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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림속가제자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연재 주기
고룡생
작품등록일 :
2018.09.28 10:56
최근연재일 :
2019.05.24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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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24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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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53>

DUMMY

관웅이 미간을 잔뜩 찡그리며 생각에 잠겼다. 그런데 자꾸만 다른 생각이 떠올라서 앞선 생각 뒤엎으려고 해서 답답했다.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더욱 더 그 생각이 나고 있었다.


‘정말... 대사님들 모두가 하산하신 건가? 이렇게 그냥 허무하게.......’


얼굴이라도 한번 보고 나서 가셨으면 했는데 안타까웠다. 달려갔다. 미친 듯이 달려갔다. 만나지 못하면 담벼락에 머리통을 박고 죽을 작정이었다.

하나 애초에 차단당하고 말았다. 허탈했다.



- 건방지다, 감히!



마지막 그 한 마디로 모든 것이 허무하게 끝이 나고 말았다.


철벽같은 방어에 들어갈 틈새도 없었다. 바람조차 막아버릴 그 기세에 눌려서 슬그머니 돌아와 버렸던 것이다.


속가 문파들의 제자가 다니는 길과 소림 제자들이 다니는 길은 정해져 있었다. 더욱이 호림당과 용정원은 한쪽에 마려되어 있어서 마주칠 일이 전혀 없었다.


그걸 무시하고 찾아갔으니 욕을 듣는 건 당연했다. 천년 이상을 지켜온 계율이 겨우 속가 제자 하나 때문에 깨어지는 건 용납할 수가 없었던 것이었다.


단호히 거절당하고 땅이 꺼질 듯한 한숨만 푹푹 내쉬면서 겨우 돌아왔는데 학당 내에 들어서니 더욱 답답하기만 했다.


‘정말, 답답해서 미치겠네!’


모든 것이 답답하게 만들어서 속이 썩고 있었다. 마치 방벽을 설치하여 하고 싶은 말이 썩은 물이 되어 고이고 있는 기분이었다. 물 흐르듯 흐르는 용권연신을 한 번만 볼 수만 있다면 소원이 없었다.


용권연신을 보고 난다면 생각해 놓았던 그 작품을 만들어낼 수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만 여기서 멈춰야 했다.


‘그걸 빼고 한다면... 아냐! 절대 안 돼! 용권연신이 전체적으로 균형을 잡아주는데 익히지 못한다면... 중구난방처럼 변할 거야.’


아무런 쓸모가 없어질 것이다. 이루고자 하는 무공 창안은 이미 물 건너갔다. 이름까지 만들어 놓은 그 무공은 허수아비가 될 것이다. 소림오권, 전부가 있어야만 가능했다.


‘용권연신은... 정신, 즉 뇌리(腦裏)에 해당하는데... 아아.......’


뇌가 없는 인간을 상상이나 되겠는가?


‘휴우.......‘


한숨만 푹푹 내쉬고 있었다.

관웅이 그렇게 깊은 절망에 빠져 있을 때 적소위의 단호한 음성이 들려왔다.


“만약 있다면? 있다면, 넌 어쩔 텐데?”


“있다면? 그건 조무가 알아서 해야지, 내가 왜?”


“지금 네가 방해하고 있잖아?“


“아... 방해가 아니라 확실하게 하고 싶은 거지. 다른 마음은 없어.”


적소위가 궁소천의 능글맞은 태도를 보자 불길이 확 일어나는 모양이었다.


“난 분명히 조무, 저 놈의 보따리 가방에 그 서적이 들어 있다 에 은자 한 냥을 걸겠다!”


그리고 궁소천을 가만히 쳐다보고 있었다. 궁소천의 인상이 잔뜩 찡그러졌다. 괜히 나섰다가 이상하대로 몰고 가고 있었기에 갑자기 후회가 밀물처럼 밀려왔다.


거절하자니 자존심 상하고 승낙하자니 자신의 속내를 들키는 것 같았다.


‘다른 놈이 나섰다면... 적소위 저 놈이 흔들리지 않았을 텐데 나였기에 흔들렸어. 난 그것만 바랐을 뿐인데... 젠장!’


“어이 뭐해? 할 거야, 말 거야? 어어, 벌써 겁었어?”


적소위는 궁소천의 바위를 긁기로 작정한 듯 더욱 비릿하게 웃으며 노골적으로 놀려내는 듯한 표정까지 짓고 있었다. 그런데 거기서 엉뚱한 사람이 열 받았다.


“어이, 적소위? 왜 궁소천만 재촉 하느냐? 난, 보이지 않느냐? 네 눈에 내가 안 보이는 거야! 그런 거야?”


능운조가 따돌림 당하는 듯한 기분을 참지 못하고 결국 폭발하고 말았다.

궁소천은 얼씨구나 하고 슬쩍 한 보 물러섰다.


“그런 네 눈에는 이 감찰원이 보이지 않느냐?”


적소위의 눈빛이 사나워지며 왼손으로 오른 쪽 팔의 완장을 툭툭 치면서 그에게로 다가가자 돌연 궁소천이 막아섰다.


“어이, 저잔 내 차지야. 넌 망이나 보던가!”


적소위의 눈에서 새파란 광채가 흘러나왔다.


“어이, 슬쩍 물러섰다가 다가왔다가 뭐냐 말 못하는 물결이야, 아니면 뭐냐고?”


“상대를 정한 건 우리야. 넌 아니라고!”


“어, 이것들이 날 뭘로 알고! 어이 너희 둘 다 덤벼! 어차피 둘은 징계 감이니까 내가 직접 손 봐 주지!”


삼각형 형태로 선 자세에서 궁소천과 능운조가 더욱 가까워지면서 일제히 적소위를 노려보았다.


“호오, 뭐 합공이라도 할 셈이냐?”


“네가 합공하라며? 아님... 말해놓고 겁먹었느냐?‘


궁소천이 노골적으로 놀렸다.

그때 정리가 능운조를 불렀다.


“운조야?”


능운조가 흠칫 놀라더니 눈가로 후회가 스쳤다. 그리고 자신이 왜 궁소천과 시비를 붙였는지 그 이유가 떠오르자 입술을 꽉 물더니 적소위를 노려보았다.


“왜 나한테 덤빌 거야? 가소로워서, 내가?”


“아니다, 적소위. 그런데 하나만 묻자.”


“그러든지.”


“너도 사내인데... 여인을 마음대로 갈아치우는 것에 대해서 넌 어떻게 생각 하냐?”


“어이, 전후 다 자르고 말하지 말고 무슨 말인지 전체적으로 자세히 말해 봐.”


“좋아. 궁가 놈이 정리를 건드려놓고 이제는 노골적으로 차버려서 지금 매우 내 마음이 아프다. 게다가 저 놈은 다른 년 사냥하기에 바빠, 어떠냐? 이건 사내로서 묻는 것이다, 사내!”


적소위의 표정이 오묘해지더니 정리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궁소천을 보다가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능운조를 보았다.


“저토록 아름다운 미녀를 내친다는 건 소천의 정신 상태가 어찌되지 않았나 싶지만 그건 당사자의 마음이니 우리가 결정하는 거 아닌가 싶다. 더욱이 내가 거기에 대해서 왈가왈부할 수는 없겠지만, 내가 만약 그런 처지라면 아주 비겁하다고 보고서 안 하겠다. 난, 그렇게 하지 않아.... 저런 미녀라면... 궁가가 눈이 삔 거지.”


“어이, 날 원망할 자격이 있느냐, 네가? 아, 됐고! 이건 알아 둬라? 네 처지는 네 처지고 이건 내 마음이다, 몰라?”


궁소천이 발끈했다.


“모른다면?”


적소위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내가 가르쳐 줄까?”


궁소천이 시비조로 되물었다.


“아니. 미녀도 몰라보고 순수함을 짓밟고 나서 마음대로 차버리고 하는 너의 방탕한 수준이라면... 손 섞는 것도 더럽겠다. 그래서 사양하겠다.”


적소위가 노골적으로 쳐다보며 놀리듯 대답했다.


학생들도 킥킥거렸다.


하나 궁소천이 눈을 부라리며 한 번 훑어보자 이내 조용했다. 궁소천은 더 이상 대응하지 않았고 자제했다. 해봤자 자신에게 돌아오는 건 욕설뿐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정리의 표정은 이제 점점 안정되어 가고 있었다. 능운조도 기분이 조금은 나아진 듯 이제 차분하게 상황 대처 방법을 모색 중이었다.


‘이대로.... 돌아가야 하는가.......’


오로지 이 생각만이 머릿속에 감돌고 있을 뿐이었다.


한편 관웅은 용권연신 생각만으로도 머리가 터질 지경인데 계속적으로 무언가가 잔뜩 가슴 깊숙한 곳에 웅크리고 있는 것을 터뜨릴 수가 없어서 너무나 답답했다.


첫사랑 소녀가 처녀성을 빼앗기고 이제는 버림받을 지경인데 왜 나서지 못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으나 문득 떠 올린 것이 있었다. 그제야 그걸 알았다.


‘나의... 작은 노을(小霞).......’


자신은 여전히 그녀를 영원히 사랑하고 있다는 걸 내면에 감춰둔 것이었다. 하나 궁소천의 저런 행동은 참으로 못된 짓이었다. 정리 정도라면 나쁘지 않았고 도리어 높은 값을 쳐주는 신부 감이었다.


그런 그녀를 냉정하게 차버린 궁소천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녀보다 더 나은 여인을 얻으란 법도 없는데.......’


그가 학생들을 억압하고 마구 권력을 휘두르는 것과는 또 다른 쟁점이었고 미래는 모르는 법이었다. 어쨌든 무언가 한 마디라도 해야지 만이 답답함이 풀릴 것 같았다.


“내 생각은.......”


막 입을 열어서 말을 진행하려는데 그때 궁소천이 폭탄선언을 해버렸다.


“정리는... 숫처녀가 아니었어!”


일순 학당 내부가 조용했다.

관웅은 머리에 쇠망치로 얻어맞은 듯 멍하니 보고만 있었다.


“거짓말 하지 마!”


순간 정신을 차린 관웅이 반사적으로 고함을 질렀다.

한바탕 치도곤을 당하리라 여기면서 내심 아차 했는데 의외로 궁소천의 대응은 차분했다.


“그래, 관웅. 안다. 이해해. 너에게는 첫사랑이니 언제나 아름답게 간직하고 싶겠지. 허나 어릴 적 잠깐 본 추억은 추억일 뿐이다. 그 이후 어떻게 변했을지는 그 어느 누구도 모르는 일이다. 만물 중에서 가장 변화가 심한 게 바로... 우리 인간이야. 오랜 만에 만나면 ‘어이 너 안 변했다.’ 라는 말은 가장 큰 거짓말이지.”


그 말도 일리는 있었으나 관웅이 알고 있는 정리는 그런 천박한 여인이 아니었다.


“하지만 내가 알고 있는 정리는.......”


“인마, 어렸을 때야, 아주 어렸을 때!”


“그래도 정리는.......”


“그래, 정 못 믿겠다면 그녀에게 물어 봐라.”


학당내의 학생들 전체가 일제히 그녀에게로 시선이 옮겨 갔다.

상황이 아주 기묘하게 변해가고 있었다. 문제는 정리가 매우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이었다. 저걸 어떻게 무엇으로 표현할지 난감하기만 했다.


‘이, 이건 아닌데... 이건... 아니야.......’


관웅은 상실감에 젖어서 어쩔 줄 몰라 했다.


옛일이지만 사람이, 그것도 어린 아이가 이렇게 한 순간에 무너지도록 타락한단 말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도저히 이해가 가질 않았다. 정리와 눈을 맞추려고 해도 그녀는 고의적으로 시선을 피하는 것 같았다.


‘변명이라도 해봐, 정리야?’


관웅은 가슴이 타들어갔다.

그때 능운조가 의외의 행동을 감행했다. 갑자기 허공으로 불쑥 떠오르더니 한 발을 올리며 두 팔을 쫘악 벌리는 것이었다.


“우후... 능공천상제다!”


학생들의 두 눈에서 별빛이 반짝거렸다. 관웅도 마찬가지였다. 순간 빙그르르 돌더니 어느새 발등이 궁소천의 정수리에 곧장 떨어지고 있었다.


놀라운 동작에 이은 번개 같은 공격이 아닐 수가 없었다.


더욱이 파공음(破空音)이 장난이 아니었다.


“훗, 제법인데?”


궁소천의 경호성이 들려왔다.


“너의 그 천박한 어조에 더 이상은 못 참겠다!”


능운조의 공격은 궁소천이 정리를 무시한 발언에 의해서 촉발되었다.

적소위는 이미 멀리 물러나 있었고, 흥미진진한 눈빛으로 주시하고 있었다.


‘뭐야, 맞다는 거야 아니라는 거야?‘


정리의 방관, 능운조의 적극 개입, 저러한 행동을 본다면 누구 말이 옳은지 판단을 내릴 수가 없었다. 하나 적소위는 정리를 흘끔 본 후 궁소천을 보더니 이를 갈았다.


‘미친 새끼! 저런 여인을 차버리다니... 나라면?’


어찌할지는 모르겠다. 다만 무책임한 짓은 하지 않을 것이란 게 그의 진실 된 마음이었다.


그때 엄청난 파공음이 귀청을 울렸다.


파파팡!


서너 차례 부딪치면서 두 사람은 도리어 엉겨 붙었다. 첫 번째 공격은 바로 관음십팔족이었다. 그걸 막아낸 것은 역시 궁소천의 비기인 나한십팔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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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 <143> 19.05.12 1,353 27 10쪽
142 <142> 제31장 점진적 19.05.10 1,527 24 11쪽
141 <141> +2 19.05.09 1,426 32 13쪽
140 <140> 19.05.08 1,502 25 11쪽
139 <139> 제30장 수련기 19.05.07 1,495 24 8쪽
138 <138> 19.05.06 1,429 26 10쪽
137 <137> +4 19.05.06 1,483 18 9쪽
136 <136> +4 19.05.05 1,528 28 11쪽
135 <135> 19.05.03 1,578 24 10쪽
134 <134> +2 19.05.03 1,484 22 10쪽
133 <133> +2 19.05.01 1,605 24 10쪽
132 <132> +2 19.05.01 1,545 23 10쪽
131 <131> 19.04.30 1,563 26 10쪽
130 <130> 제29장 강호기 19.04.29 1,724 30 11쪽
129 <129> 제4권 終 +2 19.04.28 1,752 26 12쪽
128 <128> +2 19.04.26 1,762 2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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