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한 건, 죄라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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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08 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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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1.09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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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장간

DUMMY

그리고 알게 된 중요한 사실.


‘한설이 이 세계에 있다는 거지.’


지성은 한설이 이 세계에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뻤다. 자신과 같은 처지인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지는데 그 사람이 자신의 소꿉친구인 한설이었다.


‘그나저나 폭식이라니, 어울리네.’


한국에서도 개인방송에서 먹방 콘텐츠를 통해 많은 시청자를 거느렸던 그녀였다.

대식가인가 그녀가 폭식으로 이 세계에 왔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걔보다 많이 먹는 사람들도 있을 텐데.’


소녀신의 주관적인 기준이겠지만 그로 인해 설도 이곳에 오게 되었다.

지성은 불행 중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생각해보면 나도 그렇게 게으른 것만은 아니었다고.’


이 말을 소녀신이 들었다면 선물로 줬던 불가사리의 검을 빼앗았을 것이다.

그러나 지성은 당당했다. 원래 사람은 자기 자신에게 더 관대한 법.


어찌 되었든 지성은 하루빨리 라도 한설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녀석 괜찮으려나.’


지성은 자신과 같은 고생을 하는 한설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 장면에 그도 모르게 실실 웃음이 나왔다.


레온은 지성이 누워서 기분 나쁘게 웃자 욱에게로 달려갔다.


“욱! 지성이 오늘은 별로 안 힘들었나 봐. 실실 쪼개고 있어.”


욱은 하고 있던 운동을 멈추고 지성을 바라봤다.

재밌다는 듯 웃고 있는 지성. 그 모습에 자존심이 상했는지 욱은 지성에게 다가갔다.


사실, 욱은 지성의 약해빠진 체력에 수련의 강도를 낮추고 있었다.

그 정도에도 수련이 끝나면 시체처럼 누워있던 그였다.


“오늘은 할 만했나 보군.”


근처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몸을 일으켜 욱을 쳐다봤다.

온몸은 땀으로 젖고 숨은 거칠었지만, 눈빛만큼은 열정에 타고 있었다.


‘설마.’


욱은 평소에는 무표정으로 일관한다. 그에게 표정 변화 생길 때는 수련할 때뿐이었다.


‘누가 몬스터 아니랄까 봐 강해지는 데는 사족을 못 써요.’


“오늘은 수련 끝난 거 아니었어?”


열정에 불타고 있는 욱에게 지성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욱은 어림도 없다는 듯 지성을 강제로 일으켜 세웠다.


“뭐, 뭐야. 갑자기 왜 그래.”


지성은 당황하면서도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레온은 비열한 미소을 짓고 있었다.


그렇게 지성의 체력단련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되었다.


헉헉-


“더, 더는 못해!”


겨우 할당량을 채운 지성은 아까와 같은 자세로 바닥에 드러누웠다.

지쳐 쓰러진 지성은 온몸이 땀 냄새로 진동했다.

그와 달리 욱은 상쾌한 표정으로 흘러내리는 땀을 닦아냈다.


“고생했어.”


누워있는 지성에게로 벨리아가 수건과 물을 들고 왔다.


“고마워.”


지성은 물을 받자마자 단내가 나는 입을 헹궜다. 그리고 단숨에 잔의 물을 비웠다.

그제야 살만해진 지성은 수건으로 얼굴에 흘러내리는 땀을 닦았다.


후-


“벨리아. 혹시 사람 한 명 찾아줄 수 있어?”


벨리아는 헤카테 후보로 이 마을에서 높은 지위에 있는 인물이었다. 그녀라면 한설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그녀를 보자마자 들었다.


“사람?”


벨리아는 그의 뜬금없는 질문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 마을 사람이라면 찾을 수 있어.”

“다른 마을 사람은? 이 마을에 있는지 없는지는 나도 잘 몰라.”

“이 마을 사람이 아니라면 정보 길드를 통해서 찾아야 할 거야. 나도 찾는 데는 한계가 있어서.”


정보 길드란 일반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정보들을 수집하여 그 정보를 판매하는 길드를 말한다.


길드의 규모마다 다르지만 큰 길드들은 “자신도 모르는 자신의 비밀을 정보 길드는 알고 있다.”라는 말이 돌 정도로 정보력이 뛰어났다.


그렇지만 그 정보들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많은 돈이 들었다. 더군다나 이 세계에 어디 있을지 모르는 한설을 찾으려면 엄청난 돈이 필요했다.


지성은 벨리아를 따라 숲 순찰을 하면서 일반인들에 비하면 꽤 많은 돈을 받고 있었다. 어디까지나 평균보다야 많이 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 돈을 모아서 정보 길드에 의뢰하려면 오랜 시간 동안 돈을 모아야 했다.


‘일단 할 수 있는 범위부터 찾아 나가야겠다.’


한설도 이 세계에 지성이 있다는 걸 알고 있다. 지성은 서로서로를 찾다 보면 언젠가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건 뭐야?”


벨리아가 그의 옆에 있는 검은색의 검을 보며 말했다.


“이거? 신이 준 선물.”


그의 말에 벨리아는 이상한 표정으로 지성을 바라봤다.


“어디서 훔친 건 아니지?”

“훔치긴 뭘 훔쳐.”


‘요즘 내 이미지가 많이 이상해진 것 같은데.’


“다들 밥 먹으래.”


마당에서 놀고 있는 우리를 향해 레온이 다가와 말했다.

그에 욱과 지성은 주변을 정리하고 집으로 향했다.


‘한국에서도 없던 가족이 생긴 것 같네.’


*


식사를 마치고 욱이 지성에게 다가왔다.

마당에 있던 지성은 욱과 함께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 검은 뭐지?”

“이거?”


지성은 불가사리의 검을 받게 된 경로에 관해서 이야기를 해주었다.

물론 신이 주었다는 건 빼고.


사실, 지성은 아직까지 자신의 상황에 대해 누구에게도 제대로 이야기해준 적이 없었다. 이야기할 기회가 별로 없었던 것도 있지만 지성이 의도적으로 그 이야기를 피했다.


믿음의 문제겠지만 이 세계의 사람들에게는 숨기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불가사리의 검이라.”


욱은 지성이 처음 이 검을 들고 있을 때부터 눈이 갔다.

이상한 기운을 품고 있는 검. 꼭 마검 같았다.


마검은 이 세계에서도 굉장히 희귀했다. 돈이 많아도 살 수 없는 물건이었다.


과거에 네임드 몬스터를 해치우고 마검을 얻은 모험가가 있었다.


그 모험가는 그 마검을 곧바로 왕국에 받쳤다. 마검을 받은 왕은 크게 기뻐하며 그 모험가에게 막대한 돈과 권력을 주었다. 그리고 그 마검은 왕가의 보물로 지금까지도 왕국에 보관되어 있다.


이것이 흔한 마검에 관한 이야기다.


욱은 이 검이 마검일 거라 확신했다.


“그 검에서 느껴지는 기운이 심상치 않다.”


‘그렇겠지 어찌 됐든 신검이잖아?’


“너 혹시 불가사리가 뭔지 알아?”

“그게 뭐냐.”


욱은 불가사리가 뭔지 모르는 듯했다.


‘그렇다면 소녀신이 말했던 죽지 않는 영물이란 건 원래 세계에 있던 거라는 건가.’


곰곰이 생각하던 지성은 이내 고개를 저었다.


‘그런 게 실제로 있었을 리가. 애초에 욱이 모르는 것일 수도 있고.’


“내일 같이 대장장이를 찾아가 보도록 하지.”


그의 말에 지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얘가 이렇게 적극적인 걸 보면 진짜 좋은 물건이긴 한가 본데.’


그렇게 둘은 다음날 마을에 있는 대장장이를 찾아갔다.


“근데 너는 왜 따라왔냐.”

“그렇지만 너희가 순찰을 하러 안 간다며. 혼자 갈 순 없잖아?”


‘너 원래 순찰 혼자 다녔거든?’


지성은 그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속으로 삼켰다. 벨리아는 오랜만에 상점가에 나와서 그런지 많이 신나있었다.


촐랑거리는 그녀가 걱정된 지성은 옆에 딱 붙어 다녔다.


‘이게 다 뭐야.’


정신을 차리자 지성과 욱의 손에는 여러 가지 간식과 옷가지 등등이 걸려있었다.


“저기, 우리 대장간 갈려고 나온 건데...”

“와! 이것도 맛있겠다.”


벨리아는 또 무언가를 찾았는지 지성의 말을 무시한 채 잔뜩 사 들고 왔다. 그걸 지성과 욱에게 나누어 주고 또다시 다른 곳으로 가려 했다.


“흠-”


욱은 그런 그녀를 둘러멨다.


꺅-


그녀는 놀라 비명을 질렀지만, 욱은 “우린 바쁘다.”라고 말하고 그대로 걸어갔다. 벨리아는 가는 도중에도 계속해서 버둥거렸지만, 욱이 내려주는 일은 없었다.


‘참. 어린애도 아니고.’


지성은 그 둘을 웃으며 따라갔다.


그렇게 도착한 곳은 상점가 외곽에 있는 투박한 대장간이었다. 대장간에 들어서자 뜨거운 열기로 쌀쌀했던 날씨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탕탕-


“저기요-”


지성이 안에서 작업하는 대장장이를 큰 소리로 불렀다. 그러나 목소리가 그에게 닿기에는 부족했는지 묵묵히 메질을 했다.


“저기요!”


더 큰 소리로 부르자 대장장이도 손님이 온 걸 알아차리고 다가왔다.


“무슨 일이시죠? 무기 제작을 맡기시려면 보시다시피 주문이 많이 밀려있어서..”


지성은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직접 보는 게 빠르다고 생각해 바로 불가사리의 검을 내밀었다.


“제 검인데 감정을 부탁드리러 왔습니다.”


대장장이는 전체가 검은색으로 물들어있는 검을 받아들고 흥미롭게 바라봤다.


“흠.. 좋은 검이군요. 하지만 제가 판단할 수 있는 건 그것뿐입니다. 이 안에서 느껴지는 무언가를 알아내려면 성에 있는 대장장이를 찾아가 보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성에 소속되어있는 대장장이는 왕국에서 직접 배정한 자들이다. 그만큼 실력이 인증된 대장장이들이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평범한 대장장이들도 자신들의 능력에 대해 자부심이 강했다. 불가사리의 검은 그런 대장장이가 포기할 정도의 높은 수준을 가진 검이라는 이야기였다.


“성으로 가는 수밖에 없나.”


하지만 마을에 갑자기 나타난 지성과 욱이 그곳에 가서 감정을 받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너랑 같이 와서 다행이다.”

“치- 아까는 왜 왔냐고 뭐라 해놓고.”


그녀의 말에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와-


성안으로 들어서자 지성은 토끼 눈을 하고 두리번거렸다. 지성은 성을 성벽 밖에서 본 적은 있어도 안에 들어와서 직접 본 적은 오늘이 처음이었다.


라펠타 마을의 시작은 바로 이 성이었다. 동쪽 끝의 요새로써 활용되던 이 성에 민가가 들어서면서 마을이 형성됐다.


때문에 라펠타 마을은 초승달 모양처럼 생겼다. 성이 가장 앞에 자리를 잡고 있고 그 뒤를 민가들이 차지하고 있다.


마을에 이름도 성의 이름, 라펠타에서 따와 지은 것이었다.


웅장한 성의 분위기에 압도된 지성과는 다르게 벨리아와 욱은 아무렇지 않게 성안으로 들어갔다.


“너는 왜 안 놀래냐.”


지성은 담담한 욱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그에게 다가가 말했다.


“인간이 만든 것에 놀라지 않는다.”


그 말에 지성은 그러셔하고 중얼거리고 벨리아를 따라 걸었다.


“자. 여기야. 성 소속 대장간.”

“허...”


대장간을 보자 지성은 놀라 탄식을 내뱉었다. 이번에는 욱도 눈이 조금 커졌다.


“아까랑 너무 다른데?”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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