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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절대자 찍고 회귀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또망
작품등록일 :
2018.09.28 03:56
최근연재일 :
2018.10.26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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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17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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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자유다!

DUMMY

남궁현이 떠난 후 적막함이 감도는 연무장.


"허허허허."


남궁태의 웃음소리에 정신을 번쩍 차린 남궁환이 물었다.


"아버님.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겁니까?"

"다 봐 놓고 뭘 묻느냐?"

"봤어도 제 머리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 갑니다. 어찌 이럴 수가 있단 말입니까?"


남궁환도 이유를 모르지는 않았다.


남궁현이 이길 수 있었던 이유는 남궁진성의 체구가 너무 작았기 때문이다.


무공은 성인 몸의 기준에 맞추지 아이의 몸에 맞추지 않는다. 초식을 펼칠 땐 알맞은 보폭이 있는데 남궁진성이의 다리로는 이상적인 간격으로 이동을 할 수가 없었다.


상승의 무공이라도 제대로 펼치지 못하면 허점이 생기기 마련. 체구가 작은 남궁진성의 경우 제대로 된 투로를 밟지 못했고 남궁현은 그 허점을 정확하게 파고들었다.


남궁환도 남궁진성을 가르치면서 이게 치명적인 약점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나, 그건 자신 정도는 돼야 알아차릴 수 있지 무공에 무자도 배우지 않은 남궁현이 처음 보자마자 간파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그래서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 건데...


남궁환은 불현듯 남궁현과의 약속이 떠올랐다.


'가만있자... 내가 어제 뭐라고 했더라...?'


발등이 너무 아팠다.


"너희는 진성이나 잘 달래 주거라. 앞으로 현이는 나에게 맡기고. 뭐, 이젠 나에게 맡길 수밖에 없겠지만 말이다. 끌끌."


두 아이의 비무를 지켜본 남궁태는 자신의 눈이 틀리지 않았음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어째서인지 게을러지긴 했지만 남궁현은 여전히 총명했고 본질을 꿰뚫어 볼 줄 알았다.


지켜보는 건 여기까지.


이제 직접 나서야겠다고, 남궁태는 생각했다.




***




연무장을 나온 나는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발걸음도 가볍게 꽃밭으로 향했다.


다들 질 거라고 예상한 싸움을 이겨 놓고 너무 마음 편한 거 아니냐고?


걱정할 건 또 뭐람?


무공을 쓴 것도 아니다. 남궁진성이 뭘 하기도 전에 자빠트린 게 전부다. 남궁진성은 가만히 서 있던 것이 아니라 계속 달려들었기 때문에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려 있었다. 다리만 탁탁 걸어주면 알아서 넘어질 수밖에 없었다.


물론 이게 평범한 아이들한테는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지만 나는 평범한 어린아이가 아니니까.


전생의 기억을 온전히 간직하고 있기에 한 번 이룩한 무공의 경지 또한 깨달음을 잊지 않고 고스란히 유지 되고 있었다.


무공을 익히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벌써 익혔기 때문에 필요가 없어서 배우지 않는 것이다.


누누이 말했지만 내공이야 전생의 기연을 찾아내면 된다. 그럼 환골탈태까지 할 수 있으니 몸을 단련할 필요도 없다.


꽃밭에 도착한 나는 멈칫했다.


생각지도 못한 어머니가 기다리고 계셨다.


"어머니가 여긴 왜..."

"말이 어폐가 있구나."


여긴 어머니의 꽃밭이었다. 어머니가 어느 때고 오고 가시든 내가 관여할 바가 아니었다. 꽃밭이 아니더라도 남궁세가의 가모인 어머니가 가시지 못할 곳은 없었다.


"죄송해요. 제가 실언을 했네요."

"이리와 여기 앉아 보아라."


살포시 미소 지은 어머니가 손짓했다. 내가 다가가자 어머니는 볼을 쓰다듬었다.


"많이 상해서 올 줄 알았더니 멀쩡하구나."


담담히 어머니의 손길을 받아들인 나는 말을 아꼈다.


"내가 잘 못 왔구나. 너한테 오는 것이 아니라 그이한테 갔었어야 할 것을. 너한테 제대로 한 방 먹어서 정신을 못 차리고 있을 텐데 말이다. 그렇지 않니?"

"아니라고는 못하겠네요."


내가 입을 열자 어머니의 미소가 짙어졌다.


"네 아버지 좀 그만 골탕 먹이면 안 되겠니?"

"어... 음... 저도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닌데요. 아버지가 스스로 발등을 찍는 경향이 좀 있어요. 무덤도 곧잘 파시고. 제 탓이 아닙니다."

"네 탓이 맞아, 이 녀석아. 자식이 놀기만 하는데 어느 부모가 보고만 있겠니."

"어머니는..."

"나도 보고만 있지 않았다."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머니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무언가를 하라고 시키거나 하지 않는 다고 꾸짖은 적이 없었다. 내가 무엇을 하든 무조건 내 편이 되어 주셨었다.


"난 기다린 거란다. 네가 스스로 변하기를."

"어머니..."

"한데, 이젠 이 어미도 조금 지치는구나. 현아, 이제 많이 놀지 않았느냐. 너는 뭐든 이루고자 한다면 이룰 수 있는 재능을 가지고 태어났는데 왜 아무 것도 하지 않으려 하는 거니, 응?"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나이가 차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무엇을 하기엔 지금의 내 나이는 아직 너무 어렸다.


매일같이 묻는 사람이라면 대충 대답을 해주면 그만인데 어머니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묻지 않고 참으시다가 처음 물으셨다. 모자지간을 떠나서 솔직하게 대답해 주는 것이 지금까지 믿고 기다려준 상대방에 대한 예의였다.


"저 역시 기다리는 겁니다. 제 나이는 무언가 하기엔 너무 이른 나이지 않습니까."

"기다리기만 한다고 되겠니. 준비를 해야지."

"하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무슨 준비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캐묻지 않았다.


"믿어도 되는 거니."

"네."

"내가 얼마나 더 기다려 주면 되겠니. 말해 보렴."

"육 년... 앞으로 육 년입니다."

"그 말은 지학이 될 때까지 지금처럼 지내겠다는 거니?"

"..."


내가 생각해도 너무 무리한 요구 같아서 차마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런데.


"육 년이라... 알겠다. 믿으마. 네가 무엇을 할 건지는 육 년 후에 물으마."


어머니는 또 나를 믿어 주셨다.


대화를 마치고 일어나신 어머니가 두어 걸음 가시다 등을 돌리신 상태로 나를 불렀다.


"현아."

"네?"

"넌 다른 아이들과 달랐다. 누구보다 총명했고 부지런했지.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꼭 일부러 게으름을 피우는 것 같더구나. 마치 자신을 감추려는 것처럼 말이다."


나는 순간 몸을 움찔 떨었다. 어머니가 등을 돌리신 상태니 망정이지 잘못했다간 딱 걸릴 뻔했다. 이래서 어머니의 감이라는 게 무섭다고 하나 보다.


"너 내 아들 현이 맞지?"

"...그럼요. 저 어머니 아들 맞습니다. 게으른 아들이죠."

"그럼 됐다. 그걸로 된 건데, 나도 부모인지 욕심이 생기는 구나. 내 자식이 누구보다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


어머니는 그 말을 남기시고 다시 발걸음을 옮기셨다.


나는 멀어지는 어머니의 등을 보며 홀로 조용히 다짐했다.


"제가 앞으로 제멋대로 산다 해도, 결코 어머니가 실망하실 만한 짓은 하지 않겠습니다."




***




남궁진성과 비무를 하고 칠일이 지났다.


아버지는 약속을 지키셨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그날 이후로는 눈치도 주지 않으셨고 언성을 높이지도 않으셨다. 하지만 남궁의 낙원은 오지 않았다.


할아버지 때문에...


"이 할아비가 직접 가르쳐 준다니까?"

"안 해요."

"나한테 배우고 싶어 하는 놈들이 얼마나 많은 줄 아느냐?"

"잘 됐네요. 가셔서 그 사람들 가르쳐 주세요."

"에잉. 가르치는 것도 재미가 있어야 하는 거지."

"배우는 것도 재미가 있어야 하는 거죠."


나는 할아버지를 피해 빠른 걸음으로 도망쳤다. 그런데 어느 순간 뒤따라오시던 할아버지가 발뒤꿈치를 툭 치셨다.


순간적으로 균형을 잡으려던 나는 그냥 보기 좋게 앞으로 꼬꾸라지는 쪽을 택했다.


꽈당!


"어라? 못 피한 거냐? 일부러 안 피한 거냐?"


내 감각을 알아보시려고 한 것일까? 무엇을 시험하려 하셨는지는 몰라도 안 걸려 들어서 다행이다.


"제가 눈이 뒤에 달린 것도 아닌데 어떻게 피해요?"

"본능적으로?"

"본능도 뭘 보거나 느껴야 발휘가 되겠죠."

"크흠. 그런가? 그래서 아무것도 못 느꼈단 말이냐?"

"못 봤어요, 느끼지도 못했고요. 할아버지 저한테 대체 왜 이러세요, 네?"

"네 재능을 썩히는 건 죄다. 고집 부리지 말고 할아비 말 들어라."


할아버지는 막무가내셨다.


칠일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찾아 온 것이 아니라 아예 옆에 붙어서 떨어지지를 않으셨다. 이대로는 내가 살 수 없다. 나는 그동안 할아버지를 떼어낼 방도를 생각했고 드디어 한 가지를 떠올렸다.


"할아버지."

"오 그래, 마음이 바뀐 것이냐?"

"그건 아니고요. 저희 내기하나 하실래요?"

"내기? 너랑 내가 말이냐?"

"네. 내기에서 이기는 사람의 뜻에 따르기로요. 어떠세요?"


할아버지의 눈매가 좁아지셨다.


내가 대체 무슨 꿍꿍이인지 생각하시는 게 분명했다.


"싫으면 마시고요."

"일단 들어나 보자꾸나."

"말씀드리기 전에 하나만 여쭤볼게요."

"뭐냐?"

"할아버지 정말 무공 잘 가르치세요? 아무리 고수라고 해도 가르치는 건 별개잖아요."

"틀린 말은 아니다만 적어도 세가 내에서는 이 할아비보다 잘 가르치는 사람은 없을 게다."

"좋아요. 그럼 할아버지의 그 능력을 증명해 보이는 거로 내기를 해요."

"그걸 어떻게 증명하느냐?"

"간단해요. 진성이를 가르치셔서 절 이기게 만들어 보세요. 그럼 두말하지 않고 할아버지의 뜻에 따를 게요."


할아버지에게 직접 가르침을 받는 건 굉장히 크나큰 축복이다. 남궁진성이 너무 엉겨 붙어서 확실하게 밟아주긴 했지만 나라고 마음이 편한 건 아니라서 이렇게나마 챙겨 주고 싶었다.


"허허허."


할아버지는 웃기지도 않다는 듯이 너털웃음을 터트리셨다.


왜냐면 나의 내기는 내 목에 스스로 목줄을 채우는 것과 다름없었다. 물론 내가 회귀를 하지 않았다는 전제하에.


할아버지는 아마 남궁진성을 가르치실 필요도 없으시다고 생각하실 거다. 지금은 비록 남궁진성이 나한테 허무하게 졌다지만 시간이 지나면 승자와 패자는 자연스레 뒤바뀌게 될 테니까. 재능이 좋아도 한계라는 게 있다. 한 명은 피나게 수련을 하고 한 명은 탱자탱자 놀기만 하는데 안 바뀐다는 건 말이 안 됐다.


하지만 회귀를 한 내겐 해당사항이 아니기에 할아버지를 도발했다.


"왜요? 자신 없으세요?"

"후회하지 않겠느냐?"

"후회는 내기에서 지는 사람이 하는 거죠. 전 아직 지지 않았습니다."

"좋다. 진성이가 너를 이기는 순간부터 너는 무조건 내 말을 따라야 한다."

"당연히 그래야지요. 대신 조건이 있어요."

"또?"

"기회는 한 번입니다. 대련 핑계 대시면서 절 계속 괴롭히시면 곤란하니까요. 원하시면 오늘 당장 대련을 시키셔도 좋지만 제가 이기면 그거로 끝입니다. 더 가르치고 다시 해보 자느니 그러시면 안 돼요."


한 번으로 승부를 보는 내기라면 남궁진성이 나를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서기 전까지는 쉽게 대련을 시킬 수 없었다.


"이 녀석 이제 보니 네 세맥이 막힐 때까진 진성이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구나?"

"네. 질 것 같지가 않더라고요."

"내 입장에서는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내기를 끝내야지, 나중엔 내기에 이겨도 네 세맥들이 막혔으면 쓸모가 없겠구나. 그런데 마음이 앞서 너무 일찍 대련을 시켰다가 자칫 진성이가 지기라도 하면 그거로 끝이니, 허허. 영악한 지고."

"헤헤. 들켰네요."


나는 속내를 들킨 척 머리를 긁적거렸다.


배움에 있어 모든 것이 때가 있듯 무공도 마찬가지다.


재능이 아무리 좋아도 무공은 너무 늦게 시작하면 대성하기가 힘들다. 나 같은 경우에는 벌모세수를 받긴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세맥들이 막히는 건 마찬가지다. 내 세맥들이 다 막히면 나에 대한 할아버지의 관심도 시들해질 수밖에 없다. 가르쳐도 빛을 보지 못하는데 뭔 재미로 가르칠까.


할아버지는 내가 노리는 게 그런 거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사실 내가 노리는 건 다른 거다.


"좋다."


내기를 받아들이신 할아버지는 빙그레 미소를 지으셨다.


할아버지의 웃음은 남궁진성을 제대로 키워서 내 세맥들이 막히기 전에 굴복시킬 수 있다는 의미였다.


나도 마주 웃었다.


어디서?


할아버지의 머리 꼭대기에 앉아서.


이 내기는 할아버지가 받아들이신 순간 이미 내가 이긴 것이다. 왜냐면 내가 노린 건 지금 당장 할아버지의 끈질긴 구애에서 벗어나는 것뿐이었으니까.


난 이제.


자유다!




안녕하세요. 제 피와 살을 갈아 넣어 최소 주 5일 연재로 찾아뵙겠습니다. 모두 모두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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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여기서 다 죽을래, 아니면 그냥 갈래? +22 18.10.23 4,471 135 13쪽
20 적어도 오늘은 아니에요. +21 18.10.20 4,895 125 13쪽
19 이게 무슨 개뼉다구 같은 소리야? +21 18.10.19 5,000 141 14쪽
18 그런 거예요. 제가 단련을 하지 않는 건. +10 18.10.18 4,984 137 12쪽
» 자유다! +8 18.10.17 5,080 134 12쪽
16 그러다 제가 이기면요? +13 18.10.16 5,161 141 13쪽
15 아버지. 말로 합시다, 우리. +8 18.10.15 5,149 134 13쪽
14 여기가 바로 극락이로구나. +9 18.10.13 5,628 142 12쪽
13 정 궁금하면 너도 나처럼 돼봐. +13 18.10.12 5,504 125 13쪽
12 X발 존나 고맙다. +13 18.10.10 5,595 143 12쪽
11 어라? 순순히 부네? +7 18.10.09 5,717 140 12쪽
10 진정한 복수란. +7 18.10.08 6,089 145 13쪽
9 어서와. 수신호위는 처음이지? +5 18.10.07 6,181 136 12쪽
8 쉬운 게 하나도 없다. +8 18.10.06 6,357 132 12쪽
7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한 거냐... +4 18.10.05 6,831 134 13쪽
6 남신배. +6 18.10.03 7,138 140 12쪽
5 내 팔 돌려줘. +9 18.10.02 7,435 151 12쪽
4 사는 게, 사는 게 아니다. +10 18.10.01 7,767 167 13쪽
3 이게 아니란 말이야. +10 18.09.30 8,351 167 11쪽
2 이게 아닌데. +12 18.09.29 9,765 162 12쪽
1 서 - 절대자, 회귀하다. +4 18.09.28 10,679 158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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