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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림속가제자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연재 주기
고룡생
작품등록일 :
2018.09.28 10:56
최근연재일 :
2019.05.22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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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28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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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02>

DUMMY

현승이 예리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관웅도 마주보고서 잠시 동안 지체되는 순간이 있었다.

그건 스님으로서 의외의 재 질문이었다.

그러고 나서는 다시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관대를 노려보았다.

그때 바로 옆에 있는 다른 무승이 의심을 고의적으로 드러냈다.


“아미타불... 시주들에게는 죄송하지만 혹시 그 사유가... 동정심으로 산문 출입 허가를 받기 위하여 꾸민 것은 아니오?”


말은 정중했으나 의심은 극에 다다라 있었다.


“아니라면 깊은 음모를 가지고서......?”


현승 대사가 손을 들어서 고개를 흔들며 그 무승의 말을 막았다.


“혜민(慧民) 사제는, 잠시 물러서도록 하게.”


“알겠습니다, 사형.”


즉시 공손하게 손을 모아 절을 하고서 순순히 물러섰다.

현승이 관웅을 쳐다보며 미간을 살짝 찡그린 채 말해주었다.


“지금 현재 속가 제자들의 숙소와 교육 장소는 정해졌소. 그리고 다시 말하지만 모집 날자는 이미 초과했소이다. 아미타불... 그런데 뒤늦게 와서 이런저런 변명을 일삼으며... 하는 말은 가당치가 않소이다.”


관대도 관웅도 대답하지 않았다.


“속가제자들의 숙식 해결 장소는 두 개의 분당으로 나누어 진 곳에 있으며, 현재 인원 파악도 모조리 끝난 상황이라오. 잘 아시리라 믿소이다. 고로 입장이 허락되지 않을 것이오.”


관웅은 애절한 눈빛과 표정으로 다시 사정했다.


“대사님, 이번 한 번만... 어떻게 선처를 베풀어 주십시오.”


“아니되오. 아미타불... 시주의 그 효심은 지극하나 본사의 규율과 법도는 워낙 엄격하여 어길 수가 없는 것이라오. 그리고 무엇보다 소승은 그럴 자격도 갖춰져 있지 않소이다. 모든 건 지객당(知客堂)에서 관리하는데... 음... 좋소. 소승이 한 번... 연락은 취해 보겠소이다.”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마지막에서야 반 응락을 해주었다.


“아이쿠,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관웅은 저 허락을 거두어들일 새라 얼른 인사를 했다. 그 모습에서도 지극 정성이 담겨 있었다.


“아, 아직은 고맙다고 할 때가 아니오. 혹여 안 되더라도 소승을 원망하지 마시오. 아미타불.......”


“어찌 그러겠습니까? 감사합니다, 현승 대사님.”


관웅의 예의범절에 사실 마음이 조금 움직였고, 무엇보다 아버지를 지게에 지고서 수천 리 길을 온 것에 대한 효심이 거짓이 아니란 직감에 감명까지 받았던 것이었다.

무엇보다 조금 전 두 부자의 눈과 마주쳤을 때 진심을 읽어낸 것이었다.

그래서 혜민의 반발도 잠재웠고 손수 움직이려고 하는 것이었다.


“혜민 사제는 이곳을 잘 지키고 있도록 하게.”


“어서 다녀오십시오, 사형!”


관웅은 사실 무척 초조했다. 허락이 나지 않을 수도 있었다.

소림사는 워낙 규율이 엄격한 곳이라서 약조를 지키지 못하는 것에 대한 제도도 엄중했다.


‘구파일방에서도 가장 극심한 곳이지.’


관대도 역시 초조한 건 마찬가지였다.

거기다가 불안감까지 가중되어 가슴이 조여 왔다.


‘나... 이 아비 때문에 입문이 되지 않으면... 안 되는데.......’


만근 바위가 가슴을 짓누르고 있는 기분이었다.

이번 이 기회는 백 년에 한 번 올까말까한 그런 절호의 기회였다.

본래부터 오랜 전통적으로 속가들을 본사로 이끌어 들이는 일이 단 한 번도 없었다.

그 역사가 천년이 지나고 있었지만 이번이 처음이었다.


‘전무후무한 이 기회를... 제발 신이시어.......’


관웅은 믿지도 않았던 신까지 둘먹였다.

혜민 스님은 잠시 동안 관웅을 관찰하더니 슬쩍 다가가서 물었다.


“시주는 소림사에 대해서 공부한 건 좀 있긴 있소? 그런 거라도 있다면 자네에게 조금은 유리할 곳이지만, 아미타불.......”


관웅이 혜민 스님을 잠시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은... 공부를 했습니다.”


“허어 조금이라니 오? 그래 가지고 이런 특별대우를 받을 수가 있다고 생각하오?”


혜민은 하도 어이가 없어서 멍하니 관웅을 쳐다보기만 했다. 잠시 후 정신을 가다듬은 혜민 스님은 다시 물었다.


“정녕 외운 것이 그리도 보잘 것이 없소, 시주?”


관웅은 가만히 쳐다보기만 했다.

그런데 혜민은 의외로 대답까지 하면서 재차 권장했다.


“그래요? 그럼 어디 한 번 말해보시오......?!”


그런 자신에게 자신도 놀라고 있었다.

하나 관웅은 다시 양보하듯이 말했다.


“소생의 지식이 하도 얕아서.......”


“그래도 해볼 수 있는 데까지 해보시오.”


이상하게도 헤민의 반응은 매우 진지했다. 그러나 실상 내심으로는 전혀 믿지 않았다. 관웅을 믿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자신을 믿지 못하고 있었다.


‘내가 대체 왜 이러지?’


관웅은 그제야 진지하게 대할 수밖에 없었다.

잠시 양해를 구하고서 아버지의 상태를 살펴보고 나서야 돌아왔다.


‘저런 걸 보면 거짓이 아닌데?’


그때 관웅이 말을 시작했다.


“우선 가장 기초적인 것만 말해보겠습니다.”


“무엇이든지 해보시오.”


조금은 시큰둥한 반응을 내놓은 헤민은 스스로도 놀랐다.

왜 이리 갔다가 다시 저리 가는지 자신의 마음을 자신도 알지 못했다.


‘허어참!’


이런 경우는 여태 단 한 번도 없었다.

자신을 믿지 못하는 것인지 아니라면 사실상으로 관웅이 말한 그 상황을 믿지 못하는 것인지 이제는 헷갈려서 판가름 할 수도 없었다.

관웅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간단 명료하게 천년 사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러든지... 요.”


왜 이렇게 껄렁하게 대하는지 혜민은 더욱 답답했다.

그런데 관웅의 입에서 청선유수처럼 흘러나오는 말에 다물어졌던 입이 서서히 벌어지기 시작했다.


“소림사는 방장 아래로 팔대호원이 있고, 그 다음으로 사대금강(四大金剛)이 있으며, 십팔나한(十八羅漢)이 그 다음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십계십승(十戒十僧)까지 하여 상위 계열을 이룬다고 책으로 보았습니다. 세밀하게 분석하자면... 방장님은 각(覺)자 계열이 거의 전부이며... 간혹 계(戒)자 계열도 들어섰지만 각자가 전부라고 들었습니다. 그 다음 팔대호원은 계자를 포함해서 공(空)과 광(廣)자 계열을 사용했습니다. 사대금강은... 굉(宏)자, 담(曇)자, 대(大)자, 그리고 덕(德)자를 썼습니다. 18나한은... 도(道)자와 료(了)자, 그리고 명(明)자를 썼습니다. 그리고 십계십승은 묘(妙), 무(無), 방(方), 백(百)자 오(悟) 운(雲)자 항렬의 대사들입니다. 제가 알고 있는 건 일단... 여기까지입니다.”


혜민 스님의 놀라운 표정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그리고 자신이 왜 햇갈려 했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다른 무승들의 표정에서도 놀라움이 드러나기는 마찬가지였다.

가장 상위 층의 무승 계열을 이렇게 자세히 안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란 걸 누구나 알고 있었다.


‘지대한 관심이 없었다고는... 할 수가 없어.’


한데 속가에서도 그다지 유명하지 않았고, 가장 하위권인 감숙성 용호문의 말단 제자가 이런 것도 다 외우고 있다는 것이 그들에게는 그저 신기할 따름이었다.


“훌륭하군.”


혜민의 단순한 그 한 마디였으나 관웅은 기뻤다.

그 사람은 바로 소림사 스님이었다.

그런 스님에게서 칭찬을 들었다는 것은 그 자체가 영광스러운 일이었다.


“고맙습니다, 스님.”


“아니오, 시주. 아미타불.”


관웅이 정중하게 포권을 취하자 마주 합장하며 불호를 외웠다.

그때부터 관웅은 관대와 더불어 편안하게 기다렸다.



***



명사교 난주지부 당주인 장율은 감숙성 동부로 향하고 있었다.

그의 손에는 노리개가 들려 있었다.

샅샅이 수소문하여 이 노리개가 흘러 들어온 열두 군데의 도시 중 네 곳이 지정되었다. 동쪽에 위치한 도시들 중에서 가장 북쪽부터 시작하여 내려오도록 한다면 이렇다.



- 청양(廳陽), 감영, 천수(天水), 릉남(陵南)



먼저 창양에 들른 장율은 잠시 저 멀리 언덕 밑으로 내려다보더니 대청마루처럼 넓은 평지에 펼쳐진 도시를 향했다.

첫 번째부터 기대는 하지 않았으나 다른 세 곳 중 한 곳이 짐작되는 것이 떠오르도록 빌었다.

수하도 대동하지 않았고 혼자서 움직이는 것은 상부의 지시였다. 명사교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형태로 강호를 잠식하여 때가 되었을 때 궐기한다는 포부로 수뇌부들의 기대가 엄청났다.

고로 사소한 움직임까지도 감추라고 지시를 내렸었다.

아무튼 그런 걸로 인하여 수하들의 기대 심리도 무한히 증폭되었기에 흥분된 상태였다. 장율도 교주의 지시에 의해서 자신 홀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었다.


‘이건... 내 사명이야!’


반드시 밝혀야 할 사명이라고 다짐했다.

수하들을 살해한 그 범인을 반드시 자신의 손으로 찾아내서 전에 호언했던 대로 갈가리 찢어 죽일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막막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겠어!’



네 개의 도시에서 사람 하나를 찾아낸다는 것은 사막에서 바늘 찾기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므로 무려 수개월을 소요해야 했다. 관웅이 소림사에 당도했을 때 거의 마친 상태였다.

그렇게 해서 알아낸 것이 하나 있었다.

이 살인자의 계획 살인이 참으로 무섭다는 점이었다.

빠른 걸음으로 마지막 도시인 릉남의 저자로 들어섰다.

그리고 방물장수를 수소문하여 여러 가게까지 치밀하게 조사하며 살펴나갔다.

섣부르게 덤벼들어서는 안 된다는 걸 스스로도 알고 있었고 수뇌부도 신신 당부했었다.



- 그들은 무역상이지만 장사꾼이야. 장사꾼은 물론 그렇지만 특히 무역상이면서 장사꾼들은 가장 의심이 많고 누구도 믿지 않아. 더욱이 모르는 사람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을 정도이니 조심해서 접근해야 한다.



장율도 마지막 부분에서는 절대 동감했다.

지금까지 조사해 오면서 수개월이 흘러도 겨우 도시, 그것도 네 개를 알아낸 것처럼, 갈수록 험난하고 복잡 미묘하며 찾아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을 감추지 않았다.

쉽지 않은 길을 선택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아차렸다.


‘이걸 밝혀내지 못하면 영원히.......’


나머지 말을 이어 나갈 주제조차 떠올리기 어려울 정도로 두려웠다.

스치듯 지나가는 단어는 오로지 하나.



- 몰락(沒落)


일어나사도 안 되고 있어날 수 있도록 방치해서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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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 <131> 19.04.30 1,424 25 10쪽
130 <130> 제29장 강호기 19.04.29 1,558 29 11쪽
129 <129> 제4권 終 +2 19.04.28 1,609 2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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