 세 세력이 동맹을 구축해 완강하게 버티고 있고, 우리 지옥과 관련된 2호선이 관통하는 만큼, 우리까지 지상으로 진출한다면 상황은 더 복잡하게 흐를 가능성이 높다.


추신) 보고서 내용을 증명하는 관련 자료들은 모두 같은 폴더에 넣어놨습니다.

...


뒤에 있는 증거자료들도 꼼꼼히 살펴본 박살은 눈가를 주무르며 소파에 몸을 기댔다.

조상호는 슬쩍 박살의 눈치를 보다가 자리에 일어서려고 했다.

“조상호.”

“네.”

다시 자리에 앉은 그에게 박살이 굳은 얼굴로 바라보았다.

“염들을 보거나 대화를 들을 수 있는 사람은 별로 흔하지 않지?”

“저처럼 특이한 라이를 다루지 않는 한 힘들죠.”

“우리 염들이야 네가 자신들의 말을 듣는다는 걸 아니까 조심하지만, 저쪽은 아니잖아.”

“혹시... 이관우 근처로 가서 그들의 대화를 염탐하라는 건...”

“맞아.”

그의 말에 조상호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린다.

“이 보고서대로라면 나중에 우리도 노릴 자로 보입니다. 혹시 저를 경계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증명 자료도 보니까 사진까지 올린 것도 있어서...”

“전부 인터넷이 대부분이잖아. 너도 알겠지만, 먼저 한쪽에서 몰기 시작하면 관련 증명 자료도 한쪽만 증폭되어서 돌아다닌다. 그건 내 사례만 봐도 알 수 있지.”

“대왕 말이 맞긴 한데...”

“다른 세력들이 오아시스에 있으면 좋겠지만, 현 상황에서 최대한 빠르게 파악하는 방법은 그곳으로 가서 떠보는 방법밖에는 없어 보인다.”

“제가 말을 잘 털어도, 그런 말주변은 없어서...”

“제가 도와드릴게요.”

뒤에서 들려온 여성 목소리에 두 사람의 고개가 돌아갔다.

그곳엔 홍인자가 있었는데, 가운데 라인이 브이 자로 내려와 가슴선이 반 정도 보이는 하얀색 민소매와 짧은 붉은 핫팬츠를 입고 있었다.

조상호의 얼굴이 붉어진 가운데, 박살은 홍인자의 자신만만한 표정을 바라보며 낮게 깔린 목소리로 말했다.

“옷은 바꿔 입고 갔으면 좋겠는데.”

“호호. 왜요. 혹시 질투라도-”

“바로 전투가 벌어질지도 모르니까 대비하라는 거다.”

그의 말에 홍인자는 물론이고, 조상호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냥 대화만 하고 오는 거 아니셨어요?”

“조상호가 말한 거 못 들었나? 이 자료가 사실이면 언젠가 우리와 싸울 상대다. 최악의 상황은 나를 오아시스 기간만이라도 잡아 놓고 시간을 지연시키려 드는 거다. 나야 빠져나올 자신이 있지만, 두 사람은 아니잖아.”

박살의 설명은 들은 조상호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는 준비하고 오겠습니다.”

그가 자리를 벗어날 때까지 말이 없던 홍인자는 입술을 깨물며 고민하다가 작게 소곤거렸다.

“저도 갈아입고 올게요.”



박살이 머무는 곳의 응접실은 기존에 배치된 소파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는 대신, 이관우가 사는 곳은 입구서부터 화려하거나 강한 기운을 내뿜는 보물들이 군데군데 배치되어 있었다.

‘마치 장용호 병실을 다시 보는 거 같아.’

돌벽에 원목 가구와 고풍스러운 소파와는 어울리지 않는 물건들이었는데, 얼굴이 굳어진 박살에게 이관우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

“형, 어때. 멋지지? 사람들과 열심히 일해서 얻은 공석으로 경매장에서 구매한 것들이야.”

“기적을 뭘 가졌는지 궁금한데?”

“예전 네온사인처럼 빛나는 것도 있고, 예전 만화나 영화에서처럼 로봇으로 변신해서 춤추는 것도 있지. 그리고...”

전부 실생활에 쓸모 있는 것보다는 특이한 기적들을 가지고 있는 게 대부분이었다.

‘사실이라면 절망적이고, 나를 속이기 위해서 그런 거라면 훌륭하구나.’

표정, 태도를 세세하게 뜯어봐도 진심으로 말하는 것으로 보여서, 지하철 때 사리 분별하던 이관우와 모습과 너무 달라 이질적으로 보일 정도였다.

‘성공했다고 사람이 이리 달라지나. 그때는 절대 이럴 사람이 아니었는데...’

지하철 두 선로, 그것도 통째로 성소로 지정되어서 튼튼하고 복구까지 되는 곳을 바로 넘기고 빠지던 이관우였는데, 이렇게 물질에 집착하는 모습이 믿기지 않았다.

설명을 들으면서 응접실로 이동하니까, 예전 자신을 배신한 동료이자 처음 시련에서 죽인 자의 동생인 김진철이 굳은 얼굴로 박살과 이관우를 바라보고 있었다.

“오셨습니까.”

“반갑습니다.”

그와 악수하는 사이, 김진철 뒤편에 조용히 서 있는 임미미와 신신애에게도 눈인사했는데, 두 사람의 표정이 심하게 굳어져 있어, 자연스레 박살의 얼굴 또한 굳어졌다.

“혹시, 무슨 일이라도 있는 겁니까?”

“전투하다 와서 그런 겁니다. 저희는 이만 들어가 보겠습니다. 편히 쉬다 가십시오.”

“네...”

급하게 말을 마치고 뒤에 있는 두 사람과 같이 떠나는 모습을 보는 박살의 앞을 이관우가 막더니 응접실 중앙으로 이끌었다.

“형, 저 사람들은 신경 그만 쓰고 지난 얘기나 풀어봅시다.”

“그래.”

이관우의 안내대로 이동해 자리에 앉자마자, 이관우는 자신의 무용담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지하철에서 벗어나고 자급자족이 끝나보니까, 우리 지역이 죄다 홍수로 쓸려버려서 난감했지. 하지만 형과 함께 지하철을 돌아다니며 얻은 식량들이랑 신도들이 구한 건 멀쩡하더라고, 거기에 내가 다음 시련에서 강해진 능력과 힘으로 여러 세력을 쳐내면서 얻어낸 식량 덕분에 무사히 지냈어. 형은?”

“나야. 지하철을 얻고 나서, 잔존 악귀들 잡아넣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지금도 드문드문 숨어 있는 녀석들이 나와서 잡아들이고 있지.”

“역시, 악귀나 악물 전문인 형에게 넘기길 잘했네. 내가 맡았으면, 어후...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잠시만, 이나래씨. 여기 커피 네 잔 주세요.”

그의 큰 목소리에 응접실 중앙에 있는 문이 열리더니 며칠 전 만났을 때보다 훨씬 더 수척해진 이나래의 얼굴이 나타났다.

“지금요?”

“네. 지금-”

“아닙니다. 저는 요즘 몸 관리 하느라고 커피를 전혀 안 먹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니 쉬세요.”

황급히 내뱉은 그의 말에 이나래의 얼굴엔 작은 미소가 맺혔다.

“여전히 배려가 좋으시네요. 그럼 이관우님 것만 타겠습니다.”

“관우야 너는 필요 없지 않냐?”

“아니. 난 먹을 건데. 나는 타줘.”

“네...”

살짝 굳어진 이나래의 얼굴이 사라지고, 박살이 입을 벌려 말을 내뱉기도 전에 이관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

“자자, 타박은 그만하고. 우리 지냈던 말 하면서 웃어요. 각자마다 룰이 있으니까. 오케이?”

살짝 강요가 느껴지는 물음이었지만, 박살도 물의를 일으키기엔 이른 시점이라 생각하고 대답했다.

“음... 좋아.”

“오케이라고 안 하니까 어색하긴 하네. 아무튼 나는 고립 때 박살 형 말을 굳게 믿고 있어서, 변석을 모으지 않았는데, 그 덕분에 살았다니까. 신도들도 처음엔 반대하다가 이제는 형 팬이야. 우리 중엔 추종자도 있었어.”

‘있었어?’

살짝 맘에 걸리는 과거형 문구에 박살이 움찔한 사이 이관우는 소파에 기대며 말을 계속했다.

“물론, 내가 멋지게 주변에서 쳐들어오는 변이된 존재들을 처리하니까. 이제는 사람들이 내게 전권을 맡기고 따르더라고. 책임감이 늘어난 만큼 능력도 상승하는지. 이번에 오 성에 대한 힌트를 볼 수 있었지. 형은 어떻게 지냈어?”

“악인들 잡고 악물들 처리는 쉽게 했는데, 변이된 존재들은 변석만 제거하면 원상태로 돌아온다는 사실 때문인지 죽이기보다는 사로잡는 데 치중했었다. 내 욕심에 다들 잘 따라줬고, 각자 괜찮은 의견들을 내놓아서 무사히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나도 너처럼 힌트도 얻었고, 사람들도 나를 더 믿어주는 거 같아.”

“역시, 형도 대단하다니까. 내가 형이라 부를만한 사람이 맞아.”

“그리 말해주니 고맙다.”

“여기 커피요.”

대화하는 사이 나온 이나래가 커피잔을 이관우 앞에다 놓고 벗어나려는데, 커피를 마신 이관우의 눈살이 살짝 찌푸려졌다.

“이나래씨.”

“네?”

바로 몸을 돌린 이나래의 얼굴이 굳어져 있었는데, 이관우가 굳은 얼굴로 한기가 서린 목소리로 말했다.

“이거 설탕이 조금 들어간 거 같은데. 내가 설탕 세 스푼 넣어달라고 하지 않았나?”

“그게 그러려면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그러면 오래 걸릴 것 같아서-”

“이것도 제대로 못하면서 의사는 무슨.”

비꼬는 말투에 이나래가 입술을 깨물었고, 이관우는 그녀에게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

“다음에 실수하면 바로 교체하고 전투 조에 집어넣을 겁니다. 특혜를 줬으면 잘하세요.”

“네.”

쿵.

이나래는 대답과 동시에 빠르게 움직여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성질도 나빠요.”

“내가 알기론 뛰어난 실력의 의사신데, 너무 박한 거 아니냐. 치유 기적도 쓸 줄 아는 사람 흔하지 않아. 비서보다는-”

“형. 저희 세상은 그런 거 안 따져요. 오로지 공평하게 일을 돌아가면서 하는 평등한 세상이라고요.”

“아무리 그래도 능력에 맞게-”

탁.

거칠게 커피잔을 놓은 이관우는 약간 사나워진 목소리를 내뱉는다.

“능력에 따라 사람을 배치해봤자. 그 사람이 제 일을 안 하면 소용없습니다. 그리고 제대로 일하는지 안 하는지 알려면 그 일을 직접 해봐야 하고요. 처음엔 다들 돌아가면서 해보고 나중에 등급이 상승하면 감시자 역할을 배치할 예정입니다. 제가 이렇게 막 대하는 것처럼 보여도, 이 또한 감시자로서 해야 할 일이 뭔지 숙지할 기회가 돼서 좋은 겁니다.”

“음...”

박살로서는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논리였고, 애초에 자신들의 목적이 뭔지 잊지 않은 그였기 때문에, 답하기보다는 침묵하기로 한다.

그리고 그게 옳았는지, 아니면 그의 침묵이 긍정의 의미라고 착각했는지 모르겠지만, 이관우의 얼굴엔 다시 미소가 돌아왔고, 다시 자기 자랑이 시작됐다.

“제가 그래서 한 결정이...”

“어머, 대단하시다.”

“이번에는...”

“그렇구ᄂᆞ. 우리 박살님도 그런 면이...”

침묵하기 시작한 박살 대신 홍인자가 약간 농염한 미소로 이관우와 대화를 이어갔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 정도 분위기가 풀렸다고 생각했을 때,

톡톡.

슬쩍 그가 앉은 소파 팔걸이를 검지로 두들겨, 조상호와 홍인자에게 신호를 보낸 그가 입을 열었다.

“그런데 말이다. 네가 전에 땅따먹기 작전을 주도한 세력 때문에 고생하고 있다고 했었잖아.”

“네. 그것 때문에 아직도 골치 아파요.”

“내가 식량 지원을 해줄 요량으로 사람들을 풀어 돌아다니면서 정보를 대가로 교환을 하고 있었는데, 이상한 소문을 들어서 말이야.”

“이상한 소문이요?”

“오히려 네가 땅따먹기를 주도하고 있다는 소문이-”

“누가! 누가 그딴 헛소리를 한 겁니까!”

건물이 크게 울릴 정도로 강한 기운을 내뿜으며 고함을 지르자, 응접실과 연결된 세 개의 문에서 사람들이 뛰어나왔다.

“무슨 일이십니까!”

“이관우님 괜찮으십니까!”

사람들에게 손을 들어 정지시킨 이관우가 차분한 음성으로 답했다.

“헛소리에 잠시 흥분했을 뿐이니까. 다들 들어가 있어.”

그의 말에 제일 먼저 튀어나왔던 이관우와 비슷하게 기다란 수염을 기른 자가 박살을 노려보며 말했다.

“아무리 박살님이라도 헛소리를 내뱉다니요. 그런 무례를-”

“들어가 있으래도!”

“네!”

그의 고함과 함께 사람들이 황급히 안으로 들어간 사이, 박살은 눈살을 찌푸리고 있었다.

‘정확히 내가 헛소리를 했다는 것을 알 정도면... 미리 대기시켜 놓고 있었군.’

이관우가 변했다는 사실을 박살은 이제야 인정할 수 있었는데, 이관우는 기세를 갈무리하고는 박살에게 차분한 음성으로 말했다.

“형, 아무리 형이라도 기본 예의는 지키셔야 부하들이 불상사를 일으키지 않을 겁니다.”

“사실이 아니라고만 하면 될 것을, 민감하게 반응할 줄은 몰랐다. 미안하다.”

박살의 사과에 이관우는 표정을 풀고, 몸을 다시 소파에 기대며 말했다.

“아무래도 저희가 몇몇 세력 주변을 둘러싼 상황이라서 위기의식을 느끼고 거짓 소문을 퍼뜨리고 있나 봅니다. 그런 일 없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알겠다. 다시 한 번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구나.”

말을 마치며 박살이 자리에 일어서자, 이관우가 살짝 놀란 표정으로 그를 올려다본다.

“가게?”

“시간도 어느 정도 지났고, 분위기도 나빠졌는데, 여기 있기는 그렇지. 나중에 우리 둘이서 만나는 거로 하자.”

“어. 잘가. 배웅은 하지 않을게.”

“그래.”

손은 흔드는 이관우를 뒤로 한 채 박살은 몸을 돌렸다.

바깥으로 나온 그와 일행은 배를 지나 다시 박살이 머무는 곳으로 들어오기 전까지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형. 관우님은 잘...”

다들 굳은 얼굴로 들어오자, 그를 맞이한 강이슬도 얼굴이 자연스럽게 굳어진 가운데,

“강이슬 너도 내 방으로 와라.”

그의 대답도 듣지 않고 박살은 곧바로 계단으로 움직였다.

끝까지 침묵으로 일관한 가운데, 박살이 방으로 들어오고서 제일 먼저 긴 침묵을 깬 이는 천장에서 모습을 드러낸 어둠이었다.

-주변엔 우리 염들로 가득 채웠습니다.-

“조상호.”

“예?”

“염들은 보였나?”

“아. 네.”

“결과는?”

그의 물음에 조상호는 살짝 눈을 내리깔고 말했다.

“강이슬 보고서대로였습니다. 염들도 우리를 적으로 보고 있었고, 근데 이상한 점이 있었습니다.”

“이상한 점?”

“네. 이관우를 보며 그들이 이관우가 아닌 다른 사람의 이름을 대고 있었습니다.”

“그게 누구지?”

“이명기라고-”

“형! 이명기는 형 상사였던 자잖아요. 죽였다고 하지 않으셨어요?”

강이슬의 외침에 모인 사람들의 눈이 동그래진 가운데, 박살은 입술을 깨물었다.


작가의말

새해가 밝았습니다.

소원을 모두 이루고 건강까지 챙기는 행복한 한 해 되기를 빌겠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신 독자분들 정말 고맙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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