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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림속가제자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연재 주기
고룡생
작품등록일 :
2018.09.28 10:56
최근연재일 :
2019.05.24 20:18
연재수 :
15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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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3,414
추천수 :
7,174
글자수 :
689,679

작성
19.05.13 12:15
조회
1,363
추천
30
글자
10쪽

<144>

DUMMY

“그게 무슨 소리냐?”


서소강과 적천우가 동시에 강한 의문을 표현했다.


“그분이 장사꾼이며 무역상이셨던 것을 잊으셨습니까?”


“아니 그게... 아! 그렇구나... 예전에 크게 하셨다고 했지, 그래! 그렇구나... 근데?”


철혼은 더 이상 이야기 하지 않고 매우 소중하게 간직해 온 봉투를 품속에서 꺼내어 서소강에게 두 손으로 공손하게 내밀었다.


“이걸 드리라고 하셨습니다. 아, 그리고 조금 지체된 것을 사죄드립니다.”


“아니 그런 거야 뭐.......“


마치 채무 봉투 같아서 가슴이 떨렸기에 사소한 것은 무시했다. 서소강도 적천우도 우물쭈물 하며 봉투를 들고서 가만히 있었다. 결국 서소강이 봉투를 열어서 안에 든 걸 꺼내 보았다.


그 순간 경직되었다.


“이, 이, 이... 건?!”


서소강이 차마 말조차 잇지 못하고 멍청해졌다.


“아니 형님, 대체 무엇이기에......!”


적천우마저도 보자마자 벙어리가 되었고 굳어버렸다. 결국 그 옆에 있던 서소하가 다가와서 학 같은 목을 빼서 훔쳐보았다.


“어머!”


그녀마저도 놀랐을 때 겨우 정신을 차린 서소강이 소리쳤다.


“으, 은자 치, 칠천 냥이라고!”


“치, 칠천 냥... 휴우......!”


서소강이 미친 듯이 소리쳤고, 적천우마저도 그만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그제야 철혼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이 정도의 금액이라면 관웅 사제가 돌아온 때까지 충분히 버티실 거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서소강과 적천우는 할 말을 잃고 있었으나 두 눈에 희망의 기운이 일렁였다.


“와아! 만세!”


“관웅 만세!”


“관웅 아버님, 만만세!”


“관대 어르신 만세!”


제자들이 시끌벅적해도 그대로 내버려 두었고, 서소강과 적천우는 두 손을 맞잡고 결국 울고 말았다.


“고마운 분이시야.”


“현명하신 분이시죠.”


울먹였지만 기분은 너무나 좋아서 날아오를 것 같았다.

그래도 두 눈에서는 끊임없이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서소강과 적전우는 눈짓으로 철혼을 가리켰다.


“정말... 정직한 아이고, 잘 자랐다고 할 수 있네.”


“우리 용호문의 보물립니다. 저 아인 봉투 속의 니용조차 보지 않았습니다.”


“그렇네.“



한편 철혼은 문주의 배려로 오늘 하루를 묵게 되었다. 사실 서안으로 출발해야 하지만 도무지 그럴 수가 없었다. 게다가 우연인지 필연인지 모르겠지만 숙소가 조희가 머무는 숙소 근처로 정해져서 가슴 두근거리는 것을 감출 수가 없었다.


“후욱, 후욱... 어, 어쩌지?”


넓은 방안을 마구 휘젓고 다니며 안절부절못했다. 가보는 것을 결정해야 하는데 가보지 않는 게 낫다, 라는 결정으로 기울이지고 있어서 스스로도 답답했다.


가봐야 찾아가지도 못할 것이며 찾아가봐야 만나주지도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 같은 건 안중에도 없을 것이야.’


아무래도 오늘 밤은 정말 잠 못 이루고 뜬 눈으로 지새야 할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냥 갔어야 했는데 미련이 남아서 묵으라고 한다고 묵겠다고 한 게 잘못이라고 후회했다.


사실은 사부님들의 만류를 거절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기에 그랬고, 사형들도 원했기에 승낙한 것이었다. 무엇보다 조희의 얼굴이라도 한 번 보고 싶음 욕망 때문이었다.


제자들끼리 모여서 간단하게 식사를 나누고 웃고 떠드는 가운데 헤어진 것이 해시 중엽(오후 10시)이었다. 그리고 반 시진동안 갈등에 휩싸여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답답한 상황이었다.


이제는 가보기에도 너무 늦었다.


‘사매는... 잠들었을 것이야.’


그는 잠자리에 들었다.



조희는 탁자에 앉아서 허공만 멀뚱거리며 쳐다보고 있었다. 그가 나타났다. 그다지 변하지 않았지만 완전히 변한 듯 한 것은 바로 7천 냥이란 거금을 들고서 비적도 두려워하지 않았고 당당하게 여기에 도착했으며 무사히 전달했다.


‘서찰의 내용물도... 몰랐던 표정이었어. 나라면 그런 배포가 있었을까?’


절로 고개를 흔들었다. 사형들끼리도 이야기가 오갔지만 누구나 할 수 없는 모험을 철혼이 멋들어지게 해치웠다고 칭찬이 자자했다. 철혼은 이제 무사이면서도 무역상으로 명예와 부를 같이 거머쥘 것이라고 제자들 사이에 파다하게 퍼져 있었고 거의 모두가 부러워했다.


철혼 뒤에 줄 서야 하는 건 아닌가 하고 우스개도 하여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녀는 그를 그토록 무시했는데, 얼마 되지 않았는데 못난 사형이 멋들어진 사내로 거듭나서 돌아왔다. 그냥 축하한다고 하며 무심한 척 찾아가서 인사라도 나누었으면 했다.


한데 망설이고 지체하다가 그만 시간은 자꾸 흘러갔고 이제 반 시진이 지나가 버려서 피곤하여 잠이 들었을 것이라 생각하니 자기가 너무나 바보스러웠다.


더욱이 자정이 가까운 시간이었다. 아무리 좋은 의도로 찾아가도 이런 시간에는 실례였다.


‘자존심도 내세울 데 세우지.’


못난 자신을 원망하면서도 무엇보다 조희는 철혼이 떠난 시점부터 차근차근히 철혼에 대해서 생각했었다. 그 이유의 발단이 굳이 묻는다면 관웅이 했던 한 마디 때문이었다.



- 향후 철사형은 아주 멋지게 변해서 돌아올 것입니다.



다른 사람이 아닌 용호문의 희망인 관웅이 그렇게 말했기에 내내 마음에 거슬렸는데 차츰 그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부정했다. 한데 어느 날 용호문이 최대 위기에 부딪혔을 때 그는 정말 소설 속의 주인공처럼 나타났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래, 왜 여인은 사내의 청혼이나 만나자는 말을 기다려야만 하는 거지?’


그녀는 무사답게 문을 밀고 용감하게 그를 만나러 갔다.


‘그래, 일단 만나보자!’


되든 안 되든 일단 시도는 해보자 라는 마음으로 방을 나섰다.


조희는 철혼이 묵고 있는 방에 도착하자마자 무척 크게 실망했다. 불이 꺼져 있었고 너무나 조용했다. 아주 깊은 잠에 빠져든 듯 아무런 기척도 들려오지 않았다.


‘철사형은... 이제 나에겐 관심이 없나봐.’


그녀는 기다리려고 하다가 결국 쓸쓸히 돌아섰다. 괜히 울적했다.

보이는 돌멩이를 툭 차고서는 돌아갔다.



철혼이 찾아간 조희의 방은 환했다. 아직도 잠에 들지 못하고서 홀로 있는 것 같았다. 몇 번이고 다가가려 하다가도 멈추곤 했다. 아무래도 이 늦은 밤에는 결례라는 걸 상기시키지 않을 수가 없었다. 망설이며 망설이다가 결국 돌아섰다.


불이라도 꺼져 있다면 다가가서 숨소리도 듣고서야 돌아설 수가 있었을 텐데 모든 게 허사였다.


‘인연이 있으면 다시 만나겠지.’



두 연인은 엇갈려서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왜냐하면 아직도 지원금 도착으로 인한 흥분이 가라앉지 않아서 문도들이 다니고 있는 가운데 우회하여 빙 돌아서 갔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왜 만나지 못했는가 묻는다면 철혼은 정말 우습지만 단순한 차이였다. 철혼은 우측으로 돌아갔고, 조희는 좌측으로 돌아간 것이었다.


철혼은 방으로 돌아가지 않았고 서찰만 한 통 남겨놓고 그 길로 서안으로 떠나버렸다.



***



관웅은 여전히 수업을 파한 후에도 끊임없는 수련은 계속하고 있었다. 그의 수련은 죽어서야 끝이 날 것이다. 이제 6초식인 삼반락지(三盤落地)란 초식에 이르렀다. 10초식 중 반이 넘어선 것이었다. 한데 한 가지 이상한 것이 느껴졌다.


‘내 몸이 내 몸이 아닌 것 같은 이란 느낌은.. 뭐지?’


몸에서 무슨 변화가 일어나는 것 같기는 한데 그게 무엇인지 딱히 알 수가 없었다. 끝없이 밀려오는 파도 같았다. 다가오는 느낌이 그때마다 달랐다.


그런 무한한 기운이 내부에서 무언가 일어나고 있는 것은 틀림없었다. 그게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 수는 없었으나 가분은 상쾌했고, 고로 수련은 계속 되었다.


‘끈기 있게 도전하자!’


그의 수련은 이제 역근경 수련이 아니라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이해도가 너무나 높은, 고난이도인 역근경의 초식들은 이해가 거의 불가능했다. 신동이라고 소문난 관웅이었기에 그나마 억지로 따라갈 수가 있었다.


그러다가 문득 멈추곤 했다. 요 며칠 동안 누군가가 누군가를 뒤쫓는 듯한 느낌에 싱숭생숭했다. 학생들의 본분이 아닌 무림인의 본분이라도 된 양 그런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것에 대해서 참을 수가 없었다.


남을 추적하고 남을 감시하고 이런 일이 학생들 사이에서 일어난다는 것은 참으로 어불성설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소림사에서 제대로 간섭도 하지 않았고 제재도 하지 않고 있었으니 더욱 답답하기만 했다. 물론 감찰원이 관찰하고 감시하고 있기는 했지만 그들의 영역도 모호했다.


그러다가도 본능적으로 문득 스치는 것이 있었다.


‘약점을 잡기 위함인가... 음... 한 번 크게 터지겠는데.......’


그런 생각이 들자 흠칫 하고 떨었다. 사실 요즘 들어서 궁소천의 횡포는 날이 갈수록 극에 다다랐다. 사사건건 간섭하고 통제하고 자신이 마치 왕이라도 된 양 거들먹거리는 모습이 정말 보기가 역겨웠다. 같은 자리에 앉아 있는 것도 싫었다.


‘소천이도 그렇지만... 저 애는 왜 그래?’


그리고 사실 지켜보고만 있던 관웅은 저기 능운조도 무척 못마땅했다. 자신들과 조를 이루고 있는 정리가 당했으면, 아무리 그녀가 원해서 그렇다고 해도 그건 꼭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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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 <153> +2 19.05.24 1,233 28 11쪽
152 <152> +1 19.05.24 1,143 21 12쪽
151 <151> 제33장 상실감 19.05.22 1,430 25 18쪽
150 <150> +2 19.05.22 1,128 25 12쪽
149 <149> +2 19.05.21 1,341 27 9쪽
148 <148> +5 19.05.20 1,366 30 12쪽
147 <147> +2 19.05.17 1,556 27 9쪽
146 <146> 제32장 전환기 19.05.15 1,412 31 10쪽
145 <145> 19.05.14 1,408 29 11쪽
» <144> 19.05.13 1,364 30 10쪽
143 <143> 19.05.12 1,359 27 10쪽
142 <142> 제31장 점진적 19.05.10 1,533 24 11쪽
141 <141> +2 19.05.09 1,431 32 13쪽
140 <140> 19.05.08 1,509 25 11쪽
139 <139> 제30장 수련기 19.05.07 1,505 24 8쪽
138 <138> 19.05.06 1,436 26 10쪽
137 <137> +4 19.05.06 1,489 18 9쪽
136 <136> +4 19.05.05 1,532 28 11쪽
135 <135> 19.05.03 1,580 24 10쪽
134 <134> +2 19.05.03 1,488 22 10쪽
133 <133> +2 19.05.01 1,610 24 10쪽
132 <132> +2 19.05.01 1,549 23 10쪽
131 <131> 19.04.30 1,569 26 10쪽
130 <130> 제29장 강호기 19.04.29 1,730 30 11쪽
129 <129> 제4권 終 +2 19.04.28 1,757 26 12쪽
128 <128> +2 19.04.26 1,770 2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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