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사, 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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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첼
작품등록일 :
2018.10.02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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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30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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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1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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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권 12화

DUMMY

어처구니가 없군!


세정을 보면서 남자가 한 생각이었다.

다섯 개의 각인을 받고,

악마들을 상대로 끝도 없는 상대로 끝도 없이 싸웠고,

각인을 새겨 넣었던 개새끼들을 모조리 도륙냈다.

그리고 오늘에 이르렀다.

배부른 짐승이 나태해지듯 그는 욕망을 오직 채우면서 학살해 왔다. 세상은 오직 그에게 굴복해야 될 뿐이었다. 예외는 존재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런 순간에, 이런 때에, 그 당연함을 흔드는 개새끼를 만나다니?


그렇지만 변하는 건 없다!


다섯 개의 각인이 박혔을 때부터 그것 그의 운명이었다.


그는 이기고, 죽이고, 범하고, 약탈한다.

그 외의 것들은 패하고, 살해당하고, 능욕당하고, 빼앗긴다!


남자의 사고는 이미 극도로 활성화 되었다. 주변 전부가 정지한 상태로 혼자만 움직이는 것처럼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런 상태에서 대기를 폭발시키다시피 하면서 움직이는 자신의 속도마저도 그다지 빠른건 아니었다.

그 속도에 흥분이, 그리고 판단력과 기술, 심지어 아티팩트까지 겹친다. 이 정도의 힘과 결단력이 겹친 상태의 싸움은 남자로서도 생애를 통틀어서 세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희귀하다. 하지만 그 정도로 강화된 지금 상태조차, 지금 그의 전력이진 않다.


전략을 짜면서 적에게 의식을 집중하는 사이 어느새 세정의 얼굴이 가까웠다. 엄정하게 굳은 얼굴로 단단하게 스스로 굳히는 모습이 선명하게 눈 안에 들어왔다. 오랜 격전이 쌓은 직감이 전체상을 보는 순간 말했다. 이건 정면으로 치고 들어가면 안 된다고. 허점이 없는 완전체다.

그러나 그런 완전체조차 남자는 물론 상대할 수가 있다.


계속 가까워진다.

한 발 안쪽까지.

극한으로 가속된 의식 속에서 남자는 세정이 카운터를 먹이려는 듯 자세를 잡는 것을 보았다. 그가 노리던 순간이었다.


‘블링크!’


남자의 모습이 사라졌다.

바로 세정의 등 뒤에 그의 모습이 나타났다.

동시에 검을 휘둘렀다.

푸른 검강의 선이 세정을 갈랐다.


가르는 것처럼 보였다.

이미 블링크를 경험해 보았다. 삼재미환보를 비롯한 대응책 역시 내기의 축적으로 언제든 시전할 준비가 되어 있는 상태였다. 자연, 지금 남자의 검강이 자르고 지나간 것은 환영이 되었다. 그러나 지금 어마어마한 힘으로 환영을 치고 지나간 순간에 남자는 다시 블링크를 시전했다.


다음에 그가 나타난 곳은 세정이 나타나리라 생각되는 지점을 전부 포괄해 공격할 수 있는. 거기서 바로 검을 크게 휘둘러 전 장소를 모조리 베어버렸다. 이때 놀라운 것은 처음 세정을 향해 돌격할 때의 기세와 지금 기세가 전혀 차이가 없다는 점이었다.

이 역시도 삼재미환보를 사용해 세정은 피해냈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블링크로 이동하면서 남자 역시 공격했다.


공격했다.

공격했다.

공격했다!


검강의 섬광이 공터 전부를 순식간에 덮는 듯이 수백의 궤적이 순식간에 발생했다. 마치 수백의 검사가 갑자기 나타나 세상을 난도질 하는 듯한 모양새!


퍼걱!


마침내 그 성광들 사이에 피륙을 베는 소리가 났고, 섬광이 멈췄다.

그리고 폭풍우처럼 움직이던 두 사람의 동작 역시 정지했다.

수평베기를 한 자세로 멈춘 남자와 그걸 막는 자세로 우뚝 서 있는 세정의 모습이 그 폭풍우 사이에서 드러났다. 막기 위해 펼쳤던 세정의 한쪽 손과 팔에 굵은 핏줄기가 나 있는 것이 드러났다.


삼배미환보의 쉬임없는 시전조차,

대천시종의 내기를 끌어모아 만든 극한의 반탄강기 조차,

지금 남자가 수십 수백번을 연달아 블링크를 시전해 결국 이루어낸 집념의 일격을 막아낼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보다 놀라운 것은, 블링크를 연달아 하면서 남자가 공격의 기세를 한 번도 잃지 않았다는 것이다.


‘경이롭군...!’


이것은 맞성대 하고 있는 세정조차 경탄하게 할 만한 절기였다.

블링크란 기술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그러나 어떤 방식으로 저게 사용되든 일종의 공간이동이다. 그런걸 쓰면서 최초의 기세를 보존하는건 정말 어렵다. 완벽한 공간감각과 자기육체에 대한 제어 능력이 필요하다.

고수라면 당연히 갖추어야 할 능력이지만 이 정도 수준에 이른 자는 수라장을 거쳐온 세정도 본 적이 없을 정도다. 백만번의 방향전환이나 공격실패를 겪더라도 이 자는 처음의 기세를 계속해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말하자면 그는 끝없는 직선을 달리듯 이동했다.

그렇기에 이런 육체라 하나 세정의 방어조차 결국 파괴되고 말았다.


“블링크, 특급?!”


그런 기적을 만들어낸 방법을 보고서 선혜의 얼굴은 한층 탈색됐다.

지금 저 자가 사용한 블링크를 그녀는 진정으로 이해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블링크는 저렇게까지 공격적으로 활용되지 않는다. 그럴 수가 없다. 좌표설정을 하기 어렵고 마력소모도 만만치 않아서 무작위 전이를 통한 긴급탈출 정도에 사용된다.

운동 에너지를 완벽히 보존해 공격하고 싶은 지점에서 자기를 출현시키는 정도까지 블링크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는건, 적어도 선혜는 단 한 사람 밖에 모른다.

바로 그녀의 아버지 유기한이다.

하지만 저 남자는, 인정하고 싶지 않으나...


‘아버지 이상이야.’


선혜는 이를 악물었다.


“흐하하, 좋아, 그 표정이 보고 싶었지!”


피가 뚝뚝 떨어지는 세정의 양 팔을 보고서 즐거운 듯 남자는 낄낄 웃었다. 드디어 세정에게 한 방 먹인건 물론 드디어 제대로 우세를 잡았다 모양이다.


“자, 지금도 뚫린 입이라고 지껄여 보시지?”


세정의 얼굴이 찌푸려졌다. 그의 눈이 재빠르게 주변을 훑었다.

공터는 상당히 넓었지만 두 사람의 힘을 생각하면 좁다고 밖에 말할 수 없다. 다행히 아직 경찰이란 자들은 오지 않았다. 엄청난 격전이지만 워낙에 초인의 싸움이다. 싸움이 벌어진지 아직 수십초 밖에 지나지 않았다.

외부 피해를 억제하고 개입을 막기 위해서는 싸움을 빨리 끝내야 했다.

그런 형편에 이런 엄청난 강자를 상대한다라.


“어쩔 수 없군.”

“뭐라고?”


세정은 손가락 셋을 내밀었다.

묘하단 얼굴로 남자가 물었다.


“뭐야?”

“이제부터 네가 쓰러질 때 까지 사용할 초식의 수다.”

“흐하하!”


세정의 답에 남자는 껄껄 웃었다.

분노가 폭발하는 웃음이었다. 그 웃음이 갑자기 우뚝 멈췄을 때 그의 전신은 우레가 된 것처럼 전격이 흐르고 있었다.


“작작해라. 이 씹새끼!”


그의 몸이 폭발했다.

아니, 폭발하는 것처럼 세정을 향해 날았다.

대기는 요동치다 못해 타올라 주변 온도가 치솟으며 상승기류가 거대한 폭풍을 만들며 사물을 위로 빨아올렸고, 그 태풍을 타고 승천하는 용처럼 스파크가 퍼져나갔다.

극한의 다시 극한!

신과 악마를 가리지 않고 베어낼 참격!


하지만 그 어처구니 없는 위력의 공격을 대하는 세정은, 도리어 이제까지 가운데 가장 평온한 표정이었다. 실제로 그의 심경은 가라앉은 수면 같았고, 우주에 홀로 떠 있는 것처럼 평화로웠다.

그의 의식은 극한으로 집중되어 바로 이곳, 이 순간의 목표에만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목표를 달성하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제외하고는 단순한 방해일 뿐이었다.


정적의 백색.


그 공간에서 세정은 자신을 향해 날아드는 남자를 보았다. 사람이라기 보다 파괴 그 자체가 아우성치며 달려드는 듯이 막강한 기세였다. 호흡의 끝머리에서 세정의 손이 움직였다. 대천시종을 따라 그의 내기 역시 움직였다.


대천시종, 일절. 태극유려.


단지 손 끝이 닿았을 뿐이다.

그러나 거기서 모든 것이 뒤집어 졌다.

직선으로 모든 것을 파괴하며 돌진하던 에너지가 믿기지 않는 부드러움을 만나 회전으로 중화되며, 그 방향이 꺾여 튕겨 나갔다. 그리하여 남자는 어마어마한 충격과 함께 바닥에 처박혔다. 그 충격만으로 지진이 난 듯이 주변을 흔들렸다. 여러채의 건물에서 흙먼지가 뿜어졌고, 곳곳에 금이 갔다.


“커억!”


이것이 산이 떨어지는 힘조차 원하는 방향으로, 원하는 방식으로 흘려보낼 수 있을 거라 여겨지는 극한의 제어술, 태극유려였다.


하지만 그런 충격에도 남자는 기절조차 하지 않았다.

지금 공격은 단순히 자신의 힘은 자신이 받았을 뿐이 아니다. 그것을 내파의 기법을 사용해 내부를 파괴하는 방식으로 힘을 전환해 쏘아냈다. 금강불괴라도 산산조각 나도 말 충격. 그러자 피를 토하면서도 훌쩍 몸을 일으티더니 뒤로 날아가면서 자세를 가다듬으려 했다.

악몽의 괴물같은 생명력이었다.


그리고 세정은 담담한 얼굴로 그를 쫒아 움직였다.


대천시종, 이절. 삼보단천.


그의 모습이 사라졌고, 나타났다.

나타날 때 마다 세정은 남자의 품속으로 들어간 상태였다. 남자는 당황하면서 그를 떨쳐내려 했지만 도저히 그럴 수가 없었다. 좌표를 찍힌 워프처럼 세정은 그를 쫒았다. 그리고 그가 나타날 때 마다 에너지의 기세 같은 것이 주변을 흔들었는데, 거기 얻어맞는 순간 내부가 진탕되어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다.

심지어 숨을 쉬는 것 보다 자연스럽게 할 수 있던 오라 조차도 해체되었고, 육체에 가득했던 마나조차 무력하게 해체되어 갔다.


그것이 삼보단천.


추적하기로 마음 먹은 눈안의 적은 세 걸음 동안 반드시 추적하고, 그 세 걸음안에 상대를 내기를 뒤흔들어 완전히 무력화 시켜버린다는 보법의 극치다. 보법이라고 하지만 보법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조차 말하기 어려운 공격에 가까운 보법.


“이, 게...”


이제까지 자신을 지켜주던 초재생능력까지 약화된 것을 느끼며 울컥 피를 토한 남자는 핏발선 눈으로 이를 아득 갈았다. 하지만 그의 눈은 아직도 꺽이지 않은 전의를 품고 세정을 증오와 함께 노려보고 있었다.

새삼스런 감탄으로 세정도 마주 남자를 바라봤다.


이 남자는 전의를 잃지 않은 것 뿐만이 아니라, 삼보단천에 당하고서도 급속도로 회복해가고 있었다. 본래 삼보단천은 사람과 하늘의 연결을 끊어버리는 기술. 내공이 그 연결을 통해 얻게 되는 힘인 이상 산공독에 당한 것과 마찬가지다.

초절정 고수라 해도 폐인이 되지 않는게 고작.

한데 거기 완벽히 당하고서 아예 싸우는 바로 그 자리에서 회복하다니.


그만큼 위험한 자라는 뜻이기도 했다.


“이것이 약속했던 마지막이군.”


강한 결심으로 마음을 굳히고 자세를 잡았다. 지금 눈빛을 보는 순간 시종 낄낄대거나 분노하기만 하던 남자의 표정으로 처음 다른 감정이 스쳤다.

그것은 ‘공포’였다.


세정이 정권이 남자의 복부에 작렬했다.


대천시종, 삼절. 수미붕권.


발끝에서부터 주먹 끝, 그리고 목표에 이르기까지, 힘의 전달이 너무나 완벽한 정권이었다. 하지만 단순한 권이라면 그것이 제 아무리 강력하다 해도 이 남자를 쓰러뜨릴 수 있을리는 없다.


“억...”


그러나 그 주먹을 맞는 순간, 튕겨나가지 조차 않았다. 그는 허리를 뒤로 약간 휘청인 정도에서 입으로 피를 쏟아내었고, 이어 그 자리에 완전히 무너졌다. 그리고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게 됐다. 지금까지 그가 보여준 육체의 내구력을 생각하면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심지어 지금 공격은 이제까지 그 어떤 공격보다 약해 보였는데.


하지만 사실은 가장 강력한 공격이었다.

수미붕권의 특징은 수미산과 같은 막대한 힘과, 그 힘이 낭비없이 목표의 내부를 파괴한다는 점에 있다. 강력한 권을 얻어맞으면 본래 튕겨져 나가게 된다.


하지만 그건 튕겨져 날아가는 만큼 힘이 낭비된다는 뜻이다. 수미붕권은 그렇지 않다. 대상의 내부에서 계속해서 되튕기며 그를 파괴하는데만 힘이 발휘되기 때문이다. 내부를 파괴한다는 점에 있어서도 비견할 수법이 거의 없는 공격인 셈이다. 그야말로 펼치면 수미산, 모으면 깨알이다. 그래서 수미붕권은 외공의 극치면서, 내공의 극치다.


작가의말

앞으로는 하루한화 연재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되도록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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