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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림속가제자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연재 주기
고룡생
작품등록일 :
2018.09.28 10:56
최근연재일 :
2019.05.24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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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7,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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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89,6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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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17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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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글자
10쪽

<118>

DUMMY

순간 자신의 이마를 강하게 때렸다.

그 소리가 워낙 커서 궁소천과 능운조, 그리고 정리마저도 쳐다보았고, 조무도 정지궁도 마찬가지로 모두가 그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모두가 자신에게 왜 이 분위기를 깬 것인지 다그치고 있는 눈치였다.


“아아, 미안. 난... 그냥... 어떤 생각이 떠올라서... 소천아, 미안하다.”


“됐다. 근데 정리가 와서 뭘 어쩌겠다고.......”


“뻔뻔한 새끼!”


능운조의 과격한 발언에 학생들 모두가 깜짝 놀랐다.

사실 능운조는 무공도 강하지만 모범생이었다.

그는 언제나 학생들에게 정중했고, 예의 발랐다.

그런 능운조가 갑자기 욕설을 내뱉자 어찌 모두가 놀라지 않겠는가?

그런데 더욱 놀라운 건 궁소천이 약간 물러선 느낌이 든 태도를 보였다.


‘어, 저건 아닌데?’


관웅은 무척 의아해 했다.

저런 자세는 궁소천이 해야 할 지침서에는 없는 자세였다.

그때 정리가 가까이 다가와서 더욱 놀라운 말을 한 것이다.


“운조야, 그만 해. 알아듣지도 못하고! 모른 척만 일삼는 비겁한 작자에게 더 이상 무슨 말을 해? 소용없어!”


처음으로 음성을 들었다.

관웅은 엄청난 충격을 받은 듯 그 자리에서 부들부들 떨었다.

몸뿐만이 아니라 눈까풀도 눈동자도 흔들리고 있었다.

조금 전 자신이 왜 그렇게 놀랐는지 이제야 이해가 되었다.

관웅이 갑자기 벌떡 일어섰다.


“소연(小燕)아!”


영롱하면서도 마치 이슬에 풀잎에 맺혀서 대롱거리는 듯한 기이한 그 음성은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

소연이란 이름은 관웅이 그녀에게 만들어준 별호와도 같은 것이었다.

작은 제비, 작은 제비와도 같이 신선한 소녀였었다.


그리고 이제야 알아차린 걸 스스로 나무랐다.

자신을 왜 그녀가 못 알아 본 것인지 조금 전에야 그것도 확실히 알아차린 것이었다.

정리는 갑작스런 자신의 어릴 적 호칭에 너무 놀라서 관웅을 빤히 쳐다보았다.


“나야, 나! 아돈(阿豚)! 네가 지어줬잖아?”


“아, 아돈이라고?”


“그래, 나야! 아돈!”


“네, 네가... 그 아, 아돈이라고.......”


정리가 순간 비틀거렸다.

능운조가 부축하고서 관웅을 쳐다보았다.


“아는 사람이야?”


정리는 조금 전과는 판이하게 다른 행동으로 폴짝폴짝 뛰면서 즐거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래, 알아! 근데 네, 네가 정말 아돈이라고? 정말 내가 항상 말했던... 그... 근데 그 살은 다 어디로 갔니?”


“하늘에 줬어.”


정리가 갑자기 앞으로 불쑥 다가오는데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누가 보는 것도 모른 체 손을 뻗어서 내 얼굴 전체를 쓰다듬고 몸통도 쓰다듬으며 무언가 촉감을 감지하는 듯했다.

그러다가 내 눈을 빤히 들여다보더니 갑자기 덥석 안았다.


“우아, 반갑다!”


그 다음 두 손으로 얼굴을 떼어내면서 관웅의 눈을 가만히 보더니 활짝 웃었다.


“두 눈... 아돈이 맞구나! 아돈아!”


다시 폴짝폴짝 뛰었다.

그 모습에 능운조는 물론이고 궁소천까지 어안이 벙벙한 모습으로 쳐다보고만 있었다.


“대체 뭐가 어찌 된 거야?”


조무가 집요하게 물어왔다.


“아, 그러니까... 참, 내가 전에 감영에서 태어나서 두 살 때 서안으로 이사 간 건 말했지?”


“그래, 들었어. 그런데?”


조무가 고개를 끄덕였다.


“서안에서 만났던 그... 소꿉친구야, 정리가.”


“어, 언제까지?”


“아홉 살 땐가 열 살 땐가 헤어졌어. 그때 정리는 광동성 광주로 이사 간 것이라고 나중에 알았지.”


“아하!”


“그때... 하여튼 마지막 시절이었어.”


정리가 중얼거렸다.

관웅은 회상에 젖어서 다시 이어 나갔다.


“그래...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나도 그래서 감숙성으로 용호문을 찾아간 것이지. 너 잊고자... 너 때문에.......”


“미안해. 아버지가 그리로 발령을 받아서 그만.......”


“아, 그랬지. 네 아버지가 서안부의... 그래, 추관(推官, 정7품) 이셨지!”


“옮겨 가면서 통판(通判, 정6품)으로 승진하셨어.”


“와아, 잘 됐구나! 축하한다!”


“그래, 고맙다. 근데 너희 관씨 집안도 만만치 않잖아? 네 아버지의 고고조부님이 한림원 수장이신 학사(學士, 정5품)이셨고, 고조부님은 시독학사(侍讀學士, 종5품) 이셨으며 증조부님은... 시강학사(侍講學士, 종5품)이셨는데... 조부님은 수찬(修撰, 종6품)에 머물러버려서... 그런데 네 조부님은 결국 장사꾼으로 변모하여... 네 아버지까지 그렇게 변하셨지. 네 할아버지는 사시는 동안 내내... 조상들에게 죄를 지었다고 네가... 말해주었지.”


“그래, 그래서... 아버지는 끝내 자신의 능력을 알게 되어서 장사꾼으로 전락하고 말았어.”


“근데 넌, 네 고고조부보다 더 머리가 영리하다고 네 아버지가 자랑스러워 하셨는데 넌, 왜.......”


“난 무공이 좋아.”


단지 그 한 마디에 이 모든 과정의 세월이 한순간에 모든 것이 정리되어 버린 듯했다.


“그래, 사람이 좋아하는 걸 못하면 그건 지옥이지. 영예나 권위, 그리고 돈이 없어도 자신이 좋아하는 걸 한다면... 그야말로 최상의 행복을 누리는 것이지. 난.......”


“알아. 너도 네 아버지보다 더 똑똑했지만 여인이란 이유로 관직에 나설 수가 없었지. 네가 너무 영악하다고 하시며 걱정하셨지. 그래서 넌.......”


“아, 됐어. 근데 우리 너무 어른스럽게 대화만 하는 것 같다?”


정리가 다정하게 물었다.


“당연하지. 내가 워낙 돼지라서 넌 나에게 이성의 감정을 느낄 수가 없었고, 친구로만 대했지. 그래서 우린 그 나이에 어울릴 법한 이런저런 이야기 거리로 동질감을 느꼈지. 하지만 난... 그런 네가 너무 고마웠다. 나 같은 돼지도.......‘


“아참! 너 살 뺀 거 축하해!”


정리는 손을 들어 말을 막고서 축하부터 해주었다. 역시 어릴 적처럼 남을 배려해주는 그런 성향은 여전히 지키고 있었다.


“고맙다. 근데 너 아까 왜 운거야?”


관웅은 자신도 모르게 그 말을 묻고 나서 아차 했다.

순간 정리의 안색이 하얗게 질려버렸다.

관웅은 갑자기 궁소천을 돌아보는데 놀랍게도 그가 자신의 시선을 피했다.


“저 새끼가 건드렸기에 그랬어, 왜!”


능운조가 참지 못하고 폭로하고 말았다.


“건드렸다니?”


관웅이 어리둥절했다.


“잤다고!”


능운조의 화가 폭발하고 말았다.


“자... 잤다니... 그, 그게 저, 정말이야?”


관웅은 대경실색했다.

그녀는 그에게 다가온 순수한 첫사랑이었다.

너무나 순수했고, 너무나 아름다운 첫사랑이었다.

그녀는 그 어떤 마음도 먹지 못할 정도로 고귀했다.

그런데 궁소천이 그녀의 순수한 수궁사를 끊어놓았다고 말했다.


“소천, 운조가 한 말이 정말이야?”


“네가 상관할 일이 아냐, 비켜 서, 인마!”


아주 무시하는 태도였다.

관웅도 여기서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서 나중은 생각도 않고 그만 폭발하고 말았다.


“궁소천! 넌 사내새끼도 아냐! 여인을 건드렸으면 책임을 져야지, 이게 대체 뭐야! 발뺌이나 하고 하는 게 이게 사내야? 그러고도 넌 잘했다고 지금 큰소리치는 거야?”


처녀성 파괴에 대한 그의 분노는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 있었다.

조무는 관웅의 화가 난 태도에 너무 놀라 멍하니 쳐다보고만 있었다.

저러다가 어쩌려고 하는 표정으로 전전긍긍이었다.


“궁소천, 정말 네가, 네가 정말 그런 더러운 짓을... 한 거야?”


더욱이 능운조의 과격한 말에도 쉽게 나서지 못하고 있었다.

하나 궁소천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었다.


“너 이 자식 지금 돌았어? 누구에게 감히!”


긍소천은 관웅에게 위협했다.


“같은 친구끼리 감히 가 뭐야? 네가 무슨 무림 고수라도 돼? 선배야? 그리고 지금은 소연의 상황에 대해서 묻고 있잖아? 그럼 사내라면, 네 스스로 당당한 사내대장부라고 그렇게 떠들었으면, 뭐라고 대답해 줘야 하지 않아? 아니면 당장이라도 책임을 지든지!”


“이 자식이 정말? 너 인마! 정말 네 주제도 모르고 그렇게 까불 거야? 죽고 싶어?”


“왜 어쩔 텐데?”


관웅의 두 눈이 살짝 뒤집혀졌다.

능운조는 아무래도 이상한대로 흘러서 안 되겠다 싶었는지 말렸다.


“웅아, 잠시 참아! 흥분하지 말고!”


능운조는 비록 관웅이 궁소천과 어울리지만 마음은 순수한 사람이란 걸 알아차렸다.

아무리 소꿉친구라도 정리가 아무나 허심탄회하게 다 털어놓고 대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아냐, 지금 흥분하지 않게 됐어? 이건 절대 그냥 넘어가서는 안 돼!”


“관웅, 너 이 새끼, 조금 있다가 나하고 단 둘이 말하자, 알았지?”


이상하게 궁소천이 물러서면서 눈을 부릅뜨면서 노려보기만 했다.

순간 정신을 차린 관웅은 자신이 너무 앞서갔다고 생각했으나 물러설 수도 없었다.


“너하고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아! 지금 당장 어서... 소연에게 사과해라!”


이왕 이리 된 거 끝까지 가보자라고 생각을 굳혔다.

정리마저도 놀란 눈길로 관웅을 쳐다보았다.

어릴 적 기억으로는 이렇게 사내답지 않았다.

그저 한 쪽 구석에서 우물거리던 소심한 아이였었다.

궁소천은 이제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인마, 너 정말 앞뒤 구분도 못할래? 이게 죽고 싶어서 환장을 했나... 나 참 정말, 어이가 없어서.””


관웅이 대답도 않고 두 눈을 부릅뜨고서 궁소천을 노려보았다.


“야, 이 자식아! 감히 누굴 째려봐? 넌 눈깔 안 돌릴래?”


관웅은 여전히 노려보고 있었다.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자신에게 행한 못된 것들은 눈감아줄 수가 있었으나 연약한 여인을 건드린 것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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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 <146> 제32장 전환기 19.05.15 1,267 31 10쪽
145 <145> 19.05.14 1,278 29 11쪽
144 <144> 19.05.13 1,240 30 10쪽
143 <143> 19.05.12 1,239 27 10쪽
142 <142> 제31장 점진적 19.05.10 1,404 24 11쪽
141 <141> +2 19.05.09 1,308 32 13쪽
140 <140> 19.05.08 1,379 25 11쪽
139 <139> 제30장 수련기 19.05.07 1,374 24 8쪽
138 <138> 19.05.06 1,322 26 10쪽
137 <137> +4 19.05.06 1,375 18 9쪽
136 <136> +4 19.05.05 1,424 28 11쪽
135 <135> 19.05.03 1,478 24 10쪽
134 <134> +2 19.05.03 1,389 22 10쪽
133 <133> +2 19.05.01 1,502 24 10쪽
132 <132> +2 19.05.01 1,455 23 10쪽
131 <131> 19.04.30 1,468 25 10쪽
130 <130> 제29장 강호기 19.04.29 1,613 2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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