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 봬도 흉신입니다만?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유목
작품등록일 :
2018.09.27 12:43
최근연재일 :
2018.10.22 12:01
연재수 :
12 회
조회수 :
5,228
추천수 :
125
글자수 :
64,083

작성
18.10.05 12:10
조회
481
추천
14
글자
12쪽

4. 이래 봬도 흉신입니다만?

DUMMY

류현은 성녀 아이리로 부터 들었다.

과거 그토록 찾아 헤맸던 지구로 귀환하는 데 필요한 재료를.

그리고 조건을 받아 들였다.

더는 판테에 세계에 있을 수도 있고 싶은 기분이 아녔다.

그러나 그 재료는 지금은 구할 수가 없었다.


100년.


앞으로 100년 후면 그 재료가 나타난다고 했다.

‘500년을 견뎌왔다. 그까지 100년을 견디지 못할 것 같은가?’

인내의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600년이 된 지금에서야 귀환에 필요한 재료가 손에 들어와 지구로 돌아갈 수 있다는 현실에 멍하니 서 있던 류현을 향해 아이리는 말했다.

“류현님. 무슨 걱정거리가 있습니까?”

“뭐랄까. 처음엔 그렇게 찾아도 구할 수 없던 것이 모든 것을 포기하니 재발로 찾아오니 서글프달까?”

‘더 빨리 아이리와 만났더라면 리에를······.’

류현은 조금만 더 일찍 이 정보를 알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이리 또한 류현의 마음을 잘 알고 있었고다.

“사내가 그렇게 침울한 표정을 짓는 것이 아닙니다. 자 따라 해보세요. 퐈이팅!”

류현의 달래주고자 양팔을 들었다 내리며 귀엽게 말하는 아이리였다.

그러나 옆에 있던 땅딸막하고 우람한 근육에 멋들어진 수염을 한 산적같이 생긴 드워프가 맥주 거품 묻은 수염을 한 손으로 훔치며 말했다.

“성녀 아이리여. 치프에게 그 무슨 말버릇이냐?”

그러자 옆에 있던 아름답게 생긴 엘프는 눈을 치켜뜨며 한소리 거들었다.

“이 비루먹을 땅딸보야 너는 주군 앞에서 그 무슨 추태냐!”

맥주를 맛있게 먹고 있던 드워프를 못마땅해하던 엘프의 말에 드워프 또한 발끈했다.

“이런 망할! 이 멀대 같은 놈아 맥주 통으로 마빡을 부숴줄까?”

서로가 으르렁거리며 눈싸움을 벌이던 두 종족이었다.

불구 대천지의 원수가 만난다면 저러할까?

류현은 그런 그들의 작태로 인해 기분이 매우 더러워졌다.

“대가리 박아.”

“예, 옙!”

류현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짧은 다리와 팔을 가진 드워프는 머리를 지면에 박고 손을 뒤로 젖혀 포갠 뒤 한쪽 발을 들어 올렸다.

“주, 주군 저희더러 더러운 바닥에 머리를 박으······”

엘프들은 특유의 깔끔한 습관과 긍지 높은 자존심으로 인해 류현에게 반문을 하는 짓을 저질러 버렸다.

종특이 발동한 것이었다.

그에 발끈한 류현이 말했다.

“면담 좀 할까?”

단 한마디에 엘프들 또한 자존심을 버리고 드워프처럼 머리를 박으며 외쳤다.

“주군. 시정 하였습니다!”

“으하하하! 이 미련한 멀대야 맨날 깔끔한 척 도도한 척하더니 꼴좋다!”

드워프는 같은 처지임에도 엘프들을 놀리는데 더 신이 나 있었다.

‘고맙다.’

류현은 그들이 자신을 위해 일부러 그런 것이란 것을 알고 있었다.

멋쩍음과 무안함으로 인해 정원에 오지 않은 한 종족이 생각난 류현은 말을 돌렸다.

“흰둥이들은 안 오는 건가?”

류현의 궁금증을 풀어 주기 위해 아이리는 말했다.

“류현님께서 천계를 두 번이나 개박······. 흠흠. 쑥대밭으로 만드시는 바람에 그곳을 정리하기 바쁘신 분들이 오겠습니까? 호호호.”

“···어? 그런가?”

아이리의 말에 무안함을 느낀 류현은 뒷머리를 긁적이며 눈을 굴렸다.

한쪽 구석에 서 있던 마족을 바라보았다.

류현의 눈빛을 받은 마족은 뭐가 그리 불안한지 몸을 떨어대며 눈을 내리깔곤 시선을 피해버렸다.

“······.”

잠시간의 정적이 지났다.

그리고 시간이 한참 지 낮음에도 오지 않고 있는 마왕으로 인해 다시 마족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야. 벨은 왜 이렇게 안 와?”

“흐잌! 용서해주십시오. 잘못했습니다. 살려주십시오.”

말 한마디 했을 뿐인데 용서를 구하며 살려달라 머리를 바닥에 처박고 벌벌 떠는 마족으로 인해 기분 좋게 웃고 있던 류현의 표정은 굳어 버렸다.

오해를 풀고자 옆에 있던 다른 마족을 향해 말했다.

“야 너도 봤지? 나는 아무 짓······”

하지만 그 마족 또한 지면에 머리를 박으며 외쳤다.

“마계 이 대공 돌테르가 건방지게 류현님의 존체를 올려다보는 불경을 저질렀사옵니다. 살려주십시오!”

누가 보았다면 류현이 마족의 목숨을 위협하며 협박하고 있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오해를 불러일으킬 상황에 절박한 심정으로 한 여성 마족을 향해 말했다.

“세실아. 나는 깡패도 아니고 아무렇게나 누굴 막 때리······”

“꺄악! 죽을죄를 지었사옵니다. 때리지만 마세요.”

머리를 감싸 쥐고 주저앉아 벌벌 떨어대는 마계 일 대공 세실리카였다.

“······.”

그들의 작태에 류현은 할 말을 잃어버렸다.

마족들은 살인마에게 납치되어 목숨을 위협을 받는 것처럼 벌벌 떨어대며 살려달라 애원하던 것을 지켜보던 성녀.

‘평소에 얼마나 괴롭혔길래 저들이 저런 반응을 보이는 거야?’

성녀 아이리 또한 류현의 괴팍함을 겪어 보았지만, 마족의 반응은 쉽사리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맛이 간 상태였고다.

보고 있자니 안쓰러울 지경이었다.

하지만 성녀 아이리는 자신의 귀로 들려오는 목소리로 인해 화들짝 놀라버리고 말았다.

“아이리야. 너는 봤잖아 난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는 걸?”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성녀 아이리에게 간절하게 말하던 류현.

“아! 우리의 신이자 저의 어머니이신 샤를레아님이시여 부디 저를 가엽게 여기시어 바른길로 인도해 주시옵고자······”

성녀 아이리는 무릎 꿇고 두 손 모아 경건한 자세와 마음으로 기도를 올리며 눈과 귀를 닫아버렸다.

거대한 정원에는 류현만이 홀로 고고히 서 있었다.

그 순간이었다.

류현이 그토록 기다려 마지않던 마계의 마왕인 베살리우스가 공터로 들어섰다.

그리고 베살리우스는 보고야 말았다.

경건하게 무릎 꿇고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를 올리고 있는 성녀.

머리를 바닥에 처박고 한쪽 발을 들어 올려 고문당하고 있는 엘프와 드워프.

머리를 감싸 쥐고 주저앉아 ‘때리지 말라’며 애원하는 세실리카와 머리를 바닥에 박고 살려달라 벌벌 떨어대고 있는 돌테르와 마족들.

베살리우스는 무엇인가 일이 터졌다고 확신하였다.

눈알을 굴리며 눈치를 살피기 시작하는 마왕.

류현은 그런 마왕을 보며 손을 내저으며 외쳤다.

“내가 그런 거 아니야 얘네들이 멋대로······?”

“이 베살리우스 너무 긴장한 나머지 똥간에서 굼벵이처럼 뭉그적거리다 이제야 왔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쿵쿵쿵.


마왕 베살리우스.

그는 카리브데스 해협의 외딴 섬으로 텔레포트를 타고 오려던 중 류현을 만나야 한다는 긴장감에 갑자기 똥배가 아파지자 급하게 똥간으로 달려가 볼일을 보았지만 웬걸?

1초도 허비할 수 없는 긴박한 상황에 너무 긴장한 나머지 시원하게 볼일을 볼 수 없었던 베살리우스는 ‘끙끙’ 알아대며 속을 비웠다.

그렇게 한참이 지난 후에야 편안해진 속을 어루만지며 류현이 있던 공터로 온 것이었다.

베살리우스는 류현의 고문을 피하고자 간절한 마음을 담아 외쳤다.

용서해 주기 전까지는 말을 하지 않을 기세로 입을 앙다물고 머리를 미친 듯이 지면에 찧기만 했다.

그들의 행동으로 류현은 입을 말아 올리곤 씰룩이며 절규했다.

“나는 고문관이 아니란 말이다!”

“주군!”

“진정하시오. 치프!”

“히이익!”

“꺄아악!”

“그읍”

“어머니시여. 어머니시여”

류현의 한 맺힌 절규에 공터에 있던 자들은 전부 겁을 집어먹었다.

급기야 마족들은 옷에 오줌을 지려버렸다.

약간의 시간이 흘러 흥분을 가라앉힌 류현은 아공간을 열어 꿈틀거리는 검은 물체를 꺼내 그것을 마왕에게 내밀었다.

꿈틀대는 검은 물체 그것의 정체는 검은 심장이었다.

마왕 베살리우스는 겁을 집어먹은 채로 우물쭈물 눈치를 보며 심장을 받아 들었었다.

그리고 미리 그려놓은 마법진에 심장을 올려놓더니 다리를 어깨너비로 벌리고 무릎을 살짝 굽힌 뒤 두 팔을 앞으로 내뻗으며 소리 질렀다.

“촤하하합!”

황당함을 넘어 이상한 행동을 하던 마왕이었다.

하지만 마법진 안으로 사람 한 명 통과할 검은 구체가 생겨나는 것을 보니 마왕은 마왕이었다.

류현은 눈앞에 생성된 게이트를 바라보았다,

제2의 고향을 떠나야 할 시간이었다.

하지만 아쉬웠다.

눈앞에 있는 차원 게이트로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자신뿐이라는 것이.

‘아쉽군.’

아쉬워도 너무 아쉬웠다.

능력 좋은 가신과 헤어져야 한다는 것에······.

“마스터. 이것을.”

그런 류현에게 렌은 커다란 사과를 집어넣을 정도의 크기의 아름다운 손 주머니를 공손히 내밀었다.

“이건?”

“성은의 로브를 해체해 무한의 아공간 주머니로 만들었습니다.”

“······아?”

류현은 순간 귀를 의심했다.

“성은의 로브?”

“예.”

“천계의 보물 중의 보물을 잘라 만든 아공간 주머니라고?”

“예.”

류현은 할 말이 없었다.

입고 있는 것만으로도 무병장수하며 치명상도 순식간에 치유한다는 그 보물을 아공간 주머니로 만들었다는 것이 믿어지질 않았다.

렌은 류현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마스터는 덜렁이이시니 제가 금화와 보석 등 돈이 델만 한 것과 사용하시기 편한 것을 넣어 두었습니다.”

“그건 너무 직설적이지 않니?”

마지막까지 잔소리하며 자신을 챙겨주는 렌.

류현은 그런 대견스러운 렌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이곳에 모인 자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너희들은 친구이자 가족이였다. 그리고 렌. 그간 고마웠다.”

류현은 한마디 말을 남기며 미련 없이 검은 구체로 들어갔다.

“예. 마스터.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을······.”

그렇게 류현은 판테아 세계에서 지구로 귀환하였다.


***


한 번화가.

그 번화가의 큰 건물들 틈 사이로 검은 구체가 생겨났다.

차원 게이트가 열렸다.

그 게이트에서 빠져나온 류현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어두웠다.

밤인듯했다.

잠시 후 차원 게이트가 사라지고, 류현은 눈앞에 있는 틈의 출구로 걸어갔다.

건물 틈에서 바라본 광경은 번화가였다.

류현은 이곳에 어디인지 확인하기 위해 번화가를 관찰했다.

잠시 뒤.

떨리는 동공과 함께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거리를 활보하고 있는 검은 머리의 사람들.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빛을 뿜어대는 네온사인과 수많은 간판.

하지만 그 어떠한 것보다도 눈앞에 보이는 간판에 적힌 글과 검은 머리의 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

그것은 한국어였다.

대한민국.

류현은 차원 게이트를 타고 넘어온 곳은 대한민국이었다.

‘이럴 수가.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것인가?’

류현은 어디가 되었던 지구이기만 해도 감지덕지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현실은 자신이 나고 자라며 생활했던 대한민국으로 돌아온 것을 믿지 못하는 듯 멍하니 서 있었다.

한참을 멍하니 서 있던 류현은 정신을 차리곤 가슴을 펴고 당당하게 건물들 틈에서 빠져나가던 중 불행이 덮져왔다.

시멘트 턱에 발이 걸려 앞으로 꼬꾸라져 버린 것이었다.

마계의 지배자였던 자신이 꼴사나운 모습을 보일 수 없었다.

류현은 자빠지는 상태로 몸을 말아 세 바퀴를 구르며 거리로 나왔다.

류현의 무릎은 사내들이 여인들에게 프러포즈하듯이 지면에 닿아있으며, 손은 우아하게 날개를 펼친 학처럼 펼치는 포즈를 취했다.

그런 류현의 우스꽝스러운 자태로 인해 많은 사람의 시선이 쏠려버렸다.

“뭐지? 외국인인가? 옷이 많이 특이한대?”

“와 눈 봐 이쁜 오드아이다.”

“야야 저거 구시대 서양 옷 아니야? 무슨 영화 촬영하는가 봐.”

“어머머. 저 머리털 봐 확 벗겨다 가발로 만들고 싶다.”

“귀환자······?”

“대박!”

사람들의 반응을 귀담아듣던 류현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후훗, 모든 건 계획대로였어”

“뭐야? 미친놈이었어?”

“아 가오 없는 놈!”

“저 등신이 사람을 놀려?”

미친놈 취급을 당했다.

류현은 그들이 뭐라 떠들든 말든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이래 봬도 흉신입니다만?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공지. +1 18.09.28 468 0 -
12 11. 이래 봬도 흉신입니다만? 18.10.22 271 5 12쪽
11 10. 이래봬도 흉신입니다만? +1 18.10.19 315 9 11쪽
10 9. 이래 봬도 흉신입니다만? 18.10.17 339 9 11쪽
9 8. 이래 봬도 흉신입니다만? 18.10.15 333 8 11쪽
8 7. 이래 봬도 흉신입니다만? +2 18.10.12 374 11 11쪽
7 6. 이래 봬도 흉신입니다만? +2 18.10.10 390 11 13쪽
6 5. 이래 봬도 흉신입니다만? 18.10.08 430 9 11쪽
» 4. 이래 봬도 흉신입니다만? +2 18.10.05 482 14 12쪽
4 3.이래 봬도 흉신입니다만? 18.10.03 483 14 12쪽
3 2.이래 봬도 흉신입니다만? 18.10.01 497 11 13쪽
2 1. 이래 봬도 흉신입니다만? 18.09.28 576 11 12쪽
1 0.이래 봬도 흉신입니다만?-프롤로그 18.09.27 720 13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