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셀천재 헌터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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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니카
작품등록일 :
2018.09.21 20:48
최근연재일 :
2018.10.2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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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1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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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가 생길 지경입니다 (2)

DUMMY

놈을 추적해 들어가니 대여섯 명의 헌터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른쪽 눈에 안대를 한 애꾸눈 아저씨가 인사했다.


“어서 오시게, 김마루군.”


들어본 적 있다. 저 애꾸눈. 스타길드 사람이다. 스타길드는 우리나라 두번째 규모를 자랑하지만 유지은 말로는 일등과 격차가 무지무지하게 많이 나는 이등이라 했다.

함정에 빠진것같아 날이 선 말투로 물었다.


“유인하셨나?”

“초대라고 해주게. 멋대가리 없는 친구.”

“용건은?”

“저거저거 말 짧은거 보소. 이래가지고 무한길드 애들이랑 일 같이 해먹겠나?”

“할 말 있으면 길드로 찾아와서 하시죠. 그럼 이만.”

“말 안 끝났어.”

“귀 안들리세요? 용건 있으면 길드로 와서 하시라구요.”

“어린게 고집이 있네. 버르장머리 없는 새끼.”


반 협박조다. 그래. 진작 이렇게 나왔어야지. 나도 가운데 정렬이 헌터들한테 어디까지 통하는지 무척 궁금했거든? 모두 절그럭거리며 무기를 꺼낸다. 그러자 그 중 나이많은 헌터 한명이 모두를 제지하고 나섰다.


“우리끼리 싸울때가 아니네.”


그 남자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공기가 얼어붙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들려오는 섬뜩한 목소리. 가고일이다.


키이이익!


이리저리 궤적을 바꾸며 빠르게 날아오던 가고일은 헌터 한명의 머리를 움켜쥐고 날아올랐다. 물론 나도 동글이를 쏴서 저렇게 미친듯이 날아다니는걸 맞추지는 못한다. 하지만 이들중 가고일을 제대로 제어하는 인간이 없다. 박채봉 헌터라면 가고일 울음소리가 나자마자 화살로든 총으로든 가고일 머리부터 박살냈을거다.


당황하면서 이리저리 부산떠는게 웃기지도 않았다. 코미디 아닌가. 갖은 개폼은 다 잡더니.

가고일에 잡혀간 헌터가 머리와 몸이 분리되어 땅에 떨어졌다. 그 광경을 보며 얼어버린 사람, 구역질하는 사람 아주 가관이다.

더 웃긴건 가고일 편대가 나타나자 뒤도 안돌아보고 도망치기 시작한다는 사실. 싸울 의지도 없이 도망치는 인간들하고 무슨 비지니스를 할까. 저 멀리 뒷모습만 보이는 스타길드 인간들을 바라보며 혀를 찼다.


가고일 편대중 세마리가 선회하며 나에게 다가왔다.


<아래로 정렬>


콰직!


바닥에 눌려 납작해진 가고일을 보니 꿈틀거리기는 한다. 가볍게 불에 태워버렸다.


길드에 복귀해서 스타길드가 난입한 사실을 보고했다. 복남일은 한동안 생각하더니 소팔이형에게 말했다.


“제가 스타길드라면 선택지는 하나입니다.”

“무슨 짓을 할거냐.”

“헛소문. 무한길드가 독식하려 한다. 보상금 천억에 눈이 먼 상도의 없는 놈들이 일부러 게이트 제거를 지연시키기 위해 다른길드와 연수 합격을 거절하고 있다. 뭐 이런거죠. 손해 날건 없거든요.”

“누가 그런 소문 낼지 빤히 아는데도?”

“심증은 있되 물증이 없는걸 어쩌라구요. 손해보는 장사 아닙니다.”


불의는 참아도 손해는 참지 못하는 유지은이 발끈했다.


“다 죽여버릴테다.”

“그것도 방법입니다.”

“그런 남일이 네 대응책은?”

“행동 빠른놈이 있다면 지금쯤 SNS나 메신저로 가짜뉴스를 퍼트릴겁니다. 하루 이틀 지나면 거기서 더 부풀리겠죠. 사실 그 게이트도 무한 길드가 오만전자에게 돈 뜯어내려고 만든거다.”


유지은은 더 펄펄 뛴다.


“아주 개자식이구나 너.”

“아니 내가 한게 아니라 스타길드가 저럴거 같다구요 누님.”

“그거나 그거나.”


생각해보니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다. 복남일은 홍보팀과 기획팀을 불러 언론 대응 지침을 알려주고 대외협력팀을 통해 오만전자측에 이 사실을 통보했다. 그리고 스타길드가 움직이기 전에 선빵부터 날리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날 오후부터 갑자기 SNS를 통해 이상한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무한 길드가 천억짜리 마리아 던전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일부 음해세력의 방해 때문에 일이 진행되지 않자 깔끔하게 포기한 것이다.’


무한길드가 갖는 네임밸류, 오만전자 생산라인 올스톱이라는 중대한 이슈, 그리고 평소 시기와 질투에 시달린 무한길드의 처지를 잘 알고 있던 사람들은 소문을 마구 부풀려 퍼나르기 시작했다.


복남일은 두번째 카드를 꺼냈다.


“이 일로 제일 손해를 보는 쪽은 누구일까요?”

“오만전자. 넌 누구를 바보로 아냐?”


민정누나가 발끈하며 타박했다. 이 누님 객관식 진짜 못 찍으시네. 저 질문은 다른 손해보는 쪽이 있다는 말이잖수. 싸움만 잘하는 근육누나는 이래서 안된다.


“보험회사입니다. 오만전자는 천재지변과 자연재해로 인해 손해를 보는 경우 그 손실액의 두배에 해당하는 만큼 보상을 받습니다.”

“그럼 보험사 애들 여기로 찾아오겠네?”

“이미 왔을걸요.”


과연 보험회사에서 벌써부터 로비에 진을 치고 드러누웠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무한길드는 마리아 던전을 무조건 해결하라, 머리에 띠를 두르고 투쟁하듯 진상을 피워댄다. 보험사는 사기꾼이라는 사실을 뼈속 깊이 인식하는 우리는 대놓고 무시했다. 마음같아서는 정렬시키고 싶었으나 민간인한테 그런걸 쓰면 되나.


대외협력팀 민성욱 상무는 드러누운 보험사 담당임원을 끌고 회의실로 들어갔다. 저양반 밉상인게 문제지 일처리 하나는 끝내준다. 우리편이 됐을때는 베지터 저리가라 할 만큼 든든하다.


방해꾼을 모두 제거한 복남일은 어서 던전으로 돌아가라고 재촉했다. 헌터가 있어야 할 곳은 던전이라나.


어느정도 힘을 회복한 생명의 나무는 조금씩이지만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 하지만 되살아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것 같았다. 그 때문에 찾아간 수원지, 나는 여기서 새로운 생명체를 만났다.


“경계에 선 신과 마왕의 힘을 가진 자여. 그대는 신기하군요.”


뭐야 이건, 보석은 덕지덕지 붙여가지고···


“그대도 이곳의 균형을 되돌리려 하시나요?”

“네. 뭐 그렇죠.”

“단서가 될 수 있는 분을 만나게 해드리지요.”


그 이름은 메이블이라고 했다. 네 다리로 걷는다는 점에서는 말과 비슷했지만 길다란 갈기와 보석이 곳곳에 박혀있는 신비한 동물 이었다. 그 메이블이 뜬금없이 나에게 부탁했다.


“대신에 관세음보살을 만나게 해주세요.”

“누구요?”

“당신에게서 관세음보살과 이어진 연을 보았습니다. 그분이 어디에 있는지 알려 주십시오.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관세음보살 → 불교 → 소림사 → 소팔이형. 아는건 이것뿐이다. 언제 봤다고 부탁이나 해대고, 귀찮게스리.

하지만 나무를 살릴 단서를 알고 있다니 얼른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메이블이라는 놈, 카리스마가 장난 아니다. 럭셔리한 보석으로 치장한 갈기가 눈부시게 빛난다. 티파니 아니면 스와로브스키 일거다. 민정누나하고 유지은 이거보면 환장하겠구먼.


“그런데 관세음보살 왜 찾으시는지요.”

“관세음보살은 소리를 보는자, 보는것은 아는것이며 마음으로 느끼는 것입니다. 그런 자만이 중생을 구할수 있습니다.”


왜 찾냐고 물었더니 돌아오는건 선문답이다. 어디 선문답 학원이라도 다니나부지?

나는 대충 관세음보살을 데리고 오겠다고 약속한뒤 집결지인 생명의 나무 앞으로 돌아왔다. 상황 설명을 들은 사람들이 한마디씩 덧붙인다.


“속임수 아닐까?”

“보석 구경이나 하러 가보자.”


우리는 다 함께 메이블에게 갔다. 소팔이형을 발견한 메이블은 만족한듯 한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지금 가는 곳에서는 절대 그 어떤 생명체도 상하게 해서는 안됩니다. 인연의 실을 뒤틀어놓지 마십시오.”


그런 조건이라면 오케이다. 우리는 메이블의 뒤를 따라 새로운 세계로 진입 했다


그곳은 흑과 백으로만 존재하는, 2차원으로 이루어진 공간이었다. 우리가 앞으로 갈때마다 그 종이 판들이 뒤로 물러났다

한참을 가다보니 조그만 암자가 나왔다. 그 안에는 금빛 찬란한 불상이 있었는데 이 흑백의 세계와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불상놈은 더욱 어울리지 않는 가느다란 목소리로 물었다.


“연자여, 그대는 어디에서 왔는가?”


소팔이형이 멍때리고 있으니 메이블이 눈치를 준다. 하는수 없이 미적대며 대답했다.


“전생을 알지 못합니다. 그대는 누구십니까.”

“나는 천만개의 하늘을 거쳐 이 자리에 왔느니라. 연자여, 세상에 나가 균형을 되돌릴 수 있겠는가? 나와 약조 하겠는가?”


부처놈한테 필요한건 논리와 화술 교육인듯 싶다. 무슨말인지 1도 모르겠다.


“내가 말할 수 있는건 이곳의 균형이 무너졌다는것, 그리고 이것을 지금 당장 풀어야한다는 것입니다.”

“이곳이야말로 천지간 균형이 오롯이 서 있는 곳. 인간의 세계야말로 불균형의 극치가 아니던가!”


아 깜짝이야. 소리 지르고 지랄이야.


“조사한바에 의하면 생명의 나무 하나가 말라죽어 인간세계를 침범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균형을 잡는 일이니라. 신의 일, 보살의 일, 범천의 일. 중생이 그것을 알기는 어려우니 연자는 돌아보지 말고 우리의 길을 따라 균형을 회복하라.”


듣다보니 저놈이 생각하는 균형과 우리가 생각하는 균형이란게 완전히 달랐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같은 현상을 다른 말로 표현해대니 커뮤니케이션이 제대로 될리가 있나. 소팔이형은 덤덤하게 말했다.


“나는 인간의 길을 따르겠습니다.”

“흥.”


부처, 삐졌다. 엄청 빈정 상한 얼굴로 우리를 돌아본다.


“그대 결심이 그렇다면 기억하고 있겠다. 죽어라.”


부처는 밝게 빛나며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다


유지은의 거대한 방어막에 힘입어 우리는 무사히 몸에 빼냈으나 자욱한 연기를 뚫고 야차들이 우리를 추격하기 시작했다.

무조건 도망치는 것은 우리 성격에 맞지 않다. 하나둘씩 몸을 돌려 맞서기 시작했다

대왕야차가 거대한 팔을 들어 내려치자 강소팔이 푸른 구체를 꺼내 맞받아쳤다.


꽝- 하는 소리와 함께 소팔이형은 몇걸음 뒤로 물러났다. 엄청난 힘이다. 소팔이형이 이렇게 밀려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전사 역할을 해줘야 할 소팔이형이 무공을 봉인당했으므로 이도훈 헌터가 그 자리를 대신해 거대한 힘과 충돌했다 그 여파로 그 주변은 초토화 되었다

이도훈 헌터의 속도가 너무 빨라 유지은과 민정누나는 공격을 도와줄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둘은 빗발치는 공방을 펼치며 점점 운무에 휩싸였다.

연기가 걷히고 둘의 모습이 드러났다. 이도훈 헌터는 상처투성이, 대왕야차는 말짱하다. 이도훈 헌터의 완패다. 우리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


이 거대한 마왕야차는 피벗테이블, 가운데 정렬, 필터 아무것도 통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정통 마법과 무공 만으로 상대해야 하지만 나에게는 빈약한 마법만이 있을 뿐이다


뒤따라오던 야차 네마리가 우리를 포위했다. 민정 누나마저 이 타이밍에 당황하며 말했다.


“정령들이 말을 듣지 않아.”


가지가지 한다 증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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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마왕변태 +28 18.10.12 3,374 1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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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함정은 좀 그럴듯하게 (3) +7 18.10.10 3,830 100 10쪽
21 함정은 좀 그럴듯하게 (2) +10 18.10.09 3,954 113 11쪽
20 함정은 좀 그럴듯하게 (1) +5 18.10.08 4,450 12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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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마법, 배우고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 (5) +13 18.10.06 4,993 13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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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마법, 배우고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 (2) +9 18.10.02 5,432 118 12쪽
14 마법, 배우고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 (1) +13 18.10.01 5,721 125 13쪽
13 어른들의 사정 (2) +13 18.09.30 5,843 135 14쪽
12 어른들의 사정 (1) +10 18.09.29 6,020 143 15쪽
11 봉인 +13 18.09.28 6,068 155 13쪽
10 그 많던 스켈레톤은 다 어디 갔을까? +4 18.09.27 6,237 14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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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인증시험 (1) +23 18.09.24 7,266 153 12쪽
4 무한길드 +12 18.09.23 7,533 17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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