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이없어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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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최무운
작품등록일 :
2018.09.10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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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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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2.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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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를 시작하다.(3)

DUMMY

141. 복수를 시작하다.(3)




그렇게 배는 강을 다시 거슬러 올라가기 시작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오늘 오후쯤에는 포양호 입구에 도착할 것입니다.”


양가장 장주가 말했다. 장무연 일행과 양가장 장주 그리고 양소정은 가장 앞에 있는 배에 타고 있었다. 왕이건은 다른 배에 봉황수비대와 같이 탔다. 장무연은 배의 선두에 서서 정면을 초조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장주님께서 정확하게 시간을 계산 하셨겠지만 그래도 걱정되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이번 일이 그만큼 중요하다보니 저도 모르게 걱정하게 되는군요!”


장무연이 빙긋 웃으며 말했다.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이번 작전은 정확하게 시간을 맞추는 것이 너무 중요하다는 것을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제 아들놈을 직접 보내 두었습니다. 그 놈은 저와는 다르게 제법 꼼꼼합니다. 하하하!”


장주가 웃으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장주님의 말씀을 들으니 안심이 되는 군요!”


장무연이 말했다.


“지금부터 속도를 내려면 빠르게 노를 저어야 합니다. 우리 부하들은 모두 잘 훈련되어 있지만 그래도 일손이 부족하여 일꾼들을 더 고용했습니다. 이제 출발을 했으니 조금만 기다리고 있으면 점점 속도를 내게 될 것입니다.”


장주가 말했다.


“저들의 눈을 속여야 하니 최대한 빠르게 계획한 대로 움직여 주십시오.”


장무연이 당부했다.


“알겠습니다. 내려가서 부하들에게 말해 두겠습니다.”


장주도 대답하고는 밑으로 내려갔다.


이번 작전의 핵심은 화원뿐만 아니라 도림의 분원들 모두의 눈을 속이는 것에 있었다. 장무연이 병력을 이끌고 양자강의 하류로 내려온 것도 바로 그 이유였다. 하류로 내려오면 포양호의 반대편으로 가는 것이라 육지로는 곧바로 갈 수는 없었다. 굳이 포양호로 가려면 절강성의 험한 산지를 넘어 가야 하기에 시간도 많이 걸린다. 그 때문에 장무연 일행의 부대가 이곳으로 왔다는 것을 알면 누구도 화원을 목표로 병력을 이동시켰다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었다. 장무연이 노린 것은 바로 그것이었다. 장무연의 부대는 화원을 목표로 움직이고 있지 않다는 것을 도림의 분원들이 생각하도록 만드는 것이 바로 장무연이 이곳으로 병력을 이동시킨 목적이었다.


먼저 출발한 봉황수비대 양하진 대장이 이끄는 부대는 화원을 공격하러 가는 것처럼 도림의 분원들은 여길 수밖에 없도록 이미 병력을 움직이고 있었다. 양하진 대장의 부대가 화원을 향해 진격을 하고 있으니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 양하진대장의 부대는 화원을 지나쳐 더 내려갈 것이다. 그 밑에는 도림의 또 다른 분원인 송림(松林)이 있다. 송림도 포양호에 있었지만 화원처럼 섬에 있는 것은 아니었다. 포양호를 내려다보는 산 중턱에 있었다. 양하진 대장은 화원을 지나쳐 송림까지 진군할 예정이다.


그렇게 도림의 분원들은 양하진대장이 화원을 공격할 것이라고 여기며 처음에는 화원을 지원하러 갈 것이 뻔했다. 전인 당주가 화원을 공격하다가 죽었으니 제일문이 화원을 공격하여 복수할 것이라고 당연히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양하진 대장은 화원을 지나쳐 송림을 향해 진군하기 시작하면 저들의 병력은 당연히 또 송림을 지원하기 위해 움직일 수밖에 없다. 장무연의 부대도 양자강 하류로 내려오고 있으니 양쪽에서 송림을 공격할 것이라고 여길 것이다. 바로 그때 장무연의 병력은 배를 타고 우회해 화원이 있는 섬에 상륙한다는 계획이었다. 배가 없으면 실행할 수 없는 작전이었다.


“지금까지는 순조롭게 잘 진행되어 가는 것 같아!”


양가장 장주가 밑으로 내려가자 이미성이 옆에 있다가 말했다. 이번 작전은 장무연 일행 네 사람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세운 작전이었다. 물론 제일문 문주가 미리 봉황수비대 인원으로 양동작전을 펼친다는 이야기를 해 주었다. 장무연 일행은 그것까지 감안해 지금처럼 이렇게 복잡한 작전을 세웠다.


“응! 이번 작전이 성공한다면 양가장 장주님의 공이 제일 클 거야!”


장무연이 대답했다.


“아버님의 공을 그렇게까지 높게 평가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양소정이 옆에서 장무연의 말을 듣고 있다가 포권을 취하며 장무연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절대 거짓말이 아닙니다. 이번 작전은 정말 배가 핵심입니다. 그만큼 아버님의 도움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판오준이 옆에 있다가 냉큼 나섰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양소정은 장무연과 판오준을 향해 연신 감사를 표시했다.


“아닙니다.”


두 사람도 손을 흔들며 장주의 공을 인정했다.


“배의 속력이 빨라진 것 같아!”


신소연이 말했다.


“어! 정말이다. 장주께서 부하들을 독려 하셨나 보다.”


이미성도 말했다.


“뒤에 따라오는 배들도 조금 있으면 속력을 낼 거예요! 이렇게 무리를 지어 가면 가장 앞에 가는 배의 속력에 맞추어 운항하거든요. 그래야 뒤로 쳐지지 않아요!”


양소정이 말했다.


“좋습니다. 그럼 이제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군요!”


장무연이 말했다.


“오빠는 내일 오전이 되어야 도착할 겁니다. 내일 새벽에 무한에서 출발할 계획이거든요!”


양소정이 말했다.


“예! 무사히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장무연이 말했다. 장무연의 머릿속은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지금까지는 순조로웠다. 이제 마지막 하나만 더 정확하게 맞는다면 화원을 공격하기 위한 준비는 끝난다.


“오빠도 시간을 맞추기 위해 정말 노력하고 있어요! 아마 정확한 시간에 올 겁니다.”


양소정이 말했다. 양소정은 장무연이 근심하는 표정을 보더니 안심시키기 위해 한 마디 했다.


“알겠습니다.”


장무연은 대답하고 강으로 시선을 돌렸다. 장무연의 예상대로 일들이 정확하게 맞아 떨어져야 화원을 공격할 수 있었다. 그래야 먼저 출발한 봉황수비대 양하진 대장의 수고를 헛되게 하지 않을 것이다. 장무연은 덤덤한 표정을 지었지만 속으로는 초조했다. 다만 그런 티를 내지 않기 위해 애쓰고 있을 뿐이었다.





“우리 심심한데 간단한 결투 한 번 해 볼까요?”


판오준이 양소정에게 말했다. 일행은 모두 간단히 점심을 먹고 쉬고 있을 때였다. 배 안이라 밥을 해 먹지는 못하고 간단히 만들어 둔 주먹밥으로 모두 끼니를 때웠다. 점심을 먹는 중에도 배는 계속 움직이고 있었다. 그렇게 무료하게 멍하니 강가만 바라보며 가던 중에 판오준이 제안을 한 것이었다.


“예?”


판오준의 갑작스러운 제안에 양소정은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몰라 다시 물었다.


“배 안에 가만히 있기도 그렇고 하니 서로 무술 겨루기를 한 번 해 봅시다. 봉황수비대 무공은 아직 한 번도 직접 겪어 본 적이 없어 이번 기회에 겨루어 보고 싶군요.”


판오준이 다시 설명했다.


“호호! 그래요? 좋아요! 저도 이번에 새로 오신 당주님의 무공이 어떤지 궁금했었는데 간접 경험을 할 수 있겠네요!”


양소정도 순순히 응했다. 배에 가만히 있는 것은 무척 심심한 일이기도 했다. 양소정은 판오준의 제안에 대뜸 장무연의 무공이 궁금하다는 말을 했다. 이것은 아마 제일문 전체 병사들의 마음이기도 할 것이다. 도대체 무공이 얼마나 강하기에 제일문 외당의 당주가 되었는지 병사들은 모두 궁금할 것이다. 전임 당주가 제일문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곱힐 정도의 고수라 병사들의 호기심은 더 컸다. 그것을 양소정이 살짝 비친 것이었다.


“오! 두 분이 겨루신다고요?”


장무연은 두 사람이 대결을 한다는 말에 관심을 보였다. 물론 판오준이 양소정을 꼭 찍어 대결을 하자고 한 이유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아! 재미있겠네요! 한 번 해 봐요!”


“그래요! 심심했는데 잘 되었네요!”


이미성과 신소연도 나서며 말했다. 이미성은 판오준의 의도를 잘 알고 있기에 대결을 환영했다.


“그래! 한 번 해 봐라! 내 딸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그동안 얼마나 발전이 있었는지 한 번 보자!”


양가장 장주도 크게 소리쳤다.


-척!


“진검은 위험하니 이것으로 대신 합시다.”


판오준은 배 갑판으로 뛰어 내리더니 옆에 있는 막대기 두 개를 들어 올려 보여주며 말했다.


“좋아요!”


양소정도 찬성했다.


-휙!


“자! 그럼 받아요!”


-척!


“고마워요!”


양소정은 가볍게 막대기를 받았다. 막대기는 마침 검과 길이가 비슷했다. 판오준이 막대기를 고를 때 검과 비슷한 것을 골랐다.


“그럼 제가 심판을 볼게요!”


이미성이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좋아요!”


“좋아!”


두 사람도 동의했다.


“그럼 두 분 자세를 잡아요!”


이미성이 두 사람의 가운데 서서 소리쳤다.


“무슨 일이야?”


“뭔데?”


그러자 갑자기 배가 소란스러워졌다. 두 사람이 대결을 한다고 하니 무료하게 배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두 사람의 대결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얼떨결에 두 사람은 대결을 시작 하게 되었다.


“두 분 준비 다 되었어요?”


이미성이 다시 물었다.


“이얍! 예!”


“얍! 됐습니다.”


판오준과 양소정은 동시에 자세를 잡으며 대답했다.


“이거 흥미진진한데?”


신소연이 장무연 옆에 있다가 말했다.


“그러게요? 형님이 먼저 대결을 신청할 줄은 몰랐습니다.”


장무연이 대답했다.


“누가 이길 것 같아?”


신소연이 물었다.


“음... 글쎄요!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형님이 유리하지 않을 까요?”


장무연이 말했다.


“그런가? 난 아직 양낭자의 무공이 어떤지 몰라 누가 이긴다고 말 할 수 없어!”


신소연이 말했다.


“그렇군요!”


장무연은 남경에서 양소정의 무공을 본 적이 있었다. 그 당시에 장무연은 아직 무공을 전혀 모르던 시기였기에 양소정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달랐다. 그때 양소정이 펼쳤던 무공을 떠올리며 장무연은 양소정의 실력을 가늠해 보았다. 그 결과 양소정의 무공이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면 판오준의 승리를 예상할 수밖에 없었다. 다만 판오준이 30초식 이내에 양소정을 이길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두 분 준비된 것 같으니 시작하겠습니다. 시작!”


이미성이 드디어 대결의 시작을 알렸다.


-휙!


-휙휙!


그러자 두 사람은 서로 마주보며 빙글빙글 돌았다. 먼저 공격하기가 조금 어색한 것 같았다.


“공격하세요!”


이미성은 두 사람이 공격하기를 격려했다.


“그럼 먼저 공격하겠습니다.”


판오준이 결국 먼저 손을 섰다.


“좋아요!”


양소정도 검을 다시 쥐며 말했다.


“갑니다. 이얍! 천무신녀검!”


판오준은 그래도 신당의 무공을 먼저 들고 나왔다. 신당의 무공은 몇 번 수정을 거쳤지만 그래도 공격용 무공은 아니었다. 공격과 방어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룬 무공이었다.


“얍! 등천봉황검!”


양소정도 봉황수비대의 무공을 들고 나왔다. 이미 장무연 일행도 많이 보아왔던 무공이었다.


“이얍!”


“얍!”


-휙휙!


-탁탁탁!


판오준이 검을 들어 양소정을 향해 찔러가자 양소정도 재빨리 판오준의 검을 흘려버리고 다시 반격을 시도했다.


“얍!”


-탁탁!


하지만 판오준의 무공은 이미 그런 것까지 모두 계산 되어 있었다. 장무연과 함께 죽을 고비를 넘기며 고쳐간 무공이라 이제는 어지간한 무공으로는 판오준의 천무신녀검을 뚫을 수 없었다.


-휙휙!


-척척!


그렇게 한 차례 서로 검을 교환한 후 두 사람은 다시 처음의 위치로 되돌아 왔다.


“으음! 대단하군요! 무공이 이 정도일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양소정이 먼저 판오준의 무공을 칭찬했다.


“낭자의 무공도 만만치 않습니다. 정말 감탄했습니다.”


판오준도 양소정의 무공을 칭찬했다.


“고마워요! 이번에는 제가 공격하겠습니다.”


양소정이 검을 고쳐 잡으며 말했다.


“좋습니다.”


판오준도 자세를 다시 잡았다.


“이얍! 비천호접검!”


양소정은 검법을 바꿨다.


“얍! 천무신녀검!”


하지만 판오준은 여전히 같은 검법을 펼쳤다.


-휙휙!


-탁탁탁!


이번에도 두 사람의 검은 서로를 향해 날카롭게 뻗어 나갔다.


“얍!”


“협!”


-탁탁탁!


-휙휙!


-척!


-척!


또 다시 두 사람은 격돌을 한 후 뒤로 물러섰다. 이번에는 좀 전보다 더 격렬하고 빠르게 두 사람의 검이 움직였다. 첫 번째 격돌로 두 사람 모두 상대의 실력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두 번째 대결은 당연히 그것을 감안하여 양소정이 좀 더 강하게 밀어 붙였다. 그러나 판오준은 그런 양소정의 검을 모두 막아내며 완벽한 방어를 선보였다.


“오! 판공자의 무공도 이제 보니 장당주에 뒤지지 않군요!”


양가장 장주가 판오준의 검법을 보더니 감탄했다. 양가장 장주는 이미 장무연과 대결한 적이 있어 장무연의 실력을 잘 알고 있었다.


“오! 두 사람의 실력이 엄청나다!”


“정말 대단하다!”


“양소정 낭자의 실력이야 이미 알고 있지만 상대하고 있는 남자의 실력도 대단한데!”


“그런데 저 남자는 누구야?”


구경하던 사람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봉황수비대 병사들은 아직도 판오준이 누구인지 잘 모르는 사람도 많이 있었다. 장무연 일행은 한 달 동안 외당에 처박혀 화원을 공격할 작전을 짜느라 밖으로 잘 나가지 않았다. 특히 판오준은 전체적인 작전을 조율해야 했기에 더더욱 밖으로 나갈 수 없었다. 그러다 보니 판오준의 얼굴을 본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외당 당주님의 친구라고 하던데!”


그때 외당 소속 무사가 판오준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오! 친구의 무공이 저 정도면...”


“그래! 당주님의 무공도 상당하다고 봐야지!”


“이거 흥미진진한데....”


사람들은 모두 두 사람의 대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두 분은 지금 20초식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이미성이 두 사람에게 알렸다.


“하하하! 마치 목걸이를 두고 대결하는 것 같아!”


“그렇네!”


“하하하!”


이미성의 말에 병사들은 모두 웃었다. 병사들은 양소정이 목걸이의 주인이라 그냥 의미 없이 웃었겠지만 이미성이 이렇게 소리친 이유는 따로 있었다. 바로 판오준이 양소정의 목걸이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번에는 제가 공격하겠습니다. 이번 공격은 조금 매서울 테니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판오준이 말하면서 자세를 잡았다.


“좋아요! 좀 전에 제가 공격했으니 이번에는 그쪽 차례에요!”


양소정도 다부진 목소리로 말했다.


“좋습니다. 자! 갑니다. 이얍! 오룡신검!”


판오준이 크게 기합을 넣으며 검법을 시작했다.


“이얍! 추풍봉황신검!”


판오준이 검법을 변화시키자 양소정도 검법을 바꿨다.


“드디어 저 검법을 들고 나오셨군!”


판오준의 검법을 보더니 신소연이 말했다. 판오준의 검법은 바로 장무연이 개발한 검법이었다. 이기어검술을 변형시킨 바로 그 검법이었다.


“형님이 결국 저 검법을 사용하네요! 그래도 이기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장무연도 옆에서 한 마디 했다. 장무연은 판오준의 속마음을 알 것 같아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그러게! 적당히 해도 될 텐데 말이야.”


신소연도 웃으며 말했다. 신소연은 아직 판오준이 양소정의 목걸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만약 안다면 어떤 표정을 지을지 궁금했다.


“이얍!”


“얍!”


장무연과 신소연이 대화하는 도중에도 두 사람의 검은 빠르게 서로를 노리며 날카롭게 움직여갔다. 물론 진짜 검이 아니라 나무로 만든 검이었지만 진짜 검처럼 두 사람의 손에서 꿈틀거리며 움직였다.


-휙휙!


-탁탁!


판오준의 검이 처음에는 평범하게 양소정을 향해 날아갔다. 그 정도의 검은 양소정도 쉽게 막아낼 수 있는 단순한 검법이었다.


“오우! 너무 약해!”


“여자라고 너무 봐주는 것 아닌가?”


너무 평범한 수법을 판오준이 펼치자 곧바로 보고 있는 사람들이 야유를 했다.


“후후!”


“호호!”


그러나 장무연과 신소연은 판오준이 검법을 펼치자 서로 마주보며 웃었다. 사실 판오준의 검법은 단순한 검법이 아니었다. 평범해 보이는 검법이었지만 그 검법을 살짝 틀면 바로 양소정의 옆구리를 노릴 수 있었다. 하지만 판오준은 그렇게 하지 않고 그냥 휘둘러 버렸다. 그러니 당연하게도 판오준의 검법은 아주 평범한 초식이 되어버린 것이었다.


-탁!


“이얍!”


양소정은 판오준의 완만하게 휘둘러 오는 검을 재빨리 막아냈다. 그리고 곧바로 매서운 반격이 이어졌다.


“좋았어!”


그러자 그 장면을 보고 있던 양가장 장주는 벌떡 일어서며 소리쳤다. 결정적인 한 방이 될 수 있는 반격이었다. 양소정이 판오준의 검을 쳐 내었기에 판오준의 정면은 당연히 빌 것이고 그러면 그것을 양소정이 놓칠 리가 없다는 계산을 장주뿐만 아니라 구경하던 모든 사람이 하고 있었다.


-휙!


모든 사람들의 예상대로 양소정의 검은 판오준의 검을 쳐 내자 곧바로 원을 그리더니 그대로 판오준의 어께를 찔러갔다.


“엇!”


“헛!”


구경하던 사람들은 모두 그 장면에 소리를 질렀다. 그들은 양소정의 날카로운 검법에 두 눈을 크게 뜨며 그 장면을 놓치지 않기 위해 애섰다. 그들은 양소정의 승리를 의심하지 않았다.


-휙!


-탁!


그런데 바로 그 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양소정이 처낸 판오준의 검은 바깥으로 날아가지 않고 마치 자석이 붙어 있는 것처럼 양소정의 검 쪽으로 날아갔다. 아니 빨려 들어갔다는 표현이 정확했다. 양소정이 쳐낸 판오준의 검이 밖으로 날아가지 않고 오히려 안으로 들어와 양소정의 검을 쳐내 버린 상황이었다.


“엇!”


그러자 양소정은 깜짝 놀라 소리쳤다.


“아니!”


“저럴 수가!”


“엇!”


놀라기는 구경하던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모두 판오준의 검 궤적을 믿을 수 없어 눈만 크게 뜨고 있었다. 두 눈으로 직접 보았는데도 모두 믿지 못해 두 눈을 껌벅거리고 있었다.


“피! 혼자 기분 다 내고 있네!”


신소연은 그 모습을 보더니 바람파지는 소리를 냈다. 그 검법은 당연히 장무연이 가르쳐 준 이기어검술을 변형시킨 검법으로 목표물을 계속 따라가는 검법이었다. 판오준은 목표를 양소정의 검으로 정하고 양소정의 검만 따라 가도록 한 것이었다. 만약 양소정의 검이 아니라 양소정을 직접 노렸다면 이번에 날린 판오준의 검으로 대결은 끝났을 것이다.


-휙!


“앗!”


-휙!


판오준은 그렇게 양소정의 검을 쳐 내고는 다시 양소정의 어께 쪽으로 검을 찔러갔다. 그러나 판오준이 검을 찔러가는 속도가 너무 완만하여 양소정도 재빨리 대응해 피해 버렸다.


“저 정도로는 양소정 낭자를 어떻게 할 수 없어!”


“검을 막으면서 속력이 떨어졌어!”


“아깝다. 검이 조금만 더 빨랐으면 저 남자가 이길 수 있었는데!”


그 모습에 사람들은 또 아쉬워했다.


“대단하시군요! 정말 감탄했습니다. 대결은 여기까지 하시는 것이 어떻습니다.”


그러자 판오준이 검을 거둬들여 포권을 취하며 말했다.


“으음... 좋아요! 그쪽도 정말 대단하시군요!”


양소정도 판오준의 제안을 수락했다.


“무승부로군!”


“무승부야!”


“에이! 기대했는데 결국 무승부가 되네!”


구경하던 사람들은 아쉬워 소리쳤다.


“수고 하셨습니다.”


“수고 했습니다.”


사람들이 그런 말을 하든 말든 두 사람은 포권을 취하며 인사하고 대결을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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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 좁은 길(3) 19.03.25 1,502 17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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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 용호산을 가다(3) 19.03.21 1,664 17 19쪽
175 용호산을 가다(2) 19.03.20 1,590 20 19쪽
174 용호산을 가다. 19.03.19 1,613 22 19쪽
173 멈춰진 시간(4) 19.03.18 1,670 21 18쪽
172 멈춰진 시간(3) 19.03.17 1,601 19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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