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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림속가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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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룡생
작품등록일 :
2018.09.28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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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21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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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25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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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126>

DUMMY

“잠깐, 소위. 내가 나설 게.”


서결이 적소위가 나가려는 걸 손으로 막고서는 말했다.


“괜찮겠어?”


호림봉을 보더니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적소위가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저 형들보다 널 더 믿는 거 알지?“


적소위가 눈짓으로 우위와 모술을 가리켰다. 서결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나섰다.


“호선배는 알 것이오. 정당한 사유 없이 감찰원에게 대들게 되면 어떤 처벌을 받는지 말이오.”


호림봉이 움찔했으나 곧 그 큰 덩치를 앞세우며 나섰다.


“사내란 놈이 그런 걸 핑계될 것이냐? 자신 없으면 무릎 꿇고 사죄해. 그럼 없던 걸로 해주지.”


“누가 어떻게 될 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지 않소?”.”


“하긴... 근데 말이다. 내 이... 솥뚜껑 같은 손에 맞으면 그런 생각이 날지 모르겠다.“


소매 자락 신공에 걸려들면 시야가 가려질 것이다.

자칫 저 바위 같은 주먹에 연속적으로 걸려들면 얼굴 뭉개지는 것은 식은 죽 먹기이었다.

수개월 동안 얼굴이 엉망인 채로 살아가야 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하나 서결은 담담히 웃으며 자세를 잡았다.


“그럼, 이제 호선배가 그토록 잘난 척 하는 소매 휘두르는 솜씨를 보도록 하겠소!”


그 순간 용정원 학당 안이 긴장감에 물들어 쥐 죽은 듯이 조용했다.

석웅이 명령을 내렸다.


“책상들을 한 쪽으로 더 치워라!”


우당탕 거릴 줄 알았는데 아주 조용하게 처리되었다.

시끄러워서 좋을 건 하나도 없었고, 들켜서 좋은 것도 없었다.

그렇게 하여 중앙에 방원 3장 이상의 공터가 졸지에 생겼다.

그 중앙에 거구인 호림봉이 나섰고, 마주선 서결은 몹시 긴장하고 있었다.


“호선배... 그냥 모든 걸 포기하죠?”


“그럴 수 없다!”


“반성의 기회를 주었는데도 싫어한다니... 하는 수 없죠.”


“네가 나를, 이기겠다는... 장담이냐?”


“선배가 진다면 그 창피는 어떻게 할 것이고, 이긴다고 해도 본전일 텐데... 안 그렇소, 선배?”


서결이 직접적으로 도발했다.


‘크크, 역시 서결이야!’


적소위는 매우 만족했다.


“그러니까, 당연히 이겨야지!”


호림봉이 으르렁거렸다.

서결은 태연하게 위로 올려다보며 빙긋 웃었다.


“애들에게나 그런 협박이 통하지 우린... 아니오, 선배.”


호림봉이 피식 웃었다.


“이제 갓 애들 탈 벗었다고 금세 어른이 된다고 보느냐?”


“그런 선배는 어른 같소?”


“긴말이 필요 없군.”


“물론이오. 한데 선배가 진다면 모든 걸 털어놓겠소?”


호림봉이 가만히 쳐다보며 순간적으로 망설일 때 석웅이 흔쾌히 허락했다.


“네가 호림봉을 이긴다면 그러도록 하지. 향후 여기서 아편 거래는 절대 없을 것이다.”


“모두 들었소?”


용정원의 선배들 모두는 일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도 소림 속가였고, 명예와 신뢰를 자랑으로 삼고 있었다.

호림봉이 서결을 가만히 쳐다보며 긴 소매를 밑으로 내리깔았다.

축 늘어진 듯 서 있었는데 저게 바로 소매 수법의 준비 단계임을 알고 있는 서결은 긴장했다.

드디어 장권과 수공의 대결이었다.


호림봉의 큰 키는 수공에 매우 유리했고, 방위가 넓어서 피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이곳은 좁아 터졌다.

적어도 방원 5장 이상은 되어야 제대로 실력을 발휘할 텐데 난감했으나 차마 드러내지 못했다.


‘그래도 이긴다!’


서결이 입술을 꽉 물 때 호림봉의 좌수가 움직였다.


짜르릉!


철심수(鐵心袖)가 펼쳐진 것이었다.

날카로운 기운이 얼굴을 따갑게 만들었고, 완강한 기운을 느끼게 했다.

서결은 잠시 망설이다가 흑호유린장으로 대적했다.


빠바바방!


엄청난 소리가 들려왔고, 주변 책상과 의자들이 허공으로 떠올라서 그대로 나가 떨어졌다.

우당탕거리는 소리가 미처 그치기도 전에 두 사람은 다시 맞붙었다.

흑호유린장은 권법으로 전환되었다.


파팡!


“호오, 제법인데?”


호림봉도 놀랐다.

장법을 권법으로 전환시키는 것은 매우 힘든 것이었다.

아니 손바닥이나 주먹이나 같은 손에서 펼쳐지는 것인데 뭐가 달라, 하고 따지겠지만 그건 어리석은 사람들의 항변일 뿐이었다.

손바닥과 주먹의 공격 형식, 초식 방식, 방향 감각은 전혀 달랐다.

더욱이 상대에게 공격을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어림도 없었다.

내공 배분이 가장 문제인 것이다.

그때 학생 누군가가 외쳤다.


“반선수다!”


소매가 넓게 그물망처럼 펼쳐지며 허공에서 파라락거렸다.

저 경기에 스치기만 해도 상처를 입기 십상일 것이다.

정통으로 맞는다면 피부는 갈라질 것이고 뼈마디는 부러질 것이다.


파파파팡!


장력을 날려 넓은 소매를 죽이려고 했으나 기가 살아서 더욱 팔락거렸다.


‘하는 수 없군.’


필살의 명기인 추혼복호권을 펼쳤다.

으르렁, 거리는 소리가 들려올 정도로 무서운 경기가 호림봉을 덮쳐갔다.


“후우... 정말, 제법이네!”


호림봉은 곧바로 승패를 가리려고 필살기인 반선수를 펼쳤는데 실수하자 놀랐다.

하나 곧 반선신공을 끌어올려 반선수를 다시 펼쳤다.

손을 수평으로 하여 훑어오는데 소매가 마치 거대한 칼날 쟁반처럼 변하여 날아오는 것이었다.


‘이크, 걸리면.......’


오싹했다.

무엇이든지 갈라버릴 것이다.

그도 곧 소금강신공을 끌어올려서 피하지 않고, 추혼복호권으로 마주쳐 갔다.


꽈앙!


엄청난 경기에 유리 창문이 모조리 부셔져 날아갔고, 책상과 의자도 사방으로 날아다녔다.

학생들은 피한다고 정신이 없었다.

적소위와 석웅은 그 자리에서 손을 흔들어 책상과 의자 파편을 날려 보내고서 가만히 지켜보았다.

두 사람은 다시 2장 반 거리에서 서서 서로를 지켜보다가 돌아섰다.


“욱!”


서결이 비틀거렸다.


“음......”


호림봉은 입가에 피가 흘렀다.


“무승부인가?”


석웅이 묻자 호림봉이 고개를 끄덕였다.

적소위가 쳐다보자 서결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이제... 석선배와 나만 남았군요?”


“한 산에 호랑이가 두 마리면... 안 되지.”



관웅은 이 지루한 수업이 어서 끝났으면 싶었다.

역근경을 이용한 수련이 기대만큼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었지만 스스로 자질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그래도 절대 포기는 없었다.


그가 얻은 것이라고는 고작 역근경을 열람한 것뿐이었다.

다른 학생들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역근경 만큼 분량이 많고 어려운 것들은 아니었다.

그런 가운데 다른 학생들은 몰래 붓과 종이를 가져와서 베껴가는 것도 보았다는 말도 들었다.


‘비겁해.’


그 당시는 그것이 무슨 짓이냐고 나무라고 싶었지만 지금에 와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자신도 저렇게 할 것을 하면서 몹시 후회했다.

그렇게라도 해서 얻는다면, 돌아가서 사형들에게 무언가 하나라도 더 알려줄 수가 있을 텐데 하며 무척 아쉬워했다.


무엇보다 자신의 무공 변화가 변혁을 일으킬 수도 있었다.


“자자. 여기 봐라?”


자곤 선생님이 모두의 시선을 모았다.


“너희들의 꿈은 무엇이냐?”


궁소천이 가장 먼저 손을 들었다.


“오, 소천이로구나. 그래, 뭐냐?”


“저의 꿈은 딱 한 가지입니다.”


“그래?”


“예.”


모두가 가만히 기다렸다.


“제가 들은 소문이 잘못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저자에서 고수 같은 선배들의 대화에서 엿듣게 되었는데... 소림 속가 제자들 중 한 분이... 어떤 처지였는지,,, 확실치는 않습니다.”


“뭘 그리도 뜸 들이느냐?”


“알겠습니다.”


“그래, 어서 해 보거라.”


궁소천은 학생들이 모두의 시선 자신을 향하고 있자 거드름을 피우며 입을 열었다.


“그 분이 무림 전설인 강호오사(江湖五邪)의 일원이라고 하던데... 사실입니까?”


학생들은 일순 숨을 죽이고 있다가 나직이 모기소리처럼 왱왱 거리며 속삭였다.


“가, 강호오사? 그게 뭐야? 먹는 거야?”


“멍청한 것, 넌 음란서적이나 파라.”


그때 누군가가 올바른 말을 했다.


“강호오사라면, 사악함이 깃들었는데 설마... 천하를 다스리는 주체인가?”


“그렇게 들리기도 한데... 강호오사! 마치 천하 최고의 무사들인 것 같잖아?”


“근데 왜 사악할 사 자가 들어간 거지? 협이나 군, 검이나 도 같은 것이 들어가야 하지 않나? 사악한 자들의 집합체인가? 정말 정도를 걷는 인물은 없는 것이야, 뭐야?”


“모르지. 허나 사자가 들어갔다고 해서 다 사악한 건 아니라고 생각해. 내가 어느 서적에서 봤는데 말이야. 진정한 마도는 협객보다 낫다고들 하던데?”


탕탕!


“조용!”


그때 칠판을 두드리며 자곤 선생이 조용히 시켰다.

다시 조용해졌다.

숨죽이고 있었으나 눈빛은 너무나 초롱초롱하여 밝게 빛나는 샛별 같았다.

샛별이 깜박거리며 더 많은 걸 배우고 싶어서 조바심이라도 난 듯이 보였다.


사내라면, 무공을 익힌 무사가 되려면 강호의 정세에 귀가 솔깃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영웅호걸이 누구이며 협성괴걸(俠聖怪傑)은 또한 누구이고 하는 것은 궁금증의 근본이었다.


여기 학생들도 모두 무공이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면 강호에 나가서 협객으로 대협으로 그리고 전사로 거듭나고 싶을 것이다.

진정한 무사로서 천하를 종횡하고 싶지 않겠는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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