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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림속가제자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연재 주기
고룡생
작품등록일 :
2018.09.28 10:56
최근연재일 :
2019.05.24 20:18
연재수 :
15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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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89,679

작성
19.05.09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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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글자
13쪽

<141>

DUMMY

***


“야, 이것들아! 좀 조용히 하지 못해!”


궁소천이 윽박지르자 학생들 모두가 숨죽였다. 하나 능운조는 아랑곳 않고 친구들과 대화에 열중했다. 그들의 이야기가 바로 강호 견학에 대해서였다.


그 이야기 거리는 소림사를 떠나기 전에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한데 능운조 옆에 앉아 있는 포악이 숨죽여 지내고 있었다. 그렇다고 기가 죽어서 바보 등신이 된 것은 아니었다. 다른 학생들에게는 아직도 위협적이었다.


다만 도박이나 돈을 뺏는 것은 하지 못하고 있었다. 능운조 뿐만이 아니라 그건 궁소천도 용납하지 않기 때문에 참을 수밖에 없었다. 꾹꾹 누르고 있는 그가 언젠가는 터지고 말지도 모를 일이었다.


궁소천이 점심 식사 후 잠시 자리를 비운다고 말했다.


정지궁이 물었다.


“어딜 가?”


“아, 볼 일이 있어서... 수업 전에 돌아온다!”


정지궁은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궁소천이 보이지 않자 입가에 괴이한 미소를 머금으며 돌연 소리쳤다.


“야, 조무! 너... 그거 가져 왔지?”


“쉿, 인마? 조용히, 해! 넌, 대체?”


“아, 그만! 소천인 갔고, 감찰원도 근처에 얼씬거리지도 않아. 그거 신서책(新書冊) 말이야. 그러니까 거 뭐더라... 그래! 홍루(紅樓) 기녀로 나오는 반금련전(潘金蓮傳), 그건... 꼭 봐야 해. 히히히... 우연히 설핏 그 그림을 봤는데 온 몸이 짜릿해... 정말 죽여주더군. 거기... 음모(陰毛) 봤지? 후아... 밀림이라고 해야겠지? 그 여인 돈 많이 받아야겠다. 더욱이 화가가 그림을 그리도록 발가벗고 있었을 거 아냐? 부럽다, 그 화가... 아무튼 키키키... 나 말이야, 그건 꼭 봐야 해! 사실 그거 슬쩍 훔쳐보는 순간 다리에 힘 풀려서 그 자리에서 주저앉을 뻔했어.”


정지궁이 부르르 떨다가 곧 조무를 잡아먹을 듯이 노려보았다. 정지궁은 생김새답지 않게 야한 것을 너무 좋아했다. 돈이 넘쳐나니 모든 걸 돈으로 해결하려는 성향도 다분했기에 가능했다.


자 나이에 음주가무에다 색이라니, 그게 도련님들의 전형적인 삶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부럽다, 새끼.’


조무는 씁쓸했다. 사실 얼마 전 소식을 받았는데 문파 사정이 매우 어려웠다. 전쟁 시기라서 그런지 수입도 넉넉지 않아서 정말 필요한 것이 지원금이었다.


‘하다못해 구하기가 지극히 힘든 거금이지만... 은자 만 냥이라도 들어온다면... 10년은 거뜬히 버틸 수가 있을 텐데......’


사실 모든 문파 중 거의 대부분 사정이 그러 할 것이다.

그때 정지궁이 다시 다그쳤다.


“너... 구입해 놓았겠지?”


“아니.”


“거짓말 하면, 알린다?”


“야, 너!”


조무가 화들짝 놀라며 눈을 부라렸다.


“그러니까 잔말 말고 어서 팔아.”


정지궁이 다시 음란서적을 원했다. 조무는 고개를 흔들었다.


도저히 용감할 자신이 없었다. 물론 팔기 위하여 몇 권을 어렵게 구입해 놓았지만 궁소천은 물론이고, 적소위의 얼굴까지 아른거려서 용기를 낼 수가 없었다.


더욱이 그들의 수하들도 여기저기 포진하고 있었기에 가슴이 조마조마했다.


“좋아, 그렇다면야. 다 방법이 있지.”


정지궁이 장담해도 조무는 끄덕도 없었다.


‘흥, 네가 뭘 제시하든... 여기선 어림도......!“


탁.

은자 한 냥을 책상에 올리자마자 조무의 두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커졌다.


‘후후아아... 이 이게 대체... 여, 열 배의 장사이긴 한데.......’


“이래도. 안 팔 거야?”


정지궁이 기묘한 눈초리로 쳐다보았다.


조무는 더 이상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얼른 보따리를 뒤져서 한 권, 빨간 책을 보았다. 아름다운 여인, 반금련이 홀딱 벗고 옆으로 비스듬히 누워 있었다.


젖무덤은 쳐지지도 않았고, 아랫배도 매끈했다. 그리고 굳이 설명하지 않겠다. 아무튼 그 모습만으로도 사내들의 애간장을 충분히 태울 수 있었다. 특히 혈기왕성한 약관의 사내들은 말 할 것도 없었다.


다시 한 번 출입구를 흘끔거렸다.


“야야! 안 와, 소천이는! 측간 갔는지 아니면 누굴 만나러 간 것인지 모르겠지만 하여튼 멀리 갔어. 감찰원도 다른 걸 추적하는지 코빼기도 보이지 않고 있으니 걱정 마.”


그래도 조무는 망설였다.


“야, 시간 끌다가 소천이 들어올 때 줄 거야? 그럼, 우리 둘 다 끝장이야, 몰라?“


정지궁은 정말 간이 배 밖에 나왔다. 음란서적에 빠져서 정신 못 차리는 정지궁이 불쌍했으나 조무 자신도 그렇다는 걸 알고 있었고 둘은 한 배에 탄 셈이었다.


관웅은 두 사람의 다툼에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오로지 그날 객잔에서 뭘 생각하려고 했는지 거기에 몰입하여 주변에서 뭘 하는지 아예 잊고 있었다.


소림오권을 보고 난 후 뭘 떠올렸는가?


‘도대체 뭐지? 아... 미치겠네!’


안개가 가로막고 있어서 답답하기만 했다.


그러다가 우연히 정리를 보게 되었는데 곧 시선을 돌렸다. 그는 이제 그녀한테 시선을 주지 않았다. 그녀에게는 오로지 궁소천 뿐이었다. 그런데 그녀도 만나지 않으면서 궁소천은 도대체 어디로 간 것인지 모르겠다.


‘소천이란 그 아이는... 믿음이 안 가.’


무엇보다 친구를 마치 자신의 종 부리듯 하는 것이 너무 못마땅했다. 사실 여러 번 주먹 쥐고, 서너 번 입술을 깨물었지만 결국 아무 것도 하지 못한 자신이 불쌍했고 초라했다.


‘너 무공에는 믿음이 가냐, 관웅아?’


석웅을 패배시킨 적소위마저도 궁소천을 함부로 하지 못한다는 건 그만한 실력이 있다는 증거였다.


‘적소위... 휴우.......’


절로 한숨만 새어나왔다. 그의 무공 실력은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

자신은 도저히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걸 절실히 느꼈다. 서글픈 일이었고, 사내로서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지만 그게 현실이었다.


무사가 현실을 망각하면 그 날로 생매장 될 수도 있고, 죽음에 이를 수 있다는 건 기정사실화 되어 있었다. 자신의 처지를 잘 아는 것만큼 무림에서의 생존율도 높았다.


그때 조무가 얼른 빨간 책을 내주고 돈을 챙기는 걸 보았다. 조무는 두 손이 덜덜 떨고 있었으나 궁소천은 나타나지 않았다.


‘근데 왜 표지를 빨간 색으로 한 거지?’


가장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오로지 그것뿐이었다. 보고 싶다는 생각은 간혹 했으나 그토록 절실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곧 잡생각은 거두고 소림오권 생각에 몰입했으나 여전히 막막했다.


‘안개는 왜 걷히지 않는 거지?’


그런데 점심시간이 다가도록 궁소천이 나타나지 않는 것이 이상했다.

정리가 몹시 당황해 하며 초조해 했다.


‘무슨 일이라도... 있나?’



궁소천은 은밀한 숲에서 옷을 추스르며 나오고 있었다. 사방을 둘러보며 마지막으로 바지를 올려서 얼른 단정한 차림을 갖추었다. 그 뒤로 여인 불자(佛者)가 나오는데 나이는 약 서른 정도 되어 보였다.


요염한 미소가 아주 음탕해 보였는데 움직임 하나하나에 유혹이 잔뜩 묻어 있었다. 그 여인도 서둘러 옷을 입으면서 나오고 있었는데 역시 주변을 둘러보았다.


둘 다 시간에 쫓기듯 허둥거렸다.


“어서 나오시오, 점심시간 끝나가오!”


“아이, 염려 말고... 동생은 어서 들어가... 응? 다음에 또......”


눈웃음을 치면서 콧소리로 애교를 부리자 궁소천은 피식 웃으며 뛰어 갔다.


‘다음엔 없소!’


두 번은 볼 필요가 없었다.


이 여인의 색정 기술은 그저 혀를 내두를 만했다. 사내의 성기가 질 속으로 파고들면 엉덩이가 요사스럽게 움직이며 사내의 절정을 이끌어내는데 그 기술이 환상적이었다. 절묘하게 사내의 성기를 끌어당기고 밀아내며 환상의 기술을 자랑했다.


그러나 그런 것이 기술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여인의 음부, 즉 질이 요물이어야 가능한 것이었다.


궁소천이 피식 웃었다.


‘저 여인의 기술이라면 부처도 꼬실 만 해. 킥킥.’


적소위는 서결과 함께 주변을 물색하다가 우연히 궁소천을 보게 되었다.


“소천이 저 새끼, 저거... 왜 저기서 나오는 거지? 저기에 뭘 숨겨 놓았나 아니면... 뭐지?”


적소위는 궁소천에게서 눈길을 떼지 않았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니 요염한 자태의 중년 여인이 보였다. 그냥 무심코 넘어 갔다. 불자가 틀림없었고, 나이 든 여인이 어린 사내와 무슨 볼 일이 있겠냐고 생각했다.


아니라면 무언가 물어보거나 빌릴 게 있었겠지 하고 넘어갔다.


그것도 아니면 근처로 지나가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었다. 궁소천과 연관을 둘 수 있는 여건이 아니었다. 여기에는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들 수가 있는 곳이니까.


“근데 저 자식 저거 정리는 놔두고 대체 어디로 저렇게 싸돌아다니는 거지? 하여튼 자식이 복에 겨워서... 그럴 거면 나에게 양보하지 미친 놈!”


적소위가 투덜거리자 서결이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어, 너.......“


“아, 아냐. 그냥 그렇다는 거야! 그냥.......”


적소위가 무척 당황해 하자 서결이 재차 물었다.


“그냥이라고? 지금 네가 하는 행동이 그냥이라고... 우기고 싶으냐? 아니면.......”


“아, 됐고! 주변에 아무런 동정이 없느냐?”


적소위가 말을 끝맺자 서결이 의문이 깊은 어조로 물었다.


“이렇게 조용한 게 더 이상하네.”


적소위도 의심스러웠으나 곧 본래대로 돌아왔다.


“언제나 같이 할 수 있는 여인을 두고... 절호의 기회인 점심시간까지 외면하고서 이곳에서 지체한다는 건... 궁소천 저 자식 저거 설마... 아니겠지?”


둘 다 멀리 사라지는 불자 여인을 흘끔 보았다.


“그건 누구도 모르지.”


“이런 이유로는 오로지... 다른 여인이 있다는 것인데... 그럼 그건 또 누구지?”


“여인이라곤 아까 지나가던 그 나이든... 여인 밖에 없었잖아?”


서결은 여전히 의문이 짙은 어조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너 같으면 그런 여인과 함께 하고 싶겠어?”


적소위가 묻자 서결이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미쳤어?”


그렇게 되묻고 나서 조심스럽게 물었다.


“소위야, 근데 그 정보는 사실이야?”


“확실해.”


“근데 아무런 기미가 느껴지는 게 없잖아?”


서결은 여전히 못미더워하는데 적소위의 표정에 확고부동한 결심이 서 있었다.


“네가 그리 생각한다면 맞을 건데... 혹시 그 놈이 운이 좋아서 안 나온 건 아닐까?”


서결은 그저 툭 던졌을 뿐인데 적소위가 즉시 대답했다.


“네 말이 맞을 것 같다. 가자!”


끊고 맺는 것이 너무나 확실하여 서결도 적소위와 같이 다니는 것이었다. 우유부단함도 없었고 결단은 매우 단호했다. 무엇보다 그는 우두머리로서 상당한 재능도 있었고 무공 또한 드높았다.


서결이 얼른 따라붙자 그가 말했다.


“내일 다시 와 보자.”



“어이, 조용히들 해!”


궁소천이 소리를 지르며 들어오자 후다닥 학생들이 제자리로 돌아갔다. 능운조는 상관하지 않았다. 마치 자신에게 시비를 걸지 않는다면 상관하지 않겠다는 의도 같은데 저게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다.


정지궁이 다가왔다.


“어디 갔다 오는 거야?”


“아, 잠깐 누굴 만날 사람이 있어서... 근데, 조무 너?”


조무가 경기라도 걸린 듯 깜짝 놀라며 돌아다보았다.


“너 빨간 책 그거... 안 가져왔겠지?”


“내, 내가 귀머거리냐?”


조무가 정지궁을 보자 그는 시치미를 떼고 먼산만 바라보았다.


‘어 새끼, 저거 수상한데.......’


조무는 이를 갈았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그래, 만약에 들키면 널... 아주 죽사발로 만들어 줄 거다! 알아?”


궁소천은 노골적으로 주먹을 내보이며 협박했다. 주눅이 든 조무는 슬그머니 신형을 돌려 정면을 쳐다보았다. 얼굴은 벌개졌으나 아무 대응도 하지 못하고 멀뚱거리며 칠판을 바라보기만 했다.


저건 두 가지 이유뿐이었다. 하나는 책을 가지고 있었으니 도둑이 제 발 저린 것이고 두 번째는 자존심 뭉개졌으니 억울하다는 의미였다.


하나 관웅이 보기에는 둘 다 인 것 같아서 서글펐다. 관웅은 그저 주먹을 쥐었다 폈다만 반복하는 자신도 너무나 불쌍했다. 말 한마디 항변도 못하고 그저 방관만 하고 있었다.


‘나는 왜 이리 못났지?’


하나 그의 본능은 알고 있었다. 자신이 궁소천의 적수가 안 된다는 슬픈 그 사유를.......

그때 적소위가 서결과 함께 안으로 들어섰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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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56 풍류인
    작성일
    19.05.09 20:35
    No. 1

    오랜만에 무협소설 다운 소설을 보면서 몇일동안 이 소설에 취해서 지냈습니다.
    좋은글 감사하고 앞으로도 자주 볼수 있도록 많이 글 부탁드립니다 ^^
    건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2 고룡생
    작성일
    19.05.10 00:43
    No. 2

    ㅎㅎ다행이네요.
    즐겨 찾아주시길.....^^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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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 <137> +4 19.05.06 1,489 18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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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 <131> 19.04.30 1,569 26 10쪽
130 <130> 제29장 강호기 19.04.29 1,732 30 11쪽
129 <129> 제4권 終 +2 19.04.28 1,757 2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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