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떠보니 삼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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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8.10.09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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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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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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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기주로, 다시 유주로

DUMMY

유비가 이겸을 데려가겠다는 말을 들은 관우와 장비가 격하게 반대했다.


“이 자를 받아들이겠다니요, 안 됩니다, 형님.”


“작은 형님 말이 맞소, 뭘 믿고 이런 놈을 데리고 가겠다는 겁니까!”


이겸은 자신을 반대하는 두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면서 한 편으로는 투덜거렸다. 이겸이 알기로 관우는 소금 장수를 죽이고 수배된 적이 있고, 장비는 평소에도 시장 거리에서 주먹을 휘두르던 사내였기 때문이다.

유비는 두 사람을 말렸다.


“걱정하지 마라, 비록 황건적이었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항복하지 않았냐, 게다가 재물까지 고스란히 넘겨준 것을 보아선 도적이 된 것은 무슨 사정이 있어서 그런 것일 게다.”


유비의 말에 관우와 장비가 잠잠해졌다. 이내 유비가 도적들을 보러 가자 장비가 이겸에게 다가갔다.


“야, 어디서 굴러먹던 개뼈다귀인지는 모르겠지만, 허튼짓 했다간 확! 알겠어?”


이겸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장비를 빤히 쳐다보면서 생각했다.


‘뭐야,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잘 생겼잖아?’


장비는 이겸이 보던 매체에서 그려진 모습과는 전혀 다른 미남이었다. 이겸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생각했다.


‘이러면 내가 알던 삼국지랑은 조금 다른 것도 있겠네.’


관우가 장비를 때어놓았다. 관우는 이겸을 위아래로 살펴보며 말했다.


“형님 말대로, 너를 데려가긴 하겠다만 나도 장비와 같은 생각이다, 형님의 선택이 실수가 되지 않게 해라.”


“예, 알겠습니다.”


“다들 이리 와보게!”


도적들을 모두 돌려보낸 유비는 관우, 장비를 불렀다. 유비는 다음 계획에 대해서 말했다.


“이제 이 일대의 황건적은 소탕한 모양이니, 다른 곳으로 향하는 게 좋겠구나.”


“어디로 가시려는 겁니까?”


“내 스승님이 기주에서 황건적을 진압하고 계신다니, 그쪽으로 갈 생각이다.”


“형님의 스승이라면, 중랑장 노식님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그렇다, 스승님께서 열심히 싸우시고 계시니 가서 제자의 도리를 다할 생각이다.”


“누런 대가리랑 싸우러 가는 거면 어디든지 상관없지!”


이겸은 고개를 끄덕였다. 유비와 의용군들은 곧장 노식이 있는 기주로 향했다.

며칠 뒤 기주로 향하던 유비의 의용군은 멀리서 관군과 싸우고 있는 황건적을 발견했다.


“전투가 일어나고 있구나.”


“보니까 관군이 밀리고 있는데, 어쩔까요 형님!”


“당연히 저들을 물리쳐야 하지 않겠냐, 다들 무기를 들어라.”


유비의 의용군은 황건적에게 달려들었다. 황건적은 갑작스럽게 나타난 유비의 의용군을 보고 잠시 놀랐지만, 그 수가 적은 것을 보고는 비웃었다.


“뭐야, 저놈들은! 저것들도 같이 쓸어버려라!”


관군을 쫓던 무리 일부가 의용군들에게 달려들었다. 기세 좋게 달려든 황건적은 앞장선 장비와 관우의 손짓 한 번에 목이 달아났다. 그 사이에 유비는 지휘관도 없이 도망치는 관군들을 불러모아 재정비를 시켰다.


“다들 멈추시오! 도망가지 말고 무리에서 떨어져 쫓아오는 이들부터 상대하시오!”


유비의 지휘와 관우 장비의 무력으로 불리했던 전황은 순식간에 뒤바뀌었다. 이겸은 그 모습을 보며 감탄했다.


“역시 영웅이다, 아무리 봐도 저 세 사람밖에 보이지 않아.”


넋을 놓고 감탄하던 이겸을 향해 황건적이 달려들었다. 이겸은 깜짝 놀라 손에 쥔 창을 황건적에게 휘둘렀다.


“으아아! 언제 여기까지 왔어!”


말에 오른 채 이리저리 휘두르는 이겸의 창은 황건적에게 맞지 않았다. 이겸의 서투른 솜씨를 본 황건적이 더욱 이겸에게 달려들었다.


“이 녀석은 엉터리다! 이놈을 노려라!”


“저리 가 이놈들아!”


이겸은 말을 돌려 도망쳤다. 장비는 도망치는 이겸을 보곤 그의 뒤를 따라가는 황건적에게 달려갔다.


“저놈은 저기서 뭘 하고 있는 거야!”


이겸의 뒤를 쫓던 황건적은 장비의 사모에 쓰러졌다.

상황이 불리해지자 황건적은 줄행랑을 쳤다. 황건적이 도망치자 유비는 관군들을 불러 모았다.


“자네들은 어디 소속인가?”


“저희는 하동 태수님 밑에 있는 병사들입니다.”


“그런가, 그런데 어찌하여 자네들만 여기 있는가, 태수님은 전사하신 건가?”


병사는 고개를 저었다.


“태수님은 황건적과 맞붙자 본영으로 도망치셨습니다, 선두에 있던 저희는 도망치지 못했고요.”


병사의 말을 들은 장비가 분개했다.


“뭐 그딴 쌍놈 새끼가 다 있어! 태수라는 작자가 병사들을 버리고 도망가?”


유비와 관우도 어느 정도 동의를 하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유비는 관군들에게 행군 준비를 시켰다.


“일단 자네들 본영으로 가는 게 좋을 듯싶네, 길은 알고 있는가?”


“예, 알고 있습니다.”


유비는 의용군과 관군을 이끌고 본영으로 향했다. 한편 장비는 황건적에게 쫓기던 이겸을 붙잡고 꾸짖고 있었다.


“너 인마, 덩치도 큰 게 그까짓 잡졸 몇 명을 못 죽여서 도망이나 치고 있냐!? 이런 모지리 같은 자식! 넌 앞으로 한 번만 더 도망쳤다간 내 손에 아주 작살날 줄 알아라!”


장비가 쇳덩어리도 비틀 주먹을 내밀자 이겸은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관군을 따라 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유비의 의용군은 본영에 도착했다. 본영은 패주한 탓인지 분위기가 어수선했다. 본영에 있던 병사들은 돌아오는 자들을 보고 놀랐다.


“아니, 살아있잖아! 어떻게 돌아온 거지!”


병사들이 웅성거리는 소리에 커다란 막사에서 대장으로 보이는 남자가 나와 말했다. 체구가 큰 남자는 화려한 갑옷을 입고 있었다.


“이것들아 무슨 소란이냐!”


지휘관은 주위를 둘러보다가 돌아온 병사와 의용군을 보며 말했다.


“저것들은 뭐지?”


돌아온 관군은 남자를 보더니 그에게 다가가 말했다.


“여기있는 이분들이 황건적을 물리치고 저희를 구해주셨습니다!”


“뭐야!? 그게 정말이냐!”


병사의 말을 들은 남자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남자는 헐레벌떡 유비에게 달려가 말했다.


“아이고! 황건적을 물리치시고 저희 병사들까지 구원해주시다니 참으로 대단하십니다!”


남자는 연신 허리를 숙이며 유비에게 감사하다 말했다. 멀리서 이겸과 함께 남자를 지켜보던 장비가 중얼거렸다.


“이상하네, 저런 깍듯한 놈이 병사들을 버리고 도망친다고?”


“겉만 보면 모릅니다, 원래 저런 사람이 심성은 더 잔악할 수도 있어요.”


남자는 유비의 뒤를 따르는 의용군을 훑어봤다. 유비의 의용군은 깃발도 없고, 제복도 없었다. 남자의 눈썹이 조금 꿈틀거렸다.


“혹시, 소속이 어떻게 되는지 알 수 있겠습니까?”


“하하, 소속이랄 것은 없습니다, 저희는 황건적을 토벌하기 위해 일어난 의용병입니다.”


의용병이라는 말에 남자의 표정이 싸늘하게 변했다. 굽혔던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남자가 말했다.


“뭐야, 관군인 줄 알았는데 떨거지들이었잖아.”


갑자기 바뀐 남자의 태도에 장비가 소리 질렀다. 장비는 사모를 치켜들고 남자에게 달려갔다.


“이 자식이! 그게 죽을 뻔한 병사들을 살려준 은인에게 할 소리냐! 이 배은망덕한 새끼가!”


달려드는 장비를 관우와 이겸이 필사적으로 뜯어말렸다. 남자는 흥분한 장비를 한 번 흘겨보고는 유비에게 투덜댔다.


“이래서 벼슬도 없는 야만인들과는 상종하지 말아야지, 뭐 됐다, 가서 쌀이나 몇 포대 가져가라.”


“뭐야?! 이리와 이 자식아! 확 두동강을 내버릴까보다!”


“좀 참으세요! 아아아아 팔! 팔!”


장비는 유비가 다가와 말릴 때까지 한참이나 남자를 비난했다. 유비는 관군이 건네주는 쌀을 거절하며 의용병들을 이끌고 가버렸다. 유비는 안타까운 마음에 혀를 찼다.


“저런 자가 지휘관이라니, 밑에 있는 병사들만 고생하겠구나.”


“그럼 그런 고생 안 하게 콱 멱을 따버릴까요.”


“저놈도 꼴에 관군인데, 건드렸다간 유비님이 위험해지실 걸요.”


“됐다, 저자는 잊고 어서 스승님께 가자꾸나.”


의용병들은 계속해서 노식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한참을 가던 중, 해가 질 무렵 한 관군의 무리가 보였다. 관군은 죄인을 수송하는 마차를 끌고 있었다.


“관직에 오른 자가 죄를 지은 모양이구나.”


“아까 그놈이 아닐까요?”


장비가 키득거리며 말했다. 이겸은 그들을 보고 누가 마차 안에 있는지 예상했다.


‘저 안에 노식이 있을 것 같은데...’


의용병과 관군의 행렬이 가까워지자 관군이 외쳤다.


“너흰 누구냐! 길을 비켜라!”


“저흰 황건적을 토벌하고 있는 의용병입니다, 지금 중랑장 노식님의 군영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관군들은 유비의 말을 듣고는 술렁였다. 관군은 유비에게 말했다.


“북중랑장 노식은 죄를 짓고 지금 우리가 압송 중이다!”


“뭐라고! 스승님이?”


유비는 다급히 관군에게 다가갔다. 관군은 유비를 제지했지만, 유비는 그들을 밀치고 마차에 다가갔다. 마차 안에는 수갑을 찬 노식이 있었다.


“현덕이로구나, 의용군을 일으켰다고.”


“스승님,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되신 겁니까, 죄라니요!”


노식은 의연하게 말했다.


“며칠 전 군영을 시찰하러 나온 환관에게 뇌물을 주지 않았더니 내게 죄를 씌우더구나.”


유비는 노식의 말을 듣고 분개했다. 관우와 장비는 유비의 몸을 붙들고 있는 관군들을 비켜서게 했다.


“형님! 이것들을 때려눕히고 스승님을 데려가시는 게 어떨까요!”


커다란 주먹을 뽐내는 장비를 노식이 말렸다.


“이들을 해치면 내 죄를 인정하는 것밖에 더 되겠느냐, 나는 죄가 없으니 아무런 문제도 없을 게다, 걱정하지 말고 황건적들을 쓰러뜨려라.”


“그만 하시오! 계속 죄인을 압송하는 걸 방해하면 반란으로 보겠소!”


관군의 외침에 유비는 하는 수없이 마차에서 떨어졌다. 관군이 노식을 데리고 떠나자 유비는 허탈한 마음에 한숨을 쉬었다.


“스승님 같은 분에게 죄를 씌우다니, 환관의 횡포가 도를 넘어섰구나.”


“그나저나 형님의 스승님이 죄인이 되셨으니, 저희는 어디로 가야 합니까.”


관우의 물음에 유비는 관군이 지나온 길을 바라보며 말했다.


“비록 스승님은 압송되셨지만, 스승님의 군대를 이끄는 자가 새로 왔을 것이다, 그와 합류하는 게 어떨까 싶다.”


유비의 말을 들은 이겸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건 힘들 겁니다.”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는가?”


이겸은 아까 전 자신들을 떨거지라 욕했던 남자를 떠올리며 말했다.


“필시 그 사람이 노식님을 대신해 새로 부임한 자가 틀림없을 겁니다, 이름은 동탁이라 하고요.”


“네놈이 그걸 어떻게 알아?”


“그냥 여기저기서 들었습니다.”


이겸은 자신이 봤던 남자를 동탁이라 생각했다. 처음 봤을 땐 몰랐지만, 노식이 압송되는 것을 보고 확신했다. 유비는 그의 말을 듣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말이 맞다면 그의 협력을 기대할 수는 없겠구나, 어쩔 수 없이 이대로 돌아다니며 마주치는 황건적들을 소탕해야겠다.”


갈 곳이 없어진 유비는 의용병을 이끌고 유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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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0, 양주 평정 +3 18.10.30 1,738 50 11쪽
20 19, 원술의 몰락 +3 18.10.29 1,730 49 12쪽
19 18, 낙마 +7 18.10.27 1,882 49 11쪽
18 17, 두번째 출진 +7 18.10.26 2,039 46 13쪽
17 16, 봉선이 질 때 +8 18.10.25 2,009 47 12쪽
16 15, 회군 +4 18.10.24 2,022 45 11쪽
15 14, 탐색전 +9 18.10.23 2,125 46 12쪽
14 13, 풍문으로 들었소 +11 18.10.22 2,291 56 11쪽
13 12, 여포 +12 18.10.20 2,461 50 11쪽
12 11, 서주 +11 18.10.19 2,521 58 14쪽
11 10, 북해 +18 18.10.18 2,582 53 10쪽
10 9, 계교 +18 18.10.17 2,722 59 12쪽
9 8, 불나방 +15 18.10.16 2,821 67 15쪽
8 7, 사수관 +10 18.10.15 3,009 54 13쪽
7 6, 반동탁 연합 +15 18.10.14 3,271 71 14쪽
6 5, 낙양 +13 18.10.13 3,443 70 14쪽
5 4, 안희현에서 +12 18.10.12 3,551 66 14쪽
4 3, 첫 만남 +6 18.10.11 3,802 62 14쪽
» 2, 기주로, 다시 유주로 +11 18.10.10 4,144 64 11쪽
2 1, 나는 황건적이 싫어요 +14 18.10.09 4,896 84 14쪽
1 프롤로그 +3 18.10.09 4,811 81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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