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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희치
작품등록일 :
2018.09.26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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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28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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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08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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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찾아봤자 안보입니다.(1)

DUMMY

#013. 찾아봤자 안보입니다. (1)



자정이 넘은 시간 대형 종합병원 쓰레기장.

분리수거 함 병류 쪽에 주기적으로 빈 병이 하나하나 늘어갔다. 허공에서 나타난 빈 병은 소리 없이 다른 병 위로 떨어졌다.

기훈이 모습을 감춘 채 각종 능력증가 물약을 마시는 중이다. 빈 병 투척으로 ‘투기’를 늘리는 훈련도 겸해서.


“크흠. 여기 있었나? 하! 그러다 약물 중독되겠어.”


협회 던전 관리부 제2팀장 기태호가 기훈의 옆으로 다가와 농을 던졌다. 개 코를 뛰어넘는 후각으로 투명화한 기훈을 찾은 것이다.


“그렇게 마셨는데도 아직 냄새를 지우지 못한 건가?”


수북이 쌓인 빈 병 중 상당수가 하급과 중급 마력증가 물약 병이었다. 물약으로 올릴 수 있는 마력 수치는 고급으로 30, 중급으로 20, 하급으로 20, 총 70을 올릴 수 있어서 현재 ‘은신’ 능력 두 개가 더 개방된 상태였다.

그것을 예상했는지 기태호는 냄새와 같은 흔적을 지우지 못한 기훈에게 좀 실망한 듯했다.


‘이미 능력은 개방됐지만, 당신에게 알릴 필요는 없지. 한 달의 유예가 있으니까.’


기훈은 모습은 감추고 ‘소리 숨김’만 해제해 계속해서 능력증가 물약을 사는 족족 마셨다.

휙- 카앙-

이번에 던진 물약은 ‘중급 체력증가 물약’으로 효과를 발휘하는 마지막 11번째 물약이었다. 12번째부턴 능력을 써서 마력을 증가시킬 때 좀 더 효과를 주는 정도에 그칠 것이다.

다음부터 마실 물약은 ‘하급 체력증가 물약’이었다. 처음 마신 것으로 10을 올렸으니 나머지 100개로 0.1씩 10을 올릴 수 있다. 이번만 올리면 물약으로 신체 능력을 강화하는 것은 끝이다. 근력, 순발력, 체력, 마력 모두.

포인트로 따지면 괴한의 습격 이후 15만 포인트 넘게 소비한 것이다. 그만큼 소비했는데도 기훈에게 남은 포인트는 10만이 넘었다.


‘이래서 각성자들이 탑뷰에 자극적이고, 신선한 영상을 올리는 거겠지.’


구독자 1에 1포인트, 방문에 0.1 포인트, 영상 조회 0.1포인트. 그리고, 후원 포인트까지 영상 하나 잘 올리면 하루, 한 시간 안에 수만 포인트 버는 것은 우스웠다.


‘영상 두 개에 벌써 조회 수가 400만이니까.’


각성한 지 이틀째인 기훈에게 사람들이 몰린 이유. 전파 수신이 안 되는 던전에서 라이브 방송을 하는 것과 투명해지는 고급 스킬때문이었다.


허탈함에 보이지 않는 미소를 짓는 기훈에게 기태호가 계속 말을 걸었다.


“안영훈 씨 신변은 지금 막 협회에 도착했네. 쾌적한 환경에서 잘 보살필 테니 안심해도 좋아. 형을 보고 싶으면 언제든 내게 연락하고.”

“거래에 의한 거니까 고맙다는 말은 안 하겠습니다. 습격자 정보는요?”

“기훈 씨가 찍은 영상을 분석했는데, 협회 데이터에 없는 인간이야. 얼굴을 바꿀 수 있거나, 미 등록자겠지. 혈흔도 분석해 보겠지만, 잡기 힘들 거야.”


그렇겠지. 생각하며 기훈이 물었다.


“팀장님, 그 개 코··· 아니, 후각으로는 못 쫓습니까?”

“암살자가 그 정도 흔적 못 지우겠나? 솔직히 그가 침착했으면 기훈 씨도 무사하지 못했어. 눈에는 안 보여도 실체까진 숨기지 못할 거 아냐.”

“······.”


기태호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그가 범위 스킬이라도 가지고 있었다면, 병실 자체를 불태우기라도 했다면 꼼짝없이 당했을 테니까.


기태호는 마지막으로 조언 섞인 경고를 하며 자리를 떴다.


“물약 병 양을 보니, 물약으로 올릴 수 있는 건 다 올렸겠지? 이제 막 각성해서 헌터가 됐으니 지금은 그게 한계야. 각성자가 나타난 지 13년이네. 자네는 이제 출발선이지만, 자네 선배들은 이미 운동장 몇 바퀴를 돈 셈이지. 능력이 뛰어나다고 너무 자만하지 말게. 어떤 능력이든 허점은 있고, 쓰는 사람에 따라 과도로 호랑이도 잡고, 전설의 검으로 고작 쥐를 못 잡기도 하니까.”


다 맞는 말이다. 그래서 기훈은 조용히 듣기만 했다.


“혹여 집에 갈 생각은 말아. 이미 자네 신상은 다 털렸을 테니까. 자네를 길드에 끌어들이거나, 소우석이 있는 킬몬 길드. 그리고, 자네 형을 노리는 세력이 지키고 있을 게 뻔하니까. 그럼 한 달 후에 보자고. 그동안 얼마나 강해졌을지 기대하고 있겠네.”


기훈은 마지막 물약을 마시며 멀어져가는 기태호를 바라봤다.


‘집에 들르지 말라는 말은 안 듣겠습니다.’


휙- 챙그랑.

빈 병을 분리수거 하고, 기훈은 몸에서 나오는 모든 기척을 숨겼다. 소리도, 냄새와 열까지.


[흔적 숨김.]

기척 숨김 상태에서 몸과 장비에서 나는 냄새, 열등 추적 가능한 모든 것을 숨길 수 있다.

-마력 수치에 따라 시간 증가. (마력 1당 1시간)


추가로 개방된 두 개의 스킬 중 하나. 이제 개 코 기태호도 기훈을 쉽게 찾을 수 없게 됐다.


기훈은 한껏 끌어올린 신체 능력을 활용해 거리를 뛰어갔다. 80을 넘긴 순발력은 가볍게 달리는 것만으로 일반인이 전력 질주하는 속도의 두 세배는 빨랐다. 그가 지날 때마다 사람들은 갑자기 바람이 분다고 생각할 뿐이었다.


급상승한 운동신경으로 사람들 사이를 지나가고, 장애물을 뛰어넘어도 주변의 관심이 쏠리지 않았다. 주변 신경 안 쓰고 마음껏 달릴 수 있다는 것에 기분 좋아진 기훈은 쉬지도 않고 집 근처까지 달려왔다.


‘하아, 하악, 하아···’


수십 킬로미터를 10여 분 만에 달려온 기훈이 집이 있는 아파트 단지 입구를 오십여 미터 남겨두고 멈춰 섰다.


‘하아···, 기 팀장 말이 맞았네. 입구에서부터 무슨 각성자가 저리도 많아.’


마력이 증가한 만큼 기척 감지 범위도 비약적으로 늘어난 기훈은 입구에서 서성이는 각성자를 느낄 수 있었다.


뛰어난 각성자는 마력을 숨기는 것도 가능하지만, 기척을 온전히 숨기는 기훈은 그것마저 느낄 수 있었다. 아무리 마력을 일반인처럼 숨긴다 한들 일반인의 마력이 심장과 단전에서 움직이지 않는 것과 달리 각성자는 마력이 몸을 순환하기에 들킬 수밖에 없었다.


건널목에서 보행자 신호를 기다리며 주변을 살폈다. 안 보이는 채로 무단횡단 하다가 차에 치이면 안 되니까. 설혹 차가 와도 피할 수 있지만, 안전제일, 준법정신이 나름 투철하니까.


‘도대체 몇 명이나 있는 거야?’


아파트 단지 내에도 수십 명이 동네 주민처럼 돌아다니고 있었다.


‘모두 킬몬 길드는 아닐 것이고, 형을 습격한 놈들이나···, 날 자신들 길드에 끌어들이려는 사람들도 있겠지.’


각성자 간에 눈빛 교환을 하거나, 견제하는 분위기가 종종 보였다. 기훈을 찾아온 건 맞지만 다 같은 목적은 아니라는 증거다.


‘집 근처에도 있네.’


정확히는 계단과 옆집이었다.


‘옆집에 각성자나 헌터가 있다는 말은 들은 적이 없는데.’


아무리 조용히 살았다 해도, 오가며 듣는 소식은 있었다. 지금 주변에 있는 각성자는 모두 기훈을 노리는 자들이다.

단지 상황을 보러 온 것뿐인데 생각보다 심각했다.


‘집 안에도 들어갔다 나왔으려나? 문을 여는 순간 쾅! 하고 터지는 그런 일이?’


영화에서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각성자, 헌터의 세계에서 알력 다툼이나 원한 관계도 얼마든지 있고, 일반인을 상대로 테러나 다름없는 짓을 저지르는 무리도 있었다.


‘이쯤에서 새로운 능력을 써볼까. 은신처.’


능력을 생각하자 눈앞에 사각형으로 공간이 일렁였다. 자신의 몸처럼 반투명한 상태로. 그것은 기훈의 눈에만 그런 것이고 다른 이들에겐 보이지도 느껴지지도 않는 것이었다.


‘흔적 숨김’ 다음으로 개방된 능력 ‘은신처’. 기훈은 일렁이는 문으로 들어가 모습뿐만이 아니라, 실체까지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하! 또 이곳이야?”


일렁이는 문을 통과하자 익숙한 곳이 나왔다. 첫 고유능력 ‘은신’을 받을 때 왔던 곳. 꿈에서 이름 모를 신을 만났던 곳이었다.

아무것도 없는 공간.

기훈은 그저 투명하면서 비치지 않는 유리에 서 있는 기분이었다. 그 너머도 아무것도 없어 묘한 기분을 더해줬다.


그때와 다른 것이 있다면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 아주 미세하지만, 밖과 구별 가능한 직육면체 막이 있었다는 것이다. 당연히 기훈은 그 안쪽에 있었다.

통, 통.

막을 두드리니 딱딱한 감촉이었다. 직육면체로 이루어진 공간은 상당히 넓었다. 높이도 10m 정도였다. 그리고, 한쪽 면엔 일정하게 생긴 문이 7개 있었다.


“저게 다른 곳으로 가는 문···”


기훈은 ‘은신처’ 능력을 다시 확인했다.


[은신처]

언제 어디서든 자신만의 공간으로 들어갈 수 있다.

-은신처 면적은 마력 10 당 10,000㎥

-신이라 할지라도 간섭 불가.

-나갈 수 있는 문 지정 가능.

-마력 수치에 따라 지정문 숫자 증가. (한번 정한 문은 30일 후 수정 가능.)

-지정문은 자신이 열었던 문만 설정 가능.


이건 뭐 아공간과 텔레포트를 합쳐놓은 사기 능력이었다.


“와, 진정 조용히 살 수 있는 능력! 하하하.”


그렇긴 한데, 너무 썰렁한 게 문제였다. 흙을 퍼 나르고, 집도 짓거나 아니면 그냥 침대만 가져다 놓는다든가,


‘포인트 상점에 누가 사하라 사막 모래 올려놨던 것 같은데···’


나중에 포인트 상점을 이용해 꾸며야겠다, 생각한 기훈은 일곱 개 문중 왼쪽 문으로 향했다.


“저기, 신님! 여기 문에 손을 대고 나갈 문을 생각하면 됩니까?”

- 그렇다. 은둔자여.

“아, 역시. 이곳이 꿈에 봤던 그곳이군요.”

- ······.

“저기, 신님?”

- ······.

“이름 없다는 신님!?”

- ······.


엉겁결에 대답한 이름 없는 신은 이후로 아무리 불러도 답하지 않았다. 서너 번 더 신을 부르다 포기한 기훈은 쩝, 입맛을 다신 후 문에 손을 대고 자신의 집 욕실 문을 생각했다. 그러자

스르륵-

마법처럼 모양과 색깔이 바뀌며 집에서 봤던 갈색 나무문으로 변했다.


“오···, 대박. 어디.”


문고리를 당겼더니 열린 공간 너머에 불 꺼진 집안이 보였다. 대박, 대박 거리며 기훈은 문밖으로 나갔다. 뒤돌아보니 문 너머는 평범한 욕실이었다.


‘말 그대로 나가는 문이군.’


기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집 안을 둘러봤다. 이틀 만에 들어온 집. 그다지 바뀐 것은 없었다. 현관에 설치된 것만 빼고.


‘미, 미친놈들···, 폭탄이라니.’


폭탄이라 확신할 순 없지만, 수상쩍은 상자가 놓여있고, 그것과 연결된 얇은 선이 현관문과 연결돼 있었다.

갑자기 오한이 밀려왔다.

옆집과 복도, 다른 층에 있던 각성자들의 움직임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기훈은 서둘러 ‘은신처’ 능력을 발휘한 후, 일렁이는 문으로 뛰어들었다.


“뭐, 뭐지··· 분명 모습과 기척 모두 숨겼는데.”


자신이 어떻게 집에 온 것을 알았을까, 의문을 품으며 닫지 않은 욕실 문을 봤다. 아, 하고 이마를 치는 기훈. 현관에 트랩을 설치하듯 카메라를 설치했다면 저 혼자 열리는 문으로 파악했을 수도 있었다.


기훈이 혼자만의 깨달음을 얻었을 때 열린 문으로 철컥, 현관문 따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콰아앙! 퍼엉!

불빛과 함께 울리는 폭음. 순식간에 욕실 문이 부서지는가 싶더니 변하기 전 모습으로 돌아왔다.


“지, 진짜 폭탄이었어?”


작가의말

오오옷! 무료 투베 100위 안에 들었다!

욕심 생기는군요. +_+)/


감사합니다~ 여러분! 노력하겠습니다. 후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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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71. 탑의 끝에서(1) +7 18.12.11 1,169 4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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