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지는 세계의 양자택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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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레드부기
작품등록일 :
2018.10.10 16:51
최근연재일 :
2018.10.26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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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16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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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DUMMY

“드디어! 드디어 쉴 수 있어!”


자신의 방에서 태훈이 탄성을 질렀다. 밤이 새도록 훈련으로 혹사당한 참이었다. 태훈의 버츄얼 룸은 어나더에서의 운동량을 실제의 몸에 전달하는 방식이라서, 온몸이 녹초가 되어버려 지금은 허벅지를 자기 마음대로 들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버츄얼 룸의 문을 목이라도 그어 버리듯 단호하게 닫아버린 뒤. 태훈은 그대로 방바닥에 엎어졌다.


수요일. 버츄얼이 아니라 실제로 등교하는 날이다 하루 종일 잠이나 자버려야지. 삼일 전 부터 그렇게 결심했다. 어찌나 확고하게 결심했는지, 칸나가 자꾸 문자를 보내왔는데, 그 내용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


“힘들 테니까 시간을 짧게 잡는다니. 시간을 짧게 잡아서 훈련량이 너무 과하잖아.”


태훈은 팔을 꼼지락대 침대위에 이불을 잡아당겼다. 운이 좋게도 베게가 같이 딸려왔다. 그 사소한 일에 신께 감사를 올린 태훈은 베게에 머리를 정신없이 올렸다. 온몸이 땀에 젖은 것도. 약을 먹지 않아서 이대로 발작이 나면 죽는 다는 사실도 잊었다.


성장기 소년의 몸에 학교생활, 자경단 활동. 은행 강도 시뮬레이션 까지 3가지 일을 해내는 것은 너무 과중한 임무였던 모양이다. 엎치고 쌓인 피고에 잠에 빠져들기 직전.


휴대폰이 울었다.


태훈은 잠시 살기를 가득히 담은 눈으로 휴대폰을 보았다. 어나더 쪽에서 사용하는 휴대폰이다. 즉, 엄마가 아니다. 태훈은 다시 눈을 감았다. 지금 저 폰으로 전화가 올만한 녀석은 무시해도 되는 녀석이다.


그렇게 판단하자마자 지친 몸은 금세 달디 단 잠의 샘에 빠져 들었다. 관절부터 부드럽게 풀리듯. 잠에게 유혹당하 듯 그 애무를 견디지 못하고 근육이 느슨하게 풀어져간다.


“왜 전화를 안 받아! 어나더엔 접속도 않고!”


태훈의 눈이 번쩍 떠졌다. 잠깐 감았을 뿐인데 벌써 흐려진 시야도 필사적으로 방안을 두리번두리번 살핀다. 깜작 놀라서 심장이 두리번 두리번 뛴다.


“듣고 있어?”


태훈이 깜짝 놀라서 소리가 난 곳을 바라보았다. 휴대폰이었다. 휴대폰에서 칸나의 목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칸나의 얼굴이 산당이 심통 난 표정으로 나타나 있었다.


“영상통화?”


“너 오늘이 무슨 날인지는 알아?”


태훈이 놀란 가슴을 쓸었다. 별안간 들린 목소리에 놀란 게 아니라. 칸나의 목소리라서 놀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일인데? 아니 어떻게 통화를 연결시킨 거야?”


언제나 방안 충전기에 연결되어 처박혀 있던 휴대폰이다. 손이 닿자 새 디스플레이 특유의 매끄러운 감촉이 느껴진다.


“무슨 일인데? 오늘 무슨 날인지 기억 못해?”


아니, 사귄지 100일이라고 됩니까. 내 일이라는 듯이 말하면 나보고 어쩌라고요. 피로와 놀람에 심통이 난 태훈이 속으로만 투덜거렸다. 그러고 나니 대답이 궁한지 달력을 봤다.


“수요일. 자는 날이야.”


손가락이 거침없이 총화를 종료하는 버튼을 눌렸다. 그러나 반응이 없었다. 칸나가 피식하는 얼굴이 화면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뭐야? 고장인가? 타이밍이······, 아니 이건 누나 얼굴 때문에 고장 났다고 보는 게 맞겠는데.”


“죽고 싶어? 그리고 이거 아바타잖아!”


“아, 듣고 있었어? 미안, 미안. 고의로 본심을 말해버렸네.”


“죽여 버릴 거야 너. 당장 어나더로 튀어와!?”


“그렇게 말하면 더 안가지. 무슨 일인데?”


태훈이 코웃음을 치면서 눈을 비볐다. 하품이 입에서 비식비식 기어 나온다.


“몰라? 오늘 오전 경기 잡은 건 너잖아? 불참이나 기권 시 위약금 있으니 꼭 나오라고 한 게 너잖아”


덜커덕. 태훈의 손에서 휴대폰이 떨어졌다. 처음으로 실사용한 휴대폰은 디스플레이에 금이 가버렸다.


다른 날은 학교가 있다. 밤에는 훈련에 자경단 업무가 있다. 사실 자경단은 자릿세 입급 정도만 착착 진행되면 업무 따위는 없다. 치안관리는 미뤄두었다. 그런데도. 훈련정도에 지독하게 피곤했던 이유를 깨달아버렸다.


지난주 가장 힘들었던 일이 떠올랐다. 너무도 끔찍해서 기억의 저편으로 날려버린 웍과의 격전이었다. 레빗은 쇼윈도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확인해 보았다. 표정이 좀 띠꺼운 상태지만 그건 언제나 그랬다.


창백하게 질린 얼굴. 어깨까지 짓 눌러버릴 것 같은 다크서클은 어나더에서는 티가 나지 않는다. 이를 악물며 주먹을 뒤고 다짐했다.


“밤을 지새워가며 했던 렝겜을 떠올려라. 어나더도 넓은 의미로 게임이다. 특기분야다.”


레빗은 어느덧 익숙해진 넥타이를 잡아당겼다. 아무튼 칸나에게 피곤한 기색을 보이지 않아야해. 레빗은 강박증처럼 중얼거렸다. 칸나는 눈치가 빠르다. 레빗이 어딘가 피곤해 보이는 꼴을 비추면 이상하게 추궁해 들어와 작전에 대해 술술 말해버리는 것도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여기 있었어? 투기장으로 바로 오질 않고?”


칸나가 어깨를 탁 쳤다. 입가에 뭔가 하얀 게 살짝 묻어있다. 뭔가 싶어 눈을 가늘게 뜨자 칸나의 복장이 달라진 게 눈에 들어왔다. 하나 입혀놓으면 사시사철 한 차림인 레빗과 달리, 앞쪽에 길게 주름이진 블라우스에 복사뼈까지 펄럭이며 내려오는 긴 풀색 여름치마 차림이었다.


입고 있는 조끼는 주머니가 모자라서 입고 있는 걸까.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있자 칸나가 어깨를 퍽퍽 두드렸다.


“무슨 일 있어? 왜 이렇게 멍하니 있어.”


“무슨 일은······ 입이나 닦아.”

칸나는 진지한 표정으로 응 묻었나? 하고 레빗의 어깨 너머로 레빗이 쳐다보던 쇼윈도에 얼굴을 비추었다. 어딘가 달콤한 냄새가 달콤한 촉감과 함께 코끝을 현혹한다. 칸나의 손에 와플이 들려있었다. 레빗이 몸서리를 치면서 칸나의 손아귀에서 벗어났다.


“내 얼굴에 생크림을 펴 바를 작정이야?”


“아 미안. 미안. 먹을래? 좀 많아.”


레빗이 윽박지르자 칸나가 볼에 생크림을 훔친다. 내민 와플을 바라보다가 저도 모르게 입이 닿았던 부분을 피해서 한입 물었다.


“뭐야 이거 어디서 파는 거야? 딸기 완전 달아.”


이런 달디단 간식에 들어간 과일은 생크림 때문에 맛이 이상하기 마련인데, 역시 어나더. 딸기가 크림 못지않게 달다.


“다 먹으면 가르쳐 줄게.”


레빗이 선선히 칸나가 내미는 것을 받아든다. 칸나가 뒷짐을 쥐고 투기장 방향으로 걸음을 옮긴다. 칸나는 따르는 둥 마는 둥 와플에 집중하던 레빗이 말했다.


“아, 이거 너무 단데.”


레빗의 말에 칸나가 뒤를 돌아보면서 웃는다. 그치? 하며 물어오는 얼굴에 레빗은 얼마 남지도 않은 와플을 급하게 먹어치운다.


“좀······. 피곤해?”


칸나가 레빗의 얼굴을 찬찬히 들여다보면서 말했다. 언제나 표정이 굳은 아마타의 얼굴 말고는 보이는게 없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


“아니, 전화할 때 조금 피곤해 보이던데?”


“아니 전혀 그런 거 없는데?”


레빗의 목소리는 제 귀에 들리기에도 어딘가 떨리고 있었다. 칸나는 여전히 그의 얼굴을 빤히 들여다보고 있어, 레빗은 딴청을 피우듯 시선을 돌렸다.


“뭐. 그래 아직은 사춘기니까.”


레빗이 칸나를 노려보았다. 칸나는 어색하게 웃으면서 손을 내저어 보인다. 폴짝 뛰어 한 두발 정도를 레빗보다 앞장서서 걷는다.


“아니, 뭐 밤에는 일찍 자야 키 큰다.”


레빗이 이를 악물며 소리를 죽이고는 투덜댄다. 그러면서도 앞서 나가던 칸나의 발걸음이 뚝 끊어지자 부딫히지 않게 걸음을 늦춘다. 걸을 때마다 드러나는 복사뼈를 바라보고 있던 탓인지도 몰랐다.


“오늘은 이벤트 전이 아니니까 무기사용이 가능하잖아. 따로 준비했어?”


칸나의 고개를 푹 숙이자 뒷머리가 찰랑인다. 발끝이 바닥에 그림을 찬찬히 그리듯이 뒤로돌아 칸나의 옆얼굴이 드러난다. 햇빛이 비치는 지 눈이 부시는 얼굴이었다.


“없지. 무기 같은 거 잘 써먹지도 못하고.”


“그래 그렇단 말이지?”


칸나가 급작스럽게 레빗의 팔을 잡아끈다. 칸나의 뺨에 시선이 홀려 있던 레빗은 넘어질 뻔 하면서 칸나의 힘에 길을 달리게 된다.


“바쁜 것도 없는 데 왜 뛰는데!”


칸나는 항변따위는 듣지 않겠다는 듯이 환하게 웃으며 발을 놀렸다. 치마가 출렁이며 산뜻 한 종아리와 수줍은 복사뼈가 마구 드러났으나, 레빗의 눈에는 보이질 않는다. 레빗은 없어지지 않기 위해 힘차게 오히려 칸나를 이끌면서 달리기 시작한다.


“헉, 헉, 자아······. 누나가 준비한. 잠시만.”


투기장 대기실. 레빗이 그의 페이스로 칸나를 이끌며 달린 바람에 숨이 턱 끝까지 찬 모양이다. 칸나는 벽을 집고 심호흡을 했다. 그러게 누가 팔을 껴안으라나.


“그렇게 하는 거 아니야. 코로 숨 쉬는 거야 코로. 들이쉬고, 내쉬고 옳지.”


칸나는 전기가 끊어진 듯이 소파에 주저앉았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준비해온 자랑스러운 무언가를 자랑할 마음에 꼬물꼬물 가는 손가락을 움직인다. 그 손짓에 쿵하고 소파위에 오브젝트가 낙하한다.


쿵 하는 박력 있는 소리와 함께 남색천이 씌워진 물건이었다. 레빗이 천을 걷어내려고 손을 뻗자 그 손등을 칸나가 재빠르게 후려친다. 체력은 어느 정도 돌아온 모양이지.


“떽! 남에 물건에 마음대로 손을 대고 그러면 쓰니!”


“나 쓰라고 준비해 혼거 아니야?”


당연한 대꾸에 칸나는 대답이 궁해진 모양이었다. 입술을 깨물고 손가락을 들어서 움찔움찔 떨어댄다. 레빗은 팔짱을 끼고 맞은 편 자리에 눌러앉았다.


“먼저 누나가 준비해 온 게 뭘까요?”


레빗이 머리를 등받이에 댔다. 은행을 털어서 나올 돈으로 위약금을 지불하면 되지 않을까 따위를 생각하고 있다. 피로가 눈으로 몰려와서 어쩐지 눈이 따끔거리는 기분이었다. 농담 따먹기보다는 수면이 시급한 레빗이다.


눈을 힐끔 들어 칸나를 보자 양손의 검지로 힘차게 레빗을 가리키고 있었다. 무시하기도 힘들었다. 사실 이건 칸나의 일도 아니었다. 허나 입 밖으로 나오는 말은 절로 퉁명스럽다.


“무기.”


“그 무기가 뭔지 맞추어 보라는 뜻입니다!”


“그게 사실 나는 맨손이 더 강해.”


“아, 노잼.”


칸나의 신랄한 평가에 레빗이 이를 악물고 허리를 세운다. 노려보자 칸나가 어서 어서 하는 손짓으로 제가 가져온 꾸러미를 가리킨다.


“칼, 그것 도 일본도. 그 부피로 나 드러난 실루엣으로 봐선 옻칠된 장식대위에 올라와 있지 않을까 하는데.”


“아, 노잼.”


칸나가 또 다시 말한다. 눈동자에는 원망인지 책망인지 하는 게 잔뜩 깃들어 있다.


“아, 어쩌라고 좀.”


레빗이 우악스러운 손놀림으로 베일을 벗겨내자. 레빗이 입으로 묘사한 그대로 칼 한 자루가 받침대 위에 놓여 있었다.


“아! 내가 공개하려고 했는 데.”


칸나가 아쉽다며 투덜댄다. 레빗은 살짝 말아 쥔 손으로 입을 가린다. 눈가의 미혹은 수상한 냄새가 나는 타국의 음식 한 접시를 눈앞에 두고 있는 모양새였다.


“어때?”


흑단목 특유의 광채가 그대로 살아있는 칼집의 끝자락은 용모양의 금빛 장식태가 둘러져 있다. 칼집에 들어간 그 상태로 장식품인 모양인지 날밑도 검은 빛. 손잡이 부분에 감긴 흰 실과 손잡이 끝에 금빛 철판으로 마감된 예쁜 칼이었다.


“어떠냐고 물어도. 내가 무슨 발도제도 아니고.”


“총 같은 게 나았을까? 그래도 야쿠자면 옛날에는 정이 있어서 할복할 때 한 자루. 새끼손가락 자를 때도 단도나마 한 자루씩 막 주고 그랬었는데.”


“아니 지금 할복 하라는 이야기야?”


“아니, 어쨌든 넓은 의미의 이별 선물이기도 하고. 몇 년씩 몸담으면 선물로 받고 그래.”


레빗이 칼에서 시선을 들어 칸나를 바라본다. 이걸 어쩌면 좋아 하고 물건을 바라보던 시선은 선물한 사람에게는 굉장히 실례되는 얼굴이었다.


“뭐 직접 본 것처럼 이야기 한다?”


“뭐, 드라마 같은 데서 많이 나오니까. 아무튼! 그래도 이거 명품이야! 미국에서 만들던 그때 그 물건이라고.”


엄지를 탁하며 들어 보이는 칸나. 레빗은 그제야 칼을 들어서 날을 꼼꼼하게 살핀다. 혹시라도 적혀있다면 사용하지 않으려 했으나. MADE IN U.S,A라고 적힌 글자는 없었다. 레빗은 가벼운 한숨을 쉬면서 칼집을 끝에서 칼등을 미끄러트려 납도한다.


“뭔가 손놀림이 익숙하다?”


“뭐 나도 아인크라드 100층을 아스나와 함께 정복한 몸이야. 용자라고 읽고 키리토라고 쓴다고. 로그아웃은 가능했지만. 사실······ 안 되길 바랐었는데.”


“너도 그랬구나.”


두 사람은 뜻밖의 공통점을 찾아 호감도가 떨어진 듯.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도 마음에 든다. 왜놈 칼을 미제 놈들이 만들어 미제 앞잡이가 휘두르다니. 우리 자경단 같잖아.”


레빗은 국적 상 공산당원인 드레곤의 얼굴을 떠올리며 말했다.


“하기야, 자경단은 외노자 노동 조합 같은 이미지지.”


레빗이 폭소를 터뜨린다. 한참을 웃고 나자 칸나가 자리에서 일어서 말했다.


“물론 나도 치팅으로 모딩해 뒀어. 확인은 실전에서 해 봐야하겠지만.”


레빗이 휴대폰시계를 확인하자 경기 시간이 임박했다. 뭐가 되었든 한바탕 웃고 나자 어깨가 가벼워진 기분이었다. 자리에서 일어서며 칼을 든 어깨를 쥐고 한 바퀴 빙글 돌린다.


칸나와 눈이 마주치자 레빗은 드물게 소년다운 얼굴로 말했다.


“고마워. 누나.”


“마음에 들었으면 됐다.”


칸나는 얼굴도 쳐다보지 않으면서 빠른 어조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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