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소림속가제자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연재 주기
고룡생
작품등록일 :
2018.09.28 10:56
최근연재일 :
2019.05.24 20:18
연재수 :
155 회
조회수 :
568,217
추천수 :
7,175
글자수 :
689,679

작성
19.05.12 15:44
조회
1,392
추천
27
글자
10쪽

<143>

DUMMY

그 비정한 바다에 사랑하는 딸을 던져야 하는 아비의 심정은 도대체 어떠할까?


‘미안하구나, 내 딸아... 이 아비가 못나서 너에게 이런 고통을 주게 될 줄이야... 아... 내 딸아... 사랑하는 내 딸.......’


서소강이 서소하의 머리를 감싸 안으며 눈물을 흘렸다.

그때 비정한 음성이 들려왔다.


“준비 다 되었습니다, 형님.”


눈치도 없다는 생각은 했으나 아우로서도 어쩔 수가 없었을 것이다. 서소강이 천천히 일어서는데 서소하도 따라 일어섰다.


“넌 여기에 있거라.”


“아니에요. 저도... 아버지의 자식이에요.”


그 한 마디에 서소강은 울컥 할 뿐 그 어떤 말도 하지 못했다.



연무장은 웅성거리고 있었다. 무언가 불안한 듯한 조짐이 보이고 있었다. 결국 양원이 말을 꺼냈다.


“문도 신청은 헛된 것 같네. 아무래도 우리 살길은 우리 스스로가 찾아야겠어.”


“그건 양사형의 말이 맞습니다. 자금 부족으로 인하여 운영 자금이 터무니없이 말라버렸다는 것이 이미 비밀 아닌 비밀이었습니다.”


그렇게 저희들끼리 수군거릴 때 한 소리가 들려왔다.


“배은망덕한 것들!”


갑작스런 이 말에 모두가 흠칫 놀랐고 반발하려고 쳐다보는데 움찔하고서 그 자리에서 가만히 있었다.

대사형, 아니 이제 백학 향주인 목형조였다.


“자신의 이득을 위해서 고향도 버리고 사문도 버리겠다는 너희들을 왜 그대로 내버려두는지 난 이해 못하겠다! 이때까지 너희들을 안아준 문파의 뜻조차 헤아리지 못하다니! 못난 것들! 사부님들이 불쌍하도나......!”


모두는 조용했으나 양원이 돌발적으로 반항했다.


“그럼... 향주님은 남으실 것입니까? 녹봉도 받지 못하는데 말입니까?”


“어리석은 놈!”


“향주님!”


“돼지 멱따냐? 조용히 말해도 다 들린다. 그리고 한번만 딱 묻자. 너희들... 정녕 돈이 최고야? 그 나이에 벌써 돈을 밝히는 것이냐?”


“하, 하지만 향주님.......”


양원도 궁지에 몰린 듯 더듬거렸다.

목형조는 예전 사제들을 가만히 보더니 입을 열었다.


“난... 용호문의 정신이고, 육체야.”


모두가 침묵했다.


“그리고... 난 천 년이란 묵직한 이름을 지닌 소림사의 유구한 역사에 17년의 짧은 인생의 한 발을 올렸을 뿐입니다, 라는 관사제의 말도 잊었느냐? 은혜도 모르는 것들, 모두 다 나가!”


강렬하게 고함을 지르고 나서 흠칫 놀랐으나 이미 서소강과 적천우도 듣고 말았다. 그는 얼른 달려 나와서 정중하게 허리를 숙이며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사... 문주님, 부문주님.......”


나중에 결국 울먹이고 말았다.

서소강이 다가와서 고개를 숙이고 있는 그의 등을 토닥거려주고 연무대 위로 올라갔다. 그 뒤를 적천우도 따라갔고, 서소하까지 나선 것을 본 문도들과 제자들도 놀랐다.


“아니... 아, 소하 아씨의 저 피폐한 얼굴 좀 봐?“


“수척한 모습이 정말... 불쌍해졌어.”


그토록 도도하고 고고했으며 봉황 같은 여인은 이제 사라지고 없었다. 하나 본질인 미모는 여전했으니 사람들이 보기에는 너무나 안타까웠다.


양원이 왕인을 쳐다보았다.


“사형, 이제 용호문은 해체되겠죠?”


“그렇게 되기를 바라느냐?”


“아, 아닙니다, 사형!”


양원이 몹시 당황하여 연신 손사래를 쳤다.


“전 다만 그게 현실이... 아닌가 싶어서.......”


“그래, 그게 현실이지. 허나 난... 기적이라도 일어났으면 좋겠다.”


기적이란 말까지 나올 정도로 이제 용호문이 바닥으로 추락하고 말았다.


탕탕!


그때 서소강이 연무대 위에 마련 된 단상을 내리쳤다.


“조용!”


일순 잠잠해졌다. 침울한 분위기가 사람들의 기분을 착 가라앉게 만들었다. 지금 문주가 뭘 말하려고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이제 오늘부터 용호문이 영원히 사라지게 생긴 것이었다. 그걸 알고 있는 모두는 서소강이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자 확신했다.


침통한 분위기가 꽤나 오래 갔다. 사시 초엽(오전 9시)이 시작되었을 때까지 약 한 식 경이나 침묵이 이어진 것이었다. 파산 선고를 내릴 수가 없는 서소강은 차마 말을 꺼내지 못했다. 하나 미룬다고 될 일도 아니었다.


“여러 문도들과 제자들은 잘 듣거라!”


강한 어조로 말하고 있었지만 왜 이렇게도 슬프게 들리는지 모르겠다고 문도들이나 제자들은 투덜거렸다.


“좀 당당하시지.”


“사부님의 심경이 오죽 하겠어?”


서소강도 그 말을 듣고 있었으나 내버려 두었다. 제자들의 심경이 어떤 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는... 헤어질 때가 되었다!”


그러자 갑자기 곳곳에서 참고 참앗던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고 급기야 전체로 번져나갔다. 서소강에게서 막상 저 말이 흘러나오자 양원과 소국 등도 현실이 다가왔다고 생각하니 눈시울이 붉어져서 연신 소매로 눈물을 훔쳤다.


“에이, 눈에 먼지가 들어갔나.......”


양원이 고의적으로 심술궂게 중얼거렸다.

훌쩍이는 큰 소리에 서소강도 차마 말을 더 이상 잇지 못하고 가만히 있었다. 이윽고 울음소리가 조금은 잦아들자 서소강은 힘을 냈다.


“자, 여러분! 우린 비록 헤어지지만 곧 다시... 만날 것입니다.......”


서소강도 눈물이 흘러내려 말을 잇지 못하고 말았다.

그렇게 모두가 울음바다에 잠겨서 허우적대고 있었다. 누구도 이런 상황을 헤쳐 나오려고 하지 않았고 슬픔을 함께 했다. 그때 너무나 밝은 음성이 들려왔다.


“문주님, 손님이 왔습니다!”


그는 바로 수문장인 강호였다.


“아휴, 수문장님은 눈치도 없으셔! 지금이 어느 시기인데 저렇게 밝은 소리로 분위기를 망치고 있는 거야! 대체.......”


양원이 다시 원망 섞인 소리를 쏟아냈다. 다른 제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아랫사람이었다면 실컷 두들겨 패 주었을 것이다.


서소강이 화를 내려다가 강호를 보자자마 어리둥절했다. 아주 신나게 달려오는 그에게 물었다.


“대체 무슨 일인가?”


“무, 문주님! 저, 저기.......”


“어허... 이 사람이 왜 이리 호들갑이야?“


서소강의 말에 이어서 적천우도 나섰다.


“향후 수문장을 갈아 치워야 할 것 같습니다, 문주님?”


그때 강호가 다시 돌아보며 소리쳤다.


“어허, 뭐하는 거야? 어서 뛰어오지 않고!”


갑자기 웅성거렸다.


“아니 손님이 찾아오신 것 같은데 왜 반말이시지?”


양원이 다시 투정부리자 소국도 고개를 끄덕여 동조했다.


“그러게 말이다. 친절은 수문장의 기본 예의인데... 어, 그, 그, 근데 저게 누구야?”


소국도 갑자기 반말로 소리쳤으나 무척 더듬었다.


그때 일제히 환호성이 터졌다.


“와아! 저, 저, 저게 누구야!”


“어허... 저, 저건... 철혼 사제 아냐?”


“뭐 철혼이라고?”


“아니 아직 올 때가 안 됐는데, 대체 왜 온 거지?”


“우와, 세련돼 졌는데?”


“물이 좋아서 그래!”


“그렇긴 해! 서안은 엄청난 대도시지! 암, 난주와는 비교도 안 되지!”


모두가 야단법석을 떨 때 철혼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사형들 안녕 하십니까?”


“야, 인마!”


“반갑다!”


“잘 왔다!”


“야, 넌... 용 됐다?!”


제자들이 우르르 달려들어서 머리통을 때리고 뺨도 때리고 부둥켜안으며 제자들은 야단법석을 떨었다. 헤어 진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한동안 반가움에 웃고 떠들고 야단이었다. 서소강과 적천우는 그런 모습을 보아도 말리지도 않았고 나무라지도 않았으며 도리어 흐뭇해했다.


제자들 간의 우정이 참으로 아름답고 보기 좋았다.

서소하는 그 장면을 물끄러미 보고만 있었다.


그리고 철혼이 서소강과 적천우 앞으로 걸어가서 공손하고도 의젓하게 인사를 올렸다.


“두 분 사부님, 별래 무양하십니까?”


“그래그래, 어서 오너라. 못 보던 사이에 잠잖아 졌구나? 한데 넌 아직 올 때가 안 되지 않았느냐?”


“예, 사부님. 알고 있습니다. 전 다른 이유로 이렇게 찾아뵈었습니다.”


“그래? 무슨 일이냐?”


대답을 하고 나서 서소하를 본 철혼이 빙그레 웃었다.


“근데... 아씨의 몸이 많이 수척해지셨군요?”


“아, 그건 저 애가 요즘 잘 먹지 않아서 그렇단다.”


서소강이 쓸쓸하게 웃었다.


“흥! 누구 때문인데......!”


서소하는 말을 꺼내 놓았다가 깜짝 놀라 얼른 거두어들이고 말았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철혼은 눈치 챘을 거라는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던 것이다.


‘아씨는 여전히 관사제를 원망하고 있구나... 아, 관사제는 언제나 아씨께 좋게 보일까.......’


사소강과 적천우도 어리둥절해 하는데 문도들도 사제들도 마찬가지였다. 하나 철혼은 무언가 알고 있는 듯 그저 의미심장한 미소를 띠고서 모른 척하면서 서소하를 보았다.

서소하는 새침하게 고개를 돌렸다.


그때 서소강이 물었다.


“아까 하다만 말인데, 네가 대체 이 시기에 웬일이냐?”


“너 혹시 그곳 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돌아온 거냐?”


서소강과 적천우가 동시에 다그쳤다. 두 사부는 근심 걱정이 태산이었다. 입 하나라도 줄어든 것에 고마워했고, 철혼이나마 편안하게 지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한데 이 고생문이 훤한 용호문으로 다시 돌아온 것이었다.


“아, 그건 아닙니다, 사부님!”


철혼이 너무나 힘차게 말해서 모두가 의아 했다.


서소강과 적천우는 자신도 모르게 표정이 밝아졌다.


“뭐 좋은 일이 생겼느냐?”


사형들 사이에서 반가운 고함이 터져 나왔으나 철혼은 그저 싱긋 웃고 말았다.


“그럼 왜 돌아왔느냐?”


서소강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전 단지... 심부름을 왔을 뿐입니다!”


“심부름이라고? 누구.......”


“관어르신입니다.”


“관... 어르신?”


서소강의 의문이 떨어지기도 전에 철혼이 말했다.


“웅아의 아버님말입니다!”


“아, 웅아... 아버님 말이더냐? 근데 그 분이 대체 왜?”


“예, 그렇습니다만... 그 내용은 전 잘 모릅니다. 단지 심부름만 왔을 뿐입니다.”


관대가 대체 무슨 심부름을 시킨 것인지 궁금하기도 했으나 현재 문파의 처지가 너무나 바닥이라 걱정도 앞섰다. 돈이 드는 일이라고 해도 거절하기도 힘들 것이다.

서소강은 어두운 안색으로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래... 무, 무엇이냐?”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소림속가제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필독!> 무협작가를 그만두겠습니다. +10 19.05.24 1,003 0 -
공지 정퉁 무협의 뿌리 깊은 향기를 맡고자 한다면... +16 19.03.17 7,372 0 -
155 <155> 제34장 분수령 19.05.24 1,490 27 24쪽
154 <154> +1 19.05.24 1,054 22 11쪽
153 <153> +2 19.05.24 1,271 28 11쪽
152 <152> +1 19.05.24 1,178 21 12쪽
151 <151> 제33장 상실감 19.05.22 1,481 25 18쪽
150 <150> +2 19.05.22 1,166 25 12쪽
149 <149> +2 19.05.21 1,380 27 9쪽
148 <148> +5 19.05.20 1,403 30 12쪽
147 <147> +2 19.05.17 1,590 27 9쪽
146 <146> 제32장 전환기 19.05.15 1,443 31 10쪽
145 <145> 19.05.14 1,448 29 11쪽
144 <144> 19.05.13 1,399 30 10쪽
» <143> 19.05.12 1,393 27 10쪽
142 <142> 제31장 점진적 19.05.10 1,564 24 11쪽
141 <141> +2 19.05.09 1,465 32 13쪽
140 <140> 19.05.08 1,537 25 11쪽
139 <139> 제30장 수련기 19.05.07 1,538 24 8쪽
138 <138> 19.05.06 1,468 26 10쪽
137 <137> +4 19.05.06 1,516 18 9쪽
136 <136> +4 19.05.05 1,560 28 11쪽
135 <135> 19.05.03 1,612 24 10쪽
134 <134> +2 19.05.03 1,518 22 10쪽
133 <133> +2 19.05.01 1,639 24 10쪽
132 <132> +2 19.05.01 1,585 23 10쪽
131 <131> 19.04.30 1,599 26 10쪽
130 <130> 제29장 강호기 19.04.29 1,766 30 11쪽
129 <129> 제4권 終 +2 19.04.28 1,791 26 12쪽
128 <128> +2 19.04.26 1,808 27 10쪽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고룡생'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