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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림속가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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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룡생
작품등록일 :
2018.09.28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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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10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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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111>

DUMMY

모궁은 대답하지 않았고 가만히 쳐다보고만 있었다.

이제는 장율이 도발했다.


“근데 여기 숨어서 뭘 하시고 있는 것이오?”


순간 모궁이 살짝 당황했다.


“아니 내가 뭘.......”


도발은 질주했다.


“근데 그 손 말이오. 유독 손만... 시커멓소?”


그 순간 모궁의 눈빛이 살벌해지더니 조용히 저음으로 말했다.


“자네? 내가 뭘 하고 살던 자네는 상관할 바가 아닐세. 알겠나? 그리고 자네는 자네 일이나 마치고 조용히 가게, 아무런 상관 말고. 그리고 내 손이 시커멓던 하얗던 그것도 역시 마찬가지 일세. 그... 명패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잘 모르겠으나 날... 몰아붙이지 말게. 이후는... 알아서 하게.”


모궁이 턱짓으로 장율을 가리키면서 정면으로 응시했다.

저건 바로 직접적인 도발이었다.

꺼지든지 덤비든지 둘 중 하나만 선택해라! 그리고 표현도 하대로 완전히 내려섰다.

장율의 표정이 몹시 흔들렸으나 곧 회복되었다.


“결례했다면 죄송합니다, 선배님.”


주객전도가 확실했다.

하나 그렇게 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장율은 갑자기 자신을 억누르는 강력한 경기에 몹시 놀랐기에 즉시 태도를 바꾼 것이었다.

자신이 어찌 해 볼 경기가 아니란 걸 즉시 깨달은 이후였다.

그리고 변명 아닌 변명을 했다.


“이 명패는 가까일지 모르나 모두가 청의 협력 하에 이루어진 것입니다, 선배님.”


“그렇겠지. 강호를 장악하려면 대가가 있어야 할 테니까. 상호불가침 조약도 이젠... 깨지고 마는구나.”


거기에 대한 대답은 않고 물어볼 것만 물었다.


“그런데 저... 선배님은.......”


모궁의 눈빛이 사뭇 시퍼렇게 빛이 났다.


“날 알게 되면 너도, 그리고 그 뒤의 그 어느 누구라도 모조리 목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네 배후가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설령 천하무림에서 난다긴다고 해도 상관없다는 말이었다.

장율은 급작스런 그의 강력한 협박에 순간 강한 반발심이 생겼으나 곧 수그러들었다.


‘거짓이 아니야... 이자가 누구인진 몰라도... 설마 교주님과... 아닐 거야! 하나 무시할 수는 없어.’


장율은 이쯤에서 포기하려고 일어섰다.


“가려나?”


“예, 일단 여기에 묵고 나서 찬찬히 살피려고 합니다.”


“그렇게 하게.”


장율은 정중하게 포권을 취하고 나서 걸어갔다.

어느새 점소이가 뒤따라 붙으며 아양을 떨더니 방으로 안내했다.

그때 획기적인 발언이 나왔다.


“아......!”


여운이 짙은 그 탄성에 장율이 걸음을 멈추고서 돌아보더니 목례를 했다.

말을 기다린다는 의중을 내비쳤다.

모궁이 빙그레 웃으며 그를 쳐다보았다.


“그 어린 영웅이 놀랍게도... 소림 무공을 쓰더군.”


“혹시 감숙성의.......”


“그건 모르지.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야. 섬서, 산서, 안동, 아니면 호북 등등... 어디 한 둘인가 속가 문파가.......“


그렇다.

감숙성이라면 난주의 용호문 뿐인데 거기서 그런 귀재를 배출했을 리가 없었다.

강호의 소문은 믿을 게 못되는 경우가 허다했지만 그것만은 정확했다.

하나 다른 곳이라면 가능성이 있었다.


“감사합니다, 선배님.”


“도움이 됐나?”


“예, 아주 충분합니다!”


“아, 근데.......”


장율은 이제 얼른 이곳을 떠나고 싶었다.


“전 이만 바빠서... 그럼!”


“뭐, 그러든지.”


장율이 나가고 나자 그 뒷모습을 보면서 모궁은 기이한 미소를 지었다.


“모자란다고 하면 하나 더 가르쳐 줄 수도 있었는데... 지게에 아버지를 싣고 가던 효자라고. 뭐, 아님 말고.”


그의 입가에 자리 잡은 기이한 미소는 새겨져 있는 것 같았다.



***



“우아... 해방이다!”


네 사람이 저자 한 가운데를 걸어가다가 한 사람, 조무가 팔을 활짝 폈다.

깊숙이 공기를 빨아들이더니 다시 내쉬었다.


“후아후아... 이 해방의 공기! 다르다, 달라! 으헤헤......!”


두 팔을 마구 휘두르다가 웃음을 터뜨리더니 곧 주변을 둘러보는데 모든 게 새로웠다. 사람 구경 풍물 구경 가게들 구경까지 감탄사가 절로 튀어 나왔다.


“우아... 정말 엄청나게 많네! 무엇이든지! 아아, 지궁아? 저 여인들 봐! 어이, 웅아? 저기 좀 봐... 키키키... 실룩이는 엉덩이가 정말 볼 만하지? 역시 여긴 공기가 남달라! 흠흠흠.......”


조무는 눈을 감동시키기에 여념이 없었으나 관웅은 아버지 걱정이 앞섰다.

소림사에서 제대로 치료는 해줄지는 모르겠으나 그런 일반적인 탕약으로는 고칠 수가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물론 천하의 영약인 성형하수오(成形何首烏)나 공청석유(空淸石油), 만년설삼(萬年雪參)이라면 충분히 회복이 가능하겠지만 그걸 어디에서 구하겠는가?


‘천우신조라면 몰라도... 휴우... 이대로 아버지가... 안 돼!’


관웅은 자신이 강호에 우뚝 서는 걸 보시도록 하고 싶었다.

그러려면 신이 준 선물이 있어야 하는데 한숨이 새어나왔다.

그런 건 그야말로 천우신조로 도움을 받아야지 취득이 가능한 영약들이었다.

신의 지침이 아니면 구하는 건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였다.

일평생이 아니라 천년이 지나도 만날 수 없는 것들이라서 아예 배제했다.


‘있다면 단 하나... 대단환(大丹丸).’


그런데 그게 그림의 떡이란 것도 알고 있었다.

그걸 얻는다는 것은 마치 천하를 얻는 것과 매한가지로 전설이었다.


‘휴우... 그래... 화중지병(畵中之餠)일 뿐이야.......’


한데 관웅의 착잡한 마음과는 달리 조무는 신이 났다.


“야, 웅아? 너 뭐해? 멍청하게 이런 곳에서 무슨 엉뚱한 생각이야? 저기 좀 봐? 후아... 여인들이 득실거리네? 이히히.......”


조무는 좋아서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


“으응? 아, 아냐. 그냥... 아버지가 걱정 돼서.”


관웅은 곧장 시무룩했다.


“야야, 네가 지금 몇 살인데 아직도 아버지를 찾느냐? 그리고 아버지가 젖이라도 주냐? 인마, 아버지 걱정은 나중에 해도 돼! 지금은 여기서 즐길 생각만 하자고! 게다가 소천이가 한 턱 쏜다고 했으니 마음껏 먹자고, 알았지!”


조무는 들떠서 하늘을 훌훌 날아다니는 기분이었다.

궁소천은 흘끔 돌아보더니 피식 웃는데 정지궁이 나섰다.


“까 짓 것! 소천아, 너 오늘 나한테 양보해라!”


“뭘?”


“오늘은, 내가 모조리 쏠게! 술이든 음식이든... 여인이든지 모조리 다!”


“그래... 그럼, 그렇게 해라.“


“우아, 정말이냐, 정지궁?”


“그래, 인마!”


조무가 호들갑을 떨자 정지궁이 등을 탁 치면서 빙그레 웃었다.

궁소천도 흔쾌히 양보하여 모두가 들떴다.

정지궁은 어느새 사방을 둘러보며 무언가 고르고 있었다.

술집도 기녀 방도 즐비하게 늘어선 호화스러운 저자였다.

간혹 화류기생들이 나와서 손님을 유혹하고 있었다.

너무나 간드러져서 온몸이 불에 구워지는 오징어처럼 오그라들 지경이었다.


“호호호... 서방님... 어서 오시와요. 천첩이 아주 화끈하게... 오호호... 아잉!”


아양까지 떨면서 노골거리는 소리에 사내들 애간장을 태울 만했다.

가장 애태우는 사람은 역시 조무였다.

한데 숭산 소림사 턱 밑에 이런 곳이 있는 건 처음 보는 경치처럼 관웅은 어리둥절하기만 했다.


“네가, 한 수 위다, 저 놈보다?”


궁소천이 정지궁의 어깨를 툭 치면서 조무를 턱짓으로 가리켰다.


“그건 아냐. 내가 조금 일찍 와서 먼저 둘러본 것일 뿐이야.”


“그게 그거지. 적의 동태를 먼저 알아라! 아주 단순하고 무식한 것이지만 전쟁에서는 최고의 승률을 높이는 계기가 마련되지. 그런 것과 똑 같은 거야.”


“그래? 네가 그렇게 생각해주면 고맙고. 아무튼 오늘 하루 질펀하게 놀아보자!”


“네 좋을 대로 해라.”


그때 조무가 어느새 다가와 알랑거렸다.


“근데 지궁아? 혹시 여, 여인이라면... 어디 기녀들 말이야?”


“홍루.”


“호, 홍루라고?”


조무의 입이 쭈욱 찢어졌다.

정지궁이 세 사람을 보면서 의미심장하게 물었다.


“아직 숫총각들이 여기에 있네?”


“아냐, 인마!”


“나도 아냐!“


모두가 고개를 흔드는데 관웅만 가만히 있었다.

모두가 놀라며 손가락으로 관웅을 가리키고 나서 한 번의 호흡 기간 이후 폭소가 터졌다.


“우하하... 여기 있었네? 숫총각! 으하하......!”


정지궁이 의외로 박장대소를 터뜨렸고, 조무도 함께 했으나 궁소천은 가만히 보고 있다가 당황하고 있는 관웅에게 다가와서 넌지시 물었다.


“너 혹시 마음에 담아두고 있는... 색시라도 있어?”


“새, 색시라니? 그런 거 아냐!”


관웅은 강력하게 부인했다.


“강력 부인이라... 너 혹시... 네 고향에 두고 온 아씨나, 첫사랑 뭐 이런 거냐?”


“그런 거... 아냐!”


“어어, 더욱 강력하게 부인하는 걸보니 이거 이상한데?”


“아니라니까!”


“저 봐, 저 보라고!”


조무가 뒤에서 자꾸 놀렸다.

관웅은 시치미를 떼고 앞장서서 걸어가면서 말했다.


“아무튼 난, 여인은 사양한다!”


정지궁이 어이가 없는지 쳐다보다가 태도가 완강할 걸 느낀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든지. 취향이 다 다르니까. 허나 술은 마실 테지?”


“적당하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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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 <143> 19.05.12 1,211 27 10쪽
142 <142> 제31장 점진적 19.05.10 1,375 24 11쪽
141 <141> +2 19.05.09 1,281 32 13쪽
140 <140> 19.05.08 1,355 25 11쪽
139 <139> 제30장 수련기 19.05.07 1,346 24 8쪽
138 <138> 19.05.06 1,297 26 10쪽
137 <137> +4 19.05.06 1,352 18 9쪽
136 <136> +4 19.05.05 1,397 28 11쪽
135 <135> 19.05.03 1,459 2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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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 <131> 19.04.30 1,448 25 10쪽
130 <130> 제29장 강호기 19.04.29 1,587 2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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