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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림속가제자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연재 주기
고룡생
작품등록일 :
2018.09.28 10:56
최근연재일 :
2019.05.17 00:57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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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40,333

작성
19.04.1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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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글자
12쪽

<116>

DUMMY

하나의 거대한 태산을 넘어서고 보니 이제 그야말로 오악 중 가장 험악한 산, 숭산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온통 바위로 되어 있는 숭산, 인간은 오르지 못한다고 알려진 숭산, 위엄스러움에 새조차 쉬고 간다는 산이 바로 숭산인데 그 숭산이 자신 눈앞에 펼쳐져 있는 것이었다.

오르지 못할 나무는 아예 쳐다보지도 말라는 속담도 있지 않은가?


“헉헉헉......!”


그런데 지금 자신은 짐을 싸고 있는 것이 아니라 소림오권을 펼치고 있었다.

죽어라 수련을 시작했다.

아무리 펼쳐도 모자람이 보이며 성에 차지 않는 소림오권을 최고의 무공의 반열에 올릴 핵심은 과연 무엇일까?


‘무엇이 필요한 것이며... 난, 무얼 잊고 있는 걸까?’


속으로는 커다란 기합 성을 터뜨리며 수련을 하고 있었지만 겉으로는 입술만 꽉 문체 몸을 녹초로 만들고 있었다.

미친 듯이 소림오권을 펼치고, 또 펼치고, 그 다음은 역행으로 펼치고 하면서도 무언가 모자란다고 여겼다.

숨이 목구멍까지 찼으나 성에 차지 않았다.


분명히 소림 속가 모임의 제자들 중에서도 소림오권을 선택한 문파 하나쯤은 있을 것이라 여겼으나 없는 것 같았다.

아무래도 사부님보다는 실력이 월등할 테니 그런 사부에게 배웠다면 무언가 다를 것이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도 있었다.


반드시 배울 것이 있을 것이다.

그러다가 문득 생각이 났다.


‘사부님... 죄송합니다. 사부님을 깎아내리려고 한 건 절대 아닙니다! 믿어 주십시오.......’


갑자기 두 분 사부님에게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자신이 가진 이런 의문이 사부를 의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잠시 동안 멍하니 생각하다가 부르르 떨었다.

흠칫 놀라며 내려다보니 자신의 상하의가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바닥에는 땀방울도 계속적으로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그렇게 되도록 그는 미친 듯이 소림오권을 모조리 펼쳤던 것이었다.

하나 아무리 펼쳐도 뭐가 모자란 것인지는 모르겠다.

조금 전 보았던 무경과 황소의 무공이 퍼뜩 떠올랐다.



- 자신들의 주종 무공은 아직 펼치지도 않았는데.......



궁소천의 중얼거림이 천둥소리가 되어 귀에서 쟁쟁(錚錚)거렸다.


‘난... 무얼 했지?’


겨우 이런 무공으로 들뜨고 살인을 저지르고 온갖 유세는 다 떨고 다닌 것인가?

어이가 없어서 절로 헛웃음이 새어나왔다.


‘하늘 위에 다른 하늘이 있다는 말이 사실이었어.’


그리고 하나 더 깨달았다.

역시 소림 무공은 천하제일이란 점이었다.

그때 보았던 그 권중이란 향주는 빙산의 일각이었다.

그런 자를 이기고 으스댄 자신이 부끄러웠다.

그런 자는 무경이나 황소를 만났다면 3초 지적도 되지 않았을 것이다.


‘아......!’


그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이제는 정말 집으로 돌아가야겠다.

그런 마음을 다시 다져먹고 결심했다.

잠시 동안 멍하니 앉아 있다가 순간 아버지의 얼굴이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병을 고치러왔는데 아들 때문에 포기해야했다.


‘미안합니다, 아버지... 정말... 미안합니다......’


갑자기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왜 우는지도 모르겠다.

사부님들이 기뻐하시는 모습이 다시 회상되며 그 미소가 비수가 되어 가슴을 찔렀다.

아무런 것도 얻지 못하고 돌아간다면 너무나 미안했고, 죄송스러웠다.


‘제자가 재능이 부족하여 이것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사부님들... 당신들에게 실망을 안겨 드리게 되어서 정말... 죄송합니다.’


돌아가서 볼 면목이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제 마음이 편안해졌다.

돌아간다고 마음먹고 나니 한결 개운한 느낌이 들었다.

아버지에게 좋은 약을 해드리지 못한 불효자가 되겠지만 가지도 못할 길을,

애초에 못 가는 길을 갈 수는 없었다.


‘내가 모자란 것이지, 누구도 탓하면 안 돼!’


하나 며칠 정도는 소림사 구경도 하고 견학도 시켜준다고 했으니 그거나 보고 가야겠다는 생각을 굳혔다.

그러자 한결 몸도 가벼워서 침상에 벌렁 드러누웠다.


‘아참, 그들은 어떻게 됐지?’


그러다가 너무나 피곤하여 그만 잠이 들고 말았다.



다음 날 관웅은 무자비한 굉음에 소스라쳐 놀라서 잠이 깼다.

잠시 멍한 기분으로 자신이 뭘 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있다가 연달아 들려오는 날카로운 음성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웅아, 어서 나와 봐! 큰일 났어......!”


멀리 사라지는 그 음성은 분명히 조무의 것이었다.

다른 누군가에게 알리러 가는 것인지 아니면 야단맞지 않기 위하여 자리를 지키러 가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관웅은 화급하게 옷을 갈아입고 학당으로 뛰어갔다.

가는 도중 학생들은 아무도 보이지 않아서 불안했다.


‘늦은 것도 아닌데...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관웅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다가 호림당에 도착할 무렵에야 그 자리에 우뚝 섰다.

그제야 생각이 났다.

화향루에서 대결이 벌어졌고, 자신은 몰래 빠져나와 돌아와서 미친 듯이 수련하다가 지쳐서 잠이 들었었다.


‘큰일 났다!’


분명히 그날 대결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이라 생각했다.

아니 들킨 게 분명했다.

한데 그가 기억하기로는 그날 감찰원인 적소위와 서결이란 학생이 있었기에 소림사에서 누군가가 감독하러 나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조무가 저렇게 호들갑을 떠는 이유는 대체 무엇인가?


‘혹시 다른 사람과 시비가 붙은 것인가? 아.......’


그런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학당 입구에 서자마자 섬뜩했다.

선생이 오시기 전에는 항상 떠들고 북적거렸으며 시끄럽기 이를 데 없었는데 웬일인지 오늘따라 너무나 조용하여 사람이 아무도 없는 줄 알았다.

그렇다면 선생이 버티고 있으리라 여겼지만 늦지 않았고, 확인해 보니 역시 없었다.


조무가 관웅을 발견하여 재빠르게 손짓했다.

관웅은 그림자처럼 자리에 가서 앉았다.

더욱이 누가 오는지 감시하는 학생도 없었다.

숨죽인 듯 앉아있는 것이 아무래도 매우 큰 사고가 벌어졌다고 여겼다.

궁소천을 흘끔 쳐다보는데 그도 아무런 말이 없었다.


먼저 간 자신에게 뭔가 한 마디 할 줄 알았는데 너무 조용했다.

가슴이 몹시 뛰었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답답해 죽겠으나 누구도 자신에게 말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앞에 앉은 조무조차도 뒤를 돌아보지 않았고 정면만 응시하고 있어서 불안해서 미칠 것만 같았다.

정지궁을 쳐다보았는데 역시 석상처럼 정면만 응시하고 있었다.


‘설마 어제... 누가 죽은 거야?’


가슴이 찌르르 했다.

뭔지 모르겠지만 감당하기 힘든 사건이 터지고 말았다고 생각되었다.

관웅은 안절부절 못하며 어찌 할 바를 몰랐다.

자신은 비겁하게 그 자리를 피한 것처럼 되어버린 것이었다.

그런데 대체 누가 당한 것인가?


‘설마... 그 감찰원인가 하는 그 아이... 그래, 서결!’


숨을 쉴 수가 없었다.

호흡이 거칠어지며 도저히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당장이라도 벌떡 일어나서 고함이라도 지르고 싶었다.

조무를 보니 고개를 살짝 숙인 채 어깨가 들썩이고 있었다.

두려움으로 인하여 울고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


짝인 궁소천은 그야말로 돌부처처럼 변해 있었다.

긍소천은 아무리 위험한 시기가 닥쳐오고 어려운 처지에 놓인다고 해도 무언가 한 마디쯤은 해 줄 수 있는 배포가 있었다.

한데 그런 그조차 벙어리처럼 입을 굳게 다물고서 눈빛은 정면만 응시하고 있는 것이었다.


차마 그런 그에게 뭐라고 물어볼 수도 없었다.

결국 조무가 제일 만만하여 손을 들어서 등을 두드리려다가 멈칫했다.

계속적으로 어깨가 들썩이고 있어서 불길하여 차마 두드리지 못했다.

하나 그래도 무언지 알아봐야겠다고 결심하고 두드렸다.


톡톡.

움찔한 조무가 가만히 있다가 다시 어깨를 들썩였다.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그는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대체 뭐야?”


자신도 모르게 소리치고 말았다.

두려워서 미칠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왜 그래? 나 미치기 일보 직전이야! 무슨 일이야, 조무!”


그때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마치 무언가 찢어지기 직전의 기묘한 그 소리는 신경을 건드렸으나 곧이어 조무를 두드리는데 갑자기 폭탄 세례가 들려왔다.


“푸웃... 으화화... 못 참겠다......!”


이 폭소는 바로 옆, 궁소천에게서 억지로 참고 있다가 터져 나온 것이었다.

연이어 조무가 돌아보는데 그가 입을 막고서 웃고 있었는데 눈물까지 찔끔거리고 있었다.


“키키킥... 크하하......!”


정지궁도 역시 폭소를 터뜨렸다.


“뭐, 뭐야? 대체.......”


“관웅, 네가 일찍 간, 벌이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온 몸에서 힘이 쭉 빠져서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난 또... 뭔가 큰일이라도 일어난 줄 알고 자책감에 시달렸는데... 야, 너희들, 정말 너무했다.......”


관웅은 진심으로 놀랐고 미안해했다.


“아, 미안... 허나 어쩔 수 없었어.”


“알았어. 뭐... 내가 먼저 간 것이 미안하니... 아무튼 가슴 졸였다.”


궁소천이 대답했다.

정지궁이 연속적으로 물었다.


“괜찮지?”


“괜찮아. 내가 잘못한 건대 뭐.”


“그래, 역시 관웅은 마음이 넓어서 좋아!”


궁소천이 환하게 웃으며 어깨를 탁탁 쳤다.

그때 감시망을 펼치고 있던 학생이 소리쳤다.


“선생님 오신다!”


그 음성을 듣고서야 본래의 학당으로 변한 것을 느끼면서 오늘은 아버지를 뵈러가야겠다고 다짐했다.


“어이, 관웅?”


관웅이 쳐다보자 궁소천이 귓가에 입을 대고서 나직이 물었다.


“근데 어제 너.. 왜 혼자 간 거야?”


“아, 그게... 아버지는 아파서 계신데 나 혼자... 그래, 혼자서 노는 게 아무래도 안 되겠다 싶어서.......‘


“정말이야?”


궁소천은 매우 영활한 학생이고, 조조 같은 두뇌를 지니고 있었다.

관웅은 더 이상 대꾸하지 않고 빤히 쳐다보았다.

사실 아버지 생각을 했기에 당당히 쳐다볼 수가 있었다.

궁소천도 옆으로 시선을 돌려 관웅을 가만히 쳐다보더니 시익 웃었다.


“됐어.”


그때 관웅은 정리란 여인을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그녀도 마침 자신을 향해 보고 있었다.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런데 더욱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말을 조무가 해주었다.


“소천, 너무 그러지 마, 너도 나중에는 사라졌잖아? 너 때문에 기녀들도 끼고 자지도 못하고... 에잇! 잡쳤지, 뭐.......”


관웅이 궁소천을 보자 그가 어색하게 웃었다.


“야, 그래도 난 마지막까지 있다가 나갔잖아?”


“근데 너... 기녀들이 말하던데 기녀가 아니라 어떤 여인과 함께 나갔다고 하던데... 누구야?”


“아, 그냥 먼저 나왔다가 길거리에서 멋진 여인을 만났지. 더 이상은 묻지 마.”


조무의 두 눈이 화등잔만 해졌다.


“너 설마... 잤어?”


궁소천은 아무런 대꾸도 없이 일어섰다.


“밥이나 먹고, 오늘 견학 간다고 하지 않았어? 자자, 장경각 보러 연무장에 모두 모여라!”


궁소천이 말을 돌리자 조무가 의심이 짙은 눈빛으로 궁소천의 뒤를 쳐다보는데 그 눈빛에 복합된 부러움이 깃들어 있었다.

여인과 잤다.

그것 하나만으로도 부러워 미칠 지경이었다.

관웅은 궁소천을 하염없이 쳐다있었다.

사실 같은 사내지만 누구보다 멋있었다.


‘근데 어느 여인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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