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이없어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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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최무운
작품등록일 :
2018.09.10 02:11
최근연재일 :
2019.03.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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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2.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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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쪽

오룡진(3)

DUMMY

132. 오룡진(3)




-둥둥둥둥!


병사들의 사기를 북돋우는 북소리가 전장에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공격!”


“공격!”


“와아~!”


“와!”


-척척척!


명령에 따라 병사들은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앞으로 전진 해 가기 시작했다. 처음 역할을 분담한 대로 1대대는 우측 측면으로 공격해 들어가고, 2대대는 좌측으로, 나머지 3대대와 4대대는 중앙으로 천천히 진격해 들어가고 있었다.


-둥둥둥!


“하압!”


-척척척!


마찬가지로 왜구들도 열을 맞추어 관군들을 향해 같이 진격해 왔다. 왜구들은 표정에서부터 모두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어! 저기에 왜구만 있는 것이 아니군요! 다른 복장을 한 사람들도 많이 있어요!”


장무연이 말했다. 장무연은 황유호 장군과 같이 가장 앞에서 진격하고 있었다. 그때 장무연의 눈에 왜구의 뒤편에 있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왜구 진영은 한 눈에 왜구들이라고 알 수 있는 특징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긴 검과 복장이었다. 중원의 것과는 확연하게 다른 두 가지를 왜구들은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그들 뒤로 중원인들로 보이는 복장을 한 사람들이 장무연의 눈에 띤 것이다. 가까이 다가가자 왜구의 진영이 좀 더 자세히 눈에 들어왔다.


“맞습니다. 해적들은 왜구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도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진짜 해적은 바로 중원 사람들입니다.”


황유호 장군이 대답했다.


“중원 사람이라고요? 그럴 수가!”


장무연은 깜짝 놀랐다.


“지금은 전투 중이라 자세한 이야기는 할 수가 없습니다. 나중에 시간이 나면 그때 다시 이야기 할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황유호 장군이 빠르게 말했다.


“아! 예!”


장무연은 지금처럼 긴박한 상황에 괜히 말을 시킨 것 같아 민망했다. 그래서 재빨리 말을 끊었다.


“모두 배운 대로 진을 펼쳐라! 뒤에 너희들을 도와주는 영웅들이 있다는 것을 꼭 명심해라. 먼저 앞에 있는 조부터 전투를 시작한다! 공격!”


드디어 왜구들이 바로 코앞까지 다가왔다. 왜구들도 기다리고 있지는 않았다. 공격이 시작되자 왜구들도 진격해 왔다.


“이얍!”


“합!”


왜구들은 일제히 기합을 넣으며 공격 자세를 잡았다.


“첫 번째 10개 조 공격 시작!”


황유호 장군은 제자리에 멈추어 서서 검을 높이 들고 부하들에게 명령했다.


“공격!”


“앞으로 진격!”


-챙챙챙!


-휙휙휙!


드디어 두 진영이 부딪히기 시작했다. 왜구들은 긴 검을 휘두르며 관군들의 공격에 대응해 왔다.


“공격!”


“적을 무찔러라!”


척계광 장군의 목소리도 멀리 울려 퍼졌다.


“와!”


“죽어라!”


“가자!”


-챙챙챙!


다른 대대에서도 황유호 장군의 대대처럼 치열한 전투가 드디어 시작되었다.


“창병 앞으로 돌진!”


“돌진!”


-휙휙휙!


다른 대대는 장무연이 전에 봤던 그 전술을 그대로 되풀이 하고 있었다.


“이얍!”


-휙!


-싹둑!


“어!”


“아니!”


결과는 전과 비슷했다. 왜구들은 관군들이 찔러오는 창을 검으로 내리쳐 잘라 버리고는 그대로 돌진해 들어갔다.


“아니! 이럴 수가! 빨리 검을 든 병사들을 투입하라! 창병이 위험하다.”


당황한 지휘관은 대기하고 있던 검병을 재빨리 투입했다. 창의 앞부분이 잘려나가 버리자 창은 이제 그냥 몽둥이에 지나지 않았다. 그것을 왜구를 향해 찌르더라도 겨우 상처만 조금 줄 수 있을 뿐 결정적인 치명상은 줄 수가 없었다. 게다가 왜구들의 몸놀림은 너무 빨라 그런 어설픈 관군의 공격에 당할 왜구들은 아무도 없었다. 그것도 이미 장무연 일행이 한 달 전에 보았던 장면이었다. 그 장면이 그대로 다른 대대에 되풀이 되고 있었다.


“검병 돌격!”


“와!”


창병이 위험에 빠지자 뒤에 대기하고 있던 검병이 앞으로 재빨리 달려 나갔다.


“어림없다. 이얍!”


-휙!


“으악!”


역시 검병의 경우에도 전에 보았던 그대로였다. 검병은 긴 검을 가진 왜구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일단 검의 길이부터 달랐다. 왜구들은 관군들이 가지고 있는 검보다 한 배 반이나 더 긴 검을 쥐고 휘둘렀다. 게다가 왜구들은 긴 검을 휘두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실력이 뒤떨어지는 것도 아니었다.


“이얍! 형편없군!”


“가라! 얍!”


-휙휙!


“으악!”


“커악!”


죽어나가는 것은 관군들뿐이었다. 왜구들의 전투력은 정말 어마어마했다. 비록 관군들이 두 배나 많았지만 전투가 계속 될수록 인원이 줄어드는 진영은 관군이었다. 왜구들은 죽지도 않고 잘 싸웠다.


“제 2열을 투입하라!”


검을 든 병사들이 무참히 죽어 나가자 어쩔 수 없이 두 번째 열의 창병을 투입할 수밖에 없었다.


“2열 창병 공격!”


“와! 공격!”


“공격!”


2열에서 대기하고 있던 창병이 창을 앞으로 눕히며 힘차게 찔러 갔다.


“으악!”


“커억!”


두 번째 창병의 공격에는 조금의 효과가 있었다. 좁은 공간이라 아무리 전투를 잘하는 왜구라도 재빨리 움직일 수가 없었다. 사람들이 촘촘하게 배치되다 보니 중간에 끼이거나 또는 피하다가 옆 사람과 부딪치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바로 그 순간에 2열의 창병이 공격을 가하자 제때 피하지 못한 왜구들은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방법이 없었다.


“좋다! 2열 검병 공격!”


기세를 올린 부관은 2열의 검병까지 투입해 정리하려고 했다.


“공격!”


“이얍! 가자!”


그러자 또 2열의 검을 든 병사들이 일제히 공격을 시작했다.


“이얍! 죽어라!”


“그런 장난감 같은 것으로 뭘 하겠다는 것이냐?”


검을 든 병사들을 투입하자 곧바로 왜구들의 반격도 매섭게 시작되었다.


-챙챙챙!


“으악!”


“허억!”


2열의 검을 든 병사들도 왜구의 상대는 되지 않았다. 1열의 검병과 같은 현상이 또 나타났다. 검의 길이와 실력에서 차이가 너무 많이 나다보니 2열의 검병들도 제대로 실력을 발휘할 수가 없었다. 결국 검끼리의 대결에서는 죽어나가는 것은 대부분 관군들이었다.


“검병은 뒤로 물러나고 창병 앞으로!”


결국은 창이었다. 순식간에 검을 든 병사들이 죽어나가자 지휘하던 장군들도 어쩔 수 없었다. 다시 창병들을 투입할 수밖에 없었다. 한 달 전 황유호 장군이 했던 것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아직 관군들 중 도망가는 병사들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대로 계속 가다가는 도망가는 병사들이 나오는 것도 시간 문제였다. 수에서는 관군이 두 배나 많았지만 죽어나가는 수는 관군이 왜구들 보다 다섯 배는 더 많았다.


“이런! 창병 빨리 앞으로!”


장군들의 안타까운 목소리만 전장에 울려 퍼졌다.


“창병으로 상대하라! 검병은 뒤로 물러나라!”


결국 척계광 장군까지 돌아다니며 부하들에게 주문하기 시작했다. 척계광 장군은 가장 뒤에서 전투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었다. 당연히 자신의 부대가 왜구들에게 밀리고 있는 상황이 눈에 들어올 수밖에 없었다. 검병은 정말 허수아비 같았다. 앞으로 가면 여지없이 왜구들의 검에 당했다. 그러니 왜구들을 상대로 검병을 앞으로 보낼 수가 없었다.


“검병들은 뒤로 물러나라!”


부관들도 척계광 장군의 명령을 받아 다시 외쳤다.


“뒤로!”


“위험하다!”


굳이 부관들이나 척계광 장군이 명령을 하지 않아도 검을 든 병사들은 이미 뒤로 빠졌다. 자신들은 왜구들에게 도저히 상대가 되지 않다는 것을 너무나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기에 싸워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창이나 들자!”


“그래! 창이 낮다!”


결국 그들은 검을 버리고 창을 들었다. 창은 동료가 희생되면서 버려진 창이었다. 그렇게 긴 창으로 왜구들을 견제하면서 뒤로 슬금슬금 물러서고 있는 상황이 또 되고 말았다. 한 달 전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


“이런! 왜구들이 너무나 잘 싸우는 구나! 우리가 상대가 되지 않는다! 휴!”


그 장면을 본 척계광 장군이 한 숨을 쉬었다.


“장군님! 그렇게 절망적인 상황은 아닙니다. 저쪽은 우리가 일방적으로 밀어 붙이고 있습니다.”


그때 부하가 한 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어디! 어디가 그렇다는 것이냐?”


척계광 장군은 귀가 번쩍 띠였다. 자신의 눈에는 모든 부대들이 왜구들에게 일방적으로 밀리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부하의 보고에는 반대로 관군이 일방적으로 밀고 있는 곳도 있다는 것이었다.


“저쪽입니다. 3대대 황유호 장군님의 부대입니다.”


부하가 대답했다.


“어디냐? 정말이냐?”


척계광 장군은 두 눈을 크게 떴다. 사실 척계광 장군은 황유호 장군의 부대를 별로 믿지 않았다. 자신이 새로운 전술을 가르칠 수 있도록 허락은 했지만 바로 그 새로운 전술 때문에 더욱더 믿지 않았다. 전투를 앞둔 병사에게 새로운 전술을 가리킨다는 것은 너무나 위험한 모험이었다. 그래서 척계광 장군은 모든 부대에 새로운 전술을 배우도록 한 것이 아니라 한 부대인 황유호 장군의 부대에게만 배우도록 한 것이었다.


그렇게 하면 새로운 전술에 대한 위험이 확실히 줄어드는 효과를 볼 수 있었다. 네 개의 대대 중 하나이니 나머지 부대로도 충분히 왜구들을 상대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었다. 황유호 장군의 부대를 중앙으로 배치한 것도 바로 그 때문이었다. 척계광 장군이 판단하기에 황유호 장군의 부대는 검정이 되지 않은 부대였다. 그렇게 중앙에 4대대와 같이 배치함으로써 약화된 전력의 위험을 최소화 한 것이었다. 중요한 양측면의 부대는 정예부대로 하고 중앙의 부대는 버텨 주기만 하면 된다는 판단이었다. 그렇게 버티고 있으면 양쪽에서 조여 들어가 왜구를 압박해 승리를 가져온다는 계산이었다.


그러나 그런 계산은 처음부터 완전히 틀어지고 말았다. 믿고 있었던 양쪽 측면부터 왜구들에게 오히려 밀리고 있었다. 양쪽 측면을 공격하던 1대대와 2대대의 상황은 거의 비슷했다. 두 대대 모두 왜구들을 밀어 붙이기는커녕 오히려 도로 밀리고 있었다. 왜구들의 실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실수를 톡톡히 지불하고 있었다.


중앙으로 공격하고 있는 대대는 3대대와 4대대였다. 그 중 3대대가 바로 황유호 장군의 부대였다. 부하가 가리킨 부대는 바로 그 3대대인 황유호 장군의 부대였다.


“정말입니다. 장군님! 중앙을 공격하고 있는 황유호 장군님의 부대는 전혀 밀리고 있지 않습니다.”


부하가 대답했다.


“어디! 어디! 정말 우리가 밀고 있느냐?”


척계광 장군은 재빨리 중앙으로 고개를 돌렸다. 내심 기대하고 있었던 양쪽 측면은 상황이 아주 좋지 않았다. 비록 패배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척계광 장군의 바람처럼 이기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긴 창병에 의지해 겨우 전투를 유지하고 있는 정도였다.


“저기를 보십시오.”


부하는 황유호 장군의 부대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래! 보고 있다.”


척계광 장군도 그곳으로 시선을 고정시켰다. 척계광 장군의 시선이 머문 곳에서는 다른 부대와는 다른 양상이 벌어지고 있었다. 부하의 말처럼 관군들이 밀리지 않고 왜구들을 오히려 밀어 붙이고 있었다. 게다가 더 중요한 것은 그렇게 하면서도 황유호 장군의 부하들은 희생자가 거의 없다는 것이었다.


“장군님! 정말 대단합니다.”


부하는 황유호 장군 대대의 활약에 입을 딱 벌렸다.


“그렇구나! 정말 대단하다.”


그 장면을 본 척계광 장군도 결국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황유호 장군은 공격 명령이 떨어지자 부하들을 독려하며 자신도 가장 앞에서 하나의 조를 이루며 부하들과 같이 공격을 시작했다. 훈련할 때 황유호 장군도 자신의 조를 만들어 두었다. 그 조를 이끌고 전투를 지금 시작한 것이었다. 장군이 몸소 모범을 보이고 있었다.


“공격하라! 자신감을 가지고 공격하라!”


황유호 장군은 왜구들이 있는 곳으로 같이 전진하며 부하들을 향해 소리쳤다.


“가자!”


“공격이다.”


부하들도 자신들의 장군이 가장 앞에서 공격하고 있으니 사기가 올라 소리를 지르며 진격을 시작했다.


“대나무 창을 든 병사들이 가장 중요해요! 잘 막아 줘야 합니다.”


장무연도 부하들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10개의 조가 가장 선두에 섰다. 한 개의 조가 12명이니 가장 앞에서 진격하고 있는 병사들은 모두 120명 이었다. 그 뒤에 또 10개의 조가 간격을 유지하며 따라오고 있었다. 장무연 일행은 가장 앞에 있는 10개의 조 바로 뒤에서 언제든지 도와줄 수 있도록 바짝 붙어서 따라갔다.


“하하하! 이놈들아! 우리의 희생양이 되려고 왔느냐? 덤벼라!”


왜구들은 이상한 무기들을 가지고 자신들에게 진격하고 있는 황유호 장군의 부대를 보더니 낄낄 거리며 웃었다.


“시끄럽다. 너희들은 이곳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우리에게 이곳에서 죽게 될 것이다.”


왜구의 말을 받아 장무연이 크게 소리쳤다. 장무연이 외친 소리는 왜구들의 귀에 똑똑히 들렸다. 내공을 실어 외쳤기 때문에 멀리까지 퍼져 나갔다. 당연히 황유호 장군의 부하들도 모두 장무연의 외침을 들었다. 부하들은 장무연의 우렁찬 목소리를 듣자 안심되는지 무기를 든 손에 힘을 다시 집어넣었다.


“중원 놈들 그래 봤자 소용없다. 모두 공격!”


“공격!”


“내 검을 받아라!”


“승부다!”


왜구들 중 지휘자로 보이는 한 명이 공격 명령을 내리자 대기하고 있던 왜구들이 일제히 검을 휘두르며 황유호 장군 병사들을 향해 덤벼들었다. 왜구들은 자신만만했다. 두 손으로 검을 쥐고 무서운 표정으로 황유호 장군의 병사들을 향해 달려왔다.


“대나무 창병부터 앞으로!”


판오준이 구령을 붙였다. 판오준이 항상 단상에서 명령을 해 왔기 때문에 실제 전투에서도 판오준이 명령을 하기로 했다. 그래야 연습할 때와 연계가 되어 병사들이 헷갈리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이었다.


“앞으로!”


그러자 각 조에 두 명씩 있는 대나무 가지가 달린 창을 든 병사들이 한 발짝 앞으로 전진 하며 창을 앞으로 내렸다. 대나무 창병 바로 앞에는 방패와 검을 든 병사가 있었다. 대나무 창병은 바로 그 사람 머리위로 대나무를 내렸다.


“어어어!”


“뭐야! 보이지가 않잖아!”


그렇게 하자 달려오던 왜구들은 대나무 가지들 때문에 시야가 가려져 앞쪽이 잘 보이지 않았다. 대나무를 자신의 앞에 대고 흔들고 있다고 상상하면 정확했다. 게다가 가지가 주렁주렁 달려있는 대나무였다. 그것을 그냥 들고 있는 것이 아니라 흔들고 있는 것이었다.


“단검 투척!”


바로 그때 또 판오준의 명령이 떨어졌다.


“이얍!”


판오준의 명령이 떨어지자 가장 앞에서 방패와 검을 든 병사가 자신의 방패에 꽂아 두었던 단검을 빼 들더니 전방에 있는 왜구들을 향해 던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하나만 던지는 것이 아니었다. 몇 개를 연속해서 계속 던졌다.


“단검이라니 무슨 어린아이 장난하는 것이냐? 이런 긴박한 전투에서 말이다. 하하하!”


“이 정도 가지고 어림도 없다!”


-챙챙챙!


왜구들의 대응도 기민했다. 날아오는 단검을 검으로 날렵하게 막아냈다.


“헉!”


그러나 연속으로 날아오는 단검을 모두 막아내는 왜구는 드물었다. 물론 몇 개는 빗나가기도 했지만 또 몇 개는 정확하게 왜구의 몸에 박히기도 했다.


“억!”


“이런! 하지만 이런 것 정도로는 어림도 없다.”


왜구는 단 검을 맞자 곧바로 손으로 단검을 빼버리고 다시 전투자세를 잡았다. 단검 정도로는 왜구에게 전혀 피해를 줄 수 없었다. 그러나 단검은 일종의 속임수였다.


“지금이다! 창병 공격!”


단검이 두 개가 연거푸 던져 졌을 때였다. 막 세 번째 단검이 날아가려는 바로 그 순간 판오준의 명령이 또 떨어졌다.


“공격!”


“가자!”


대나무 창병의 바로 뒤에서 대기하고 있었던 네 명의 진짜 전통 창병이 드디어 공격을 시작했다.


-휙휙휙!


-다다다!


-퍽퍽퍽!


세 번째 단검이 날아가고 있는 그 순간에 창병도 달려 나간 것이었다. 단검이 날아오자 왜구는 당연히 검으로 방어를 하거나 아니면 피하려고 시도했다. 그 순간에 뒤에 창을 든 병사 네 명이 동시에 앞으로 전진 하며 왜구들에게 달려든 것이었다.


“으악!”


“커억!”


효과는 만점이었다. 단검을 맞은 왜구들은 단검을 빼려고 시도하고 있었고 다른 왜구들도 단검을 피하고 있는 중이었는데 결정적인 무기인 창이 그 틈을 파고 든 것이었다. 어떤 왜구들은 대나무 창병이 시야를 가려 뒤에 있는 정예 창병이 공격해 오는 줄도 몰랐다.


“대나무 창병은 엄호하고 당파병 준비! 창병은 다시 뒤로 빠져라!”


또 판오준의 명령이 이어졌다.


“예!”


“알겠습니다.”


명령에 따라 창병은 또 일제히 뒤로 빠졌다.


“이얍!”


창병이 뒤로 빠지자 다시 대나무 창병은 대나무를 어지럽게 흔들었다.


“이놈! 용서하지 않는다. 감히 내 친구를 죽이다니!”


창병에게 친구를 잃은 왜구는 소리를 버럭 지르며 뒤로 물러서는 창병을 따라 들어왔다. 대나무 창병이 흔들고 있었지만 왜구는 이미 그 안으로 재빨리 뛰어 들어온 것이었다.


“당파병은 왜구의 검을 막아라!”


판오준이 또 소리쳤다.


“이얍!”


왜구는 펄쩍 뛰며 뒤로 물러서는 창병을 향해 검을 날렸다. 왜구는 황유호 장군 병사들의 창 안쪽으로 들어온 상태였기에 창병의 창은 이제 무용지물이었다.


“어림없다. 얍!”


바로 그때였다. 가장 뒤에 있던 당파병이 왜구가 내리치는 검을 향해 창을 앞으로 쭉 뻗었다. 당파는 끝이 세 갈래로 갈라져 있는 창이었다. 그 창을 그냥 앞으로 쭉 뻗었을 뿐이었는데 왜구의 검은 그 끝에 정확하게 걸려버렸다.


“이얍!”


-챙!


“엇!”


왜구의 검은 당파병에 의해 제압이 되어 더 이상 앞으로 나가갈 수가 없었다. 당파 창의 끝에 왜구의 검이 걸려 더 이상 움직일 수 없었던 것이었다. 그런데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바로 그 순간 가장 앞에서 방패와 검을 든 병사의 활약이 드디어 시작되었다.


-휙!


-퍽!


그는 재빨리 검을 들어 왜구의 비어있는 배를 향해 그대로 그어나갔다.


“커억! 뭐야!”


왜구는 생각지도 못한 공격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상대의 창병을 향해 공격해 들어갔는데 정작 창병은 유유히 뒤로 빠져 버리고 그 뒤에 있던 당파병에게 자신의 검이 제압당해 버렸다. 하지만 그것까지는 괜찮았다. 당파병이 자신의 검을 제압하고 있었지만 당파병인 그도 왜구를 공격할 수단이 없었다. 이 상황은 왜구가 더 유리한 상황이었다. 왜구는 예비로 짧은 검이 하나 더 있었다. 그 검을 뽑아 당파병의 창 안쪽으로 파고 들어가면 끝이었다.


왜구도 당연히 그렇게 하려고 검으로 손을 가져갔다. 그런데 그 손은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었다. 누군가 자신의 팔을 잘라 버리고 또 그 검으로 자신의 심장도 잘라버렸다. 왜구는 지금 상황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전혀 보이지도 않았던 검이 어디에서 날아왔다는 말인가? 의문은 많이 있었지만 왜구는 더 이상 그런 의문을 해결할 수 없었다.


-쿵!


왜구의 몸은 더 이상 힘을 쓸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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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 난관 돌파. 19.03.27 1,587 19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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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 좁은 길(3) 19.03.25 1,502 17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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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 좁은 길 19.03.23 1,596 18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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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 용호산을 가다(2) 19.03.20 1,590 20 19쪽
174 용호산을 가다. 19.03.19 1,613 22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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