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몬] 무쌍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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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유오원후
작품등록일 :
2018.10.18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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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19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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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24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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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쪽

무쌍(無雙) Phoenix Origin -32-

DUMMY

도화도(桃花島).

『반신』 노완동의 유배지이자 타오몬(도사몬)이 관리하고 있던 섬이었으나 지금은 황폐해져있었다. 그런 장소에서 팀 트리니티 세이비어와 협력자들, 아스카를 위시로 한 피닉스 패밀리는 아포칼립스가 만들어낸 키메라들을 모조리 처리했고, 아포칼립스에게 조종당하는 리리스몬을 구출했다.

그러고 나서 거대한 육체를 지닌 일부 디지몬과 크로스로더에 들어간 대다수의 디지몬을 제외한 다른 이들은 제피로스-원에 탑승했다. 먼저 진료실로 들어가 양자장 생성기를 통해 준과 리리스몬의 상태를 살피고, 유이가 의료용 거즈를 들고 아들의 얼굴에 흐르는 피를 닦았다.


“리리스몬은 하루 정도 푹 쉬고 나면 괜찮아질 거야.”


“준은요?”


“처음에 비하면 그나마 양호한 편이야. 익숙해져간다고 말할 수도 있지.”


“고모. 제 상태가 어떤가요? 솔직하게 말씀해주세요.”


“···원한다면.”


조카의 부탁에 아스카는 스트레칭을 하여 가볍게 몸을 풀고는 사실을 알려줬다. 할머니가 되는 「그녀」가 주입한 에너지 때문에 되살아나긴 했지만, 그 에너지가 완전히 소모되면 다시 죽게 된다는··· 삶과 죽음의 경계에 놓여있다는 비유를 했다.

진실을 알게 된 준은 충격을 받아 당혹감과 혼란 같은 감정이 뒤섞여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곁에 있다가 얼떨결에 듣게 된 리리스몬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디지크로스 및 초진화를 하고 나서 몸이 안 좋아지는 것이 그저 허약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상 목숨을 거는 행위임을 깨달은 것이었다.


“···조금이라도 생명력을 회복할 수 있게 준비를 하마.”


“아스카.”


“질문은 나중에 해줘. 가이오몬.”


“음, 그러지.”


가이오몬이 고개를 끄덕이며 뒤로 물러서자 아스카는 유키토에게 준을 업게 하고는 유이와 진까지 더해서 네 명을 데리고 욕실로 향했다. 아스카가 익스트리미스(Extremis)와 여러 의약품을 섞은 액체를 욕조에 채웠고, 진이 준의 옷을 벗겼고, 유키토와 유이가 준을 조심스럽게 욕조에 담갔다.


“세바스찬. 욕조의 장치를 기동시켜.”


[알겠습니다.]


세바스찬은 아스카의 명령에 따라 장식처럼 보이는 기계를 작동시켜 물을 끓어오르게 만들었다. 약물의 효능이 증폭되면서 준의 생명력이 조금씩 채워줘 갔고, 아스카는 동생과 올케와 조카에게 주의사항을 알려주고는 욕실을 떠났다. 이제 회의실로 가려고 발걸음을 옮기다가 가이오몬과 마주치게 되자 방어막을 형성해서 방음 처리를 했다.


“지금은 질문을 해도 괜찮아.”


“정녕 준이 천수를 누릴 수 없다는 건가?”


“······솔직히 말해서 없다고는 할 수 없지.”


“너의 어조와 행동 반응으로 봐서는 정상적인 방법은 아닌 것 같군.”


“맞아. 「그녀」처럼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는 거니까.”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는 금단의 방법은 여러 개가 있는데, 그 중에서 아스카가 언급한 것은 시간의 흐름을 멈추는 의식이었다. 비록 외부로부터의 요인에 의한 사망은 회피하기 어렵지만, 이를 통해 불로장생 또는 영생에 이르는 게 가능했다.

다만 죽지 않기 때문에 가족, 친구, 지인이 삶을 마치는 과정을 지켜봐야한다. 그리고 늙지 않기 때문에 개인으로서는 사회에 살아가기가 굉장히 힘들어진다. 결정적으로 시간의 흐름을 멈추는 의식은 개발자가 대상에게 심적인 고통을 주기 위해 만든 『저주』였다.


“내가 의식을 거행해서 조카에게 저주를 걸 거라고 생각해?”


“아니. 결코 그러지 않겠지.”


“알아줘서 고마워. 아참!”


“그 의식에 관해서는 절대로 말하지 않을게.”


가이오몬이 비밀을 지키겠다고 약속하자 아스카는 고개를 숙여서 감사를 표하고는 방어막을 해제했다. 대화를 마쳤으니 가이오몬과 헤어져서 회의실로 향하는데, 도중에 객실을 들르게 됐다.

창문을 통해 내부를 들여다보는데, 류이치와 유코가 몇몇 디지몬과 함께 바닥에 앉아있었다. 노조무는 치빅크몬, 모니몬, 스파다몬, 마지막으로 다메몬이라는 이름의··· 스카몬을 닮은 모습으로 변형한 츠와몬과 어울려서 놀고 있었다.


“치빅~”


“모니~”


“으응~ 간지러워!”


“아무리 좋아도 그러면 안 돼.”


“안 돼(다메). 안 돼(다메).”


치빅크몬이 노조무의 오른쪽 뺨을, 모니몬이 노조무의 왼쪽 뺨을 핥았다. 노조무가 간지러움을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고, 지나치면 괴로움의 원인이 될 거라 스파다몬과 다메몬은 두 디지몬에게 주의를 줬다.

준의 일과 아포칼립스의 활동으로 인해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아스카는 노조무를 보면서 마음의 평안을 얻었다. 그러다가 다크나이트몬과 눈을 마주치게 됐는데, 무언가 할 말이 있는지 고개를 살짝 끄덕이는 제스처를 취했다.


“무슨 일로 날 부른 거지?”


“네 도움이 필요해.”


“···형님의 지원을 받으려는 거로군.”


“알아차렸네. 왠지 불안해서 비장의 수를 준비하려고.”


“좋아. 우리 모두의 안전을 위한 일이니 전력을 다해 돕도록 하지.”


아스카는 객실 밖으로 나온 다크나이트몬과 대화를 나눴고, 공통된 의견이 나오자 곧장 회의실로 갔다. 마침 잭이 회의실 안에 있어서 통신을 연결해달라는 지시를 했고, 잭은 다크나이트몬의 도움을 받아 연결에 성공했다.

모니터 너머에는 다크나이트몬의 형이자 크로스로더의 제작자인 디지몬이 있었다. 예전에 설명했던 대로 죄의 대가를 받아 오른쪽 눈과 신체를 잃어버렸으나 영목을 깎아서 만든 의체로 이를 대신하고 있었다.


“오랜만이군.”


“그러게요. 음,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만 지금은 그럴 형편이 안 되니 본론으로 넘어갈게요. 당신의 도움이 필요해요.”


“어떻게 도와주면 되나?”


“『그』를 보내주세요.”


“···알았다. 하지만 시간이 좀 걸릴 거다.”


“지연되는 거야 어쩔 수 없는 일이죠. 제 부탁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바그라몬.”


“부디 몸조심해라. 동생아, 너 역시도.”


“알겠습니다. 형님.”


죽음을 담당하는 고위 천사였을 때의 이름을 버린 바그라몬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1분도 안 되서 아스카의 부탁을 들어줬다. 그런 다음에 아스카와 다크나이트몬에게 걱정이 담긴 말을 전하고는 통신을 마쳤다. 비장의 수가 마련되자 다크나이트몬은 객실로 돌아갔고, 아스카는 여러 개의 드론을 내보내서 섬 전체를 스캔하게 하였다.


*


다음 날, 오전.


“모두 모였으니 대화를 시작해볼까?”


“대화보다는 작전회의라고 생각하는데.”


“현 상황에서는 그게 그거지.”


“딱히 부정하기가 어렵네.”


회의실에 모인 이들은 본론으로 넘어가기 전에 잡담을 나눴고, 레이븐의 말이 입 밖으로 나와 마무리 역할을 하면서 스마트 테이블의 증강현실 시스템이 작동됐다. 도화도의 구조가 3D로 구현되어 있으며, 깊디깊은 지하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신호를 방출하고 있었다.


“저 신호는 대체 뭐죠?”


“나로서도 확신하기가 어려워. 다만 저곳에 『반신』들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보아하니 진입하기가 쉽지 않겠군.”


“제피로스-원은 너무 크니 퀸젯을 사용해야겠어.”


퀸젯은 아스카가 피닉스로서 활동할 때 사용한 항공기였다. 데몬, 베르제브몬, 리바이어몬의 공격을 받아 손상을 입었고, 세 마왕 및 부하들과 싸우기 전에 더 이상 소용이 없어진 퀸젯을 폭발시켜 피해를 줬다. 그래서 사정을 아는 이들은 놀라는 모습을 보이는데, 아스카가 그들의 의문을 해결해주고자 입을 열었다.


“제피로스-원을 제작할 때, 두 번째 퀸젯도 만들었지.”


“어째서요?”


“원래는 탈출용이야. 지금은 제피로스-원이 갈 수 없는 곳으로 가기 위한 수송기로서 사용할 거지만.”


“퀸젯도 나름 큰 편인데, 지하로 들어가는 게 가능할까?”


“그래서 차원도약을 쓸 거야. 물론 준비를 갖춘 다음에 말이지.”


아스카가 말을 마치고 나서 팀 트리니티 세이비어 및 다른 협력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찬성했다. 다만 여러 대화를 주고받으며 보완과 수정을 거쳤고, 세바스찬에게 제피로스-원의 조종법을 배워두라는 의미로 유키토와 유이를 남겨두고는 모두 퀸젯으로 이동했다.

우주정거장을 연상시키는 폐쇄형 통로를 지나가면서 은폐 상태로 제피로스-원과 도킹(Docking)되어 있는 퀸젯에 탑승했다. 아스카와 잭이 조종석에 앉았고, 디지몬들은 크로스로더 안으로 들어갔고, 아이들과 페라리우스, 후마는 좌석에 앉아 안전벨트를 맸다.


“출발할까요?”


“그러자고.”


제피로스-원과 분리되면서 은폐가 해제된 퀸젯이 비행을 시작했고, 파도가 부딪치는 절벽으로 이동하더니 네 개의 소형 장치를 방출했다. 장치는 절벽에 부착되면서 작동됐고, 보라색의 에너지가 퍼져나가면서 저 너머의 공간이 드러났다. 일시적으로 물질을 투과할 수 있게 만드는 장비로, 일명 물질 위상 변환기(Matter Phase Shifter)이다.

이로서 지하로 진입하는데 어려움이 없게 되자 곧장 차원도약을 사용했다. 별 탈 없이 목적지에 도착하게 됐는데, 그 과정에서 퀸젯이 심하게 흔들려서 아이들이 멀미를 겪게 되었다. 다행히도 잭이 구급함에서 꺼낸 약을 피부에 붙이거나 먹이고, 아스카가 기를 불어넣어서 상태를 안정시켰다.


“괜찮니?”


“그런 거 같아요.”


“다행이구나. 아참, 준.”


“왜 그러세요?”


“이걸 크로스로더에 끼우렴.”


USB 형태의 장치를 고모에게 건네받은 준은 의아해하면서도 크로스로더 하단에 위치한 포트에 삽입했다. 그러자 백은색의 크로스로더에서 패치(Patch)라는 음성이 들렸는데, 이는 디지크로스 시스템을 수정해서 준에게 주는 부담을 줄인다. 물론 샤우트몬X7의 힘은 처음보다 약해진다는 단점이 있지만 말이다.


“패치를 해제하려면 그 장치를 뽑으면 돼. 웬만하면 그럴 일이 없기를 바라지만.”


“알겠어요.”


“노조무. 내 크로스로더를 줄 테니 잘 사용하렴.”


“엄마가 쓰지 않고요?”


“혹시 모르니까.”


아스카는 노조무에게 황금색 크로스로더를 넘기고는 모니터 화면에 붙어 있는 터치패널을 조작하여 문을 열었다. 퀸젯에서 내리면서 크로스로더에 있던 모든 디지몬이 밖으로 나왔고, 눈앞에 있는 사원(寺院)의 형상을 한 건물을 목격했다.

딱 봐도 수상하며 심상치 않음을 느꼈으나 그곳에 『반신』들이 있을 확률이 높아서 경계를 늦추지 않은 채 안으로 들어갔다.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운 터라 아스카가 마법으로 빛의 구체를 만들어서 주변을 밝혔다.


“호오~ 꽤 섬세한 구조로 되어있군.”


“···샘플을 채취해서 확인해보니 최근에 지어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사원이 아니라 감옥이라는 건가?”


“공격이든 방어든 간에 어느 때라도 나설 수 있도록 해.”


한시라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에서 몇 개의 모퉁이를 돌자 앞이 확 트이면서 푸른색의 빛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통로에서 나오니 북동쪽, 남동쪽, 남서쪽, 북서쪽에 마련되어 있는 성소가 보였다. 아스카는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다가 높이 솟아오른 평평한 바위에 올라갔다.


“맞은편에 거대한 문이 닫힌 채로 있어.”


“어쩌면 『반신』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더 이상은 지나갈 수 없다.”


아스카가 몸을 돌려서 바위 아래로 내려가려는 순간, 거대한 문 앞에서 익숙한 음성이 들려왔다. 설마 하는 심정으로 다시 한 번 맞은편을 바라보자 인간 남성의 형태를 취하고 있으며 검은 연미복을 차려입은 존재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아포칼립스의 부하인 블랙 버틀러(Black Butler)로, 루체몬의 봉인을 강제로 풀려다가 아스카의 함정을 건드려서 큰 부상을 입었었다.


“아포칼립스의 말에 의하면 당분간은 활동하기 어렵다고 하던데?”


“도움을 좀 받았다.”


“네 주인에게 말이냐?”


“아니, 그 분보다 더 위대한 존재에게 말이지.”


‘배후에 누가 또 있다는 건가?’


“어쨌거나 더 이상 아포칼립스님을 방해하지 못하도록 죽여주마!”


블랙 버틀러는 예전에 선보였던 분신 형태의 본모습을 드러냈고, 양팔을 뻗어 네 개의 손가락에서 강력한 에너지파를 발사했다. 이에 아스카도 피닉스 포스를 꺼내고는 화염을 닮은 에너지와 자신의 사이킥 에너지를 융합하여 분사했다.

두 개의 공격이 충돌하면서 발생한 여파가 주변 일대를 초토화시켰다. 그렇지만 한 치의 밀림도 없이 대등하게 맞서고 있는데, 갑자기 네 개의 성소에서 빛이 일어나더니 블랙 버틀러의 힘을 증폭시켰다.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았으나 조금씩 밀리기 시작하자 아스카는 다른 이들에게 텔레파시를 보냈다.


[성소를··· 파괴해!]


“이제야 말을 꺼내는군.”


“잭. 후마. 여기에 남아서 엄마의 등 뒤를 지켜주세요.”


“알았어.”


“그렇게 하지.”


노조무의 부탁에 따라 잭은 제피로스-원에서 챙겨온 온갖 총기를 나열했고, 후마는 자신의 무기인 농수를 손질했다. 이로서 안심할 수 있게 되자 아이들은 초진화, 디지크로스, 더블 스피릿/슬라이드 에볼루션을 한 디지몬들, 페라리우스와 함께 제일 가까운 남동쪽 성소로 향했다.


“자, 그럼 시작해볼까.”


“잠깐! 내 생각이 맞는다면 성소는 파괴되지 않아.”


“어째서요?”


“감지된 기운을 토대로 추측한 거지만··· 아포칼립스가 아니라 우리들의 창조주가 만든 건물이니까.”


페라리우스가 말하는 창조주란 현재의 디지털 월드가 존재할 수 있게 조성하고, 『반신』들을 창조해내어 『신』으로 모셔진 존재를 말한다. 생각지도 못한 이가 언급되자 다들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데, 페라리우스는 시간이 좀 걸리기는 하지만 『반신』으로서의 힘을 사용하여 성소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파괴할 수 없다면 무력화만이 유일한 방법이어서 팀 트리니티 세이비어와 협력자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현 상황은 아스카에게 불리한 터라 페라리우스는 아무런 머뭇거림도 없이 성소에 손을 대며 정신을 집중했다.


“완전히 무력화하려면 대략 1분은 걸리니, 그 때까지 방해를 받지 않게 해다오.”


“예.”


“···이런. 벌써부터 방해꾼이 오고 있어.”


무력화 작업 중인 페라리우스와 다섯 아이를 둥글게 둘러싸며 지키듯이 서 있던 모든 디지몬 중에서 닌자(이가몬, 슈리몬, 모니터몬 셋)가 성소를 향해 다가오는 적을 감지했다. 그들을 쓰러뜨리고, 블랙 버틀러가 우세를 점하기 위해 나선 적은 아포칼립스가 개발한 키메라였다.


「선버스트 바인」


「이터널 니르바나」


「이가류 거합술」


「슈바르츠 니블」


「스칼렛 헤어」


「나뭇잎 숨기」


“딸기가 직장을 잃으면? 딸기시럽!”


「콜드 개그」


「다크니스 웨이브」


「그랜드 시스터 크루스」


우선 열 명의 디지몬이 키메라들에게 공격을 퍼부었다. 리리몬(릴리몬)이 팽이처럼 몸을 회전하면서 무수히 많은 가시를 튀어나오게 했고, 와이즈몬은 「시공석」의 힘을 사용해서 키메라들을 빨아들이려고 했으며, 이가몬(닌자몬)이 그 틈을 노려 등에서 칼을 뽑더니 급소를 베어버렸다.

이어서 다크슈퍼스타몬이 육체에서 검은 안개를 내뿜어내어 모든 것을 어둠으로 가렸고, 바로몬이 진홍색으로 물든 머리카락을 조종하여 키메라 하나를 휘감더니 이리저리 내리쳤고, 슈리몬(수리몬)이 나뭇잎의 소용돌이를 발생시켜 일순간에 사라졌다가 돌연히 나타나 암살해버렸다.

그리고 베츠몬이 치명적인 아저씨 개그를 하는데, 키메라들의 머릿속에서 딸기과장이 구조조정을 당해 해고당하자마자 딸기시럽이 되어 터져 죽는 광경이 펼쳐졌다. 그걸 지켜보던 양복 차림의 과일이 ‘시럽(실업)계 출신치고는 오래 버텼는데···.’ 라는 말을 함과 동시에 몸이 부풀어 올라 터져 죽었다.

다소 잔인한 광경에 레이디데비몬(레이디데블몬)은 눈살을 찌푸리면서도 박쥐와 같은 암흑의 비상물을 무수히 발사하여 재가 될 정도로 완전히 구워버렸고, 시스터몬 자매는 블랑이 「크로스 바비」를 내지르는 것에 맞춰서 느와르가 「앤서니」를 난사하는 합동 기술을 펼쳤다.


“됐다! 첫 번째 성소를 무력화했다!”


“생각보다 빨리 끝났네요.”


“원리를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어서··· 응?!”


페라리우스 덕분에 아스카의 블래스트가 블랙 버들러의 에너지파를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이제 위쪽에 있는 북동쪽 사원으로 가려는데, 성소가 해제되면서 내부 공간에 있는 누군가를 발견하게 됐다.

그는 지지몬(할배몬)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디지몬이 아닌 존재로 아스카에게 「공명권」과 「쌍수호박」이라는 무공을 전수해준 『반신』 중에 한 명인 노완동이었다.


“설마 다른 세 개의 성소에 『반신』들이 있다는 건가?!”


“얼른 서두르죠.”


제스몬이 의식을 잃고 깨어나지 못하는 노완동을 업으며 다른 이들과 함께 북동쪽 성소로 향했다. 페라리우스가 두 번째 무력화 작업을 시작했고, 또 다른 키메라들이 모습을 드러내자 이번에는 디지크로스를 한 디지몬들이 나섰다.


「초력명동파」


「폭풍차」


「헤비 도루루 캐논(Heavy Dorulu Cannon)」


「메테오 캐논(Meteor Cannon)」


「사이버 런처(Cyber Launcher)」


「크로스 더블 소드(Cross Double Sword)」


「태장계만다라·광휘(胎藏界曼荼羅·光輝)」


무소나이트몬이 「강라타뢰총」에서 2가지 개체의 디지몬의 에너지를 일제 발사했고, 하이비전 모니터몬이 「전자환」에서 회오리바람을 일으켰다. 이는 모니터몬의 「풍차」를 강화한 기술로, 비록 큰 피해를 주기는 어렵지만 움직임을 봉할 정도는 되었다.

그 사이에 바리스타몬과 도루루몬은 중저음의 파동과 두 줄기의 에너지탄을 동시에 발사했다. 베르제브몬<바알몬>과 스타몬즈는 공중을 향해 탄환을 발사하면서 곧바로 분열시켜 유성처럼 내리꽂았다. 데커드라몬과 사이버드라몬은 등에 탑재된 복수 종류의 대공 미사일을 발사하고, 모든 포문을 해방하여 공중과 지상을 동시에 공격했다.

남은 디지몬인 홀리엔제몬(홀리엔젤몬)과 스파다몬은 두 자루의 검을 휘둘러 두부를 가르듯이 손쉽게 잘라버렸고, 쿠즈하몬과 발두르몬은 「퍼지 샤인」이 깃든 정화 결계를 만들어내어 키메라들을 소멸시켰다.


“두 번째도 무력화했다. ···이번에는 호메로스로군.”


호메로스는 올림푸스 12신을 창시한 『반신』으로 위그드라실과 비슷한데, 한 가지 차이점이 있다면 로얄 나이츠의 일에 관여하는 위그드라실과는 달리 호메로스는 결정권을 올림푸스 12신에게 맡기고 은둔했다는 것이다.

두 명의 『반신』을 구출한 것으로 블랙 버틀러는 증폭된 힘이 절반으로 줄어들었고, 아스카는 그런 블랙 버틀러와 서서히 몰아붙이고 있었다. 이제 옆에 있는 북서쪽 성소로 가서 무력화 작업을 시작했으며, 아포칼립스의 창조물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제 우리 차례로군!”


“1분 동안 지키도록 하지.”


「브라흐마 실」


「네이로 코르소」


「츠바이핸드」


「리프 사이클론」


「슈발츠 레르자츠」


「럼블 블렌드 넘버 4」


하이브리드체 디지몬 여섯이 앞으로 나서며 성소를 향해 달려드는 키메라들을 상대했다. 아르다몬이 「루드리 타르파나」를 톤파처럼 사용하면서 디지코어(전뇌핵)의 성스러운 불꽃으로 태양에 가까운 고온, 고밀도의 중심핵을 만들어내어 던졌다. 4분의 1은 화염에 휩쓸려 소멸했고, 그 중에서 간신히 생존한 키메라들은 카르마라몬이 입에서 내뿜은 용해성 먹물에 맞아 육체가 녹아버렸다.

남은 4분의 3은 네 디지몬이 처리하기로 했다. 베오울프몬이 대형 검 「트리니다드」를 광속으로 뽑음과 동시에 늑대 형상의 검기를 날리면서 한순간에 베어버렸고, 페탈드라몬이 머리의 주변에 달린 잎을 회전시키다가 표창처럼 발사해 온 몸에 꽂히게 만들었다.

라이히몬이 창을 휘두르고 찌르고 던지는 방식을 선보이다가 주위 일대의 모든 물리법칙을 무력화하여 적의 숨통을 끊었고, 세피로트몬이 아홉 개의 구체를 섞은 후에 정수리에서 멈춘 위치의 구체로부터 거대한 씨를 발사했다. 알볼몬의 「블록케이드 시드」를 사용한 것인데, 담쟁이넝쿨이 포박을 하는 게 아니라 육체를 힘껏 조여서 산산조각을 내버렸다.


“됐다!”


“디지털 월드의 안정을 바라는 자<호메오스타시스>까지 구출했으니 남은 장소는 하나로군!”


“아스카! 아스카를 없애라!”


네 개의 성소 중 세 개가 무력화된 터라 힘의 증폭은 무용지물이었고, 그로 인해 열세에 몰리게 된 블랙 버틀러는 숨겨두었던 최강의 키메라를 꺼냈다. 대체적으로 머리카락이 불로 이루어져 있으며, 두 개의 굽은 뿔에 날카로운 손톱과 발굽을 지닌 악마였다. 대다수의 아이들과 디지몬들은 왠지 모르게 공포를 느꼈지만, 페라리우스가 손뼉을 짝하고 마주치자 씻은 듯이 사라져버렸다.


“저건 설마?!”


“아포칼립스 녀석. 발록과 디지몬을 합친 혼종을 만들어낸 모양이군.”


“발록이 뭔가요?”


“잊힌 최초의 전쟁에서 아포칼립스를 따른 『반신』급 정령이다. 소수를 제외하고는 전부 죽었지.”


“그 수장인 고스모그는 오라클과의 싸움에서 죽었고, 대여섯은 「그녀」에 의해 깨어났지만 결국 최후를 맞이했지. 참고로 아스카도 발록을 죽이는데 큰 역할을 했어.”


발록에 대해 설명을 하던 가이오몬은 과거의 일이 떠올랐는지 남몰래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튼 간에 발록/디지몬 혼종은 반으로 나뉘어서 아스카 처치와 성소 무력화 저지에 들어가려고 했다. 이에 가이오몬과 로얄 나이츠, 리리스몬이 무기를 사용해서, 루체몬이 팔을 휘둘러서 방어에만 치중하게 만들었다.


「하드 록 혼」


「빙수신검(氷獸神劍)」


「트라이던트 팽」


「열염철장풍(熱炎鐵掌風)」


「랜덤 레이저」


「촉루 선풍」


「템페스트」


「솔 블래스터」


「크레센트 하켄」


그 틈에 오메가샤우트몬이 용기의 정열을 불꽃으로 바꾸어 주먹에 휘감고는 근거리와 원거리에서 공격을 퍼부었고, 판쟈몬(화이트레오몬)이 「수아검」에 「빙수신장」의 기를 담아서 단숨에 찔렀다. 극도의 냉기가 「수아검」을 통해 신체 내부로 들어가면서 급격히 얼어붙더니 산산이 부셔지면서 사망했다.

지크그레이몬이 왼손의 세 손톱을 휘둘러 일격에 썰어버렸고, 데스몬이 왼쪽에 있는 강철 의수에서 열기가 담긴 장풍을 날렸다. 그리고 유일하게 디지크로스를 하지 못한 스패로우몬이 광선총 「사나오리아」의 방아쇠를 당겨서 임의의 방향으로 레이저 폭발을 일으켰다.

이어서 고쿠몬(고크몬)이 몸을 회전하여 거대한 불길의 회오리를 발생시켰고, 노조무의 도움을 받아 오니스몬으로 진화한 레이븐이 날개를 펄럭여 폭풍우를 일으켰다. 불과 물은 상반되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서 서로의 위력이 약해지는데, 애초부터 속박이 목적인지라 아폴로몬이 등 뒤의 화염구에서 작열하는 태양 구체를 발생시켜 쏘아 냈고, 디아나몬이 달의 신비로운 힘으로 현혹시킨 다음에 발록/디지몬 혼종을 즉시 공격했다.


“지금까지 상대했던 키메라하고는 격이 다르군!”


“아까 전에 말했듯이 소재가 된 발록은 『반신』급 정령이니까.”


“그렇다면 고모가 위험하지 않나요?”


“걱정하지 마라. 지원군이 올 거니까.”


진이 염려대로 양손에 들고 있는 각기 다른 총을 쏘는 잭과 농수를 착용한 팔을 자유자재로 늘리는 후마는 발록/디지몬 혼종의 인해전술에 밀리고 있었다. 그런데 다크나이트몬이 그럴 필요가 없다고 말했고,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충격파가 일어났다.


「삼의 태도」


“너는?!”


“오랜만이군, 가이오몬.”


칼집과 칼코등이가 쇠사슬로 묶여 있는 태도(太刀)를 세 번 휘둘러 발록/디지몬 혼종을 공격한 디지몬을 본 가이오몬은 깜짝 놀라워했다. 그는 택티몬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으며, 가이오몬과 한 번 싸운 이후로 디지털 월드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택티몬의 지원으로 아스카가 안전이 확보되자 팀 트리니티 세이비어와 협력자들은 남서쪽 성소로 향했다. 페라리우스가 무력화 작업을 실행하고, 발록/디지몬 혼종이 불꽃으로 이루어진 채찍을 꺼내들자 최선을 다해 지키기 시작했다.


[그레이트 크로스!]


“샤우트몬X7!”


「더블 플레어 버스터」


「흑룡파 개(黑龍波 改)」


「궁극전인왕룡검」


「드래곤즈 버스터(Dragons Buster)」


「미학만세(美學萬歲)」


「슈베르트가이스트」


「그랜드 크로스」


「엠프리스 퓨리(Empress Fury)」


예전과 비교하면 확실하게 약해진 샤우트몬X7이 왼손의 「사나오리아」에서 모든 에너지를 사출했다. 발록/디지몬 혼종이 이를 막아내려고 하자 가이오몬이 「국린」에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담아서 베어버리거나 찔렀고, 알파몬이 친구의 유산인 「궁극전인왕룡검」을 소환하여 휘둘렀다.

그리고 듀나스몬이 「화룡검」과 「빙룡검」에서 두 속성의 용을 소환하고, 「브레스 오브 와이번」과 합쳐서 거대한 용의 오라를 날렸다. 큰 폭발과 함께 로드나이트몬이 자신의 아름다움을 한껏 과시했다. 원래라면 적뿐만이 아니라 같은 편마저도 무사할 수 없지만, 노조무가 방어막을 형성하여 막아낸 덕분에 피해를 입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제스몬이 「아트」, 「르네」, 「포르」와 함께 아홉 개의 칼날로 화염채찍에 맞서 싸웠고, 루체몬이 행성과도 같은 10개의 초열광구를 십자로 나열해서 내리꽂게 하였고, 리리스몬이 양 손에서 검은색의 광선을 발사하여 적중당한 상대의 육체를 부식시키고는 고통스럽게 죽였다.


“마지막 성소도 무력화했다!”


“아, 안 돼!”


“돼!”


모든 성소가 기능 정지 상태에 이르자 미약하게나마 증폭되던 블랙 버틀러의 힘이 급격히 약해졌다. 그러자 아스카는 더욱 더 힘을 쏟아 부었고, 피닉스 포스와 사이킥(사이오닉) 에너지가 합쳐진 블래스트를 강화시켜 에너지파를 꿰뚫었다.

이 공격에 적중당한 블랙 버틀러는 본모습이 파괴되면서 인간을 닮은 육신은 뒤쪽에 있는 문 너머로 옮겨졌다. 사실상 승리하게 된 아스카는 무릎을 꿇어앉으며 거친 숨을 내쉬는데, 힘을 과도하게 사용해서 몸에 무리가 간 탓이었다.


“엄마! 괜찮은 거예요?”


“응. 좀 지쳤을 뿐이야.”


“발록과 디지몬의 혼종은 모두 퍼펙트하게 처치했다.”


“도와줘서 고맙다. 택티몬.”


“나는 주군의 명령을 따랐을 뿐이다. 그러니 고맙다는 말은 하지 않아도 된다.”


제스몬, 아폴로몬, 페라리우스, 가이오몬은 노완동, 호메로스, 호메오스타시스, 오라클을 등에 업고는 다른 이들과 함께 아스카가 있는 장소로 이동했다. 아스카와 노조무, 다크나이트몬과 택티몬이 대화를 나누며 회복의 시간을 잠시나마 가졌고, 그 다음에 거대한 문 앞에 도착했다.


“좀 더 쉬는 게 좋지 않을까?”


“나도 그러고 싶지만, 이번 기회를 놓칠 수가 없어.”


“후환의 여지를 남겨두지 않겠다는 거군.”


“맞아. 블랙 버틀러를 없앨 생각이야.”


페라리우스가 성소를 무력화한 것처럼 손을 뻗으며 정신을 집중하는 사이에 아스카는 무기를 쉽게 꺼낼 수 있도록 크로스백을 열어뒀다. 문이 상하좌우로 갈라지며 열리자 모두가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하지만 아스카가 먼저 들어가자마자 투명한 막이 형성되어 다른 이들의 입장을 막았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다들 어찌할 바를 몰라 난감해했다. 하지만 오래 살거나 경험이 풍부한 이들이 먼저 침착함을 되찾았고, 그 중에 한 명인 아스카는 몇 마디 말을 전하고는 깊숙이 들어갔다. 오랜 악연을 끝내기 위해서 말이다······.


작가의말

이번 회는 스타크래프트 2 군단의 심장 캠페인 임무 중 하나인 공허의 환영(Phantoms of Void)을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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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 무쌍 외전(無雙 外傳) - 끝을 맺는 이야기 下 21.01.19 83 0 26쪽
188 무쌍 외전(無雙 外傳) - 끝을 맺는 이야기 上 20.12.30 66 0 24쪽
187 무쌍(無雙) 끝나지 않은 이야기 –18- 20.10.27 75 0 7쪽
186 무쌍(無雙) 끝나지 않은 이야기 -17- 20.10.26 67 0 30쪽
185 무쌍(無雙) 끝나지 않은 이야기 -16- 20.10.17 65 0 9쪽
184 무쌍(無雙) 끝나지 않은 이야기 -15- 20.10.15 64 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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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 무쌍(無雙) 끝나지 않은 이야기 -4- +1 20.06.08 66 1 9쪽
172 무쌍(無雙) 끝나지 않은 이야기 -3- 20.06.02 69 0 9쪽
171 무쌍(無雙) 끝나지 않은 이야기 -2- 20.05.27 64 0 12쪽
170 무쌍(無雙) 끝나지 않은 이야기 -1- 20.05.23 76 0 7쪽
169 무쌍(無雙) 끝나지 않은 이야기 - 예고? 20.05.18 68 0 2쪽
168 무쌍(無雙) 외전 - 준 19.04.04 113 0 21쪽
167 무쌍(無雙) 외전 - 아스카 19.04.03 90 0 19쪽
166 무쌍(無雙) 외전 - 가이오몬 2 19.04.02 74 0 7쪽
165 무쌍(無雙) 외전 - 가이오몬 1 19.04.01 99 0 12쪽
164 무쌍(無雙) Phoenix Origin -39- 19.03.31 102 0 34쪽
163 무쌍(無雙) Phoenix Origin -38- 19.03.30 99 0 25쪽
162 무쌍(無雙) Phoenix Origin -37- 19.03.29 88 0 24쪽
161 무쌍(無雙) Phoenix Origin -36- 19.03.28 105 0 23쪽
160 무쌍(無雙) Phoenix Origin -35- 19.03.27 79 0 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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